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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0화

하지만 염구준 앞에선 이들은 그저 약자에 불과했다.

열댓 명이나 되는 검은 인영들이 동시에 땅을 박차고 지붕 위에 있는 염구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약해 빠진 것들!”

염구준이 전혀 긴장감이 없는 목소리로 코웃음 쳤다.

그의 몸이 번쩍하고 사라졌다가 나타난 순간, 뛰어오른 검은 인영들 모두 바닥에 나가떨어졌다. 대장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채 식은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너, 너 도대체 뭐야?”

“그러는 넌, 천무산 쪽 사람인가?”

염구준은 이들의 움직임 속에서 단번에 정체를 알아차렸다.

“맞아. 난 천무산 소속이다. 그러니 천무산 이름을 봐서라도 살려다오!”

자신이 앞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대장이 다짜고짜 염구준에게 빌었다.

“천무산 사람이라면, 더더욱 살아서 나갈 수 없지.”

염구준이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며 단번에 대장의 목을 따버렸다.

천무산 사람을 볼 때마다 그는 독에 당한 딸이 떠올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언젠가 반드시 천무산 전체를 불살라 버리리라! 하지만 일단 지금 당장 급한 건 치료제가 될 수 있는 전설의 뱀을 찾는 것이었다.

적들을 모두 처치하고 나니, 밤은 다시 고요해졌다. 염구준은 날이 밝아질 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조용히 집을 지켰다.

이때 공방의 문이 열리며 아주머니와 함께 천면현이 나왔다. 다들 모두 굉장히 지친 얼굴이었다.

“여기, 원하던 물건입니다. 혹시나 해서 두 개 만들었지만, 하나만 복용해도 충분히 전괴를 치료할 수 있을 거예요.”

아주머니가 떨리는 손으로 약이 담긴 나무 상자를 염구준에게 건넸다.

“감사합니다. 보답을 해드리고 싶은데, 뭐 필요하신 거 없나요?”

염구준은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었다.

“괜찮습니다. 이 일에 대한 대가는 천면현한테 받을 거예요.”

아주머니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염구준의 시선이 천면현에게 향했다. 노인이 이렇게까지 해줄 줄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전괴의 치료약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큰 비용이 들었을 텐데, 아주머니의 보상까지 직접 하겠다고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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