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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강현수에게로 찾아가 진실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임유진이 계속 감추기로 한 이상 멋대로 나설 수는 없었다.

그때 한지영의 카톡 알림이 울렸다.

이에 한지영이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백연신이었다.

[언제 올 거야?]

임유진은 무심결에 그 메시지 내용을 보고는 한지영을 향해 말했다.

“연신 씨 기다리는 것 같은데 이만 가봐. 우리는 다음에 밖에서 봐.”

“그래, 이만 가야겠다. 너,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나한테 연락해. 혼자 다 짊어지려 하지 말고. 알겠어?”

한지영은 아직 걱정을 내려놓지 못한 듯했다.

“그래, 알았어.”

임유진은 편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진정 마음속으로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오직 한지영뿐이라 그런지 한지영 앞에서는 언제나 진실한 표정만 지었다.

한지영은 임유진의 집에서 나오자마자 한숨을 내쉬었다. 강지혁과 완전히 끝난 지금 상황에 강현수가 갑자기 배턴터치 하듯 열렬한 구애를 하는 게 과연 임유진에게 좋은 일일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임유진은 강현수를 좋아할 마음도 그를 받아줄 마음도 전혀 없어 보였으니까.

한지영은 오늘따라 일방적 사랑이 아닌 쌍방의 사랑이 얼마나 큰 행운이고 복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그리고 백연신과 처음에는 조금 삐걱거렸지만 그래도 지금은 서로를 많이 믿고 사랑하게 된 것에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한지영은 빠르게 백연신의 별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별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백연신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통화하는 표정이 무척이나 무서웠다. 평소 한지영이 봐왔던 표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백연신은 한지영이 들어온 것을 보더니 금방 무서운 표정을 지우고 그녀가 잘 알고 있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돌아왔다.

한지영은 그걸 보고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녀는 가방을 내려놓은 다음 소파에 앉아 꽃받침을 하고 통화하는 백연신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스피커폰은 아니었지만 한지영은 백연신의 통화 상대가 그의 아버지의 첫 번째 부인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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