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Chapter 381 - Chapter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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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화

“나한테 백억을 요구하면서도 왜 직접 내게 어머님 무덤을 찾아달라고 말할 생각은 안 했지?”강지혁이 질문을 이어갔다.임유진은 그의 말을 듣고 흠칫 놀라더니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바보 같은지 깨달았다. 아빠에게 진짜 백억을 준다 해도 과연 만족할까? 더 욕심부리면서 또 돈을 요구하는 건 아닐까?강지혁의 말처럼 그에게 백억원을 요구하는 것보다 그의 도움을 빌려 엄마의 무덤이 어디 있는지 알아내는 게 훨씬 더 현명한 선택이다.아까는 마음이 조급하다 보니 이렇게 단순한 일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그럼 지금 날 데리고 가줄 수 있어?”임유진이 초조한 눈길로 물었다. 엄마의 무덤이 어디 있는지 알아야만 그녀도 마음을 놓을 수 있다.“급할 거 없어. 일단 좀 쉬어. 졸리면 한잠 자던가.”강지혁이 말했다.다만 임유진이 지금 잘 마음이 있을까! 그녀는 강지혁만 뚫어지라 쳐다봤다.또 15분 남짓 지난 후 강지혁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전화를 받고 잠시 뒤 말했다.“그래, 알았어. 거기서 기다려. 전에 분부했던 일도 가능한 한 빨리 준비해.”말을 마친 강지혁은 휴대폰을 거둬들이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임유진에게 말했다.“가자, 이젠.”임유진은 순간 그가 지금 엄마 무덤으로 데려갈 거란 예감이 들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쪼르르 따라갔다.다만 그녀가 탄 차는 S 시 몇몇 묘원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라 되레 시내의 대형 아파트 단지 쪽으로 질주했다.차가 멈춰선 후 임유진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어리둥절한 눈길로 강지혁을 바라봤다.그의 차는 도심 구역의 철거되지 않은 어느 한 마을에 도착했다.“가자.”강지혁은 그녀의 손을 잡고 안으로 걸어갔다.임유진은 멍하니 그의 발자취를 따라 들어갔고 어느 한 집 앞에 강지혁의 비서 고이준이 서 있었다.고이준 외에도 경호원 같아 보이는 몇몇 사람이 서 있었다.고이준은 강지혁을 보자 재빨리 다가왔다.“대표님, 여기에요.”강지혁은 그녀를 이끌고 그 집 안으로 들어갔다.고이준이 사전에 이 집을 정리했다고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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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조사에 따르면 임유진 씨 아버님은 임유진 씨 어머님 유골함을 꺼낸 후 이곳에 와서 3개월 치 집세를 냈습니다. 그 뒤로 바로 다음 날 얼핏 와본 이후로 더는 이곳에 온 적이 없어요.”고이준이 말했다.“또한 임유진 씨 아버님은 어떠한 묘원에도 연락한 적 없고 묘지를 새로 산 적도 없어요.”임유진은 고개를 푹 떨구고 유골함만 빤히 쳐다봤다.아빠는... 애초에 엄마의 무덤을 옮길 생각이 없었다. 오직 이걸로 그녀를 협박할 의도였다.그녀를 협박해 충분한 이득을 갈취하면 아마도 이 유골함을 돌려줄지도 모른다.그렇게 되면 아빠도 묘지 살 돈이 생기니까!돌아가신 엄마는 한때 사랑했던 남자가 자신이 죽은 후 이런 식으로 자신을 대한 걸 알았다면 어떤 심정일까?죽은 사람마저... 이용하려 하다니!임유진은 그 순간 가소롭기도 하고 한없이 슬플 따름이었다.코끝이 시큰했지만 이번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전에 너무 많이 울어서 눈물이 고갈된 듯싶었다.“고마워요.”그녀는 고개 들어 강지혁에게 말했다. 강지혁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엄마의 유골함을 못 찾았을 테니까.“아직은 고맙다고 말하기 일러.”강지혁이 옆에 있는 고이준에게 머리를 돌렸다.“다 준비됐어?”“네.”고이준이 대답했다.강지혁은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어머님 유골함 챙겨.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어머님을 편히 땅에 묻어두시는 거야.”그녀는 흠칫 놀라더니 강지혁을 멍하니 바라봤다.“가자, 내가 다 준비해놨어.”짤막한 한마디지만 그녀 마음이 훨씬 안정되었다.마치 강지혁만 있으면 그녀는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만 같았다.임유진은 강지혁을 따라 임대 주택에서 나와 차에 탔다.차는 다시 S 시의 꽤 유명한 묘원에 도착했다.이곳은 위치도 좋고 교통도 편리하며 설계가 잘 되어 있어서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웠다.강지혁은 그녀와 함께 그중 한 빈 묘지 앞에 도착했고 유니폼을 입은 몇몇 직원들이 이미 그곳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밖에도 일꾼으로 보이는 몇몇 사람들도 있었다.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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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아니야, 여기도 너무 좋아!”임유진이 서둘러 대답했다. 그가 임유진 엄마를 위해 마련한 묘지는 이 묘원에서 단독으로 있는 곳이지 다른 묘지와 나란히 있는 곳이 아니다.만약 집으로 표현한다면 나란히 있는 묘지는 아파트 단지에 가깝고 그가 지금 선택한 이 묘지는 단독주택과 같다.이곳은 나무들이 줄지은 독립적인 작은 공간이고 묘지 앞 몇 미터 떨어진 곳에는 심지어 돌을 쌓아 만든 스톤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어 성묘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다행이네.”강지혁이 말했다.“그럼 어머님 유골함을 여기 넣어둬.”임유진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쪼그리고 앉아 엄마 유골함을 묘비 앞에 있는 유골 전용 공간에 넣어두었다. 이어서 일꾼들이 슬레이트를 덮고 시멘트를 부어 꼼꼼하게 밀봉했다.한편 묘원의 직원들은 계약서 한 부를 임유진에게 건넸는데 이 묘지에 관한 계약서였다.계약 시간은 50년이고 위에 적힌 비용을 본 순간 그녀는 입이 쩍 벌어졌다. 설사 그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어도 그녀의 능력으론 평생 벌어도 지급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비용은 강지혁 씨께서 이미 지급하셨으니 임유진 씨는 이 계약서에 사인만 하시면 됩니다.”묘원 직원이 말했다.그녀는 강지혁에게 또 한 번 큰 신세를 졌다.임유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펜을 들어 계약서에 서명했다. 지금으로선 그 미약한 자존심을 챙길 때가 아니니까.묘원 직원과 일꾼들이 떠난 후 강지혁은 고이준에게 국화꽃과 제사 지낼 음식, 과일을 꺼내라고 했다.“아직 어머님께 인사도 못 드렸겠는데 지금 인사드려.”그는 말하면서 몸을 움츠리고 앉아 음식과 과일을 가지런히 내려놓고 생화도 조심스럽게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임유진은 생화를 안고 눈앞의 묘비를 빤히 쳐다보았다. 엄마가 이젠 이곳에서 편히 쉴 수 있으니 그녀도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비록 엄마가 돌아가셨지만 고이 잠드실 안식처가 있으니 그녀도 정신적인 의지가 생긴 것 같았다.임유진은 묘비 앞에서 공손하게 세 번 큰절을 올린 후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속 깊이 간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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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어두운 밤, 달빛이 드리운 강지혁의 실루엣은 은은한 빛을 내뿜었다. 아름다운 윤곽의 목선과 얼굴 옆 라인, 그리고 선명한 귀까지 그에게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임유진은 심지어 그의 귀마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예뻐 보였다.강지혁이 허리를 곧게 펴고 그녀를 마주 보자 임유진은 순간 무언가로 가슴을 망치질하듯이 움찔했다.달빛에 드리워진 그의 눈동자는 마치 한 나무를 가득 채운 복숭아 꽃잎이 연못에 우수수 떨어져 잔잔한 은빛 물결을 일으키는 것만 같았고 입술을 움직일 때마다 거문고의 현이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만 같았다.순간 임유진의 머릿속이 새하얀 백지장으로 돼버렸고 두 눈엔 오직 강지혁만 가득 찼다.황홀한 그 얼굴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고 조각 같은 이목구비는 하느님이 정성을 기울인 걸작과도 같았다.“왜 그래?”그녀의 귓가에 드디어 강지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화들짝 놀란 임유진은 재빨리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녀는 방금 강지혁에게 홀딱 반해버렸다.“아니야... 아무것도.”임유진은 횡설수설 대답했다.“그래, 그럼 이만 돌아가자. 앞으로 어머님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보러 와. 누나 아버님이 이곳을 알게 된다 해도 더는 유골함을 딴 곳에 못 가져가.”강지혁은 말하면서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임유진은 자신에게 선뜻 내민 손을 보더니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그 손을 맞잡았다.“고마워.”그녀는 오늘 밤 두 번째로 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처음엔 강지혁이 그녀 엄마의 유골함이 어디 있는지 찾아줘서 고맙다고 말했고 두 번째는 엄마의 유골함을 고이 모실 묘지를 마련해줘서 감사의 뜻을 표했다.“정말 그렇게 고맙다면 날 좀 더 좋아해 주던가.”강지혁이 말했다.순간 임유진은 숨이 멎을 것 같고 얼굴이 살짝 빨개졌다. 그녀는 머리를 숙이고 강지혁을 따라 묘원에서 나왔다.두 사람이 나란히 차에 탄 후 임유진은 창밖의 멀어져가는 묘원을 바라보며 줄곧 마음을 짓눌렀던 큰 바위도 드디어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오늘부로 엄마는 고이 잠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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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그녀가 강지혁을 쳐다보는 눈빛은 어느 한순간 그에게 푹 빠져들고 더없이 가깝게 느껴지다가도 금세 또 애써 그에게서 멀어지려는 듯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예전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지금은 어떤 이유로 갈등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그녀는 한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그의 뜨거운 시선 속에서 얼굴만 점점 더 빨개졌다.“왜 날 안 봐? 나 좀 봐줘, 누나!”강지혁이 가까이 다가오며 뜨거운 숨결을 내뿜었다. 그녀는 마치 그의 목소리에 홀린 듯 저도 모르게 다시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강지혁은 한없이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는데 갈증과 애틋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그는 앞머리를 뒤로 넘기고 훤칠한 이마를 드러냈지만 그녀 머릿속엔 여전히 기억 속의 ‘혁이’가 끊임없이 겹쳐졌다.애초의 혁이도 이런 눈길로 그녀를 쳐다봤으니.“누나는 날 조금이라도 좋아해?”그의 목소리가 또다시 임유진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임유진은 가슴이 찔린 듯 입을 열고 부인하려 했지만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이 또다시 꽉 막혀버렸다.‘난... 지혁이를 좋아할까?’임유진이 속으로 자신에게 물었다. 만약 그가 그저 혁이였다면 동생으로만 생각한 게 아니라 진짜 좋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강지혁이라면...“누난 날 좋아해.”그는 단호한 말투로 그녀의 귓가를 간지럽혔다.그녀의 표정은 이미 그에게 원하는 대답을 준 것만 같았다.강지혁은 입꼬리를 씩 올렸고 두 눈에도 흡족한 듯한 미소가 번졌다.임유진은 그런 그의 미소가 너무 예뻐 보였다....강씨 저택에 돌아간 후 그녀는 강지혁을 따라 거실로 들어가다가 불쑥 입을 열었다.“저기... 오늘 나를 이렇게 많이 도와줬는데... 내가 어떻게 보답했으면 좋겠어?”세상이 늘 그렇듯 얻는 게 있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하기에 그가 진짜 어떠한 보답을 원해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강지혁은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어떻게 보답해줄 건데? 영원히 내 옆에 있어 줄래?”임유진은 입술을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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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처음부터 그가 원하는 건 그녀의 진심이다.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욕심이 점점 더 커졌다.그녀가 자신을 더 많이 좋아해 줬으면 좋겠고 딴 남자는 거들떠보지도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심지어 그녀의 미래에 자신이 아닌 딴 남자가 나타나는 걸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는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금세 질투의 화신으로 돌변했다.질투라... 그녀 때문에 강지혁은 그제야 질투가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됐다.임유진은 시선을 올리고 강지혁을 지그시 바라봤다. 그녀 얼굴에 닿은 그의 손은 뜨겁기 그지없었다. 요 며칠 동안 그와 함께 지낸 순간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그녀의 뇌리를 스쳤다.물론 아직도 그에게 모종의 공포가 남아있지만 방금 차에서 강지혁이 했던 말처럼 그녀는 이미 그를 좋아하게 된 듯싶다.애초에 그가 혁이였을 때부터 좋아했을 수도 있다.“정말 내가 좋아해 주길 원해?”임유진이 나지막이 물었다.“응.”강지혁은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그럼 넌? 넌 대체 나한테 무슨 감정이야? 내가 신선해 보여서? 꽤 재미있을 것 같은 게임 상대로 느껴져서 이러는 거야?”임유진은 용기 내어 마음속 깊숙이 담아뒀던 질문을 건넸다.강지혁은 어두운 눈빛으로 변하더니 돌연 싸늘하게 웃었다.“단순한 게임 상대로 여겼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그는 임유진의 머리를 확 잡아당겨 둘 사이의 거리를 더욱 좁혔다.“난 이번 생에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많지 않아. 어쩌면 아버지 말고는 누나가 유일한 사람일지도 몰라. 이런 내가 누나한테 어떤 감정일 것 같아?”쿵쾅! 쿵쾅!그녀의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임유진은 살며시 두 손 들어 그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이렇게 하면 그의 존재를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으니까.강지혁은 몸을 움찔거리더니 살짝 놀란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또한 그의 눈빛 속에 은은한 설레임과 갈망이 담겨 있는 듯싶었다.“혁아, 널 좋아해.”임유진은 자신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그녀는 강지혁의 정체를 알게 된 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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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어쩌면 어젯밤에 했던 말은 살짝 흥분되어 그랬을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사실인 것을, 그녀는 정말... 어느샌가 이 남자를 좋아하게 됐을지도 모른다. 강지혁이란 남자를...임유진은 그에게 공포감을 느끼면서도 좋아하는 감정이 생겨났다. 분명 확연히 다른 두 개의 감정인데 이토록 모순적이면서도 함께 뒤엉켜 있다.“그럼 나랑 사귀겠다고 한 것도 진심이지?”강지혁이 또 물었다.“뭐?!”임유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젯밤에 그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고 강지혁은 곧장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누난 대체 어떻게 하면 나만 좋아할 건데? 더는 딴 남자한테 한눈팔지 말란 말이야!”그 당시 임유진은 그의 이 말을 듣고 뜬금없이 이런 질문을 내뱉었다.“너만 좋아하라는 건... 남자친구를 말하는 거야?”강지혁은 그녀의 말을 들은 순간 사랑스러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며 속삭였다.“남자친구? 누나 나랑 사귈 거야?”사귄다고? 임유진은 그의 질문에 머릿속이 백지장으로 돼버렸다. 어쩌면 그와 사귀겠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인 듯싶다.강지혁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그럼 사귀어. 누난 어떻게 생각해?”임유진도 감정에 이끌려 금세 대답했다.“좋아.”그리고 지금, 강지혁의 질문을 마주한 그녀는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몰랐다. 사귄다고? 그녀와 강지혁이?!임유진에겐 아예 불가능한 일인 듯싶었다.“누나, 번복하면 안 돼.”강지혁의 입술이 그녀의 귓가에 닿을 것만 같았다. 그는 뜨거운 숨결을 내뿜으며 속삭였다.“어젯밤 그 말들, 누나가 직접 한 거야. 번복하고 싶어도 내가 그렇게 안 둬.”그가 확고한 눈빛으로 쏘아붙였다.그랬다, 절대 그녀를 번복하게 놔둘 리 없다. 마치 한때 이미 그의 손에 잡혔던 황홀함처럼 어찌 또다시 돌려줄 수 있겠는가?임유진은 순간 마음이 엉망진창으로 돼버렸다....사귄다고? 정말 강지혁과 사귄다고?그녀는 식당에 출근했을 때까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한편 식당에 들어서자 사장 탁유미는 안 보이고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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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내가 그날 사람을 제대로 봤나 봐요. 역시 당신이었군요.”강현수는 담담한 눈길로 탁유미를 바라봤다.“날 찾아온 이유는 이경빈한테 당신을 만났단 얘기를 하지 말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죠?”‘이경빈’ 이 세 글자를 듣는 순간 탁유미는 온몸이 움찔거렸다. 얼마 만인가, 다른 사람에게 이 이름을 전해 들은 지가...뼛속 깊이 사랑했고 또 원망했던 그 이름.다만 이젠 그 이름에서 완전히 벗어나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다.“맞아요.”탁유미는 이를 악물었다.“대표님한테 이런 말 할 자격이 없다는 걸 알아요. 단지 대표님이 저를 가엽게 봐주시고 아예 저를 못 본 거로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그녀의 말투는 비굴하기 그지없었다. 강현수가 무릎을 꿇으라고 해도 망설임 없이 꿇을 정도였다.“그쪽도 알다시피 요 몇 년간 이경빈이 사람을 시켜서 그쪽을 찾고 있어요.”강현수가 말했다.탁유미는 입을 앙다물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 그 남자가 탁유미를 찾는 이유는 단지 그녀가 받고 있는 고통이 아직 많지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이고, 그가 정해준 비참한 노선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그녀가 뜻밖에 ‘실종’ 됐기 때문에 이토록 찾아 헤매고 있다.“대표님, 제발 부탁드려요. 저랑 경빈이 사이의 일은 대표님도 조금은 알고 계시잖아요. 저는 그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을 뿐, 아무도 해치지 않고 그 누구에게도 피해받고 싶지 않아요.”탁유미가 애원했다.“해치지 않는다고요?”강현수가 느긋하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그쪽 때문에 경빈의 여자친구가 유산해서 한 사람의 목숨이 사라진 게 된 거잖아요?”탁유미는 이를 악물고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것은 그녀에게 강제로 낙인된 죄명이다. 그해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그렇게 강조했건만 아무도 그녀를 믿어주지 않았다.그리고 그녀가 제일 사랑했던 남자가 친히 그녀를 감방에 들여보냈다. 경찰들에게 끌려갈 때 탁유미가 물었다.“이경빈, 날 사랑하긴 했니?”“그럴 리가. 처음부터 너한테는 원망뿐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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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그해의 교통사고는... 임유진에게도 말하지 못할 속사정이 있는 걸까? 강현수는 잠시 생각하다가 실소를 터트렸다. 그해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은 강지혁의 약혼녀 진애령이고 임유진은 현재 강지혁과 함께 있다.설사 그해 교통사고에 또 다른 속내가 있다고 해도 강지혁이 알아서 조사할 일이지 그가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하지만...“임유진 씨는 언제부터 그쪽 가게로 출근했어요?”강현수가 뜬금없이 물었다.“네?”탁유미는 놀란 기색이 역력하여 잠시 후에야 대답했다.“보름 정도 됐어요. 우리 가게에서 배달 일을 맡고 있어요.”“평소 가게에서 표현이 어때요?”강현수가 계속 질문을 이어갔다.“아주 잘하고 있어요. 부지런하고 배달 효율도 엄청 높아요. 힘든 내색을 안 해요...”탁유미는 임유진의 가게 근황을 얘기했고 강현수는 한 손으로 한쪽 얼굴을 받치고 흥미진진하게 들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싸늘하던 그의 얼굴이 살짝 온화해졌다.탁유미는 속으로 적잖게 놀랐다. 강현수가 설마 임유진에게... 어떻게 이럴 수가?!강현수는 연예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황태자라 주변에 갖은 미녀가 넘실거릴 테지만 임유진은 평소 출근할 때 수수한 옷차림에 민낯으로 길거리를 누볐고 두 손엔 심지어 굳은살이 많이 박혀 딱 봐도 막노동을 많이 한 사람인 게 티가 났다.이런 두 사람이 어떻게? 탁유미가 애초에 이 둘이 윤이 식당에서 대화를 나눴던 광경을 목격하지 않았다면 강현수가 임유진에게 호감이 있을 거라고 어찌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탁유미가 임유진이 가게에서 있은 일을 전부 얘기한 후 강현수는 그제야 정신을 가다듬고 그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방금 임유진 씨가 그쪽 가게에 지원하러 왔을 때 감방 생활을 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 왜 그럼에도 채용한 거죠? 이후에 무슨 일 생기면 가게에 피해가 갈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나요?”탁유미는 쓴웃음을 지었다.“아마 저도 같은 경력이 있어서 측은지심에 그랬나 봐요.”처지를 바꾸어 생각해보면 그녀는 그 당시 임유진이 직업을 간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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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임정호는 화가 나 다시 집주인에게 따져 물으려 했지만 상대가 이미 전화를 꺼버렸다.“어떻게 된 일이에요? 누가 유골함을 건드렸어요?”옆에 있던 방미령이 재빨리 남편에게 물었다.“집주인이 어젯밤에 누군가가 그쪽으로 찾아가서 유골함을 가져갔대!”임정호가 대답했다.“가져가다니요? 그럼 우리 백억은 어떡해요? 유골함이 없으면 그 계집애도 백억을 안 줄 거라고요!”방미령도 안달이 났다. 그녀는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아 참, 설마 그 계집애가 사람을 시켜서 유골함을 가져간 게 아닐까요...”임정호는 미간을 구기더니 냉큼 휴대폰을 꺼내 임유진에게 전화했다.잠시 후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죠?”“저기 유진아, 나도 생각해봤는데 어쨌거나 난 네 아비잖니.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어제 말한 백억 말이야, 네가 한꺼번에 내놓기 힘들면 일단 절반만 줘도 돼. 그럼 내가 너희 엄마 무덤이 어디 있는지 알려줄게. 너 한창 강지혁과 뜨겁게 불타오를 단계잖아? 이 액수는 강지혁에게 별문제 되지 않을 거야.”임정호가 말했다. 비록 지금 유골함이 사라졌지만 그는 여전히 딸에게 돈을 갈취하고 있었다.만약 어젯밤 유골함을 유진이가 가져간 게 아니라면 50억도 좋으니 나중에 대충 유골함 하나 사서 가짜 유골을 넣어두고 속이면 그뿐이다.다만 아쉽게도 그는 전화기 너머의 싸늘한 임유진의 표정을 볼 수가 없다.친아빠라는 자가 엄마의 유골을 이용해서 돈이나 뜯어내려고 하다니, 어찌 엄마가 죽었음에도 이용하지 못해 안달이란 말인가?“그럴 필요 없어요. 어제 이미 엄마 유골을 가져와서 안장했어요.”임유진이 대답했다.이 말을 들은 임정호는 버럭 화냈다.“진짜 너였네. 네가 무슨 권리로 내 월세방에 쳐들어가 네 어미 유골함을 가져가? 게다가 이미 안장을 해? 내가 남편인데 대체 내 허락 없이 어디에 묻은 거야?”“남편인 걸 알긴 해요? 엄마가 살아계시면 아빠를 남편으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을 거예요.”임유진이 차갑게 쏘아붙였다.“너... 지금 아빠한테 그게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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