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신의 귀환의 모든 챕터: 챕터 1271 - 챕터 1280

1562 챕터

제1271화

전방, 검은 물체가 물속에서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오라버니, 저게 뭐예요?”수안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물체를 가리키며 다급히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염구준이라고 해서 알 턱이 없었다. “글쎄. 뭔지 모르겠지만, 빠르긴 한데 강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아.”염구준이 흥미로운 눈빛으로 수안이 가리키고 있는 반향을 바라보며 답했다. 참 이상했다. 분명 기세는 대단했지만, 강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반면, 천면 가문 소년들은 달랐다. 이들의 얼굴엔 어느덧 의미심장한 미소가 맺혀 있었다. 촤라락! 검은 물체와의 거리가 가꿔질수록 거칠어지는 물결과 함께 배도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보이기 시작하는 물체의 윤곽. 그것은 마치 가오리 같은, 축구장 절반 정도 되는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었다. “뛰어올라!”검은 그림자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배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는 것을 본 염구준이 수안에게 외치며 허공으로 높이 뛰어올랐다. 수안도 얼른 그의 말에 따라 움직였다. 쾅! 그리고 두 사람이 뛰어오른 동시에, 굉음과 함께 배가 반으로 부서지며 뒤집어졌다. 천면 가문 소년들은 두 사람과 달리 배에 앉은 상태에 봉변을 당했지만, 물에 빠진 상황에도 이상하게 침착해 보였다. 오직 천면진만이 약간 놀란 얼굴로 힘겹게 다시 반파된 나무조각 위로 기어올랐다. 도대체 방금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어떻게 십 미터나 넘는 배를 이렇게 단번에 물속에서 부술 수 있었던 걸까? 염구준과 수안의 머리속에 온갖 추측들이 지나갔다. 두 사람은 남은 배 조각에 착지하며 유심히 그 검은 물체가 지나간 자리를 바라보았다. “천면진, 저건 뭐지?”염구준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천면 가문 사람이니, 분명 알고 있을 거라 확신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호수 수호어입니다. 외부인이 오면 무조건 공격해요.”천면진이 좀 전의 상황을 떠올리며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그래? 그런데 넌 왜 겁억었어?”염구준은 좀 전에 천면진을 제외한 천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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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2화

“네!”수안은 대답 후 곧바로 기운을 펼쳐 공격을 시작했다. 호수 위에 붉은 색이 퍼졌다. 물 뒤로 떠오르는 피라냐의 숫자가 점점 늘어갔다. 그럴수록 검은 그림자의 크기도 작아졌다. 그렇게 한참, 이길 수 없는 적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인지 살아남은 피라냐들이 도망치듯 사방으로 흩어졌다. 염구준은 그제야 공격을 멈추고 아직 물에 잠겨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쓸데없는 짓 그만 하는 게 좋을 거야. 이런 시답지 않은 함정에 빠질 정도로 우리가 만만해 보여?”그러자 천면 가문 소년들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분노가 차올랐다. “감히 호수를 수호하는 물고기들을 죽이다니, 가만두지 않겠어!”“아니, 이건 너희들이 죽인 거다. 만약 허튼수작을 부리지 않았다면, 이 물고기들은 살아있었을 것이다.”염구준은 정말 싸우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치료할 비법을 얻는 것이지 피라냐 학살 따위가 아니었다. “맞아. 쓸데없는데 시간 빼지 말고 얼른 섬으로 가자.”옆에 있던 천면진도 거들고 나섰다.“흥!”하지만 돌아온 것은 콧방귀였다. 이 상황을 통해 염구준은 다시 한번 천면진과 이들의 사이가 좋지 않음을 실감했다. “오라버니, 피라냐들이 돌아오고 있어요. 이전보다 수가 더 많아요.”수안이 무리 지어 다가오는 피라냐들을 보며 살짝 겁먹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좀 전에 공격으로 그녀는 이미 많은 기운을 소모한 상태였다. 다시 피라냐들이 공격해 온다면 버틸 수 없을 터였다. “아무리 죽여도, 여기 물고기들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아. 너희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천면 가문 소년 중 한 명이 조소를 날리며 오만하게 말했다.그들에게 이 피라냐는 그냥 일반 물고기가 아니었다. 수호신 그 자체였다. “지금이라도 이 물고기들을 물러나게 할 방법이 있다면, 물러나게 해. 아니면 전보다 더 큰 희생이 따를 거야.”염구준이 경고하듯 천면 가문 사람들을 훑어본 후,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태도는 매우 완고했다. 어디 해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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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3화

피라냐의 공격은 점점 더 거세졌다. 염구준은 이제 앞을 내다보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피라냐 무리는 이빨이 부러지는 것도 상관치 않고 끊임없이 염구준의 보호막을 갉아먹었다.우웅!염구준의 몸에서 진동이 일어났다. 온 몸에서 폭발적인 기운이 일어나면서 엄청난 기세로 주변을 초토화시켰다. 그 위력에 피라냐들이 죽으며 드디어 가려져 있던 시야가 트였다. 이때, 염구준의 시야에 뭉쳐진 수초 같은 것이 서서히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역시나 그것은 사람이 맞았다. 수초로 만들어진 위장복을 입은 남자!염구준은 빠르게 물속을 갈라 남자에게 주먹을 날렸다. 남자는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미처 반응할 틈도 없이 주먹에 강타당해 코와 입에 피를 뿜으며 뒤로 밀려났다. 생각보다 실력이 강하지 않았다.하지만 호수 바닥으로 가라앉던 남자가 갑자기 바닥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솟구치는 진흙이 염구준을 완전히 감싸 안아 버렸다. 염구준이 뒤늦게 진흙속에서 빠져나왔을 땐,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 남자는 물속에 있었음에도 평지를 거닐 듯 움직임에 거침이 없었다. 그런데 남자가 떠나자, 피라냐들도 함께 흩어졌다. 염구준의 추측대로 피라냐가 그토록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던 이유가 남자 때문이었다. 남자가 뒤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고 있었던 것이다.촤르륵!염구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강력한 기운을 담은 무언가가 그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퍽! 염구준은 머리로 생각하기도 전에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그것을 막았다. “천면진, 지금 날 죽이려 해?”고개를 들어보니, 제일 먼저 보인 것은 천면진의 얼굴이었다. “아! 염 선생님이셨구나, 죄송합니다! 저는 당연히 어류술사인 줄 알고….”그러자 천면진이 다급하게 손사례를 치며 답했다. 그는 천면 가문의 일원으로서, 무슨 이유로 피라냐들이 자신들을 공격했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밝히지 않았던 것은, 이 일을 통해 염구준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 자신한테 오히려 이득이 되는 상황이었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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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4화

“계속 쳐다보면 눈알 뽑아버릴 줄 알아.”수안이 이들을 노려보며 말하자, 그녀의 전갈도 함께 어깨 위로 올라와 꼬리를 치켜 세우며 위협했다. 그러자 겁먹은 얼굴로 재빠르게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하는 남자들, 수안은 속으로 혀를 찼다.“이상하네, 천면도에 모래사장이 있었나?”천면진이 주위를 둘러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가 여기서 생활한 건 겨우 어린 시절뿐, 제대로 기억날 리 없었다. 그러자 천면 가문 사람들이 그를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천면진, 이 배신자! 우리랑 같이 죽자!”“감히 외부인을 이곳으로 데리고 오다니, 용서할 수 없다!”“넌 몰랐겠지만, 여긴 황금사충의 번식지야!”그 말을 듣자, 천면진의 얼굴이 공포로 일그러졌다. “뭐? 미친놈들! 젠장, 뛰어!”천면진이 모래 밖, 숲을 향해 뛰며 말했다.“오라버니, 빨리 뛰어요! 최대한 빨리 모래를 벗어나야 해요!”수안이 다급히 외치며 경고했다. 확실히 이상한 모래사장이었다. 염구준은 제대로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경계를 늦추지 않은 수안을 따라 모래 밖으로 뛰었다.“이미 늦었어!”천면 가문 남자들이 평온한 얼굴로 조용히 말했다. 그 순간, 갑자기 들썩거리기 시작하는 모래 바닥! “악!”제일 먼저 앞서 달리던 천면진이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다. 동시에 그의 몸을 뒤덮기 시작한 모래! 그는 몸부림쳤지만, 모래가 닿은 곳마다 피가 철철 흘러나오고 있었다. “황금사충은 무리안에서 가장 기이하게 여겨지는 벌레입니다. 굉장히 작은 크기지만, 무리 지어 다녀 죽이기도 매우 까다롭죠. 하지만 멸종된 걸로 알고 있었는데, 여기에서 보게 될 줄이야!”수안이 물음표가 가득한 염구준의 얼굴을 보고 말했다. 황금사충에 대한 기록이 많은 편이 아니었기에, 수안도 많은 것을 알고 있지는 않았다.그 말을 들은 염구준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얼마나 기이한 벌레인가? 모래 알갱이만 것들이 이토록 쉽게 전사 경지 강자를 상처 입히다니!“떨어져! 떨어지라고!”천면진이 몸에서 전신 영역을 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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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5화

“왜 우릴 구했어요?”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소년들의 태도였다.“구하다니? 지금은 여기서 살아남는 것만 생각해!”염구준이 좁혀오는 황금사충 포위망을 바라보며 얼굴을 굳혔다. 다루기 너무 까다로운 벌레였다. 벌써 향낭에 적응해 조금씩 다시 다가오고 있었다.무리안의 벌레들은 하나같이 범상치 않았다.펑! 염구준이 기운을 밖으로 발산하며 황금사충들을 날려버렸다. 우수수 모래알처럼 떨어지며 죽어가는 벌레들, 하지만 죽는 족족 더 몰려들었다. 피라냐보다 더 상대하기 까다로웠다. 심지어 이 벌레는 발산된 기운에 겁먹기는커녕 흡수까지 하고 있었다. 벌레는 무엇이든 먹어 치우는 것 같았다. 물론 여기서 염구준이 진짜 실력을 보인다면 혼자서 빠져나가는 것쯤이야 별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들도 벌레와 함께 같이 죽게 된다. 천면 가문 소년들은 구할 수 없다면 그만이지만, 수안은 꼭 데리고 나가야 했다. “수안아, 내가 널 좀 안아 올려야 할 것 같아.”염구준이 뜬금없이 말했다. 그녀를 구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수안이 놀라 반항하기라도 한다면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경고한 것이다.“앗!”아니나 다를까 경고했음에도 수안의 입에서 탄성이 튀어나왔다. 공주님 안기라니, 그녀의 얼굴이 수줍은 소녀처럼 빨갛게 물들었다. 염구준은 그녀의 반응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급박한 상황이라 그냥 그러려니 넘어갔다.“아, 네. 알겠어요!”수안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녀는 염구준이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물론 이런 상황에 이상한 짓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은연중 그녀는 무언가를 기대하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나 그녀의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다. 염구준이 그녀를 안은 채 순식간에 모래 밖으로 날아올랐다. 그제야 수안은 상황을 파악하고 이번엔 민망함으로 얼굴을 붉혔다. ‘창피해 죽겠네!’염구준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녀를 구하기 위해 끌어안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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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6화

천면진은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그 전에 이미 황금사충들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벌레에게 잡아 먹히다니, 처참한 죽음이었다. 어쩌면 그동안 해온 악행들의 대가였다.“당신들 도대체 누굽니까?”유일하게 아직 정신을 차리고 있던 소년이 물었다.행동을 보니 분명 나쁜 사람들 같지 않았지만, 천면진과 함께 나타난 것이 걸렸다. 하지만 천면진이 죽어가는 걸 방치한 것을 보니, 적어도 한패는 아닌 것 같았다.소년의 의문을 알아챈 염구준이 간단히 설명했다.“내 친척이 천면 가문 때문에 전괴가 되었어. 여기 족장이 그걸 풀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해서 찾아온 거야.”그 말에 소년은 그제야 표정이 풀어졌다. 소년도 자신이 알고 있는 과거에 대해 얘기해주었다. 천면진은 십여 년 전, 천면 가문 고서실에 몰래 들어가 전괴 만드는 비법을 훔치다 발각되어 가문에서 쫓겨났다고 한다. 그는 이미 천면 가문에 제적당한 상태인데, 쫓겨난 뒤로도 가문의 이름을 이용해 많은 악행을 저질러 왔다고 했다.염구준은 이제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모든 것은 결국 천면진 부자가 가문과 상관없이 독단적으로 벌인 짓이었다. 그런 두 사람이 죽었으니, 이제 진짜 용필과 같은 전괴가 만들어지는 일은 없을 것 같아 참 다행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전괴를 치료하는 비법은 필요했다.“너희 족장에게 데려다 줘. 비법만 얻으면 떠나도록 하마.”염구준이 섬 안 쪽, 산 중턱쯤 세워져 있는 건물들을 바라보며 말했다.“하아, 그래도 적이 아니라니, 다행이네요.”소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대로 기절했다. 황금사충에 물린 고통 때문에 다른 소년들처럼 당장 기절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가문이 걱정돼 무리하게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소년까지 기절해버리자, 길을 안내할 사람이 없어졌다.“오라버니, 이제 어떻게 하죠?”수안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오해는 풀렸지만, 모두 기절해버려 상황을 전달한 사람이 없어졌다. “너는 여기서 일단 얘들을 지켜보고 있어. 나 혼자서 잠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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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7화

푸른 호수가에 도착한 염구준은 깊은 생각에 빠졌다. 정말 적을 피해 호수 아래로 숨은 것이라면, 기발하지 않은가? 이어서 염구준도 호수 안으로 뛰어들었다. 자신의 추측이 맞는지 확인해 보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직접 안으로 들어가는 것뿐!물속으로 들어간 염구준은 좀 전에 들어간 사람을 찾기 위해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어디에도 그 인영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놓치다니!’이런 환경속에서 사람을 추적하는 건 그에게도 낯선 경험이었다. 염구준은 계속해서 잠수를 반복하면서 호수 바닥을 살폈다. 특히 암초가 가득 자란 주변을 위주로. 사람이 숨을만한 장소라면 평범한 지형은 아닐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흔들리는 수조와 돌부리 사이로 입구로 보이는 작은 공간이 있는 지형이 눈에 밟혔다. 염구준은 좀 더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 곧바로 그곳으로 헤엄쳐 갔다. 그리고 정말로 그곳이 입구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섬 방향으로 파져 있는 작은 입구! 왠지 이곳이라면 그가 찾던 섬의 주민들을 찾을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염구준은 망설임없이 그 통로 안으로 헤엄쳐 들어갔다. 그리고 그 안에 진짜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야, 너 아까 몰래 나가서 뭐 했어?”한 중년 남자가 무릎을 꿇고 있는 한 젊은 남자를 꾸짖고 있었다. 몸집이 매우 건장한 이 중년 남자의 이름은 천면휘, 천면 가문 현 족장이었다.“휴대폰 배터리가 다 되어서, 잠시 충전기 가지러 갔었습니다!”말은 이렇게 했지만, 남자는 천면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젊은 남자는 바로 좀 전에 염구준이 쫓고 있던 도둑이었다. “이런, 망할 놈!”천면휘가 크게 화를 내며 도둑을 주먹으로 때렸다. “그까짓 거 하나 때문에 온 일족을 위험에 노출시켜? 오냐, 너 오늘 내 손에 죽어보자!”그리고는 다시 한번 젊은 남자를 향해 손을 들었다. “족장님, 진정하십시오!”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말리며 나섰다. 같은 가문 친척으로서 그냥 보고만 있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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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8화

그는 전신전 전주, 반보천인 경지 강자이기 전에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어린 소녀를 보자 딸이 떠오르며 자연스레 태도가 부드러워졌다. 아이를 달래 준 뒤, 염구준은 다시 천면 가문 사람들을 돌아보며 상황을 설명하려 했다.“여러분, 일단 저는….”하지만 말을 제대로 꺼내기도 전에 이들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아이를 놔줘!”천면휘가 가장 먼저 일격을 날리며 외쳤고 나머지 사람들도 그를 뒤따라 공격하기 시작했다.이 장소는 발견되기 어려운 만큼,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길도 하나뿐이었다. 적이 쳐들어온 이상 목숨을 걸고 싸워야만 했다. 천면 가문 사람들은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 첫번째는 대화, 두번째는 무력이다. 하지만 이미 대화는 글렀으니, 남은 것은 무력으로 굴복시키는 방법밖에 없었다. 염구준 또한 후자를 선호했다. 그 편이 훨씬 효과적이고 간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맹렬한 기세로 공격해 오는 사람들을 향해 오른손으로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며, 왼손으론 아이를 감쌌다. 그리고 초토화된 현장, 단 일격만에 천면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 “으아!”그 광경을 보고도 천면휘는 포기하지 않고 염구준을 향해 다시 오른 주먹을 날렸다. 모든 것을 건, 그의 최고의 일격이었다. 하지만 염구준은 간단하게 손바닥을 펼쳐 그의 공격을 맞받아쳤다.펑하고 주먹과 손바닥이 충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명중이었다!천면휘는 자신의 공격이 성공한 줄 알고 주먹에 기운을 더 실었다. 상대가 강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신 경지에 대한 자부감이 있었다. 그런데 예상밖의 일이 일어났다.천면휘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아무리 힘을 실어보아도 손바닥의 힘을 밀어낼 수 없었던 것이다.“이런 빌어먹을!”그는 이미 과도한 힘을 사용해 피가 역류하며 몸이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는 확실한 경지의 차이를 느꼈다.“아저씨, 힘내요!”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 어린 아이의 응원소리가 들려왔다. 평소 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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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9화

“천면진 그 부자를 진작에 처형시켰어야 했는데… 그러면 우리 가문이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릴 일도 없었을 텐데!”모두 전괴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니!이때, 천면휘가 손을 들어올리며 모두에게 조용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크흠, 진작에 말씀하지 그러셨습니까? 괜히 쓸데없이 오해했잖아요.”염구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진작에 말하지 않고 뭐했냐니, 말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이들이었다. 하지만 조금은 친절해진 태도에, 염구준도 차가웠던 모습을 내려놓았다.“뭐, 됐어요. 지금이라도 알게 됐으니까.”염구준은 논쟁하기 귀찮았다.“아, 불쌍한 아이들… 괜한 오해에 엄한 사람들만 죽었구나….”천면휘가 한숨을 내쉬며 어류술사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아이고, 내 아들…!”멀리서 한 부부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울부짖었다. 부모에게 자식을 먼저 보내는 것만큼 가혹한 일이 있겠는가?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있자, 염구준은 이들이 또다른 오해를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저랑 함께 있던 그 소년들 말하는 거죠? 다들 무사히 잘 살아있어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정말이에요?”그제야 울음소리가 멈췄다.“이런 걸로 굳이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 섬 서쪽 해안에 있어요. 황금사충 때문에 좀 부상을 입었는데, 지금쯤이면 일어났을 거예요.”염구준이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며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그럼 어서 가봅시다!”소년들의 부모로 보이는 몇몇 사람들이 허둥지둥 호수가로 뛰어들며 밖으로 헤엄쳐 나갔다. 염구준의 태연한 표정을 보며 천면휘는 그의 말이 모두 사실임을 어렵지 않게 확신할 수 있었다. 그제야 천면휘의 얼굴에도 미소가 맺혔다. “이렇게 아량이 넓으신 분일 줄이야, 제가 어리석었습니다.”그렇게 말하는 동시에 천면휘의 시선이 어류술사에게로 향했다. 어류술사가 아니었다면 이런 오해를 할 일도 없었을 텐데, 잘못된 상황 판단 때문에 큰 대가를 치를 뻔했던 것을 떠올리면 아직도 등골이 오싹했다. 따가운 시선을 느낀 어류술사가 어색하게 웃으며 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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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0화

그는 화가 난다고 해서 남한테 푸는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 잘못은 잘못한 사람에게, 그게 염구준의 모토였다. 막다른 길에 왔다면, 길을 뚫으면 된다. 그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 사람을 구하겠다고 엄한 사람을 상해 입힐 생각은 없었다. 쿵! 이때, 어디선가 커다란 폭발음이 들려왔다. 그들이 있는 이 동굴 가장 안쪽에서 들려온 소리였다. 모두 그 굉음에 놀라 눈이 휘둥그래졌다. 염구준도 마찬가지로 가늘어진 눈으로 동굴 안쪽을 주시했다. 그리고 느껴지는 기운, 분명 젊은 체격은 아님에도 강력한 기운이 느껴졌다. 동굴 안 쪽, 바위 틈에 겨우 한 명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공간이 갈라져 있었다. 거기서 너덜너덜한 옷을 입은 한 인물이 튀어나왔다. 그의 몸엔 따개비와 온갖 조개껍질들이 가득 붙어 있었다. 사람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몰골이었다.“저건 뭐지?”천면휘가 의아한 표정으로 인물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처음 보는 인물이었다.“이 자식아, 네 아버지다!”검은 그림자가 천면휘의 얼굴에 따귀를 날리며 말했다. 겨우 폐관수련을 마쳐 좋은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아들이 자기 아버지도 못 알아보다니!그러했다. 인물의 정체는 바로 수련을 마친 천면휘의 아버지, 노족장 천면현이었던 것이다! 우웅! 천면현의 몸이 진동하며 기운이 폭발하자 몸에 붙어 있던 온갖 조개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들어난 얼굴, 꽤나 주름이 자글자글한 노인의 모습이 보였다. “노족장님을 뵙습니다!”그제야 한쪽 무릎을 꿇으며 예를 갖추기 시작한 사람들, 염구준의 입가에도 작은 미소가 맺혔다. 이 시기에 노족장이 수련을 마치고 나오다니, 얼마나 기가 막힌 시점인가!천면휘가 급히 앞으로 나아가며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고개를 숙였다.“아버지, 급히 소개해드릴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하지만 말을 마치기도 전에 천면현의 얼굴이 굳어지며 공격을 날리기 시작했다.“내 아들을 다치게 하다니, 받아라!”천면휘의 성격은 유전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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