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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임유진은 현장 스태프 쪽으로 가 배여진에게 USB를 주기 위해 왔다는 소리를 하고 나서야 인파를 뚫고 배우들 대기실 쪽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배여진은 지금 한창 메이크업을 받고 있었고 아직 옷은 갈아입지 않은 상태였다. 그녀가 현재 입고 있는 옷들은 전부 다 브랜드 옷이었고 그것도 로고가 크게 박혀 있는 옷들이었다. 자신이 브랜드 옷을 입었다는 것을 남들이 모를 수 없게 하려고 작정한 듯이 말이다.

그리고 그녀는 반지와 팔찌도 하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가격이 비싼 것들이었다.

임유진은 그런 배여진을 보며 새삼 예전의 그녀와 많이 바뀌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진아, 왔어?”

배여진은 친절한 태도로 그녀를 반겼다.

“여기 USB.”

임유진은 배여진에게 USB를 건넸다.

하지만 배여진은 바로 받는 것이 아닌 시선을 그녀의 뒤로 보내며 말했다.

“내가 지금 좀 바빠. 그리고 이따 촬영도 해야 하니까 나 끝날 때까지 저쪽 대기실에서 기다려줄래? 너한테 고소장 관련해서 물어볼 게 있거든. 너도 차 변호사님 아래 있으니까 잘 알 거 아니야.”

임유진은 USB만 넘겨주고 바로 갈 생각이었기에 그녀의 말을 듣고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다 한숨을 쉬며 우연히 고개를 돌렸다가 엑스트라 무리 중 한 명을 보고 멈칫했다.

그리고 그 상대방도 임유진을 보더니 흠칫하고는 곧바로 발걸음을 옮겨 임유진의 앞으로 다가왔다.

“임유진? 네가 왜 여기 있어?”

“두 사람 아는 사이에요?”

배여진이 물었다.

“네, 알고 있어요! 잘 알죠.”

여자는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힘 좀 쓸 것 같은 그런 여자였다. 그녀는 배여진을 향해 허리도 숙이고 입꼬리도 올리며 꽤 잘 보이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한낱 엑스트라에 불과했고 배여진은 강현수와 현재 가장 가까이에 있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예계 쪽에서는 배여진이 강현수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라고 소문이 자자했다.

그 소문 때문에 촬영 스태프들은 배여진을 속으로는 깎아내리고 주제를 모른다고 비웃으면서도 앞에서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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