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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5화

“왜 우릴 구했어요?”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소년들의 태도였다.

“구하다니? 지금은 여기서 살아남는 것만 생각해!”

염구준이 좁혀오는 황금사충 포위망을 바라보며 얼굴을 굳혔다.

다루기 너무 까다로운 벌레였다. 벌써 향낭에 적응해 조금씩 다시 다가오고 있었다.

무리안의 벌레들은 하나같이 범상치 않았다.

펑! 염구준이 기운을 밖으로 발산하며 황금사충들을 날려버렸다. 우수수 모래알처럼 떨어지며 죽어가는 벌레들, 하지만 죽는 족족 더 몰려들었다. 피라냐보다 더 상대하기 까다로웠다. 심지어 이 벌레는 발산된 기운에 겁먹기는커녕 흡수까지 하고 있었다.

벌레는 무엇이든 먹어 치우는 것 같았다.

물론 여기서 염구준이 진짜 실력을 보인다면 혼자서 빠져나가는 것쯤이야 별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들도 벌레와 함께 같이 죽게 된다.

천면 가문 소년들은 구할 수 없다면 그만이지만, 수안은 꼭 데리고 나가야 했다.

“수안아, 내가 널 좀 안아 올려야 할 것 같아.”

염구준이 뜬금없이 말했다. 그녀를 구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수안이 놀라 반항하기라도 한다면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경고한 것이다.

“앗!”

아니나 다를까 경고했음에도 수안의 입에서 탄성이 튀어나왔다. 공주님 안기라니, 그녀의 얼굴이 수줍은 소녀처럼 빨갛게 물들었다. 염구준은 그녀의 반응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급박한 상황이라 그냥 그러려니 넘어갔다.

“아, 네. 알겠어요!”

수안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녀는 염구준이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물론 이런 상황에 이상한 짓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은연중 그녀는 무언가를 기대하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나 그녀의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다. 염구준이 그녀를 안은 채 순식간에 모래 밖으로 날아올랐다. 그제야 수안은 상황을 파악하고 이번엔 민망함으로 얼굴을 붉혔다.

‘창피해 죽겠네!’

염구준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녀를 구하기 위해 끌어안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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