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Chapter 1131 - Chapter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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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1화

그 말에 강현수는 이상함을 느꼈다. 그가 문을 열었을 때는 문은 잠겨있지 않았으니까.“경찰서로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경찰이 말했다.“네, 알겠습니다.”“같이 가줄게요.”강현수는 대기실을 나서는 임유진의 손을 잡았다.“괜찮아요. 나 혼자 가도 돼요.”임유진은 괜찮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강현수는 그녀의 손을 더 단단히 잡으며 말했다.“나도 목격자라 같이 가는 게 좋을 거예요.”그의 눈빛은 무척이나 단호했다. 임유진은 거절 따위 듣지 않겠다는 듯한 그를 보며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그녀가 동의하든 말든 강현수는 경찰서로 가야만 했다. 그의 말처럼 그는 현장을 목격한 목격자였으니까.강현수는 대기실 밖 인파를 확인하더니 임유진을 자신의 뒤에 세우며 말했다.“내 등 뒤에 딱 붙어서 따라와요. 알겠죠?”“네?”임유진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 강현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성큼성큼 앞으로 나섰다.현장 스태프들과 백화점 고객들 그리고 주인공 배우들의 팬까지, 전부 다 강현수와 임유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경호원이 바로 강현수와 임유진을 보호해주기는 했지만 극성인 팬들은 그 경호를 뚫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심지어 누군가는 임유진의 얼굴 가까이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했다.그리고 강현수는 임유진을 뒤로 숨긴 채 그들이 그녀의 얼굴을 찍지 못하게 막았다.“고개 들지 말고 나만 따라서 와요.”강현수의 말이 들려오자 임유진은 순간 안도감이 들었다.그리고 이 느낌은 어릴 때 산속에서 헤맸을 당시와 똑같았다.날이 어두워지고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당시 강현수는 일단 쉬는 게 좋겠다며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어느 동굴 안으로 들어가 이렇게 말했다.“괜찮아. 내 옆에 딱 붙어 있어. 그리고 졸리면 나한테 기대고 자. 나는 자지 않아도 되니까 네가 자면 내가 망을 볼게. 나는 너보다 담이 커서 안 무서워.”하지만 무섭지 않다고 얘기한 것 치고 그의 두 손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임유진은 인파 속을 뚫고 가며 그때의 기억이 떠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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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배여진이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을 그때, 대기실 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이게 뭐야?”그리고 뒤이어 대기실 안에 있던 현장 스테프의 목소리도 들려왔다.“이 사진들 뭐야? 웩, 더러워.”‘사진?!’배여진은 그제야 오늘 장이경을 이곳으로 부른 이유가 사진 거래라는 것이 떠올랐다.그녀는 아까 장이경에게 약이 탄 음료를 준 후 대기실로 따라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약 효과가 돌기까지 기다렸다.원래 계획은 장이경과 임유진이 뒤엉켜있는 장면을 강현수와 함께 목격하고 난 뒤 틈을 타 사진을 회수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바람에 그녀는 사진을 챙겨야 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배여진이 서둘러 대기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이미 장이경이 가져온 사진들이 스태프들 손에 전부 다 들려있었다.그중 누군가가 갑자기 배여진을 힐끔 보고는 옆 사람에게 말했다.“이 여자 배여진 아니야?”“에이, 완전 시골 촌뜨기가 따로 없는데 설마...”“배여진 맞는 것 같은데? 잠깐, 여기 배여진이 뽀뽀한 사진 속 남자... 아까 구급대원들이 데리고 간 그 남자 아니야?”배여진은 분노로 온몸이 덜덜 떨렸다.장이경까지 불러서 임유진에게 개망신을 주려고 했던 계획은 보기 좋게 어그러지고 되레 그녀가 개망신을 당하게 되었다.‘임유진! 진짜 죽여버릴 거야!’그 시각 현장에 있던 또 한 명의 여자 역시 몸을 덜덜 떨었다.오지영은 그녀가 감방에서 그렇게도 괴롭혔던 임유진이 지금 강현수의 보호 하래 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 못 했다.아까 그 장면은 누가 봐도 강현수가 임유진을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임유진은 감방까지 갔다 왔는데 어떻게 강현수랑 같이 있을 수가 있지?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오지영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상황을 되짚어 보다가 문득 무서운 사실이 하나가 떠올랐다.‘설마 임유진 그게 강현수한테 감방에서 나한테 괴롭힘당했다는 거 다 얘기하는 건 아니겠지? 만약 강현수가 대신 복수해주겠다고 나서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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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임유진은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하려다가 진지한 강현수의 표정을 보고는 거절하려는 말을 도로 삼켜버렸다.그에게서 다시 돌려받은 휴대폰이 유난히 더 무겁게 느껴졌다.“집으로 데려다줄게요. 그리고 오늘 일은 내가 어떻게 된 일인지 무조건 알아낼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경찰분들이 조사하겠다고 했잖아요. 걱정 안 해요.”“경찰한테 맡기기만 할 수는 없어요.”강현수는 임유진에게 해가 될 만한 사람은 싹 다 제거하겠다는 얼굴을 하며 말했다.“유진 씨한테 해를 끼친 사람은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임유진은 그 말을 듣더니 갑자기 그를 보며 물었다.“나를 해치려는 사람이 여진 언니라고 해도요?”이에 강현수의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솔직히 그는 그 가능성만큼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다른 사람에게는 망설임 없이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지만 배여진에게는 아니었다. 배여진은 강현수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리워한 상대이기도 하고 어릴 적 그의 목숨을 구해준 여자이기도 하기에 강현수는 배여진에게 사랑은 약속하지 못해도 앞으로의 평탄한 생활은 보장해주고 싶었다.임유진은 복잡해 보이는 그의 얼굴을 보고는 쓰게 웃었다.“못 들은 거로 해요.”그녀는 말을 마치고는 다시 경찰서 밖으로 걸어갔다.임유진은 현재 한쪽 운동화에 신발 끈이 없어 걸음걸이가 조금 느렸다. 그러다 경찰서 밖 계단을 내려갈 때 다리를 드는 순간 신발 끈이 없는 운동화가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아!”임유진이 빠르게 내려가 신발을 주우려는 찰나 강현수가 그녀보다 더 빨리 움직여 신발을 주웠다.그러고는 다시 임유진의 앞으로 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그녀의 발 앞에 신발을 내려놓았다.그리고 임유진이 발을 넣으려고 할 때 강현수는 편히 신을 수 있도록 신발을 바닥에 고정해주었다.“고마워요.”강현수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이대로 가면 몇 번이고 신발이 날아가고 말 거예요.”그는 말을 마치고는 임유진이 뭐라 답변하려는 틈도 주지 않고 그녀를 번쩍 안아 주차장 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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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주차장.강현수는 임유진을 조수석에 앉힌 후 그녀에게 벨트까지 매주고 나서야 운전석으로 돌아와 시동을 켰다.차량은 임유진의 월세방으로 향했고 가는 길 강현수는 약국에 들러 연고를 사 왔다.“바르지 않아도 괜찮은데... 이 정도는 이틀 정도 지나면 금방 나아요.”“안돼요. 유진 씨한테는 작은 상처일지 모르지만 나한테는 아니에요.”강현수는 말을 마치고는 그녀가 집으로 돌아간 후 연고를 바르지 않고 이대로 내버려 둘까 봐 갓길에 차를 멈춰 세운 뒤 직접 연고를 집어 들어 그녀에게 발라주기 시작했다.“내가... 내가 할게요!”임유진은 그의 손에 든 연고를 빼앗고는 손가락에 덜어내 빨갛게 된 곳에 살살 발랐다.그러자 약이 피부에 스며드는 것이 느껴졌다.솔직히 연고 바를 정도의 큰 상처도 아니었기에 임유진은 두어 번 문지르고는 곧장 뚜껑을 닫았다.그때 강현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진 씨를 해친 사람이 배여진이라고 해도 나는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임유진은 조금 놀란 얼굴로 강현수를 바라보았다.“여진이는 어릴 때 날 구해준 내 생명의 은인이고 나한테는 중요한 사람도 맞아요. 그래서 솔직히 이번 일에 여진이가 아무런 상관도 없기를 바라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죄를 덮어줄 생각은 없어요. 나한테 있어 지금 제일 중요하고 아껴주고 싶은 사람은 유진 씨에요. 나는 유진 씨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억울하지 않기를 바라요.”임유진은 순간 코가 시큰해졌다.강현수는 화를 내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말을 했지만 그 담담함이 오히려 더 힘이 있게 느껴졌다.그리고 그와 동시에 임유진은 안도감과 따뜻함을 느꼈다.차량이 다시 출발하고 강현수는 시선을 돌려 앞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임유진은 한동안 약이 발려져 있는 손목을 빤히 바라보았다....배여진은 지금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장이경은 아까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받는 중이고 강현수는 임유진을 따라 경찰서로 가 조서를 받고 있다.배여진은 자신의 과거 사진이 사람들에게 들키는 것보다 강현수에게 임유진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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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배여진은 억울한 얼굴을 하며 자기 자신을 피해자로 만들었다.그녀가 피해자로 있는 한 임유진 일에서 그녀는 제외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국은 임유진이 재수가 없어 장이경에게 걸렸다는 거로 결론이 날 것이다.“방금 네가 한 말에 한 치의 거짓도 없어?”강현수는 배여진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그럼요!”배여진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 현수 씨, 나는 지금 내가 그 대기실에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만 하면 소름 끼쳐요. 나는 유진이처럼 똑똑하지 못해서 그렇게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을 게 분명하니까 아마 나는 지금쯤 큰 놀림거리가 되었겠죠...”그녀는 울먹거리며 위로를 얻으려는 듯 강현수의 품으로 다가갔다.하지만 강현수는 그런 그녀를 바로 밀쳐버렸다.“내가 전에 분명히 말하지 않았나? 나는 널 내 목숨을 구해준 은인으로밖에 생각 안 한다고. 그러니까 앞으로 이런 식의 행동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 앞에서 괜히 오해 살 만한 말도 하지 마.”배여진은 그 말을 듣고는 아랫입술을 꼭 깨물었다.“그리고 오늘 네가 한 말이 전부 다 진실이어야 할 거야. 경찰 쪽에서 조사를 시작했으니 얼마 안 가 범인이 잡힐 테니까.”배여진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잘됐네요. 나도 하루빨리 범인이 잡혔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나도 나를 해치려 했던 사람이 누군지 확실히 알 수 있을 테니까요!”배여진은 태연한 얼굴과 달리 그녀의 심장은 지금 세차게 쿵쾅거렸다. 그리고 유례없는 공포가 그녀를 감쌌다.‘만약 내가 한 짓이라는 게 밝혀지면... 그때는 어떡하지?’배여진은 자신의 거짓말이 혹여 들키기라도 할까 봐 몸을 덜덜 떨었다....주말.한지영은 기분전환도 할 겸 임유진을 밖으로 불러냈다.그러고는 차를 몰고 임유진과 함께 유명한 절로 향했다.“여기는 왜 왔어?”임유진은 절에 도착한 후 조금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한지영은 기도드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곳으로 온 것이 의외일 수밖에 없었다.“여기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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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하지만 그럼에도 한지영이 이렇게 눈치를 보는 건 얼마 전 임유진에게서 강지혁과 완전히 끝났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임유진이 힘들다고 내색한 적은 없지만 한지영은 지금 이 상황에 결혼한다고 말하는 것이 무척이나 조심스러웠다.“3개월 뒤에 결혼한다고?!”임유진은 한지영의 입에서 이런 빅 뉴스가 나올 줄을 상상도 못 했다.“응, 연신 씨가 3개월 안에 집안 문제를 다 해결하겠대. 그래서 다 해결하고 하면 바로 결혼하재.”한지영도 처음에는 너무 빠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3개월 뒤에 정말 결혼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이상하게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심지어 이제는 백연신의 아내가 되는 순간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지영아, 축하해!”임유진은 활짝 웃으며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네 결혼식인데 당연히 내가 들러리 서줘야지! 너 그 말 안 했으면 오히려 나 섭섭할 뻔했어!”“유진아, 괜히 나 때문에 무리할 필요 없어. 정말이야... 네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임유진은 한지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지영아, 난 정말 괜찮아. 내가 강지혁 일 때문에 속상해할까 봐 걱정됐던 거지? 네 마음 다 알아. 하지만 난 정말 괜찮고 네 결혼 소식이 진심으로 기뻐! 그러니까 괜히 마음 쓰지 않아도 돼. 나 네 들러리 무조건 할 거니까!”한지영은 자신이 걱정했던 점을 임유진이 다 알고 있다는 것에 괜히 뭉클해졌다.“나는 네가 연신 씨랑 잘돼서 정말 기뻐. 아마 너희 부모님 다음으로 네 행복을 바라는 사람이 나일 거야. 나는 어쩌면 이번 생은 웨딩드레스를 입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너는 꼭 입어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나는 네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평생을 약속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어!”임유진의 말이 한지영은 괜히 울컥해져 임유진을 꼭 끌어안고 말했다.“너만 일방적으로 축하해줄 생각 하지 마. 나도 네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거 꼭 축하해 줄 거니까!”임유진은 한지영의 말에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고 웃으며 답했다.“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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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한지영은 전에 와봤던 터라 익숙하게 임유진을 데리고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법당으로 향했다.해당 법당에는 지금 참배하는 사람이 있었던 터라 임유진과 한지영은 밖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순서를 기다렸다.그리고 드디어 참배를 마친 사람이 나오고 이제 그녀들도 순서대로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그때 등 뒤에서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그거 들었어요? 강지혁도 지금 여기 있대요.”“강지혁이라면 그 강씨 가문의 강지혁 말하는 거예요?”“네. 아까 절 입구에 왜 그렇게 사람이 많나 신기해서 물어보니까 그게 다 강지혁 때문에 그렇게 삼엄하게 경비가 선거래요.”아주머니들의 대화에 임유진은 멈칫했다.그 저택에서 떠난 뒤로 그녀는 강지혁이라는 이름이 더 이상 그녀의 생활 반경 안에서는 들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외의 장소에서 그의 이름을 듣게 되었고 심지어 그와 지금 한 절 안에 있게 되었다.한지영도 그 대화를 듣고는 어색한 얼굴로 임유진을 바라보았다.“유진아, 아니면... 오늘은 이대로 돌아가고 다음에 다시 올래?”“그럴 필요 없어. 난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임유진은 애써 태연한 척 말했다.“강지혁이 여기 있다고 내가 굳이 자리를 피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그렇게 따지면 나는 아예 S 시를 떠나는 게 맞으니까. 살다가 언젠가는 이렇게 만나게 될 줄 알고 있었어. 난 정말 괜찮으니까 이만 들어가자. 우리 차례야.”임유진은 한지영의 손을 끌고 법당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은 법당 안으로 들어간 후 먼저 촛불을 켜고 그 불로 향을 켰다. 그러고는 좌복을 가지고 와 무릎을 뚫고 부처님을 향해 참배를 올렸다. 그러고는 각기 오른쪽과 왼쪽으로 돌아 마찬가지로 참배를 올렸다.임유진은 아까 강지혁 때문에 잠깐 심란해졌던 마음이 참배함으로써 많이 가라앉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법당 안의 조용하고 영험한 분위기와 향냄새로 진정이 된 건지도 모르겠다.임유진은 절을 하며 부처님께 한지영의 행복과 탁유미와 윤이가 헤어지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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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화

한편 이제 막 법당에서 나온 강지혁은 ‘유진’이라는 이름을 듣고는 발걸음을 멈췄다. 그러고는 시선을 돌려 임유진과 한지영 쪽을 바라보았다.강지혁 옆에 서 있던 고이준도 한지영의 외침을 들었기에 마찬가지로 임유진 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곧바로 다시 시선을 돌려 강지혁의 표정을 살폈다.강지혁은 바닥에 넘어진 임유진을 보고는 그저 퉁명스러운 표정만 지었다.“가자.”그러고는 짧은 두 글자와 함께 입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임유진이 넘어진 곳은 마침 입구 바로 옆이었던 터라 강지혁이 이곳을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임유진의 곁을 지나쳐야만 했다.그 시각 임유진의 곁을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은 전부 다 마지막 법당으로 향했고 그 덕에 지금 밖은 매우 조용했다.임유진은 자기 쪽으로 향하는 발걸음 소리를 듣고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그러자 강지혁이 점점 자신과 가까워지는 것이 보였다.임유진은 고개를 든 채 그렇게 강지혁을 가만히 바라보았다.아까 법당에서 그가 나왔을 때는 스치듯이 봤던 게 전부였지만 지금은 바로 코앞에서 똑똑히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그는 여전히 잘생겼고 여전히 사람을 홀리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그의 얼굴에서는 더 이상 임유진에게만 보여주던 다정함과 애절함이 보이지 않았고 그녀가 저택을 떠났을 당시 보였던 절망스러운 표정도 보이지 않았다.강지혁은 임유진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마치 그의 예쁜 눈에 임유진이라는 여자는 이제 들어올 수 없다는 듯이, 이제 임유진이라는 존재는 완전히 잊었다는 듯이 말이다.임유진은 강지혁이 바로 옆까지 다가왔을 때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하지만 강지혁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에게 시선 한번 주지 않고 그렇게 옆을 스쳐 지나갔다.“유진아, 너 괜찮아?”한지영은 서둘러 임유진을 일으켜 세웠다.“응, 괜찮아.”임유진은 고개를 저으며 허리를 숙인 채 바지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그러면서 계단을 내려가는 강지혁의 뒷모습을 또 한 번 바라보았다.사람들 위에 군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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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화

임유진은 참배를 올린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꼭 감은 채 꽤 오랫동안 합장했다.그녀는 부처님을 향해 강지혁을 향한 이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게, 강지혁에게 설렜던 이 마음에 고요함이 찾아올 수 있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가끔은 사랑하지 않는 것 또한 축복이었다.한편, 산 아래로 내려온 강지혁은 차량 뒷좌석에 타고는 시트에 등을 기댄 채 눈을 지그시 감았다.운전석에 앉아 있던 고이준은 룸미러로 그런 강지혁의 눈치를 보면서 손을 가만히 두지 못했다.아까 강지혁은 완전히 임유진을 내려놓은 것 같았다.물론 겉보기에는 말이다.하지만 과연 정말 그럴까?고이준은 강지혁과 임유진의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쭉 옆에서 지켜봐 왔던 사람이기에 강지혁이 임유진을 얼마나 아꼈는지, 임유진이 강지혁의 마음속에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아마 강지혁은 임유진이 죽으라고 하면 죽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그런데 그런 사람을 고작 이 며칠 사이에 완전히 내려놓는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강지혁이 태연해 보이면 보일수록 고이준은 옆에서 점점 더 불안해져 갔다.“이한이 얘기했던 파티, 오늘이라고 했었나?”강지혁이 눈을 계속 감은 채로 물었다.고이준은 그의 질문에 곧바로 대답했다.“네, 오늘 저녁 8시, 골드 클럽이라고 하셨습니다.”골드 클럽은 S 시에서 꽤 이름 있는 클럽이고 재벌 2, 3세들이 남자친구와 여자친구를 찾기 위해 자주 가는 곳이다. 그리고 그들은 가끔 이한처럼 그곳에서 파티를 주최하기도 했다.“저녁에 갈 거니까 이한한테 전화해둬.”강지혁의 말에 고이준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강지혁은 평소 시끄러운 곳은 딱 질색이라 클럽은 가지 않는 편이었다.‘하지만 오늘은 왜... 설마 아까 임유진 씨와 만난 것 때문에...?’고이준은 한참을 넋을 잃고 강지혁을 바라보다 이내 다시 정신을 차리고 알겠다고 대답했다.만약 오늘 파티에 강지혁이 온다는 소문이 퍼지면 평소 그를 노리던 여자들이 대거 출몰하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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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임유진은 웃는 듯 마는듯한 얼굴로 배여진을 바라보았다. 임유진은 배여진이 미안해하고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대기실 일은 분명히 배여진의 짓일 거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었으니까.물론 조사 결과는 경찰들의 말을 들어봐야 알겠지만 말이다.강현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임유진을 향해 말했다.“나도 전화 받자마자 바로 왔어요. 유진 씨,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그 남자한테 약을 먹인 사람이 누군지 또 누가 대기실 문을 잠갔는지 범인이 밝혀지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임유진은 고개를 들어 강현수를 바라보았다.강현수는 임유진이 배여진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이 얘기를 전한다는 건 임유진에게 그 범인이 배여진이어도 예외 없이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알려주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배여진은 옆에서 그 말을 듣고는 질투가 차올라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임유진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건데? 다쳤다고 해도 손목이 세게 잡힌 것뿐이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다들 안으로 들어오세요.”그때 경찰이 세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경찰의 안내에 따라 조사실로 들어가 보니 거기에는 장이경의 가족들이 와 있었다. 장이경 역시 이 사건의 피해자이기에 경찰들이 부른 것이다.장이경의 가족으로 온 사람들은 그의 부모님이었고 이 장씨 부부는 한때 배여진의 시어머니와 시아버지였던 사람들이었다.장씨 부부는 배여진이 들어온 순간부터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한때 며느리였던 배여진은 지금 비싼 목걸이와 반지를 차고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데 그에 반해 그들의 아들은 지금 볼품없는 꼴로 병상에 누워있다.너무나도 달라진 두 사람의 처지에 장씨 부부는 속상한 마음을 숨기려 서로의 손을 꽉 잡았다.그들은 마을 사람들에게서 배여진이 연예계 쪽을 꽉 잡고 있는 강현수 옆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배여진이 머지않아 강현수와 결혼해 부잣집 사모님이 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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