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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의 모든 챕터: 챕터 341 - 챕터 350

692 챕터

제341화 한옥의 노부부

경공관에서 나와, 도혜선은 나를 집으로 데려다주었다. 나는 갈아입을 옷 두 벌을 챙겨 그녀에게 바로 공항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가는 길에 나는 장영식과 이동철에게 각각 전화를 걸었다.그러자 이동철이 말했다.“제가 같이 가드릴 수 있어요! 혼자 괜찮겠어요?”“이동철 씨 임무가 더 막중한걸요. 반드시 증거를 찾아내야 해요. 그것이 승리의 관건이니까요. 저는 괜찮으니 걱정 마요!”나는 엄숙히 이동철에게 신신당부했다.이동철의 말투에서는 그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는듯한 게 여실히 보였다. 회사의 일은 이동철이 있기에 나는 조금도 걱정되지 않았다. 다만 이런 관계는 그가 처리할 수 없었는데, 해외에서 몇 년 동안 지낸 탓에 복잡한 인간관계에는 이미 무뎌졌기 때문이다.차 안에서 나는 도혜선을 조롱하며 말했다.“언니, 아이디어 진짜 좋은데? 나이가 많아서 그런가, 역시 이런 쪽은 언니가 나보다 낫다니까.”그러자 도혜선이 나를 힐끗 째려보았다.“나이가 많아서 그렇다니, 누가 그래? 네가 몰라서 그렇지, 네 머리는 우리 중 누구보다도 좋아. 단지 신호연에게 몇 년 동안 갇혀 사느라 쓸 기회가 없어서 무뎌진 거지. 단연코 확신하는데, 만약 네가 여태껏 신흥을 관리해왔다면, 신호연이 관리하는 현재의 신흥보다 몇 배는 더 나았을 거야.”“꼭 그렇다고 할 수도 없어. 호연 씨도 호연 씨의 장점이 있거든. 그이는 이익을 더 중요하게 여겨, 이쪽은 나보다 낫지. 나는 가끔 의리를 너무 중하게 여겨서 믿음 때문에 융통성 있게 접근하지 못해!”나는 나 자신을 검토해보았다. 사실 오늘 이청원의 가르침은, 내가 자신의 이런 약점을 더욱 명확히 알아챌 수 있게 해주었다.“인제 보니 너 더 발전할 수 있겠는데?”도혜선은 웃으며 나를 조롱했다.“다음부터는 돈이라도 받아야겠어!”그러자 나는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언니, 차라리 신흥 주식을 사지? 홍보도 담당하고 말이야!”“하... 정말 모리배 아니랄까 봐!”그녀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다 같이 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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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고집스러운 사람

가게 주인뿐만 아니라 파마를 하고 있던 여자도 같이 대화에 참여하는 걸 보니, 그들은 그 집 사람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알고 보니 변희준이 이렇게 괴상하게 변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변희준은 학자 가문에서 태어났는데, 원래는 화학 선생님이었고 울산의 한 공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다고 한다.그는 사업에 몰두하여 늦은 나이에 결혼했고 중년의 나이에 아들을 얻었다. 이것은 가정에 그야말로 금상첨화와 같은 일이었고 나날이 행복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그의 단꿈은 5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 시기는 변희준이 가장 잘나갔던 시기로, 그는 가장 젊은 박사과정 지도교수로 임명되어 집도 나눠 받았다.원래대로라면 이것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큰 경사였지만, 모든 비극은 그 집에서 시작되었다. 거실 두 개에 방 세 개가 딸린 집은 그의 모든 기쁨을 앗아갔다. 바로 아들이 새집으로 이사 온 다음 해에 백혈병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변희준의 단꿈은 그만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그렇게 그는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며 아이의 병을 고쳐주다가 결국 집안 재산을 탕진하여, 돈도 사람도 전부 잃고 말았다. 변희준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이는 어려서부터 몸이 줄곧 좋을 뿐만 아니라 팔팔하고, 영리하고 총명하기 짝이 없었는데, 왜 갑자기 이런 병에 걸리게 됐는지 말이다.그는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수년 동안 노력했다. 역시나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말이 있듯이 변희준은 마침내 놀라운 결론을 얻어냈다. 바로 그 집에 있는 유해 물질이 기준치를 심각하게 초과해 초래된 일이라는 것이었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또 한 명의 어린아이가 안타까운 일을 당했는데, 그 사실로서 변희준이 내린 결론은 더욱 힘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법원에 개발업체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그 당시 그 일은 매우 떠들썩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는데, 듣자 하니 나중에 정말 승소해서 적지 않은 돈을 받았다고 하더라고!”파마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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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하늘이 주신 기회

변희준의 표정에는 불안함이 가득했다.“나가요! 여기 아픈 사람 안 보여요?”그의 말투는 매우 짜증스러웠는데, 이건 분명히 일종의 당황스러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제가... 아내분을 좀 봐도 될까요?”나는 매우 조심스럽게 그의 의견을 물었다.“제가 보기에... 아내분이 조금 심각한 상황인 것 같아서요!”그러자 그는 조금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마에는 어느새 작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나는 서둘러 말을 이어갔다.“저 경험 있어요! 아마 도와드릴 수 있을 거예요!”몇 년간 집에서 아픈 아이를 돌봐오며, 나는 일이 생길 때마다 대부분 스스로 대처했다.그는 나를 힐끗 보더니 나의 얼굴에서 진정성을 읽었는지, 그제야 한 발짝 물러섰다. 그러고는 침대 위에 있는 여자를 보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마도 조금 열이 나는 것 같아요.”나는 얼른 앞으로 다가가 여자의 이마와 목에 각각 손을 대보았다. ‘이게 어딜 봐서 조금이야, 불덩이처럼 뜨거운 게 고열이라면 모를까!’이윽고 나는 다급히 물었다.“얼마나 됐어요?”“어젯밤부터예요, 아침까지 깨어있었는데, 내가...”“선생님, 일단 병원으로 가봐야 합니다. 이렇게 내버려 둬서는 안돼요! 체온계 있나요?”내가 이렇게 묻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어...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보아하니 그는 평소에 책벌레로, 집안의 일은 모두 그의 아내가 돌보는 것 같았다.나는 서둘러 이해월에게 말했다.“빨리 구급차 물러요, 구급차!”그리고 나는 침대 위에 있는 여자를 작은 소리로 불렀다.“저기요, 일어나보세요, 제 말 들려요?”뒤이어 나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변희준을 바라보았다.“선생님, 병원에 가야겠습니다. 이미 정신을 잃으셨어요.”그는 어찌할 바를 모르며 눈빛에는 당황스러움이 가득 찬 듯 보였다. 마치 속수무책인 아이처럼, 변희준은 의지하려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봤다.“아... 아가씨는... 저는 뭘 해야 되죠?”“지금은 필요 없습니다. 병원에 가서 검사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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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단 한 번의 “싸움”으로

이 자료를 손에 넣자, 내 마음속의 그 큰 바위는 마침내 땅에 떨어졌다. 나는 변희준의 도움에 매우 감사를 표했다. 그러자 그는 또 자신의 가방에서 다른 자료를 꺼냈다.“이건 내가 특별히 에메랄드 가든의 사장에게 부탁해 얻은 홍보자료에요, 그리고 아가씨와 같은 몇 가지 재료의 자료, 심사 비준서류 복사본, 검측 보고서, 합격증 등등...”그는 하나하나 나에게 보여주며 소개를 이어갔다.“또 영상, 음성자료, 모두 에메랄드 가든 도장이 찍혀있으니 도움이 되기를 바라요!”그 자료를 보고 나는 정말 감동해 할 말을 잃었고 자신도 모르게 허리가 굳어졌다, 마침내 구원되었다고 생각되자 나는 연신 말했다.“감사합니다!”이윽고 변희준은 매우 진지하게 나에게 말했다.“아가씨, 나는 단지 아가씨가 떳떳할 수 있기를 바라요, 모든 공사 계약은 꼭 정직하게 품질을 우선으로 생각하세요!”“안심하세요, 선생님! 그게 바로 제 좌우명이니까요!”나는 정중히 그에게 보장했다.그는 시계를 힐끗 보더니 나에게 말했다.“시간이 촉박하니 더 고맙다는 말하지 않을게요. 아가씨도 이만하면 많이 도와줬으니 이만 돌아가요!”나는 서둘러 변희준에게 부인의 상태를 전했다. 그녀는 일찍 정신을 차린 뒤였고, 나는 이해월에게 간병인 한 명을 데려올 것을 부탁했다. 물론 비용은 내가 내고 말이다.모든 것을 배치하고서야, 밤중에 나는 이해월과 함께 공항으로 가서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갔다.도착해서 밖으로 나온 우리는 이동철과 장영식이 데리러 나온 것을 발견했다.차에서 나는 그들에게 자료를 보여주었고, 이동철도 그들이 자료를 위조한 증거를 확보하고 관련자들을 추려냈다는 소식을 전했다.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른다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는 천우그룹 회의실에서 아주 멋진 ‘뒤집기’ 기술을 선보였다.한편 그날, 그들은 십중팔구로 이길 것이라 생각했는지 많은 기자를 초청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오히려 나에게 잘된 꼴이 되어버렸다. 나의 강력한 증거로 그들은 전혀 반격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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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내부비밀 분석

나는 울산으로 돌아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고, 다시 변희준을 만났다.이유는 바로 내가 이번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에 그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우리가 이렇게 빨리 다시 만날 줄 전혀 생각지 못한 모양이었다.아니나 다를까, 변희준은 아내의 입원 때문에 모든 생활이 엉망이 되었고, 나는 그를 도와 집안일을 처리했다.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나는 사무실 인테리어를 하는 바람에 이번 주에는 출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비로소 변희준은 안심하고, 도우미를 고용해 그들을 돌보게 하라는 나의 제안에 동의했다. 곧이어 나는 진사원에게 믿을 수 있는 도우미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일주일의 시간을 빌려, 나는 변희준과 함께 에메랄드 가든에 관련된 일들에 대해 많이 알아보았고 원료 상의 많은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얘기를 나눴다. 그제야 나는 왜 변희준이 외부 사람들에게 “가까이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는지 깨달았다.그는 원칙주의자였는데, 아들의 사망은 그가 세운 모든 원칙을 더욱 굳게 지키도록 했다. 어떠한 이유도 그의 원칙을 흔들 수는 없었다.그렇게 그는 더욱 괴팍해져갔고, 극히 적은 사람과 소통했다. 변희준의 세계에는 그가 엄격하게 통제하는 표준 데이터만이 존재했다.이동철의 전화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틀 정도 더 이곳에 머물렀을 것이다. 서울에 돌아가기 전, 나는 변희준의 집안일들을 전부 분배하고 나서야 그에게 작별인사를 건네고 떠났다.이동철이 전화로 배현우의 일을 말했기 때문에, 나는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배현우 씨 최근 상태가 좋지 않아서 M국으로 건너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네요. 비록 찌라시이기는 하지만, 배유정이 이미 서울로 돌아온 것은 사실이에요.”나는 깜짝 놀랐다.“또 돌아왔다고요?”“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PH재단 최대주주까지 데려왔답니다. 지분을 나눠 아시아 본부를 완전히 되찾을 생각이에요.”나는 이동철의 말을 듣고 걱정이 쌓여 말했다.“인제 보니 그럼 배유정이 얼마 전 외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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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갈수록 고조되는 위기

이동철의 말은 내가 혼란스러워했던 PH그룹과 천우그룹의 관계를 단번에 정리해주었다.“그러니까 배천석 부부가 사고를 당한 후, 배유정이 위기에 순간 천우그룹을 대신 인수했다는 말이죠?”“맞아요, 왜냐하면 그때 배현우 씨가 고작 10살밖에 되지 않았었거든요.”이동철은 아주 구체적으로 말했다.이 점은 이제 분명해졌지만, 나는 여전히 배현우가 왜 이렇게 많은 세월이 지나서야 천우그룹을 인수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그러자 이동철이 말을 이어갔다.“아마 이번에는 수법이 더 강할 겁니다. 배유정은 배현우 씨가 혼수상태에 빠진 틈을 타서 직접 PH와 천우그룹의 사업을 통합하려 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분을 나눠 PH와 천우그룹을 강제로 묶어놓으려 하는 거고요.”나는 순간 마음이 조급해졌다.“그럼 천우그룹이 너무 손해인 거 아닌가요? 이렇게 오랫동안 고생해왔는데, 남한테 죽 쒀준 꼴이 되는 거잖아요.”“그래서 이번에 배유정의 행동은 재단 전체를 뒤흔든 겁니다. 사실 대외적으로는 모두 천우그룹으로 불렸지만, 그들 내부에서는 여전히 PH재단과 천우그룹을 분리하고 있어요. 두 세력은 합해질 수 없습니다. 저는 그들 재단 전체가 천우그룹이라고 불렸던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봐요.”나는 단번에 이동철의 말뜻을 알아차렸다.“그 말은 배유정이 겉으론 자기 오빠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 왔다는...”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동철은 콧방귀를 꼈다.“어디 이것뿐이겠어요, 배유정은 분명 더 큰 권리를 장악하려고 할 겁니다. 생각해봐요, PH는 오래전부터 위축되어 있었어요. 설령 후에 살아났다 해도 그건 배천석의 공로죠. 새로 태어난 천우그룹은 재력이든 물력이든 시장이든 이윤이든 모두 PH재단보다 힘이 있습니다. 그러니 배유정은 당연히 천우그룹의 이름을 내걸어야 하겠죠. 그렇지 않으면 누가 그들 PH재단과 사업을 하겠어요?”“정말 못된 독재자가 따로 없어요!”나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번에 배현우 씨가 혼수상태에 빠진 후에 그 사람들은 모두 본색을 드러냈어요. 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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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가장 마주치고 싶었던 사람

도혜선은 고급스러운 큰 방을 예약했고, 우리의 방은 안에 온천탕이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아빠는 너무 보수적이어서 굳이 혼자 밖에 나가서 담그려 했고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아빠를 혼자 밖에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이런 곳에 처음 와본 콩이는 흥분되어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예쁜 수영복을 입자 콩이는 계속해서 거울을 들여다봤고 엄마도 콩이와 매우 즐겁게 놀아줬다.나는 도혜선과 천우그룹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자 그녀가 미안한 기색으로 나에게 말했다.“이번에는 나도 정말 속수무책이었어. 누구도 배현우 씨랑 만나지 못하게 해서...”“그렇게 말하지 마, 경원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어. 게다가 현우 씨는 다친 후에 경국으로 돌아가 치료하는 중이고, 배유정이 자신의 사람을 쫙 깔아놓았으니, 사실 그건 가택연금이나 다름 없는 거지.”나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히 지금 그를 M국으로 보내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와 어딘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가 혼수상태로 배유정에 의해 M국으로 끌려가는 건, 그야말로 도마 위의 고기가 되는 거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소식 하나 들은 게 있는데, 현우 씨가 M국에 가서 치료받을 예정이래.”나는 무력한 말투로 말했다.“정신이 멀쩡할 때 가는 거면 좋은 일이지만, 지금 현우 씨는...”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도혜선이 내 뜻을 이해했다는 듯 팔을 툭툭 쳤다.“너무 많이 생각하지마!”그녀는 나를 위로하더니 금세 화제를 바꿨다.“배고파?”사실 온천에 몸을 담그는 건 생각 외로 힘든 일이라, 얼마 안 지나서 우리는 허기가 졌다.그녀의 물음에 나는 몸을 일으키며 말을 건넸다.“아빠한테 가볼 테니까, 조금 이따 먹을 거 주문하자! 먹으면서 계속하자고!”그러자 도혜선은 곧장 나의 말에 동의하며 몸을 일으켰다.“그럼 너는 아버님 부르러 가, 내가 가서 주문할게.”나는 몸을 돌려 목욕 타월을 쓰고 밖으로 걸어갔다. 바깥 복도는 고요했는데 이곳의 방음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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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만남 거부

내 마음은 북을 치는 쿵쾅거렸고 나도 모르게 두 손을 꽉 쥐었다. 닫혀있던 그 문이 이내내 앞에서 스르륵 열렸고 나의 눈은 빛의 속도로 아까 전 김우연을 보았던 자리부터 스캔했다. 자리에는 음식을 먹었던 흔적은 있지만 김우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나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룸 안의 상황이 궁금해서 한 발 더 내딛고 그 안을 살펴보려했다. 문을 열던 이가 바로 문을 막아 나서며 내가 이상해 보였는지 뚫어지게 쳐다보며 언성을 높이며 물어왔다.“뭐 하는 거예요?”도혜선은 웃는 얼굴로 사내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화부터 내지 마시고요. 저 여기 우연 씨 찾아왔는데, 그 사람한테 급히 할 말이 있어서.”이럴 때면 나는 참 도현선 그녀의 당당함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그 사내는 개의치 않고 도현선을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그녀 어깨 너머로 나를 쳐다보며 불쾌한 듯이 말했다.“우연? 우연이고 나발이고 여긴 없어요.”“조금 전에 여기 들어가는 걸 봤어요. 잠깐 몇 마디만 물어보면 된다고요.”도혜선은 전혀 굴하지 않고 덧붙였고, 그에 사내는 몸을 옆으로 돌려 틈을 내주면서 말했다.“여기 어디 우연인지 뭔지 하는 사람이 있는지 들어와 확인해 보던가요.”나는 혜선 언니가 진짜 쳐들어갈까 싶은 생각에 손을 뻗어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겼다.“됐어, 언니. 잘못 본 것 같으니까, 우리 가요.”나는 도혜선을 끌고 우리 룸으로 돌아서려 했고 그녀는 나를 보며 추궁했다.“제대로 다 봤어? 안에 있어 없어?”나는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없어. 방에 있는 사람 쓱 봤는데 안 보여. 혹시 나갔나? 그런데 누가 나가는 거 못 봤는데. 진짜 내가 잘못 봤나?”도혜선은 손을 휘저었다.“됐어. 머리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본 게 김우연 그 사람 확실하면 내 생각에는, 김우연이 저 안에 있다고 해도 없다고 우리한테 우겼을 거 같아... 그렇것 같지 않니?”도혜선은 고양이 같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향해 무언의 눈치를 주었다. 당연히 그녀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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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엘리베이터 안에서 애정행각

수상쩍은 생각이 들던 순간, ‘띵’하고 엘리베이터가 멈춰 섰고 고개를 들자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렸다.눈을 깜빡이는 것도 잊은 채 눈앞에 펼쳐진 19금 장면에 깜짝 놀라 얼굴이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그들도 낯선 시선을 느꼈는지 화들짝 놀라며 두 사람으로 갈라졌고 4개의 동공이 나를 행했다. 생각지도 못한 마주침과 갑작스러움에 나는 정신이 반쯤 나갔고, 두 손이 내 생각을 거치지 않고 그들을 향해 마구 흔들고 있었다.“아무것도 못 봤어요! 두 분 하시던 거 계속...”눈앞의 둘이 바로 이미연과 한 사내였다. 어색한 상황에 너무 자세히 쳐다볼 수 없었지만, 사내는 마른 체격에 큰 키의 소유자였고 얼핏 보기엔 소탕해 보였다. “지아야.”그녀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내 이름을 부르며 발 빠르게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와 나의 손목을 붙잡았다.“지아야... 왜...”이미연에게서 옅은 술 냄새가 풍기는 걸 보니 둘이 한잔 걸친 모양이다.“음... 그게, 우리 본 지도 오래되었고, 내가... 울산에서 올라오는 길이라... 내일! 내일 얘기하는 게 좋겠어.”그 사내가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오는 걸 본 나는 얼른 도망치듯 미연의 손을 뿌리치고 엘리베이터로 도망치듯이 들어갔다.이미연은 얼굴이 홍당무로 달아올라서는 발을 동동 구르며 나를 불렀다.“지아야! 정말 뭔 일 있는 거 아니야?”“아니야, 내일 전화해.”나는 그녀를 향해 통화의 제스쳐를 취했고 마침 엘리베이터 문도 닫혔다. 나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헛웃음을 지었다.‘우리 이미연 씨가 그동안 연애하느라 바쁘셨네. 우정보다 사랑이다. 이거지? 내일 제대로 혼내줘야지. 죽었어! 이미연. 이렇게 중차대한 일을 나한테 귀띔도 안 해주고 말이야.’그럼에도 나는 내심 기뻤다. 이미연 그녀 역시 곁에 반쪽이 필요하다 늘 생각하고 있었다. 아까 그 사내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마냥 아쉬웠다.온천에 놀러 가서 체력을 너무 소모해서인지 이미연 커플을 봐서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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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대세가 꺾인 무력함

나는 그런 생각이 든 자신에게 깜짝 놀랐다. 언제부터 그렇게 이청원을 믿고 의지했다고 그러는지 자신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핸드폰을 켜 다시 기사를 열어보았다. 밑에 새로 달리는 댓글을 보면 여러 가지 관점이 끊임없이 나타났고 별의별 말들이 다 있었다.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흐름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누군가는 배현우의 상태가 이상적이지 않은 점이 그룹에는 큰 리스크기에 배유정에 권리를 넘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큰 회사에 지도자가 없다는 건 절대 이지적이지 못하다는 건 누구나 다 하는 도리다. 언제까지 배현우가 깨어나기를 기다리는 게 경영에 있어 정답은 아니라는 입장이었다.크디큰 재단이 경영자 한 사람 때문에 멈춰 설 수는 없는 법이고, 천우 그룹 또한 함께하는 파트너와 제휴업체들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게 댓글에서 비치는 대세 목소리였다. 그와 반대로 배현우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그들은 배유정이 이 시점에서 천우 그룹을 통합하는 걸 극도로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업무 대리를 봐도 되는 데 굳이 손을 뻗어 세력을 키우려는 게 야심이 너무 빤히 드러난다고 했다.그리고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는 글들은 배유정이 지나친 건 맞다고 하면서도 천우 그룹에 지도자가 비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소식은 눈덩이가 구르듯 조금씩 커졌고 전혀 잠잠해질 것 같지 않았다. 추세가 배유정을 지지하는 측으로 기울기 시작했고 대서 무리도 점점 커져만 갔다.소식은 일파만파 빠르게 퍼져서 나중에는 많은 누리꾼들이 아예 배유정이 통합에 대해 공식적인 발표 하기를 기다리기에 이르렀다.나 역시도 그들의 정서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고, 좌불안석이었다.대중의 목소리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걸 보고 있자니 끝내 참지 못하고 조민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기는 여전히 꺼진 상태였다.대세가 이미 꺾인 것 같은 불안감이 밀려왔고 어제 김우연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게 설명이 되는 것 같기도 했다. ‘나를 원망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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