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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임유진은 강현수의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분위기는 갑자기 어색해졌고 두 사람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때, 임유진의 앞에 있던 승객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차량이 천천히 멈췄다.

“앉아요. 아니면 계속 나랑 같이 서서 가던가.”

강현수가 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에 임유진은 잠깐 망설이다가 결국 자리에 앉았다.

1인석이었기에 앉을 수 있는 건 임유진뿐이었고 강현수는 계속 서 있어야만 했다.

임유진은 그걸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 명이 앉게 되면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게 될 테고 그러면 강현수와의 묘한 분위기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임유진은 또다시 난감한 상황에 처해졌다.

강현수가 그녀가 앉은 자리 바로 옆으로 다가와 허리를 살짝 숙이고는 손잡이가 아닌 임유진과 그 앞 의자의 등받이를 잡았기 때문이다.

임유진은 지금 그에게 완전히 갇혀버린 꼴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에 민망해진 임유진은 최대한 강현수의 존재를 무시하려고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집까지 아직 10개 정거장이나 지나야 하고 시간상으로는 대략 40분 가까이 지나야 했다.

그래서 언제까지고 고개를 숙일 수 없었던 그녀는 차라리 눈을 감아버리기로 했고 자는 척을 시도했다.

그리고 강현수는 고개를 숙여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질끈 감은 눈과 앙증맞은 코, 그리고 정갈하게 어깨까지 떨어진 검은색 머리카락, 그 모든 것이 강현수는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대체 언제부터 임유진을 사랑하게 되어버린 걸까? 또 언제부터 그녀에게 이토록 속수무책으로 빠져버린 걸까?

처음에는 아마 외모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단기간에 한 사람의 내면까지 파악할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외모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그 역시 뭐였다고 확실하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정의감? 아니면 단호함? 어쩌면 그런 명확한 이유 없이 그저 임유진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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