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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그렇긴 한데... 좀 빠르지 않아요?”

한지영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백연신의 계획대로 라면 그녀는 3개월 뒤에 미혼여성에서 기혼여성이 된다.

이건 아무래도 너무 빨랐다.

“그렇게 생각해?”

백연신은 한지영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나한테는 아니야. 나는 솔직히 늦은 편이라고 생각해. 나는 우리가 하룻밤을 보냈던 그 날부터 언젠가는 너와 결혼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백연신은 절대 한순간의 흥미로 움직이지 않는다. 한지영과 평생을 함께할 생각이 없었다면 애초에 그날 밤을 같이 보내지도 않았을 거고 그녀를 다시 찾아오는 수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 있어 결혼은 절대 빠른 편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제야 결혼 얘기를 꺼내는 것이 상당히 늦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지영은 빨개진 얼굴로 백연신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숨을 한번 들이켜고는 뭔가 결심한 듯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좋아요. 우리 3개월 뒤에 결혼해요!”

한지영은 말을 마친 후 먼저 그에게 입을 맞췄다.

그녀 역시 결혼 상대로 백연신이 아닌 다른 사람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

늦은 밤.

고이준은 지금 불안한 얼굴로 굳게 닫힌 피의 방 문을 바라보고 있다.

강지혁은 저녁을 먹은 후 이 방으로 들어가서는 6시간이나 넘었는데도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무슨 일 생기는 건 아니겠지?’

고이준은 문득 이 방에 있는 장검이 생각났다.

세월이 오래 지난 터라 장검이 옛날처럼 날카롭지 않았지만 사람 살을 파고들 정도는 충분히 가능했다.

고이준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불안해졌고 결국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손을 들어 방문을 두드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굳게 닫혔던 문이 열리고 강지혁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

“대표님.”

고이준은 서둘러 강지혁의 몸부터 훑어보았다. 다행히 아무런 상처도 없는 것으로 보아 별다른 일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강지혁은 마치 하나의 얼음장 같아 보였다. 그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임유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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