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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6화

임유진은 그녀의 그림들로 꽉 채워진 화실을 삥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현수 씨가 이러는 건 우리가 어릴 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일종의 집념 같은 것뿐이에요. 그리고 원래 사람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얻지 못하면 더 얻고 싶고... 그래서 더 나를 찾는 것에 집착했는지도 몰라요. 게다가 무의식중에 나를 너무 미화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나는 대단히 가치 있는 사람이 아니고 그냥 별다를 거 없는 사람이에요.”

말을 마친 후 임유진은 고개를 돌려 강지혁을 바라보며 그에게 잡힌 손을 빼더니 두 손을 뻗어 강지혁의 목을 감았다.

강지혁은 임유진의 행동에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지만 그녀가 발꿈치를 들고 자신의 입술에 입을 맞출 때까지 그저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임유진은 눈을 감은 채 그렇게 먼저 강지혁에게 입을 맞췄다.

그리고 강지혁은 점점 더 어두워지는 눈빛으로 3초간 가만히 서 있더니 서서히 눈을 감고 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임유진은 조금 달뜬 호흡을 내쉬며 입을 떼고는 강현수 쪽을 바라보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강지혁뿐이에요. 현수 씨는 어릴 때 나랑 한 약속 지켰으니까 이제 더 이상 과거에 미련 가지지 마세요.”

강현수의 눈동자가 서서히 어둠으로 잠식되어 갔다.

임유진의 입에서 약속을 지켰으니 이제 그만하라는 말이 나왔다.

그렇게 오랜 시간 찾아 헤맨 것이 그녀에게는 그저 한낱 약속일 뿐이었다.

...

강현수의 별장에서 나온 임유진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문 바로 앞에 강지혁의 부하로 보이는 사람들이 마치 조직 보스를 기다리는 듯한 엄숙한 자세로 고개를 숙였기 때문이다.

강현수 별장에 있던 도우미와 경비원들은 그 사람들에게 완전히 제압돼 있었다.

강지혁이 그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고 당당하게 화실까지 들어올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거였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왜... 이렇게 많이 데려왔어?”

임유진이 벙찐 얼굴로 물었다.

“...”

그녀의 질문에 강지혁은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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