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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8화

그저 일상을 얘기하는 듯한,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말투였지만 강지혁의 두 눈은 임유진의 속내를 싹 다 꿰뚫어 보려는 듯 미동조차 없었다.

임유진은 담담한 말투로 답했다.

“아쉽고 뭐고 할 게 뭐가 있어. 나는 그때 내가 했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아.”

어차피 그때 강현수에게 모든 걸 얘기한다고 해도 그가 원하는 말을 들려줄 수 없기에 결과적으로 강현수를 더 괴롭게만 할 뿐이었을 테니까.

왜냐하면 당시 그녀가 사랑했던 사람은...

임유진의 눈동자가 갑자기 조금 어두워졌다.

그때는 강지혁을 정말 많이 사랑했었는데 지금은 어떻지?

강지혁을 향한 감정이 얼마나 남아 있지?

“무슨 생각해?”

강지혁이 손을 뻗어 임유진의 턱을 잡고 물었다.

그녀가 뭔가를 생각하다가 갑자기 눈가가 짙어진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꼭 그가 알 수 없는 뭔가가 따로 있는 것 같아서.

“아무것도 아니야.”

“솔직하게 말해줘.”

강지혁이 물러서지 않고 대답을 요구하자 임유진이 살짝 머뭇거리더니 결국 사실대로 말했다.

“내가 지금 너한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생각하고 있었어.”

이에 강지혁이 흠칫하더니 이내 천천히 입술을 열고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결론은 뭔데?”

“나도 잘 모르겠어.”

임유진이 자조하듯 입꼬리를 올리고 피식 웃었다.

“전에는 정말 많이 사랑했는데 그간 우리 사이에 있었던 많은 일들 때문에 감정이 부서지고 조각난 것 같아.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뭐가 됐든 나는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거야. 그리고...”

임유진은 잠깐 뜸을 들이더니 기대가 조금 섞인 눈빛으로 강지혁을 바라보았다.

“가능하다면 나는 우리가 적어도 서로를 위하는 가족이 되었으면 해. 다른 건 바라지 않고 딱 가족 같은 관계면 돼. 아이들이 우리 사이가 안 좋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임유진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집을 주고 싶었다.

강지혁은 그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임유진을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그녀는 그저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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