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스는 이번에 우리 기업의 전반적인 맥락을 잡아줄 운영 기획자를 초청해 온 일로 신흥을 방문했다고 했다. 항상 이런 일은 장영식이 계획해 왔기에 그가 일에서 손을 놓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최근 나와 영식은 서로에게 기회를 주려고 일부러 붙어있었다. 이런 이유로 장영식도 더욱 조급하게 스퍼트를 올려 신흥을 더 높은 자리로 올려놓으려 노력했다.나는 몰래 조이스를 관찰했다. 동양인의 특징을 그대로 닮은 얼굴이었지만 성격은 밝고 활달했으며 장영식을 대하는 태도도 숨김없이 열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니 영식의 수줍음 많고 조용한 성격과 마침 서로 보완해 줄 수 있었다. 나는 왠지 모르게 이 둘이 천생연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장영식의 주의력은 모두 나에게 쏠려있으니 나로서는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조이스는 나를 보더니 장영식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남다름을 민감하게 눈치챘는지 나에게 상당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눈동자 속에는 무의식적으로 탐색의 빛이 돌았지만, 굳이 숨기려고 애쓰지도 않았다.오후에 조이스가 초청한 운영 기획팀 3명이 신흥에 도착하자 우리는 회의실에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초기 단계의 계획을 세워나갔다.퇴근 후 미연이 전화를 걸어왔고 나에게 이세림이 서울로 돌아왔다는 뉴스를 털어놨다.이에 나도 서둘러 동철에게 전화해 사람을 붙여 이세림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의 깊게 관찰해달라 부탁했다.이번에 돌아온 이상 그녀도 잠자코 조용히 있을 리는 없었고 반드시 무언가 행동을 취할 것으로 생각했다.그날 밤 나와 영식은 운영 기획팀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조이스도 함께 불러 루나에서 저녁 만찬을 함께 했다.루나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자마자 마침 도혜선이 전화를 걸어왔다. 나는 영식에게 손님을 모시고 먼저 올라가라고 눈짓하고는 아래층 홀에서 전화를 받았다.전화를 끝내고 다시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부부처럼 보이는 한 쌍이 함께 올랐는데 남자는 길쭉하게 뻗은 몸매에 얌전하고 조용한 모습이 학자 같았지만, 유난히 날카롭고 뜻을 보아낼 수 없는 깊은
동철은 내 지시를 들은 뒤 나를 긴장케 할 소식 하나를 전해줬다.“한 대표님, 누군가 이랑을 뒷조사하고 있습니다.”동철의 말투는 사뭇 진지했고 나는 그 속에서 위험의 시그널을 들어낼 수 있었다.“언젠데요?”나는 숨을 참고 바로 질문했다.“방금 누군가 이랑의 시스템에 침입을 시도했고 저희한테 발각됐어요. 시스템을 강화했으니 지금으로선 저들도 더는 방법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이 발생했으니 누군가 이랑을 조사하려 하고 이랑을 무너뜨리려는 것만은 확실해요.”동철이 확신에 찬 채 말했다.“그럼 상대방은 누군지 알아낼 수 없나요?”이런 시기에 우리를 뒷조사할 사람이 또 누가 있을까.“철수가 빨라서 단서를 미처 잡아내진 못했어요!” 동철이 아쉽다는 듯 말했다.어떻게 이랑에 주의를 돌린 거지? 나는 조바심이 나며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게 누구든 좋은 일은 절대 아닐 것이다.이랑을 아는 사람은 불과 몇 명뿐인데 이들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적이었다.더군다나 이 시점에서 이랑이라는 히든카드를 드러낼 수는 없었다.“아, 맞아요, 동철 씨. 오늘 병원에서 깁스를 풀 때 한 남자와 마주쳤는데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날 납치할 때 있었던 그 사람 같아요!” 나는 사건의 경위를 동철에게 설명해 줬다.“이제 보니, 누군가가 우리를 조사하고 있는 게 확실하네요. 대표님, 지금부터 나가실 때 안전에 유의하세요. 사람을 시켜 조사를 맡기고 저도 우연 씨가 조사하고 있던 결과를 슬쩍 물어볼게요.”동철이 신신당부했다. “저들이 몰래 숨어있으니, 우리도 경계를 늦춰선 안 됩니다”“그래요! 무슨 소식 있으면 바로 알려주세요!”나는 동철에게 말했다. “이랑 쪽은 최대한 비밀에 부쳐주세요. 길진 않을 겁니다. 계획대로 실행되고 나면 상관없을 거예요.”계획의 물밑 작업을 끝내고 나면 그들이 알든 말든 상관이 없었기에 길게 비밀에 부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동철과 통화를 마친 후에야 룸에 들어갔고 영식은 앉을 자리를 마련해줬다.이번 만찬은 사무실에서 채 못다 한
다만 천우 그룹과 형원 중 어느 곳도 내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그러나 어쩐지 이 두 회사 중 누가 건물 시공을 맡더라도 내게 인테리어 작업이 넘어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천우 그룹은 이미 우리와 인테리어 계약을 맺었으니, 그들이 개발권을 얻으면 우리도 자동으로 인테리어 권한을 얻는 것이었고 형원의 경우도 지금 나와 이청원 사이의 관계를 보면, 그도 이 일을 내 손에 맡길 가능성이 있었다. 나는 나와 이청원 사이에 이미 그런 암묵적인 합의가 있다고 확신했다.만약 개발권을 얻어낼 승산이 없다면 왜 차선책을 선택해 내 전공 분야에 집중하지 않았을까?나만의 인테리어 브랜드를 발전시킬 수 있으니 하늘이 내린 기회가 아닐까?특히 지금, 우리에게는 제니 같은 디자이너가 있으니, 그녀를 기반으로 몇 명의 유명한 국내외 디자이너를 영입하면 우리만의 경쟁력과 설득력도 생기고 분명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자마자 나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은 듯 바로 운영 기획자와 이 아이디어를 공유했다.의외로 그들은 이 아이디어에 흥미를 느꼈는지 한층 더 발전시키며 큰 짐을 내려놓게 해줬다. 즉, 이런 방식으로 우리의 자격, 경험, 자본이 더 설득력 있게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조이스는 내 아이디어에 대해 극찬하며 전적으로 동의했다. "저도 대표님의 이 아이디어에 완전히 동의해요. 자격, 경험, 현재의 자본 모두 인테리어 작업에 더 적합해요. 브랜드를 확립하고 입지를 다진 후에 조금씩 개발로 나아가면 더욱 튼튼해질 거예요."그녀의 옅은 갈색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았다. “이것도 하나의 과정이 필요한 거예요. 단번에 완성하기엔 아직 우리의 경험이 부족하기도 하고요. 선배님, 이건 제가 항상 생각해 왔던 의견이에요!”장영식은 나와 조이스가 뜻을 모으자 바로 기획자들과 새로운 방법을 추가시켰다.열띤 토론과 총결을 거친 결과, 이 방법이 더 접근하기 쉬워 보였다. 결국, 신흥은 인테리어와 건축 자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건 그가 너의 진정한 배필이 아니라는 뜻이야! 너에게 필요한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너를 지켜주고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해. 그 사람이 너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으면서, 오히려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게 어떻게 배필이겠어?" 내 말은 꽤 거칠었다.미연은 반박하지 않았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나에게 속삭였다. "사실, 지아야, 나도 고민했어. 하지만 그를 떠나는 고통을 생각하면, 차라리 죽음을 맞이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 어쩌면 많은 수고를 더는 방법이기도 하겠지."나는 어이가 없었지만, 미연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마음속으로는 나도 배현우에 대한 미련을 끊어내지 못했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그가 먼저 등을 돌리는 것이라 생각했다. 마치 그때의 우리처럼 말이다. "너희들은 어떻게 만났어?" 나는 미연에게 물었다.미연은 여전히 소파에 축 늘어져 있었고,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목소리가 멀게 들려왔다."우연히 만났어. 내가 관리하는 소속 아티스트 중에 루한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누군가를 따라서 제경에 간 거야. 그때 웬 양아치 눈에 들어버렸지. 하필 루한이는 내가 제일 아끼는 신인이었는데 말이야."나는 잔을 들고 그녀 곁에 앉아 진지하게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그날 사건이 터졌을 때, 그녀가 내 핸드폰으로 전화했어. 나는 당장 제경으로 달려갔지만 그 양아치 도련님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 내 체면을 봐줄 리도 없었지. 나한테까지 손을 쓰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나도 망설임 없이 술병을 들고 그놈 머리를 깨버렸어..."나는 무의식적으로 흠칫 놀랐다. 사태가 심각했음을 알 수 있었다."결과적으로 사건은 커졌어. 그 양아치 새끼 배경이 엄청나서, 제경을 도망쳐 나오기도 전에 제경 자체가 포위돼 버린 거야. 그곳에 온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이 상상도 못 할 만큼의 영향력이 있었거든. 나는 굴복하기도 싫었고 화도 났던 터라 부러진 술병을 내 정맥에 대고 그들을 위협했지만, 그들이 이깟 걸로 무서워할 사람
우리 둘은 잠깐 침묵했고, 그 후에야 미연이 다시 말을 이었다."자리에 있으면 그 자리에 맞는 일을 해야 해. 내가 책임진 아티스트들이 상처받는 걸 그냥 둘 순 없잖아. 그녀가 전화를 안 했다면 모를까, 전화가 왔으니 무시할 수 없어."나는 미연이 얼마나 의리 있는 사람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확신하는 일에는 무모하게라도 뛰어들었다.그래서 나와 신호연이 이혼하려 했을 때, 그녀와 신호연 사이에 무슨 일이 있다고 의심했던 것은, 항상 내 마음속에 미연에 대한 미안함으로 남아있었다.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았지만, 나는 계속 마음에 담아두었다.미연은 내 생각을 알지 못하고 계속 말했다. "그 당시 상황에서는 루한이를 데리고 나가고 싶었어. 그 아이는 데뷔한 지 얼마 안 됐고, 앞날이 창창한 데다 부지런하고 허영심도 없는 아이였어. 솔직히 말해, 한소연보다 훨씬 가치가 있었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었겠어? 그녀가 해를 입고 앞날을 망치는 걸 그냥 지켜볼 순 없었겠지?"나는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미연은 갑자기 매우 진지하게 나에게 말했다."그리고 그거 알아? 루한이를 제경에 데려간 건 임가연이 소개한 사람이야. 루한이에게 모델 자리를 소개해 준다고 거짓말까지 했대""그 임가연도 진짜 골칫덩어리야. 모두에게 해를 끼치고 있잖아. 너희 회사에서는 왜 그런 사람을 계속 쓰는 거야?" 나는 조금 화가 치밀었다."이번 천우 그룹 사건 때문에 이미 해고됐어. 그날 차에서 돌아가는 길에 이세림에게 전화를 걸었더라고. 이세림이 알고 있는 정보는 그녀가 흘린 거야." 미연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이게 바로 네가 원하던 결과 아닌가?""맞아! 나는 이세림를 다시 서울로 데려와야 해. 그런 나쁜 짓을 하고도 멀쩡하게 돌아갈 수는 없지. 그렇게 쉽게 끝낼 순 없어. 농락당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야 말겠어."나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미연에게 물었다. "그 뒤로는 어떻게 됐어? 어떻게 사랑에 빠진 거야?"나는 은유적으로 물었고, ‘사
이것은 나에게 회피할 수 없는 책임이었다.나는 반드시 문기태를 만나야 했다. 그와 직접 만나보지 않고서는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지금의 이 감정은, 문기태에게 다른 이유가 있지 않다면, 그도 미연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남자들처럼 바람을 피운 것일 뿐이다.하지만 만약 그가 정말 그런 생각을 했다면, 그건 미연을 회생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아넣는 것이 될 것이다. 생각만 해도 너무나 끔찍한 일이었다.나는 미연이 그의 손에 망가지는 걸 그냥 지켜볼 수 없었다. 그건 완전한 재앙이 될 것이다.남미주가 그에게 전혀 관심이 없거나, 그가 밖에 다른 여자가 있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면 모를까,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작았다. 그런 유아독존인 여자가 어떻게 다른 사람과 자신의 남자를 공유할 수 있겠는가?게다가 저녁에 마주쳤을 때 동행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돈독한 관계를 보아낼 수 있었다.이런 냉철한 분석을 거치자 나는 점점 불안해졌다. 마치 얼음 구덩이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미연의 모습을 보니, 그녀는 마치 이미 죽음을 각오한 것처럼 보였다."사랑 앞에서 사람들은 원칙을 고수할 수 없어. 빠져들면 할 수 없지. 우리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야. 하,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순리대로 가는 거야, 감정을 따라가는 거지."미연의 표정은 복잡했고, 그녀의 말은 나를 더욱 불안하게 했다. 나는 그녀의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었지만, 사랑해도 얻을 수 없는 그런 쓰라림을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시간이 너무 늦어지자 나는 일어나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했고 미연이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냥 여기서 자는 건 어때?"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집에 가는 게 낫겠어. 여기서 우리 둘이 잠들 수나 있을 것 같아? 내일 중요한 일도 있고. 너도 너무 많은 걸 생각하지 마. 하지만 충고하는 데 남미주는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두려워하라는 게 아니라, 조심해야 해."나는 그녀
그의 탐욕스러운 입맞춤이 계속 깊어졌다. 마치 굶주린 채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사람처럼 내 입술을 탐했다. 그의 큰 손이 따뜻하게 내 뒤통수를 감싸 쥐며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가 드디어 나의 입술에서 입을 뗐다. 어둠 속에서 그의 진득한 눈빛이 나를 내려다봤다. 마치 나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 같았다."아직도 질투해요?" 그의 낮고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나도 그를 쳐다봤다.배현우가 미동도 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자 나도 멍하니 그에게 시선을 맞췄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조금 전의 진한 키스로 감각이 없어진 내 입술을 부드럽게 스치며 애정을 가득 담아 말했다. "지아 씨 몸이 태도보다 솔직하네요. 날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고, 갈망하고 있는지 보여주잖아요."그의 거만한 말이 날카로운 바늘처럼 내 자존심을 찔렀고 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해요!" 나는 화를 내며 대꾸했다."아직도 솔직하지 않네요. 정말 지아 씨가 나를 그리워하지 않았고 지아 씨 표정처럼 날 싫어한다면, 내가 키스할 때 이미 날 밀쳤어야 했어요. 하지만 방금 지아 씨도 즐기고 있었고 상당히 도취한 것 같던데요? 나보다 더 갈망했잖아요. 지아 씨 눈빛도 여전히 나른하고 부드럽잖아요. 그건 지아 씨가 나를 원한다는 증거죠. 내가 틀렸나요?"그의 얼굴엔 장난스러운 표정이 떠올랐다. "다시 해볼래요?"나는 그를 홱 밀치고 화난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뻔뻔하군요!"그리고는 차 문을 열고 내리며 쾅 하고 세게 문을 닫았다.그의 말에 마음이 어지러워졌다. 그는 나를 가지고 놀고 있는 거였다. 젠장, 날 뭐로 보는 거야, 아무에게나 꼬리를 치는 사람처럼 방금 집 앞에 한 사람을 데려다주고 인제 와서 나를 꼬시다니, 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었다.화가 나서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그가 다시 나를 잡더니 귀에 속삭였다. "이렇게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정말 이렇게 단호하게 끝내고 싶어요?"그의 뜨거
도혜선은 내 말을 듣더니 바로 대답했다.“알겠어! 그럼 소식 기다리고 있어, 최대한 빨리할 테니.”회사에 도착하자 동철이 사무실 안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의외의 모습에 나도 깜짝 놀랐다.“이렇게나 빨리, 무슨 일이에요?”동철은 몸을 일으켜 손에 들고 있던 종이들을 내 손에 건네줬다.“전에 시키신 문기태와 남미주 관련 자료입니다. 그리고 어젯밤 그들이 루나에 갔던 건 한 어르신을 만나기 위해서인데 신기하게도 이 어르신이 누군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상당히 신비하더군요!”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는 그들 같은 사람이라면 만나는 사람들도 꿍꿍이가 있을 텐데 신비하단 것도 이상하지는 않았다.나는 서둘러 손에 쥐어진 자료를 훑어봤다.순간 누군가 이랑을 조사하고 있다는 사건이 떠올라 다급하게 동철에게 물었다.“누가 이랑을 뒷조사하고 있는지는 알아냈어요?”“아직요. 로그아웃이 상당히 빨라서 코드를 잡아내기도 전에 이미 없어졌더라고요. 그리 짧은 시간 안에 철수시킨 걸 보면 상당한 고수임이 틀림없어요. “ 동철이 이 정도로 말했다는 건 우리를 조사하고 있는 이가 쉽지만은 않은 상대임을 뜻했다.“방법을 대서 예의주시하세요. 우리 회사 시스템을 공격한 놈이라면 평범한 사람은 아닐 테니 잡을 수 있으면 제일 좋고요.”나는 불쾌함을 느꼈다. “해커를 잡게 된다면 모든 게 저절로 해결될지도 모르겠죠.”“이미 방화벽을 암호화하고 업그레이드했으니 쉽게 침입할 순 없을 겁니다!”동철이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이랑에 관심을 표할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 새로운 회사니 낯선 사람은 아닐 테니까요.”나는 동철의 말에 찬성했다. 아무런 접점이 없다면 관심을 받을 일도 없을 테니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를 주시하고 있는 사람이 해커 고수였다는 점이었다."그런데 대표님, 저번에 봤다던 납치에 참여한 그 사람, 진짜로 도망쳤다네요.” 동철이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우연 씨한테 물어봤어요?” 이 사건에도 상당히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