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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덫을 놓다

그리고 그들을 다시 한번 주의 깊게 쳐다보곤 씩 의미심장하게 웃어 주었다. 마치 걸려들었다는 듯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천천히 몸을 돌려 쿨하게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돌아선 순간, 얼굴의 웃음기는 사라졌다. 마음을 조이는듯한 고통은 이루어 다 말할 수 없이 아팠다.

나에 대한 원망이 밀려왔다. 이렇게까지 강압적으로 나갔어야 했는지, 내 손으로 모든 퇴로를 막아버렸다.

‘퇴로’라는 말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나밖에 모른다. 이 웃음이 나를 얼마나 지치게 하는지, 얼마나 내 영혼을 갉아먹고 있는지, 얼마나 나를 아프게 하고 있는지 말이다.

숨을 크게 한번 내쉬고 나는 감정을 다잡고 집으로 들어갔다. 누구에게도 나의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한숨 돌리고 있을 때 마침 제니가 다가왔다. 나한테 노트북을 건네주고는 어찌할 바가 없다는 듯 머리를 도리도리 저었다.

나는 몇 장 넘겨 보곤 제니한테 물어보았다.

“곧바로 토론 회의를 열고 싶은데 이 자료들 빨리 정리해서 나한테 줄 수 있겠어요?”

“네!” 그녀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얼마나 걸려요?”

나는 제니를 유심히 바라보며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이 일에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과 얽혀있으면 내 기분만 더러울 뿐이었고 나한텐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 많았다.

“아무 때나 처리할 수 있습니다. 차 안, 회의실 노트북을 쓸 수 있는 곳이라면 많은 시간은 필요 없습니다.”

그녀의 자신감 넘치는 얼굴을 보니 내 속이 다 시원해졌다.

누가 남자가 일할 때 제일 섹시하대, 여자도 마찬가지로 멋있기만 하구만.

나는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그럼 소연 씨한테 한번 물어봐요, 또 다른 요구사항은 없는지! 소연 씨보고 확실히 결정을 내리고 답하라고 하세요, 오늘 내로 그녀의 일을 해결해야겠어요!”

센스있는 제니는 내 말에 바로 입꼬리를 씩 올렸다.

“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나는 제니에 대한 인상이 아주 좋았다. 처음 나의 사무실에 들어오는 순간, 왠지 모르게 친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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