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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1화

하지만 그때 임유진이 자리에서 버티며 말했다.

“손 좀 놓으세요! 나랑 강지혁은 완전히 헤어졌어요. 나랑 얼굴 마주치기도 싫어하는 사람한테 나를 데려가봤자 화만 돋굴 뿐일 거예요.”

그 말에 이한이 임유진을 노려보았다.

“그럼 정말 지혁이가 살인해도 상관없다는 말입니까? 두 사람이 헤어졌든 아니든 나와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당장 저 안에 있는 지혁이를 말리는 것뿐이라고요. 알겠어요?!”

그는 말을 마치고는 다시 임유진을 데리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이윽고 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곳은 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컸고 꼭 큰 홀 같았다. 룸 안에는 라운지 바도 있었고 당구대, 게임 테이블 그리고 작은 무대와 노래방 기계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큰 룸 중앙, 아무것도 없는 바닥 위에 웬 중년 남성이 무릎을 꿇고 계속해서 누군가를 향해 용서를 빌었다.

그 중년 남성 앞에는 피가 흥건히 묻어있는 핀셋이 놓여 있었다.

임유진은 그 핀셋을 보는 순간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고 순간 시간이 역행해 그날 그 시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그날의 기억들은 마치 오래 묵은 낙인처럼 꽤 오랫동안 그녀를 괴롭혔다.

그리고 그녀는 몇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이따금 차가운 핀셋이 손가락 살을 파고들어 이윽고 손톱이 하나하나 뽑히는 악몽을 꾸고는 했다.

그 고통은 직접 겪어보지 않는 한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대표님, 제발 용서해 주세요.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할 테니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중년 남성은 끊임없이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빌었다.

눈가가 푸르딩딩하고 코와 입 주변에 핏자국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여러 차례 얻어맞은 것 같았다.

“뽑아.”

강지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유진은 뻣뻣하게 굳은 몸을 돌려 천천히 강지혁 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검은색 스웨터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원래부터 차가웠던 얼굴은 오늘따라 유난히 더 싸늘하게 느껴졌고 한기마저 감돌아 보는 것만으로도 손이 덜덜 떨려왔다.

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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