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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아니요. 많이 괜찮아졌어요...”

여성은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아까 저 남자가 네 손톱을 뽑으려고 했으니 이번에는 네가 저 남자 손톱을 뽑아. 열 손가락 다.”

“강 대표님께서 나서주지 않으셨다면 아마 저는 아까 손톱이 다 뽑히고 말았을 거예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 남성분도 반성하고 있는 것 같으니 이제 그만 용서해주세요. 저는 정말 괜찮아요.”

여성은 청순한 매력을 내뿜으며 거기에 가해자를 용서해주는 착한 마음씨도 어필했다.

아주 남성들의 보호 본능을 마구 자극하는 그런 여자였다.

임유진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는 흠칫했다. 그리고 이 상황이 어이없고 웃기게 느껴졌다.

무릎 꿇은 중년 남성은 알고 보니 가해자였고 손가락을 다친 여성은 하나터면 손톱이 다 뽑힐 뻔한 피해자였다.

그리고 강지혁은 그 여성을 위해 나서주는 중이었다.

임유진은 그 여성을 바라보는 강지혁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강지혁은 그 여성을 바라본 뒤로 임유진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았고 꼭 임유진의 존재 자체를 까먹기라도 한 듯 계속 그 여성에게만 말을 걸었다.

순간 임유진의 머릿속으로 ‘네 결백은 내가 꼭 찾아줄게.’라고 했던 강지혁의 말이 스쳐 지나갔다.

강지혁은 그 말을 증명해 보였고 정말 그녀에게 결백을 찾아주었다.

그리고 지금은... 다른 여성을 위해 나서주고 있었다.

임유진은 강지혁에게서 서서히 시선을 거두고 이제 이곳의 일은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며 차가운 바닥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이곳을 조용히 떠나는 일뿐이다.

하지만 이제 막 몸을 돌리려던 찰나 누군가가 룸으로 뛰쳐 들어와 그대로 임유진의 앞에 멈춰 섰다.

“유진 씨, 괜찮아요?!”

이에 임유진이 고개를 들어보니 강현수가 숨을 헐떡인 채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괜... 찮아요. 그런데 현수 씨가 왜 여기 있어요?”

임유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그건 이따 얘기해줄게요.”

강현수는 말을 마치고 강지혁 쪽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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