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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화

임유진은 참배를 올린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꼭 감은 채 꽤 오랫동안 합장했다.

그녀는 부처님을 향해 강지혁을 향한 이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게, 강지혁에게 설렜던 이 마음에 고요함이 찾아올 수 있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가끔은 사랑하지 않는 것 또한 축복이었다.

한편, 산 아래로 내려온 강지혁은 차량 뒷좌석에 타고는 시트에 등을 기댄 채 눈을 지그시 감았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고이준은 룸미러로 그런 강지혁의 눈치를 보면서 손을 가만히 두지 못했다.

아까 강지혁은 완전히 임유진을 내려놓은 것 같았다.

물론 겉보기에는 말이다.

하지만 과연 정말 그럴까?

고이준은 강지혁과 임유진의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쭉 옆에서 지켜봐 왔던 사람이기에 강지혁이 임유진을 얼마나 아꼈는지, 임유진이 강지혁의 마음속에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아마 강지혁은 임유진이 죽으라고 하면 죽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고작 이 며칠 사이에 완전히 내려놓는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강지혁이 태연해 보이면 보일수록 고이준은 옆에서 점점 더 불안해져 갔다.

“이한이 얘기했던 파티, 오늘이라고 했었나?”

강지혁이 눈을 계속 감은 채로 물었다.

고이준은 그의 질문에 곧바로 대답했다.

“네, 오늘 저녁 8시, 골드 클럽이라고 하셨습니다.”

골드 클럽은 S 시에서 꽤 이름 있는 클럽이고 재벌 2, 3세들이 남자친구와 여자친구를 찾기 위해 자주 가는 곳이다. 그리고 그들은 가끔 이한처럼 그곳에서 파티를 주최하기도 했다.

“저녁에 갈 거니까 이한한테 전화해둬.”

강지혁의 말에 고이준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강지혁은 평소 시끄러운 곳은 딱 질색이라 클럽은 가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왜... 설마 아까 임유진 씨와 만난 것 때문에...?’

고이준은 한참을 넋을 잃고 강지혁을 바라보다 이내 다시 정신을 차리고 알겠다고 대답했다.

만약 오늘 파티에 강지혁이 온다는 소문이 퍼지면 평소 그를 노리던 여자들이 대거 출몰하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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