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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탁유미는 이를 꽉 깨문채 방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경빈은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탁자 위에 있는 커피를 마셨다.

“그래서, 할 얘기가 뭔데? 설마 양육권 포기해달라고 부탁하러 온 건 아니지?”

탁유미는 그와 시선을 마주치며 말했다.

“부탁하면 포기해 줄 거야? 윤이만 포기해주면 뭐든 다 할게.”

“뭐든 다 하겠다고?”

“응.”

“네가 지금 나한테 뭘 해줄 수 있는데?”

이경빈이 콧방귀를 뀌며 물었다.

“불임이 되어버린 수진이한테 아이라도 낳아주게? 하지만 그것도 윤이를 데려오면 해결되는 문제야. 그런데 네가 이 상황에서 뭘 더 할 수 있는데?”

탁유미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지금의 그녀는 그에게 자비를 요구할 명분도 없었고 조건을 내밀 처지도 되지 않았다.

탁유미는 잠시 침묵하더니 천천히 다시 입을 열었다.

“너 아직 나 원망하잖아. 우리 아빠가 그때 너희 집안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 때문에. 네가 나한테 접근한 것도 나한테 복수하려고 했던 거 아니야? 아직 복수 다 못한 거면 지금 해. 때리든 뭘 하든 뭐든 받아줄 테니까.”

그녀는 윤이만 옆에 둘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윤이는 그녀에게 정신적 지주자 다 꺼져가는 생명에 불을 밝혀준 유일한 숨구멍이니까.

이경빈은 탁유미를 차가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의 집안은 그때 탁유미의 아버지 때문에 하마터면 하루아침에 쫄딱 망할 뻔했다.

결과적으로는 아무 일도 없었지만 이경빈은 그녀의 아버지를 증오하고 또 증오했다. 그래서 성인이 되고 바로 복수하려고 찾아갔었다.

하지만 그가 찾아갔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탁유미의 아버지는 이미 10년 전에 돌아가셨으니까.

결국 복수 대상을 잃은 이경빈은 모든 원망과 분노를 탁유미에게로 돌렸다.

하지만 그녀와 연애하는 것으로 시작했던 복수는 마지막이 그렇게 통쾌하지 않았다.

이경빈은 차라리 그때 연애가 아닌 다른 방법을 택했으면 지금쯤 복수고 뭐고 다 잊고 탁유미라는 여자도 진작에 머릿속에서 지워버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복수? 그럼 윤이를 네 옆에서 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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