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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임기응변

배현우가 떠난 후,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그의 과감한 선택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조민성도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다들 돌아가지.”

그의 말 한마디에 모든 사람은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나도 이해월에게 말했다.

“해월 씨, 우리도 이만 돌아가요.”

갑자기 회의실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한지아, 너 때문이야... 내가 뭘 어떻게 했다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한자아 두고 봐, 이 나쁜 년. 내가 너의...”

고개를 돌려 보니 임가연이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나를 노려 보고 있었다.

“아주 건방지군. 여긴 당신들의 박언 그룹이 아니야! 어디서 함부로 큰소리를 내!”

금방 자리에서 떠난 조민성이 발걸음을 멈추고 화가 난 목소리로 임가연의 말허리를 잘랐다.

조민성의 화가 난 모습에 임가연도 하려던 말을 멈추고 그의 눈치를 살폈다. 나 역시도 그 남자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보았다.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임가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오늘 발생한 이 사건 때문에 많은 사람들 심기가 불편한 상황에서 임가연의 이런 당돌한 태도에 사람들은 더욱 더 분노에 차올랐다.

“무슨 자신감으로 천우 그룹에서 이런 막말을 하는 거야? 당장 여기서 꺼져!”

조민성은 다시 화가 난 목소리로 덧붙였다.

이 남자의 이런 모습에 한소연마저도 겁에 질려 있었다. 임가연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그녀의 옷깃을 살짝 당기고는 소곤소곤 귓속말을 하자 한소연은 먼저 자리를 빠져나왔다.

도망치듯이 회의실을 빠져나온 한소연을 본 임가연은 그녀가 자신을 도와줄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얼굴색이 더욱 흐려졌다. 그러고는 자신의 상사인 이미연의 눈치를 살펴보니 그녀의 낯빛도 좋지 않았다.

이미연은 임가연이 벌인 일에 대해 추호의 관심도 없었다. 그저 한시라도 빨리 이 분위기에서 벗어나고싶었다.

나는 사실 이미연의 심정이 아주 이해가 되었다. 박언 그룹의 사람이자 그들의 상사인 그녀는 이 두 사람의 당돌한 행동에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계획한 일이 틀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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