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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1화

삼인조는 여전히 호숫가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땀 범벅에 핼쑥하진 얼굴, 하루 밤 사이에 족히 십년은 늙은 듯한 얼굴이었다. 하긴 밤새도록 감시를 받으며 춤을 췄는데, 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수안아, 가자!”

염구준이 조금 떨어진 곳에서 호숫가를 향해 외쳤다.

“네!”

수안이 대답하며 순식간에 염구준 옆으로 다가왔다.

“오라버니, 그런데 저 셋은 그냥 저렇게 둘 거예요?”

그러자 염구준이 무심한 얼굴로 삼인조를 바라보며 답했다.

“내버려 둬. 어차피 쓰레기들이라 함부로 못해.”

이 정도로 혼났는데도 불구하고 교훈을 얻지 못하고 또 이나라를 건드리게 된다면, 그때는 염구준이 아니라 천면현에게 호되게 당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천면현와 이나라의 분위기를 봐서, 분명 멀지 않은 시기에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았다.

사랑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젊은 시절은 지났지만 이제라도 자기 짝을 만난다면 그것도 복이었다.

두 사람이 멀어지는 모습을 보며, 삼인조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 앉았다. 드디어 해방이었다.

한편, 보채성.

천무산을 가기 위해선 보채성을 반드시 지나야 했다. 그런데 보채성에 발을 들인 순간, 염구준은 이상한 기류를 느꼈다.

“오라버니, 피 냄새가 나요. 좀 전에 흘린 피 같은데요?”

수안이 살짝 인상을 쓰며 코를 움찔거렸다. 보채성에 큰 전투가 벌어진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꽤 많은 사상자가 나온듯했다.

“그러게, 피 냄새가 나네.”

염구준이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보채성에 큰 전투가 벌어졌다는 건, 대염무관에도 뭔 일이 일어났다는 걸 뜻했다.

“가자!”

염구준이 발에 힘을 주며 대염무관을 향해 박차고 나갔다.

대염무관과 전갈문은 모두 무리안에서 중요한 거점이었다. 두 세력은 무리안에서 염구준의 눈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곧이어 두 사람은 대염무관에 도착했다. 피가 낭자한 땅, 재앙이 휩쓸고 간 모습이 보였다.

염구준은 곧바로 문을 열어젖히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방에 사람들의 시체가 널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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