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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이나라, 나 들어간다!”

천면현이 큰소리치며 공방 안으로 들어섰다.

끼익, 나무 문이 열렸다 닫혔다. 곧이어 두 사람의 친밀한 대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이나라, 이게 얼마 만이야? 미모는 예전하구나.”

“천면현, 쓸데없는 소리 할 거면 썩 꺼져!”

두 사람은 평범한 관계가 아닌 것 같았다.

과연 천면도를 나올 때 천면휘가 함께 나오지 못하도록 말린 데는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염구준과는 상관없는 일, 그는 한쪽에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아 조용히 약이 완성되길 기다렸다.

그렇게 밤이 되었고, 주변에 있던 불들이 하나둘 꺼지면서 고요함이 찾아왔다.

쓱쓱, 이때 어디선가 수상한 움직임 소리가 들려왔다. 염구준은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정말 쥐가 있었네?”

멀지 않은 곳에 검은 그림자 열댓 개가 스르륵하고 나타났다.

“대장, 정문에 누가 있는 것 같은데, 오늘도 움직입니까?”

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는 인물 옆에 있던 한 남자가 물었다.

대장은 잠시 고민에 빠졌으나, 이내 결심한 듯 단호히 말했다.

“더는 못 미뤄. 이미 상부에서 몇 번 독촉장이 내려왔어. 오늘 밤, 성공하지 못한다면 우린 모두 죽은 목숨이다. 저 남자를 밖으로 유인해.”

그는 매우 신중했다. 오늘은 절대로 예상밖의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 날이었다.

그러자 한 남자가 기척을 대놓고 드러낸 채 염구준을 향해 다가갔다. 유인하려면 일단 들켜야 했기 때문이다.

‘재밌군!’

나타난 것은 열댓 명인데, 혼자만 인기척을 드러냈다? 뻔한 의도에 염구준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맺혔다.

“누구야?”

그는 일단 상대의 장단에 맞춰 주기로 하며 큰 소리로 외쳤다.

“앗, 이런! 들켰어!”

그러자 남자가 과장되게 놀라며 어딘가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한편, 염구준은 그 모습을 보며 어처구니가 없었다. 연기를 할 거면 제대로 할 것이지, 발연기도 이런 발연기가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빠르게 어둠속에서 사라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대장은 매우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꼈다. 일이 생각보다 순조로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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