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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배여진은 짜증이 가득 치밀어 올랐지만 애써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당, 당연히 그래야죠. 참, 오늘 여기 유진이도 왔어요. 지금 저쪽 대기실에서 나 기다리고 있고요. 조금 있으면 촬영도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먼저 유진이 만나고 와야겠어요.”

배여진은 옆 대기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진 씨가 여기 있다고?”

강현수는 깜짝 놀라며 배여진을 따라갔다.

“같이 가.”

강현수는 임유진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얼굴이 활짝 폈다.

사실 그는 임유진의 월세방에서 나온 뒤로 매일 같이 그녀를 찾아가 얼굴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은 건 임유진이 부담스러워할까 봐서였다.

그래서 강현수는 요즘 최대한 자중하며 임유진이 마음 정리를 하고 괜찮아질 때까지 그녀를 보러 가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배여진은 강현수가 따라오는 것을 보고는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그녀는 대기실 문을 열고 나면 크게 비명을 지를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강현수를 포함한 촬영장 스태프들 모두 이쪽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임유진은 개망신을 당하게 될 테니까!

그렇게 두 사람이 거의 대기실 앞에 도착할 무렵, 백화점 밖에서 구급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멈춰서더니 이내 들것을 든 구급대원들이 다급하게 촬영장 안으로 들어왔다.

“비켜주세요! 비켜주세요!”

구급대원들은 소리를 지르며 이쪽으로 빠르게 달려왔다.

“약물 환자 어디 있습니까?!”

그 말에 배여진은 어리둥절했다.

‘뭐야? 누가 구급차를 부른 거야?’

그녀가 상황을 채 파악하기도 전에 이번에는 경찰이 인파를 뚫고 들어오며 물었다.

“약물 환자가 있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왔습니다. 임유진 신고자분은 어디 계시죠?”

‘임유진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배여진은 몸이 굳어버렸다.

그녀 옆에 있던 강현수는 임유진이라는 이름에 얼굴이 무섭게 변해서는 배여진을 향해 물었다.

“유진 씨가 들어간 대기실이 어디야?!”

“여... 여기요.”

배여진은 다급한 얼굴의 강현수를 보고는 화들짝 놀라 저도 모르게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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