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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화

“에이, 허락한 걸로 알고 앉을게요.”

천면항이 뻔뻔한 얼굴로 말하며 수안이 식사하고 있는 테이블에 합석했다.

그는 사랑에 빠졌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짝사랑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끈질긴 태도는 수안의 혐오만을 부추길 뿐이었다.

“밥 맛 떨어지게, 무슨 짓이야?”

수안은 애써 천면항을 쥐어 패고 싶은 마음을 잠재우며 자리에서 일어나 염구준이 있는 테이블 쪽으로 걸어갔다. 괜히 여기서 소란을 피웠다가 애꿎은 염구준에게 피해가 갈까 봐 신경쓰였기 때문이다.

계속 거절당하자 화난 천면항은 모든 분노를 염구준에게 돌렸다.

“거기, 도전이요!”

천면항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염구준을 향해 소리쳤다.

연회장은 정적에 휩싸였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잠시 뒤,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

“하하, 천면항, 장난해?”

“노족장님도 못 이기셨는데, 네가 무슨 자격으로?”

“취했으면 얼른 집에 돌아가, 창피 당하지 말고.”

염구준에게 도전하다니, 모두가 어이없어 했다.

천면휘도 나서 꾸짖었다.

“천면항, 염 선생님 덕분에 목숨을 구한 녀석이, 그만해.”

“겁먹었습니까?”

하지만 천면항은 들은 체도 안 하고 더 강하게 도발했다.

“그래? 뭐로 도전할 생각인데?”

염구준이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물었다. 치기어린 소년의 도전에 나름 흥미가 일었기 때문이다.

“술이요!”

천면항이 아주 자신만만한 얼굴로 도전 종목을 말했다. 이건 그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였다. 천면도에서 아직까지 술로 그를 이긴 사람이 없었다.

염구준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왜요? 자신 없어요?”

그 반응에 천면항은 순간 발끈해 또다시 염구준을 자극했다.

“자신? 너나 조심해. 정말 골로 갈 수 있어.”

염구준의 주량은 전신전에서도 최고였다. 심지어 그는 여태껏 진심으로 취했던 적도 없었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주변 사람들도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 모처럼 재미있는 볼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술 가져와!”

천면항이 손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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