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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6화

천면진은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그 전에 이미 황금사충들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벌레에게 잡아 먹히다니, 처참한 죽음이었다. 어쩌면 그동안 해온 악행들의 대가였다.

“당신들 도대체 누굽니까?”

유일하게 아직 정신을 차리고 있던 소년이 물었다.

행동을 보니 분명 나쁜 사람들 같지 않았지만, 천면진과 함께 나타난 것이 걸렸다. 하지만 천면진이 죽어가는 걸 방치한 것을 보니, 적어도 한패는 아닌 것 같았다.

소년의 의문을 알아챈 염구준이 간단히 설명했다.

“내 친척이 천면 가문 때문에 전괴가 되었어. 여기 족장이 그걸 풀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해서 찾아온 거야.”

그 말에 소년은 그제야 표정이 풀어졌다. 소년도 자신이 알고 있는 과거에 대해 얘기해주었다. 천면진은 십여 년 전, 천면 가문 고서실에 몰래 들어가 전괴 만드는 비법을 훔치다 발각되어 가문에서 쫓겨났다고 한다. 그는 이미 천면 가문에 제적당한 상태인데, 쫓겨난 뒤로도 가문의 이름을 이용해 많은 악행을 저질러 왔다고 했다.

염구준은 이제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모든 것은 결국 천면진 부자가 가문과 상관없이 독단적으로 벌인 짓이었다. 그런 두 사람이 죽었으니, 이제 진짜 용필과 같은 전괴가 만들어지는 일은 없을 것 같아 참 다행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전괴를 치료하는 비법은 필요했다.

“너희 족장에게 데려다 줘. 비법만 얻으면 떠나도록 하마.”

염구준이 섬 안 쪽, 산 중턱쯤 세워져 있는 건물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아, 그래도 적이 아니라니, 다행이네요.”

소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대로 기절했다. 황금사충에 물린 고통 때문에 다른 소년들처럼 당장 기절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가문이 걱정돼 무리하게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소년까지 기절해버리자, 길을 안내할 사람이 없어졌다.

“오라버니, 이제 어떻게 하죠?”

수안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오해는 풀렸지만, 모두 기절해버려 상황을 전달한 사람이 없어졌다.

“너는 여기서 일단 얘들을 지켜보고 있어. 나 혼자서 잠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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