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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한지영의 말대로 고유정은 애초부터 10억을 줄 생각 따위 없었고 그저 한지영과의 대화가 필요했을 뿐이다. 백연신에게서 한지영을 떨어트려 놔야 했으니까.

하지만 한지영은 생각보다 똑똑한 여자였고 그녀의 의도를 금세 알아챘다.

그때, 한지영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한지영이 휴대폰을 집어 들어 화면을 보니 발신자는 백연신이었다.

“어디야?”

통화버튼을 누르자 백연신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카페요. 연신 씨 집안이 점 찍어둔 연신 씨 미래 와이프랑 얘기 나누고 있어요. 해진 그룹 딸이라는데요?”

한지영이 태연한 목소리로 답했다.

“뭐?”

백연신의 목소리가 한 톤 높아졌다.

“그 여자가 널 찾아갔어? 너한테 이상한 짓은 안 했고?!”

“돈을 줄 테니 연신 씨 옆에서 사라져달라는데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거짓말 같아요. 돈을 줄 생각이 없어 보이거든요.”

고유정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오늘 그녀의 계획은 하나도 제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그러니 이대로 계속 여기 있어봤자 얻을 수 있는 게 없었다.

고유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오늘 일 반드시 후회해줄 거야!’라는 눈빛으로 한지영을 쏘아보고는 씩씩대며 자리를 벗어났다.

한지영은 계속 통화하다가 고유정이 걸어가는 걸 보고는 큰소리로 외쳤다.

“아, 커피 잘 마셨어요!”

이에 고유정은 자리에 우뚝 멈춰서더니 고개를 돌려 한 번 더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완전히 카페를 나가버렸다.

“무슨 소리야?”

전화기 너머로 그 소리를 들은 백연신이 물었다.

“별거 아니에요. 커피값을 고유정 씨가 냈거든요. 그래서 보내기 전에 잘 마셨다고 인사했어요.”

백연신은 그 말에 순간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역시 한지영은 한지영이었다.

사실 아까 고유정이 그녀를 찾아왔다는 걸 들었을 때는 한지영이 괜한 오해를 하는 건 아닌가 싶어 마음이 불안했었다.

하지만 얘기하는 걸 들어보니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듯했다.

“데리러 갈까?”

“아니요. 사실 퇴근하고 바로 유진이한테 가기로 했었거든요. 유진이 집에서 나오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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