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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강지혁은 옆에 있는 타올을 들어 그녀의 얼굴에 있는 물기를 천천히 닦아주었다.

“네가 싫어한다고 해도 상관없어. 우리는 부부고 부부끼리 서로 스킨십 하는 건 당연한 거야. 어차피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너도 이 정도쯤은 참을 수 있잖아?”

그는 임유진의 대답은 들을 생각도 없는 것인지 타올을 다시 옆에 걸어두고 뒤로 돌았다.

“나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으니까 넌 먼저 자.”

하지만 이제 막 발걸음을 옮기려는 그때, 가느다란 팔이 뒤에서 그의 몸을 꽉 끌어안았다.

“싫지 않았어...”

임유진은 얼굴을 강지혁의 등에 묻은 채 말을 이어갔다.

“방금은 입덧 때문에 어쩔 수가 없어서 그래.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너랑 방금 키스한 거 정말 싫지 않았어...”

강지혁은 그녀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지 몸이 갑자기 굳어버렸다.

임유진은 잠깐 뜸을 들이다 한 번 더 말을 이었다.

“부부 사이에 스킨십하는 게 당연한 거라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지만 아무런 감정도 없이 그러는 건 짐승이랑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 그래서 적어도 나는 그런... 스킨십은 그래도 어느 정도의 감정이 깔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나는... 아이들 때문에 싫은 걸 억지로 참을 생각 없어. 너도 내가 그러길 바라는 건 아닐 거 아니야.”

임유진은 강지혁이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권력도 있고 돈도 있는 남자이니 당연한 거다.

이런 남자가 자신의 아내가 다른 누군가 때문에 억지로 스킨십한다는 것을 참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건 치욕일 테니까.

강지혁이 서서히 몸을 돌려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고요하고 맑은 호수 같았다. 꼭 자신의 모든 생각과 마음을 숨김없이 그에게 전부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한, 그런 눈빛이었다.

“어떤 감정이 있어야 하는데? 사랑?”

강지혁이 입을 열었다.

“나도 널 사랑하고, 너도 날 사랑해야 가능하다는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임유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임유진, 다시 날 사랑하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강지혁의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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