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1111 - 챕터 1120

1427 챕터

제1111화

강현수가 떠난 후 임유진은 그제야 자신의 휴대폰이 아직 강지혁에게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저택에 갇혔을 때 강지혁은 제일 먼저 그녀의 휴대폰부터 가져갔고 그 뒤로 임유진은 휴대폰을 볼 수가 없었다.휴대폰 때문에 다시 강지혁을 찾을 수는 없으니 내일 새로운 휴대폰을 사고 유심도 바꿔야 했다.하지만 새로운 휴대폰으로 바꾸게 되면 그만큼 돈이 들었다.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임유진은 강현수가 다시 온 건가 싶어 별다른 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그러나 거기에는 강현수가 아닌 고이준이 서 있었다.“임유진 씨 휴대폰입니다. 대표님께서 돌려주시라고 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고이준은 임유진에게 휴대폰을 건네주었다.그리고 임유진이 휴대폰을 건네받은 다음 고이준은 별다른 말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임유진은 문을 닫고 거실 소파에 앉았다.휴대폰 전원을 켜보니 아직 배터리가 조금 남아있었다. 그리고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가 와 있었다.제일 많게는 한지영이었고 일부는 로펌에서 온 것이었다.임유진은 무사하다는 걸 알리기 위해 한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지영은 드디어 걸려온 임유진의 전화에 흥분해서 물었다.“너 나왔어? 괜찮은 거야? 강지혁은 대체 널 어디로 데려갔던 건데? 너한테 이상한 짓은 안 했고? 너 지금 어디야?!”쏟아지는 질문에 임유진은 그녀의 걱정이 느껴져 미소를 지었다.“응, 나 괜찮아. 그리고 강지혁은 앞으로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야.”“그게 무슨 뜻이야?”한지영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강지혁이랑 나랑 이제 더는 볼 일 없다고.”“너...”임유진의 목소리는 분명 평온하기 그지없었지만 한지영은 왠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만 같았다.“너 정말 괜찮은 거야...?”“응, 정말 괜찮아. 나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고 얘기해주려고 전화 한 거야. 앞으로 이런 일 없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나 배터리가 된 것 같아. 그럼 이만 끊을게.”임유진은 전화를 끊은 후 휴대폰을 다시 확인했다.휴대폰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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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하지만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다시 헤어지게 되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지난번은 강지혁이 헤어지길 원했고 이번에는 임유진이 헤어짐을 원했다는 것이다.두 사람은 어쩌면 처음부터 이렇게 될 운명이었을 지도 모른다.“이제는 정말 너를 잊을 때가 된 거야.”임유진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다음날.한지영은 퇴근하자마자 임유진을 찾아갈 생각으로 서둘러 가방과 외투를 챙겼다.어제 임유진에게서 무사하다는 연락을 받기는 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었다.한지영이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에 타려고 하던 그때, 누군가가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한지영 씨죠?”말을 걸어온 사람은 웬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였다. 그 여자는 가을 신상 컬렉션을 몸에 두른 채 시선을 조금 아래로 하고 한지영을 내려보았다.“누구세요?”“고유정이에요. 백연신 씨 결혼 상대이기도 하고요. 연신 씨랑 만나신다면서요? 그래서 얼굴이나 볼까 하고 왔어요.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분명히 의견을 묻고 있었지만 말투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한지영은 정략결혼이라는 말에 눈썹을 치켜세웠다.‘결혼? 연신 씨한테 그런 말 못 들었는데? 흠... 뭐가 됐든 지금 이 상황은 그러니까 연적이 날 찾아온 거네? 잠깐, 이 여자를 연적이라고 할 수나 있나?’한지영은 머릿속은 지금 많은 생각들로 넘쳐났고 한순간에 그녀에게 무시당한 고유정은 미간을 찌푸렸다.앞으로의 계획이 아니었으면 고유정은 이런 곳에서 한지영에게 시간을 쏟지도 않았을 것이다.‘이렇게 평범한 여자가 뭐가 좋다고, 쯧.’“이봐요. 얘기할 수 있냐고요.”고유정이 짜증 섞인 말투로 물었다.“좋아요. 근처에 자주 가는 카페가 있는데 거기로 가요. 아, 커피값은 그쪽이 계산하세요.”한지영은 이런 여자와 얘기하는 것에 굳이 돈을 쓰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볼 일이 있어 찾아온 건 고유정 쪽이니 말이다.그리고 고유정은 한지영이 커피 한잔 마시는 것에도 돈을 아까워하는, 별 볼 일 없는 여자라고 생각해 더욱더 그녀를 얕잡아 보았다.“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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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한지영은 눈을 깜빡이더니 휴대폰을 들어 해진 그룹을 검색하기 시작했다.이에 고유정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해진 그룹을 모른다고? 진심으로?’고유정은 이런 상황이 전개될 거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해진 그룹이라고 얘기하면 당연히 화들짝 놀라며 그녀의 눈치를 볼 줄 알았는데 한지영은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로 대놓고 검색까지 해댔다.한지영은 인터넷으로 해진 그룹에 관해 한번 쓱 훑어보더니 휴대폰을 다시 내려놓고 웃음을 지었다.“고유정 씨가 누군지 이제 잘 알겠네요. 방금 조만간 연신 씨랑 약혼식을 올릴 거라고 했나요? 그렇다는 건 아직 약혼을 한 건 아니라는 소리네요? 그리고 백씨 가문에서 점 찍어둔 연신 씨 미래 와이프라는 건 백씨 가문의 뜻이지 연신 씨 뜻은 아니라는 소리고요. 그러니까 종합해 보면 고유정 씨는 연신 씨랑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는 뜻이 되네요?”한지영은 백연신에게 미리 정해진 짝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분명 아직 확인된 건 아무것도 없지만 그녀는 아주 당연하게 백연신을 믿고 있었다.어쩌면 이런 게 사랑의 힘일지도 모르겠다.고유정은 틀린 거 하나 없는 한지영의 말에 이를 바득바득 갈며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았다.확실히 한지영의 말처럼 결혼은 단지 고씨 가문과 백씨 가문의 어른들 사이에서 얘기가 오고 간 것일 뿐 백연신은 이에 동의한 적이 없다.“참, 제 소개를 안 했죠?”한지영은 목을 가다듬고는 어깨를 쭉 편 채 고유정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안녕하세요. 저는 한지영이에요. 연신 씨의 공식 여자친구죠! 아까 공식 여자친구인 저한테 조용히 사라지라고 했었나요? 아무것도 아닌 그쪽이 그런 말 하는 거, 솔직히 웃긴 거 아시죠?”고유정은 당돌한 자기소개에 코웃음을 치고는 한지영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됐고, 액수 불러요. 얼마면 연신 씨 옆에서 떨어질래요?”그 말에 한지영의 두 눈이 반짝였다.드라마 속에서나 봤던 장면을 자신이 직접 겪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드라마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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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한지영의 말대로 고유정은 애초부터 10억을 줄 생각 따위 없었고 그저 한지영과의 대화가 필요했을 뿐이다. 백연신에게서 한지영을 떨어트려 놔야 했으니까.하지만 한지영은 생각보다 똑똑한 여자였고 그녀의 의도를 금세 알아챘다.그때, 한지영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한지영이 휴대폰을 집어 들어 화면을 보니 발신자는 백연신이었다.“어디야?”통화버튼을 누르자 백연신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카페요. 연신 씨 집안이 점 찍어둔 연신 씨 미래 와이프랑 얘기 나누고 있어요. 해진 그룹 딸이라는데요?”한지영이 태연한 목소리로 답했다.“뭐?”백연신의 목소리가 한 톤 높아졌다.“그 여자가 널 찾아갔어? 너한테 이상한 짓은 안 했고?!”“돈을 줄 테니 연신 씨 옆에서 사라져달라는데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거짓말 같아요. 돈을 줄 생각이 없어 보이거든요.”고유정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오늘 그녀의 계획은 하나도 제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그러니 이대로 계속 여기 있어봤자 얻을 수 있는 게 없었다.고유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오늘 일 반드시 후회해줄 거야!’라는 눈빛으로 한지영을 쏘아보고는 씩씩대며 자리를 벗어났다.한지영은 계속 통화하다가 고유정이 걸어가는 걸 보고는 큰소리로 외쳤다.“아, 커피 잘 마셨어요!”이에 고유정은 자리에 우뚝 멈춰서더니 고개를 돌려 한 번 더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완전히 카페를 나가버렸다.“무슨 소리야?”전화기 너머로 그 소리를 들은 백연신이 물었다.“별거 아니에요. 커피값을 고유정 씨가 냈거든요. 그래서 보내기 전에 잘 마셨다고 인사했어요.”백연신은 그 말에 순간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역시 한지영은 한지영이었다.사실 아까 고유정이 그녀를 찾아왔다는 걸 들었을 때는 한지영이 괜한 오해를 하는 건 아닌가 싶어 마음이 불안했었다.하지만 얘기하는 걸 들어보니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듯했다.“데리러 갈까?”“아니요. 사실 퇴근하고 바로 유진이한테 가기로 했었거든요. 유진이 집에서 나오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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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강지혁이 그냥 널 거기에 가두고만 있었다고? 너한테... 이상한 짓은 안 했고?”한지영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응, 안 했어.”임유진의 답에 한지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완전히 미친놈은 아니네.”한지영은 곧바로 뭔가 떠오른 듯 또다시 물었다.“참, 어제 강지혁이랑 더는 볼 일 없다고 했던 건 무슨 말이야? 너희 둘...”“말 그대로야. 앞으로 더 이상 강지혁이랑 볼 일 없어. 전에 말했던 누나 동생 놀이도 완전히 끝났고. 이제는 정말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남이 된 거지.”임유진은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하지만 그 평온한 표정이 한지영에게는 전혀 평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한지영은 강지혁이라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임유진에게 큰 상처를 줬으니까.하지만... 강지혁과 임유진이 이제는 완전히 남이 됐다고 하니 어쩐지 가슴이 욱신거렸다.어쩌면 한지영은 그래도 마음 한편으로는 임유진이 강지혁과 다시 잘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던 건지도 모른다.“세상에 남자가 강지혁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닌데 뭐. 잘됐어. 너는 더 좋은 남자 만날 수 있을 거야!”한지영은 위로의 말을 건넸다.임유진은 그 말에 그저 담담하게 웃어 보이기만 했다.한지영은 강지혁과 완전히 끝난 지금 임유진이 이대로 연애를 포기하고 혼자 살게 될까 봐 걱정되었다.그리고 임유진은 그런 그녀의 걱정을 정확히 눈치채고 있었다.솔직히 임유진은 혼자 살게 되는 것에 큰 두려움은 없었다. 심지어 이대로 죽을 때까지 혼자여도 크게 상관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감정에 휘둘려 아파하고 눈물을 흘리는 기분을 더 이상 느끼고 싶지 않았으니까.“맞다. 너 강현수랑은 어떻게 된 거야?”한지영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파티장에서 손가락이 골절된 채로 임유진을 찾으려고 하는 그 모습이 아직 눈에 훤했다.한지영은 강현수가 임유진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임유진은 그간 강현수와의 일들을 한지영에게 전부 다 얘기해주었다.한지영에게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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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강현수에게로 찾아가 진실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임유진이 계속 감추기로 한 이상 멋대로 나설 수는 없었다.그때 한지영의 카톡 알림이 울렸다.이에 한지영이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백연신이었다.[언제 올 거야?]임유진은 무심결에 그 메시지 내용을 보고는 한지영을 향해 말했다.“연신 씨 기다리는 것 같은데 이만 가봐. 우리는 다음에 밖에서 봐.”“그래, 이만 가야겠다. 너,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나한테 연락해. 혼자 다 짊어지려 하지 말고. 알겠어?”한지영은 아직 걱정을 내려놓지 못한 듯했다.“그래, 알았어.”임유진은 편한 미소를 지었다.그녀가 진정 마음속으로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오직 한지영뿐이라 그런지 한지영 앞에서는 언제나 진실한 표정만 지었다.한지영은 임유진의 집에서 나오자마자 한숨을 내쉬었다. 강지혁과 완전히 끝난 지금 상황에 강현수가 갑자기 배턴터치 하듯 열렬한 구애를 하는 게 과연 임유진에게 좋은 일일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임유진은 강현수를 좋아할 마음도 그를 받아줄 마음도 전혀 없어 보였으니까.한지영은 오늘따라 일방적 사랑이 아닌 쌍방의 사랑이 얼마나 큰 행운이고 복인지 다시금 깨달았다.그리고 백연신과 처음에는 조금 삐걱거렸지만 그래도 지금은 서로를 많이 믿고 사랑하게 된 것에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한지영은 빠르게 백연신의 별장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려 별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백연신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통화하는 표정이 무척이나 무서웠다. 평소 한지영이 봐왔던 표정이 아니었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백연신은 한지영이 들어온 것을 보더니 금방 무서운 표정을 지우고 그녀가 잘 알고 있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돌아왔다.한지영은 그걸 보고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녀는 가방을 내려놓은 다음 소파에 앉아 꽃받침을 하고 통화하는 백연신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스피커폰은 아니었지만 한지영은 백연신의 통화 상대가 그의 아버지의 첫 번째 부인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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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나랑 그 여자가 유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백씨 가문에서 내 죽음을 제일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이 그 여자니까.”백연신의 말에 한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백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백연신에게 빼앗겼으니 좋은 감정이 있을 리가 없었다.“네가 오늘 만난 고유정도 그 여자 짓이야. 고씨 가문의 도움을 받아 나를 상대하려는 거지. 그러기 위해서는 결혼이 제일 좋은 수단이었을 테고.”한지영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물었다.“고씨 집안을 이용해 연신 씨를 상대하려는 거면 고유정 씨를 자기 아들과 결혼시키는 게 더 좋지 않아요?”“고유정은 버리는 패야.”“버리는 패요? 고유정 씨는 고씨 집안의 딸이잖아요.”“고유정은 그 집 딸이 아니야. 어릴 때 아이가 바뀌었어. 고씨 집안은 그걸 알고 난 뒤로 쭉 친딸을 찾아다녔고 수년간 찾은 끝에 드디어 친딸을 찾게 됐지. 이 얘기는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건 물론이고 고유정한테도 얘기하지 않았을 거야.”한지영은 그 말을 듣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이건 완전히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다.“고씨 가문에게 있어 제일 중요한 건 친딸이야. 고유정은 피가 섞인 것도 아니니 마침 이용할 수 있을 때 이용하려는 거겠지.”백연신은 한지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아마 그쪽에서는 고유정을 보내 나한테 고씨 가문은 나와 한패라는 허상을 심어주려고 했을 거야. 그러다 내가 완전히 속아 넘어갔을 때 배신할 생각이었을 거고. 그러면 백씨 가문은 자연스럽게 그 여자 것이 되겠지.”한지영은 그 말을 들으며 속으로 부자들의 세계는 생각보다 더 복잡하다며 감탄 아닌 감탄을 했다.“그런데 연신 씨는 고유정이 그 집 친딸이 아니라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그 정도도 알아내지 못하면 지금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거야.”백연신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한지영은 자신감 넘치는 그의 얼굴을 보고는 순간 넋을 잃었다. 이 남자는 평소에도 예쁜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더더욱 예뻤다.“오늘 고유정이 찾아온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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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한지영은 백연신을 째려보았다.“그걸 질문이라고. 연신 씨도 한번 깨물려볼래요?”“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해. 자.”백연신은 자신의 볼을 그녀에게 들이밀었다.한지영은 진심인 듯한 그를 보고 조금 당황스러웠다.그리고 막상 깨물려고 보니 쉽게 왠지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한지영은 눈앞에 있는 남자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백여신은 마초 같은 진한 남성미가 넘치는 얼굴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여성처럼 선이 예쁘게 여린 느낌은 또 아니었다.이렇게 가까이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있으니 오늘따라 그의 얼굴이 더 완벽해 보였고 더 섹시해 보였다.한지영은 백연신의 얼굴을 덥석 잡더니 깨무는 것이 아닌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이 예쁜 얼굴을 어떻게 깨물 수가 있을까.백연신은 이에 멈칫하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안 깨물어?”“이렇게 예쁜 얼굴을 어떻게 깨물어요. 뽀뽀만 해도 모자란 데.”한지영은 그의 위에 올라타 이번에는 뽀뽀가 아닌 키스를 해댔다.“지영아...”백연신은 간신히 입술을 떼고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자고 갈래?”“당연히 그럴 생각이었는데요?”한지영은 팔을 들어 적극적으로 백연신의 목을 휘감으며 말했다.오늘 밤, 그녀는 백연신을 꼭 끌어안고 자신이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 사랑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지 잔뜩 느끼게 해줄 생각이다.백연신은 그 말에 한지영을 안은 채로 소파에서 일어나 침실로 향했다.한지영은 그에게 안겨 침실 침대에 눕혀지고는 그제야 뭔가 생각난 듯 손을 들어 그의 가슴팍을 밀어냈다.“잠깐만요. 우리 콘돔...”하지만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연신이 몸을 기울여 그녀의 입술을 탐해버렸다.한지영은 그와의 키스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간신히 이성을 되찾고 입술을 뗐다.“잠깐... 만약 우리 이대로 하면... 나 임신할지도 몰라요...”“그럼 임신해.”백연신의 말에 한지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전에는 임신하면 백씨 가문에서 수작을 부릴까 봐 그렇게 걱정해놓고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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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그렇긴 한데... 좀 빠르지 않아요?”한지영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백연신의 계획대로 라면 그녀는 3개월 뒤에 미혼여성에서 기혼여성이 된다.이건 아무래도 너무 빨랐다.“그렇게 생각해?”백연신은 한지영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나한테는 아니야. 나는 솔직히 늦은 편이라고 생각해. 나는 우리가 하룻밤을 보냈던 그 날부터 언젠가는 너와 결혼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백연신은 절대 한순간의 흥미로 움직이지 않는다. 한지영과 평생을 함께할 생각이 없었다면 애초에 그날 밤을 같이 보내지도 않았을 거고 그녀를 다시 찾아오는 수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니 그에게 있어 결혼은 절대 빠른 편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제야 결혼 얘기를 꺼내는 것이 상당히 늦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한지영은 빨개진 얼굴로 백연신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숨을 한번 들이켜고는 뭔가 결심한 듯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좋아요. 우리 3개월 뒤에 결혼해요!”한지영은 말을 마친 후 먼저 그에게 입을 맞췄다.그녀 역시 결혼 상대로 백연신이 아닌 다른 사람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늦은 밤.고이준은 지금 불안한 얼굴로 굳게 닫힌 피의 방 문을 바라보고 있다.강지혁은 저녁을 먹은 후 이 방으로 들어가서는 6시간이나 넘었는데도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무슨 일 생기는 건 아니겠지?’고이준은 문득 이 방에 있는 장검이 생각났다.세월이 오래 지난 터라 장검이 옛날처럼 날카롭지 않았지만 사람 살을 파고들 정도는 충분히 가능했다.고이준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불안해졌고 결국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손을 들어 방문을 두드리려고 했다.하지만 그때, 굳게 닫혔던 문이 열리고 강지혁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대표님.”고이준은 서둘러 강지혁의 몸부터 훑어보았다. 다행히 아무런 상처도 없는 것으로 보아 별다른 일은 없었던 것 같다.하지만 지금의 강지혁은 마치 하나의 얼음장 같아 보였다. 그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였다.임유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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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강지혁은 저택을 봉쇄함으로써 이 저택에서 있던 일들을 모두 기억 한편에 봉인해 영원히 꺼내지 않을 생각이다.강지혁은 말을 마친 후 성큼성큼 저택 밖으로 나왔다.앞으로 그는 두 번 다시 이곳을 찾지 않을 것이다. 그의 희망과 절망이 모두 깃든 이 저택은 그의 금기가 될 것이고 한때 누나라고 불렀던 여자 역시 그의 금기가 될 것이다.....배유진은 오늘 임유진의 로펌으로 찾아왔다.임유진을 만나려고 온 것이 아닌 차정훈 변호사에게 상담을 받기 위해서 말이다. 그녀는 인터넷에 악의적인 악플을 남기고 있는 악플러들을 고소할 생각이다.차 변호사는 그녀의 의뢰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어려운 건도 아니고 배여진의 제시한 금액이 상당히 괜찮았으니까.배여진은 얘기를 마친 후 웃으며 말했다.“제가 차 변호사님한테 의뢰를 한 건 이곳에 유진이가 있어서예요. 사촌 동생이 있는 곳이면 제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 것 같아서요.”차 변호사는 웃으며 예의상의 답변을 하고는 배여진이 떠나려고 할 때 임유진을 향해 말했다.“유진 씨, 언니분 모셔다드리고 오세요.”임유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배여진을 데리고 사무실을 나섰다.“유진아, 너 괜찮은 거지? 현수 씨한테 너 돌아왔다는 소식 듣고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임유진은 그녀를 차가운 눈길로 바라보았다.배여진이 하는 말이 진심일 리가 없었다. 배여진은 이대로 임유진이 돌아오지 않길 간절히 바랐던 사람일 테니까.“우리 로펌에 의뢰를 맡긴 건 솔직히 의외야.”임유진이 말했다.“뭐가 의외야. 당연히 사촌 동생이 다니는 로펌으로 와야지. 우리 가족이잖아.”배여진은 좋은 언니인 것처럼 미소를 지었다.임유진은 이런 그녀가 이해가 가지 않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했다.‘이미 나한테 다 들킨 마당에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가족? 정말 그렇게 생각해?”임유진은 배여진의 두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그, 그럼 당연하지.”배여진은 그녀의 시선을 피하고는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그럼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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