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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뭘 봐? 눈알 뽑아버리기 전에 꺼져!”

빨강머리 남자가 주변 사람들을 쏘아보며 위협적으로 말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하나 둘 고개를 돌리며 자기들끼리 수근거렸다. 이들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두려움이 더 컸다.

“가자, 가자.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야.”

“보기에 저래도 뒷배가 있는 사람들이야. 우리는 상대가 안 돼.”

“가자, 괜히 끼어들었다가 우리만 낭패 볼 수 있어.”

빨강 머리 남자의 위협에 뿔뿔이 흩어지는 사람들. 남자는 사람들이 자신을 두려워하자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이때, 어디선가 훤칠하게 생긴 한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더니, 아주머니에게 다가갔다.

“혹시 이나라 님 맞으신가요?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아주머니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주름진 얼굴로 대답했다.

“말씀하세요. 노족장님과 오신 분인데, 무엇이든 도와드릴게요.”

아주머니의 대답을 들은 염구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도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인데, 호의적으로 나오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면현과 대화할 때 무뚝뚝했던 말투는 다른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염구준이 공손히 손을 모으며 예의를 표했다.

“똥폼 잡기는, 우리는 안중에도 없다 이 거야?”

빨강 머리 남자가 비꼬며 말했다.

여긴 천면 가문이 별로 활동하지 않는 곳이라, 이들은 천면현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마음 바꾸기 전에 꺼져.”

염구준이 한숨을 내쉬며 귀찮은 듯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벌레보다 하찮은 놈 때문에 괜히 손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뭐라고? 감히…!”

빨강 머리 남자가 막 말을 꺼내려던 찰나, 갑자기 고개가 돌아가며 강한 고통이 느껴졌다. 누군가가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 것이다.

그는 코와 입으로 피를 뿜으며 옆으로 날아갔다. 정말 반응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빨강 머리 남자가 나가 떨어지자, 옆에 있던 두 남자가 허겁지겁 부축하려 다가왔다. 하지만 이들도 눈 깜빡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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