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Chapter 1261 - Chapter 1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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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1화

“저 돈 필요 없고 이혼도 안 할 겁니다. 그리고 저는 강씨 가문을 위해 아이를 낳는 게 아니에요. 제 아이는 그저 제 아이일 뿐 어느 한 가문의 소유가 아닙니다.”임유진이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녀가 목숨까지 걸어가며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려 한 건 자신만의 가정을 이루고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에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서이지 누군가를 위해, 또는 누군가의 가문을 위해서가 아니다.강문철은 임유진의 말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아가씨가 정말 지혁이랑 평생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아가씨는 머지않아 제 발로 지혁이 옆을 떠날 거야.”“저, 지혁이 아버님 앞에서 약속했어요. 좋은 아내가 되고 평생 지혁이 옆에 있겠다고. 그 맹세 꼭 지킬 겁니다.”그러자 강문철이 코웃음을 쳤다.“평생 옆에 있겠다라... 과연 이 얘기를 듣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지혁이는 아가씨한테...”그때 병실 문이 열리고 누군가의 실루엣이 빠르게 다가와 잔뜩 긴장한 얼굴로 임유진의 옆에 섰다.“너 괜찮아?!”임유진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온 강지혁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응, 아무 일 없어.”그러고는 다시 시선을 돌려 강문철을 바라보았다.“어르신, 원래는 할아버님이라고 불러야 하지만 그러면 저를 더더욱 싫어하실 테니 어르신이라고 부를게요.”임유진이 단호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어르신, 제가 뭘 알게 되든 뭘 듣게 되든 그게 제가 지혁이 곁을 떠나는 이유는 되지 않을 겁니다. 저는 지혁이와 절대 이혼하지 않을 거고 아이도 지울 생각이 없어요.”그녀의 말에 강지혁의 몸이 살짝 움찔했다.그러고는 매서운 눈빛으로 강문철을 바라보았다.강문철은 임유진이 제 발로 강지혁의 곁을 떠나게 하려고 기어이 그 교통사고의 진상을 입에 올리려고 했다.강지혁이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임유진이 그 진상을 알게 되는 것이다.“할아버지, 만약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시거나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하면 그때는...”강지혁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음산하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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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2화

그리고 손은 여전히 임유진의 손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그러다 임유진이 점점 더 세지는 그의 악력에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서야 정신을 차린 듯 손을 놓아주었다.“미안, 아팠어?”“괜찮아. 그보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한 거야?”임유진이 손을 주무르며 물었다.그러자 강지혁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만약 아까 할아버지가 당시 사고의 진상을 말했으면 임유진은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그 말을 듣고도 떠나지 않겠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강지혁은 조금 차가워진 손으로 임유진의 볼을 매만지더니 이내 그녀의 머리를 자기 품으로 끌어당겨 확 끌어안았다.“네 입으로 말한 거야. 내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나랑 이혼하지 않겠다고, 네 입으로 말한 거야. 그러니까 약속 지켜. 만약 네가 약속을 어기고 떠나면... 그때는 정말 가만두지 않을 거야...”강지혁의 가슴팍에 묻혀버린 임유진은 그의 말보다 정처 없이 빠르게 뛰는 그의 심장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사실 아까 강지혁이 강문철에게 협박이 들어간 말을 했을 때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던 한편 자기와 아이들을 지켜주는 그의 모습에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이런 감정은 실로 아주 오랜만이었다.“혁아, 나는 널 떠나지 않아.”임유진이 담담한 목소리로 얘기했다.그 순간 강지혁의 마음속에 가득했던 불안이 안개가 걷히듯 서서히 사라져갔다.이러한 기분이 들게 할 수 있는 건 아마 임유진뿐일 것이다....배여진은 어제 기사 때문에 잔뜩 곤욕을 치렀지만 그럼에도 생일 파티는 예정대로 진행했다.생일 파티 초대장은 이미 진작에 보냈으니까.게다가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는 배여진과 강현수의 사이가 완전히 틀어졌다고는 했지만 강현수가 직접 나서서 그렇다고 한 게 아니기에 배여진의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은 약속대로 파티에 참석했다.물론 의도는 배여진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보다는 강현수가 생일 파티에 오는지 안 오는지, 그리고 배여진이 여전히 강현수와 사이가 좋은지 안 좋은지를 확인하려는 것이었다.배여진은 오늘 유명한 샵의 메이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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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3화

그리고 사람들도 점점 큰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혹시 처음부터 올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닐까요?”“배여진이 강현수한테 맞았다는 게 루머가 아닐 수도 있겠네요.”“어쩐지, 천하의 강현수가 저런 못생기고 촌스러운 여자를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없잖아요. 명품을 걸치면 뭐해요. 전혀 태가 나지 않는데.”“어릴 때 강현수를 구해준 걸 빌미로 옆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안 한대요. 그런데 그런 거면 차라리 돈으로 보상해 달라고 하지 연예인은 무슨. 이러니 개나 소나 다 연예인 한다는 얘기가 돌죠.”곳곳에서 들리는 조롱과 비웃음 소리에 배여진이 입술을 꽉 깨물더니 서둘러 마이크를 들고 강현수가 일이 바빠 늦는다고 해명했다.그러고는 애써 침착한 얼굴로 파티의 시작을 알렸다.“여러분, 귀한 시간을 내 제 생일 파티에 와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지금부터 보게 될 건 제가 배우로서 발을 내디딘 첫 작품이에요. 부끄럽지만 여흥으로 봐주세요.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저의 야심을 얘기하면 저도 언젠가 자리에 있는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해보고 싶어요.”배여진은 미소를 지으며 스크린 앞에 섰다.잠시 후 스크린으로 보이게 될 자신의 ‘연기’로 사람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 생각이었다.그녀는 사람들에게 자신은 강현수라는 뒷배가 있어서가 아닌 실력파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그렇게 배여진이 입꼬리를 한껏 올리며 사람들의 찬사를 기다리던 그때, 예상대로 영상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사람들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며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이에 배여진은 당연히 자신의 연기에 깜짝 놀라 이러는 거라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곧바로 들려오는 자신의 목소리에 얼굴이 삽시간에 굳어버렸다.“저기, 중요한 물건이 하나 안 보여서 그러는데 혹시 플래시 좀 비춰줄 수 있을까요? 아예 차 안으로 들어오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잘 안 보여서요. 부탁할게요.”이건 배여진이 당시 병원 주차장에서 곽동현을 차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한 말이었다.배여진은 고개를 홱 돌려 스크린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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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네요. 강현수가 싸고도는 여자라길래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어떻게 저딴 짓을 할 수 있죠? 이거 무고죄로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증거 영상이 남아 있으니 다행이지 아니면 정말 큰일 났을 수도 있었겠는데요?”“얼마 전에 배여진이 누군가를 강간미수죄로 고소했다던데, 그게 저 남자 아닐까요? 이건 남자 측에서 무고죄로 확실하게 맞고소해야 할 것 같아요!”사람들은 배여진을 조롱하기도 하고 또 비난하기도 했다.배여진은 지금 스크린을 아예 부숴버리고 싶었다.대체 누구지?누가 이런 짓을 한 거지?!그때 파티 홀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배여진이 고개를 돌려 보자 거기에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강현수가 있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친목 과시를 위해 강현수가 빨리 오기를 바랐는데 지금은 이럴 거면 차라리 강현수가 오지 않는 게 더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배여진은 서둘러 강현수 앞으로 다가가더니 눈에 띄게 다급한 표정으로 횡설수설했다.“현수 씨, 저거 보지 말아요. 저건... 그래, 저건 누가 날 음해하려고 AI 같은 걸 이용한 걸 거예요. 나는 저런 말 한 적 없어요! 정말이에요!”강현수는 고개를 들어 홀 중앙에 있는 스크린을 바라보았다.영상 길이는 3분 정도로 그렇게 길지 않았지만 해킹이라도 당한 듯 여전히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그리고 그 영상 덕에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곽동현은 단지 임유진이라는 여자와 친하다는 이유로 배여진의 쇼에 놀아난 억울하고 불쌍한 사람이라는 것을 전부 다 알게 되었다.배여진이 이런 짓을 한 이유는 누가 말해줄 것도 없이 강현수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었다.당시 그는 임유진이 곽동현의 변호사를 하겠다며 나섰을 때 그녀가 곽동현을 좋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임유진은 원래부터 정의감 넘치는 사람이었다는 걸 까맣게 잊어버렸다.“누가 널 음해하는 거라고?”강현수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누가 널 음해하는 게 아니라 네가 누군가를 음해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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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화

하지만 강현수는 배여진의 말을 채 듣지도 않고 경호원에게 지시를 내렸다.“배여진이 지금 하고 있는 돈 되는 것들, 전부 다 뺏어.”그 말에 사람들이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도 그럴 것이 배여진이 강현수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라는 사실을 그들 모두 잘 알고 있었으니까.그 증거로 강현수는 배여진을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했고 서포트도 아끼지 않았다.그런데 그랬던 강현수가 지금은 너무나도 싸늘한 얼굴로 배여진을 바라보고 있다.사람들은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궁금해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물론 배여진을 위해 나서주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강현수의 경호원들은 명령에 따라 배여진이 착용하고 있던 비싼 목걸이와 팔찌 등 액세서리들을 전부 다 빼앗았다. 그러고는 이제 드레스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꺅! 현수 씨, 나한테 왜 이래요? 내가 현수 씨 구해준 거 잊었어요? 내가 뭘 했다고 해도 이건 아니죠! 어떻게 나한테 이런 수치심을 줄 수가 있어요!”배여진이 반항하며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하지만 그럼에도 경호원들의 손은 멈추지 않았고 이내 그녀는 헐벗겨져 버렸다.배여진은 지금 만신창이가 된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인 것이 수치스럽기도 하고 또 강현수의 아무런 감정도 없는 듯한 눈동자가 손이 덜덜 떨릴 정도로 무섭기도 했다.또한 이대로 기절한 척한다고 해도 더 험한 꼴을 보게 될 뿐 절대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도 있었다.“사람들 다 내보내세요.”강현수가 옆에 있던 비서에게 명령했다.“네, 알겠습니다.”비서는 그 말에 서둘러 사람들을 홀 밖으로 내보냈다.사람들은 이 재미있는 구경을 끝까지 하지 못한 것이 한편으로는 몹시도 아쉬웠지만 또 한편으로는 오늘 얻을 수 있는 정보량은 전부 다 얻었기에 만족스럽기도 했다.강현수가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배여진에게 쪽을 줬다는 건 그녀를 완전히 내치겠다는 말과 같았으니까.배여진은 이제 강현수 덕에 가질 수 있었던 것들과 누릴 수 있었던 것들을 완전히 잃게 되었다.사람들로 가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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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6화

강현수는 말을 마친 후 배여진의 머리를 잡아 그대로 바닥에 세게 박아버렸다.배여진은 뭘 어떻게 해볼 새도 없이 갑자기 이마를 바닥에 찧게 되었다.극심한 고통에 그녀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려고 하자 강현수가 손에 힘을 더 세게 가했다.“배여진, 네 그 쓸데없는 욕심 때문에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어. 너는 내가 널 이 자리에서 죽여도 할 말이 없어야 해. 알아?”“잠깐... 만요. 현수 씨, 무슨 오해를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현수 씨를 구해준 사람은 나예요. 이상한 말에 현혹되지 말아요...”배여진이 낑낑거리며 말했다.그러자 강현수가 배여진의 머리를 확 들더니 이번에는 그녀의 목을 손으로 꽉 잡았다.“내가 조사 안 해봤을 것 같아? 그날 산속에서 날 구해준 건 네가 아니라 임유진이야!”그 말에 배여진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더니 몸을 덜덜 떨었다.그녀는 강현수의 노골적인 적의에 이제는 거짓말이 완전히 들켰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다.강현수가 다 알아버렸다.누가 자기를 구해줬는지 다 알아버렸다.여기서 더 거짓말을 해봐도 이 남자는 더 이상 믿어주지 않을 게 분명하다.재벌가 사모님이 돼서 여생을 행복하게 보내려던 꿈도 이제는 완전히 끝이 나 버렸다.배여진은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숨을 한번 고르더니 강현수를 향해 비릿하게 웃었다.“맞아요. 나 아니에요. 현수 씨 구한 거 임유진이에요. 그런데 내가 일부러 속였어요? 날 찾아온 건 현수 씨예요. 내가 아니라 당신이라고!”“그래서 네가 그 아이인 척, 유진이인 척 나를 속였어? 어떻게 그런 짓을 해! 어떻게 유진이인 척 나를 속여!”강현수의 분노가 한층 더 깊어졌다.“그럼 눈앞에 내 인생을 바꿔줄 남자가 나타났는데 그걸 그대로 보내? 그리고 임유진을 놓친 게 다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틀렸어. 걔를 놓친 건 나 때문이 아니라 다 당신이 멍청해서야.”배여진도 만만치 않게 분노했다.그녀는 임유진이 원망스러운 만큼 강현수도 원망스러웠다.모든 걸 다 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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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화

그리고 강현수는 화려하게 꾸며진 파티 홀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렸다.배여진은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평생 속죄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그리고 그 역시 멍청하게 끌려다녔던 대가로 평생 후회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강현수는 이 모든 게 자업자득이라고 느껴졌다.이제 그는 어쩌면 평생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배여진의 생일 파티에서 일어난 일은 그날 밤 바로 기사화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인기 검색어에까지 오르게 되었다.기사에는 배여진이 곽동현을 음해하기 위해 했던 짓들이 영상으로 흘러나왔다는 것과 강현수가 등장해 배여진이 하고 있던 값비싼 것들을 전부 다 빼앗아버렸다는 내용까지 아주 세세하게 적혀 있었다.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는 강현수가 사람들을 다 내보내는 바람에 누구도 알 수 없었지만 배여진의 말로가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강현수 덕에 잠시나마 부귀영화를 누렸던 여자는 이로써 연예계에서 완전히 매장되어버렸다.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KS 그룹은 기사가 나가고 몇 분 후 배여진을 사기죄로 고소까지 해버렸다.회사의 입장문에 여론은 또 한 번 들끓었다.[사기라니?][배여진이 강현수한테 사기를 쳤다고? 뭘?]사람들은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 자기들끼리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한편, 임유진은 기사를 다 보고도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강현수에게 모든 걸 얘기한 그때 조만간 이렇게 될 거라고 이미 예상했었으니까.강현수가 자기를 속인 사람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 줄 리가 없었다.임유진이 보고 있던 기사에는 파티 현장에서 찍힌 강현수의 사진도 있었다. 각도로 볼 때 손님 중 누군가가 몰래 찍은 것 같았다.사진 속 강현수는 올블랙으로 입었고 여전히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무표정에 차가운 얼굴이라 꼭 저승사자를 보는 것 같았다.임유진은 그런 강현수를 보며 어딘가 낯설다는 느낌을 받았다.강현수가 타인에게 관심이 없고 냉랭한 구석이 있다는 건 이미 알았지만 그래도 전에는 이 정도로 사람을 전부 거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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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8화

그저 일상을 얘기하는 듯한,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말투였지만 강지혁의 두 눈은 임유진의 속내를 싹 다 꿰뚫어 보려는 듯 미동조차 없었다.임유진은 담담한 말투로 답했다.“아쉽고 뭐고 할 게 뭐가 있어. 나는 그때 내가 했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아.”어차피 그때 강현수에게 모든 걸 얘기한다고 해도 그가 원하는 말을 들려줄 수 없기에 결과적으로 강현수를 더 괴롭게만 할 뿐이었을 테니까.왜냐하면 당시 그녀가 사랑했던 사람은...임유진의 눈동자가 갑자기 조금 어두워졌다.그때는 강지혁을 정말 많이 사랑했었는데 지금은 어떻지?강지혁을 향한 감정이 얼마나 남아 있지?“무슨 생각해?”강지혁이 손을 뻗어 임유진의 턱을 잡고 물었다.그녀가 뭔가를 생각하다가 갑자기 눈가가 짙어진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꼭 그가 알 수 없는 뭔가가 따로 있는 것 같아서.“아무것도 아니야.”“솔직하게 말해줘.”강지혁이 물러서지 않고 대답을 요구하자 임유진이 살짝 머뭇거리더니 결국 사실대로 말했다.“내가 지금 너한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생각하고 있었어.”이에 강지혁이 흠칫하더니 이내 천천히 입술을 열고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래서 결론은 뭔데?”“나도 잘 모르겠어.”임유진이 자조하듯 입꼬리를 올리고 피식 웃었다.“전에는 정말 많이 사랑했는데 그간 우리 사이에 있었던 많은 일들 때문에 감정이 부서지고 조각난 것 같아.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뭐가 됐든 나는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거야. 그리고...”임유진은 잠깐 뜸을 들이더니 기대가 조금 섞인 눈빛으로 강지혁을 바라보았다.“가능하다면 나는 우리가 적어도 서로를 위하는 가족이 되었으면 해. 다른 건 바라지 않고 딱 가족 같은 관계면 돼. 아이들이 우리 사이가 안 좋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임유진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집을 주고 싶었다.강지혁은 그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임유진을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그녀는 그저 딱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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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화

강지혁과 입술이 맞닿았다는 것에 임유진은 어쩐지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강지혁은 이 순간에도 여전히 임유진의 턱을 꽉 잡고 있었다. 꼭 조금의 반항도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이 말이다따뜻한 임유진의 입술과는 달리 강지혁의 입술은 조금 차가웠다. 하지만 쏟아붓는 감정은 오히려 그가 더 뜨겁고 강렬했다. 게다가 짙은 소유욕도 여실히 묻어났다.임유진은 갑작스러운 키스였지만 전혀 반항할 생각이나 그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오히려 심장이 미친 듯이 뛰며 서서히 눈을 감고 그가 이끄는 대로 키스에 응했다.지난날의 행복했던 기억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눈 앞에 펼쳐지는 듯했다.고작 1년이라는 시간이었지만 그와 함께했던 나날은 이리도 선명하게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었다.강지혁 같은 건 이제 잊어버리자고 그렇게 되뇌었건만 사실은 아무것도 잊어버리지 못했다.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키스가 끝이 나고 임유진은 서서히 눈을 뜨고 눈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왜 안 밀어내?”강지혁의 조금 가라앉은 듯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임유진은 그의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도 그 답을 몰랐으니까.“나와 가족 같은 사이가 되고 싶어서, 그래서 내가 이렇게 키스해도, 여기서 더 한 짓을 해도 아이 때문에 참을 수 있다, 뭐 이런 거야?”강지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마음에 안 든다는 듯한 얼굴로 물었다.두 사람의 결혼은 원래부터 아이 때문에 성사된 게 맞는데 그는 그녀가 오로지 아이 때문에 결혼한 게 아니기를 바라고 있다.임유진은 다시 이성이 돌아온 듯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내 동의 없이는 건드리지 않겠다며?”“그랬지.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네가 출산하기 전까지야. 설마 내가 평생 아무것도 안 할 줄 알았어? 아니면 평생 나랑 손만 달랑 잡고 살 생각이었어?”임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때 순간 익숙한 울렁거림이 찾아왔다.임유진은 강지혁을 밀쳐버리고 화장실로 들어가 변기를 부여잡고 토하기 시작했다.“웩... 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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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강지혁은 옆에 있는 타올을 들어 그녀의 얼굴에 있는 물기를 천천히 닦아주었다.“네가 싫어한다고 해도 상관없어. 우리는 부부고 부부끼리 서로 스킨십 하는 건 당연한 거야. 어차피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너도 이 정도쯤은 참을 수 있잖아?”그는 임유진의 대답은 들을 생각도 없는 것인지 타올을 다시 옆에 걸어두고 뒤로 돌았다.“나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으니까 넌 먼저 자.”하지만 이제 막 발걸음을 옮기려는 그때, 가느다란 팔이 뒤에서 그의 몸을 꽉 끌어안았다.“싫지 않았어...”임유진은 얼굴을 강지혁의 등에 묻은 채 말을 이어갔다.“방금은 입덧 때문에 어쩔 수가 없어서 그래.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너랑 방금 키스한 거 정말 싫지 않았어...”강지혁은 그녀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지 몸이 갑자기 굳어버렸다.임유진은 잠깐 뜸을 들이다 한 번 더 말을 이었다.“부부 사이에 스킨십하는 게 당연한 거라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지만 아무런 감정도 없이 그러는 건 짐승이랑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 그래서 적어도 나는 그런... 스킨십은 그래도 어느 정도의 감정이 깔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나는... 아이들 때문에 싫은 걸 억지로 참을 생각 없어. 너도 내가 그러길 바라는 건 아닐 거 아니야.”임유진은 강지혁이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권력도 있고 돈도 있는 남자이니 당연한 거다.이런 남자가 자신의 아내가 다른 누군가 때문에 억지로 스킨십한다는 것을 참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건 치욕일 테니까.강지혁이 서서히 몸을 돌려 임유진을 바라보았다.그녀의 눈동자는 고요하고 맑은 호수 같았다. 꼭 자신의 모든 생각과 마음을 숨김없이 그에게 전부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한, 그런 눈빛이었다.“어떤 감정이 있어야 하는데? 사랑?”강지혁이 입을 열었다.“나도 널 사랑하고, 너도 날 사랑해야 가능하다는 말이 하고 싶은 거야?”임유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임유진, 다시 날 사랑하기라도 하겠다는 거야?”강지혁의 질문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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