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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그래, 나 부자 맞아: Chapter 571 - Chapter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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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강유리는 슬쩍 그의 품에 파고들며 말했다.“추워 죽겠어.”육시준은 그녀를 한번 쳐다보고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말했다.“다음부터는 이런 차림으로 외출하면 안 돼.”“왜? 안 예뻐?”그녀는 진지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고, 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되물었다.“단지 예쁘게 보이려고 이렇게 입는 거야?”“당연하지!”“그럼 추워도 싸다.”그녀는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더니 그를 꾸짖었다.“이봐, 서른 살도 넘은 입에서 어떻게 이런 차가운 말이 나와?”둘은 집 밖에서 서로 농담하고 있었지만, 방 안은 오히려 긴장감이 돌았고 엄숙했다. 테이블 앞에는 노트북 한 대가 놓여있었고 그 옆에는 태블릿이 있었다. 송미연이 소파에 정색하고 앉아 휴대전화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안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한 시간 안에 스튜디오에서 연락이 오지 않으면 내가 나서야 해!”“……”육지원과 육경서의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그녀를 말렸다.“그럴 필요까지 있나……”“엄마, 정말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요.”‘이런 작은 상황은 형수님이 틀림없이 대처할 수 있을 거야. 게다가 형도 있는데 뭐…… 이렇게까지 며느리를 감싸주는 시어머니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송미연은 눈을 치켜뜨고 말했다.“도와주지 않을 거면 상관 마!”육지원은 아내 말의 의미를 알아채고 차분하게 설명했다.“당신이 이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건 나도 알고 있지. 유리가 최선을 다해 해명했고, 결과가 이상적이지 않다고 해도 어쩔 수 없잖아. 이렇게 무턱대고 도와주려다가는 유리를 지켜줄 수 없어.”“말할 줄 모르면 말하지 마세요! 지켜줄 수 없다고요? 진짜 베꼈다고 해도 감싸줘야 해요!”“……”육지원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나중에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해졌다. 그녀에게 예민해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라고 타이르려던 참이었는데 밖에서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유리 표절한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소리에, 거실에 있던 세 사람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고, 육경서는 본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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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인터넷에 CCTV 영상 하나가 게시되었는데 동영상 위치는 강유리의 사무실이었다. 한 남자가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살금살금 문을 열고 들어가 재빨리 컴퓨터를 켜서 무언가를 하더니 컴퓨터를 끄고는 사라지는 영상이었다……이 영상은 세마의 공식 계정에 공개됐는데 기사는【흑과 백이 뒤바뀌나? 이 사람이 내 조수인가?】라는 비꼬는 듯한 제목이었다. 여한영은 이 영상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상황을 뒤집을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배후에 세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더욱 자신감이 생겼다. 각종 이모티콘과 동영상을 만들어 홍보했다.영상 속 남자의 정체는 자료는 쉽게 밝혀졌는데, 추연화의 매니저였다. 댓글 게시판은 난리가 났다.“이게 무슨 일이지? 이 사람이 세마 매니저란 말인가?”“반어법인 거 모르겠어? 추연화 매니저라는 뜻이잖아! 팬이 몇십만이나 되는 셀럽인데……”“저 사람 지금 뭐 하는 거지?”“행동이나 눈빛이 수상쩍어. 아무튼 나쁜 일을 하는 거 같은데?”“유강그룹 관계자가 스포했는데 여기 강유리 사무실이라던데? 강유리가 세마랑 친해서 세마 아이디어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문났어. 저 남자가 뭐 하는 건지 너무 뻔한데?”“젠장!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이야? 무슨 이런 반전 드라마가 다 있어?”“추연화가 세마 아이디어를 베끼기라도 했다는 건가?”“영상 하나 가지고 표절이라고 단정 짓기엔 너무 이르지 않나?”이 동영상은 대박을 터뜨려 유강그룹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성홍주는 신속히 추연화를 불러와 상황을 파악했다. 추연화는 영상을 보고는 조금 당황한 듯했지만 이내 담담한 표정을 되찾고는 입을 열었다.“인정해요. 제가 매니저를 강 대표한테 보낸 건 맞습니다. 회사에 금방 왔을 때 자문할 문제들이있어서 부탁했던 거예요. 그런데 강 대표가 협조를 해주지 않아서 우리 매니저가 부정당한 방식을 썼나 봅니다. 이 영상만 보고 저를 의심하시는 겁니까? 제가 그런 더러운 수법을 쓸 사람으로 보이세요?”성홍주는 추연화의 해명에 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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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강유리는 느긋하게 소파에 앉아 귤을 까면서 덤덤하게 잘못을 인정했다.“우선순위가 헷갈렸네요. 이번 사건을 먼저 해결했었어야 했는데.”송미연은 네티즌들의 태도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기에 강유리의 뜻을 바로 알아챘다.잠깐 침묵을 유지하더니 허벅지를 ‘탁’ 치면서 말했다.“고정남 이 자식이, 나쁜 놈이네!”“씁!”육지원은 아프다는 듯 숨을 들이마시고는 송미연을 바라보았다.화를 내면 낼 것이지, 왜 내 허벅지에 화풀이하는 거야…“고정남이 몇 년 간 떨어져 살던 그 모녀한테 정성을 많이 쏟고 있는 걸 서울 사람들은 다 알고 있잖아. 이건 제 실수가 맞아요.” 강유리는 절반 깐 귤을 송미연한테 주었다. 그러고는 바로 화제를 바꿨다.“지난번에 저한테 주셨던 ZJ 에스테틱카드로 한번 체험하러 갔는데 진짜 괜찮더라고요.”송미연은 귤을 받고는 화제에 관심이 갔는지 바로 말을 이었다.“그렇지? 유리가 좋아할 줄 알았다니까. 거기 한번 회원이면 평생 회원혜택을 누릴수 있어. 서울에 두 장밖에 없는 걸 우리 모녀가 가져간거야.”“…”부자들은 다 이런 건가.왜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그때 알았더라면 차한숙한테 더 자랑할 수 있었는데.집사님은 이미 차와 디저트를 준비해 놓았다. 송미연은 강유리의 팔짱을 낀 채 밖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강유리가 남아 저녁까지 먹길 바라는 모양이다. 육지원은 육시준은 불러 서재로 같이 갔다.서재의 큰 유리창을 통해 가든에서 햇빛을 즐기고 있는 모녀의 편안한 모습이 눈에 담겼다.육시준은 찻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고는 입꼬리를 올렸다.하지만 곧 귓가에 육지원의 불쾌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할머니 지분까지 물려받으라고 했는데 네가 거절했다며?”“네.” 육시준이 대답했다.“왜 거절한 거야? 내가 이걸 위해 얼마나 힘을 썼는지 알아? 심지어…”육지원은 잠깐 멈칫했다.“실망이다!”육시준은 창밖에 머물러 있던 시선을 거두고 육지원을 바라보았다.“할아버지 말씀을 안 들었던 것이 후회된다는 말이에요?”육지원은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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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육지원은 자초지종을 듣고 나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육청수를 반항한 일에 있어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다.하지만 육시준이 결국 지분을 물려받기로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주 뿌듯했었다. 만족스러웠다.소원이 이뤄진 만족감이었다.하지만 이 만족감은 얼마 가지 않았다. 열심히 쟁취해 손에 쥐었다고 생각했었던 물건이 모두 다른 사람이 의도적으로 그의 손에 쥐여준 거라는 걸 알게 된 순간, 모든 것이 무너졌다.육시준은 육지원을 무시하고 창밖을 보면서 강유리를 찾고 있었다.강유리는 찻잔을 들고 앉아있었는데 그림같이 아름다웠다.송미연이 뭐라고 말했는지 그 말을 들은 강유리는 활짝 웃었다. 그 웃음에 주위의 공기마저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육시준의 입꼬리도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다른 용건이 없으시면 먼저 나갈게요.”육지원도 정신을 차리고 말을 보탰다.“아, 그리고.”육시준은 발걸음을 멈췄다.“곧 Seema랑 같이 일하는데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안 돼.”뭔가를 결심한 듯 굳건한 목소리였다.“육 씨 네를 제외하고도 너만의 힘을 키울 필요가 있어.”“알았어요. 협업하든 하지 않든 Seema한테 무슨 일이 생기게 하진 않을 거예요.”육지원은 눈치를 채지 못했는지 계속 말을 이어갔다.“고정남도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너도 지켜만 보고는 있으면 안 돼. 빨리 홍보팀보고 준비하라고 해, 반드시…”“아버지, 유리가 알아서 할 거예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육시준이 대답했다.육지원은 인상을 찌푸렸다.“유리가 한 건 그냥 장난이잖아. 동영상 하나로 뭐가 증명되는데? 충분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마무리 짓기 어려울 거야.”“그건 유리도 잘 알고 있어요. 아버지가 해야 하실 건 유리를 믿고 저희를 믿어주시는 거예요.”“…”육시준이 나가고 나서 육지원은 눈치를 챘다.방금 시준이 “우리”라고 했다는 사실을.그래, 시준이를 믿지 않고 있었던 건 사실이다.그저 고집을 부려서 할머니가 물려준 지분을 거절한 줄만 알았었다.예전엔 아들이 효도하기만을 바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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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대단하네.역시 부자.일에 있어서는 아주 냉철해.인터넷에서는 이 일이 계속 불거져 가고 추연화도 진짜 화가 났는지 강유리가 자기의 조수한테 인터넷 폭력을 가한데 있어서 글을 올렸다. 곧이어 고소장도 보냈다.Seema한테 분명 더 확실한 증거도 없는데 이런 일을 저지른 건 분명 비하하는 행위이고 이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꼭 물을 것이라고.너무 당당한 나머지 그를 믿고 있었던 네티즌들을 안심시켰다.하지만 구경꾼들은 추연화의 이런 행동이 예전의 너그럽게 선처해 주는 이미지와는 너무 달라 도둑이 제 발 저린 거 아니냐며 묻기도 했다.상대방이 직접적인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가 있어서 일부러 고소장으로 겁을 주는 것이라며.온라인에서 이렇게 싸움이 펼쳐지는 사이, 강유리도 글을 올렸다.[제가 그룹에서 일을 하는 건 처음이라 익숙하진 않습니다. 업무 효율을 향상하기 위하여 가끔 제 자신의 검색기록을 저장하곤 합니다. 추 감독님의 검색기록도 마침 제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네요.]이 글 아래에 영상도 첨부되었다.영상의 녹화 시간은 추연화의 조수가 강유리의 사무실에 드나든 시간과 일치했다.곧이어 기자들이 올라오기 시작하였고 이 영상의 조회수도 끊임없이 오르기 시작했다.댓글도 조롱하는 사람들뿐이었다.“진짜 웃겨. 이건 너무 우연 아니야?”“모함하는 거라더니, 무슨 상황이지?’“유리 공주님 진짜 대박. 성신영 사건 때부터 지켜봤는데. 역시 날 실망하게 하지 않았어.”“제가 이쪽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검색기록을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저장하기는 어렵거든요. 분명 누군가한테 부탁한 것일 겁니다.”“고소장: 내 체면은 어디 놓을 건데.”“…”진실이 밝혀지니 바로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졌다.#진실이 밝혀졌다.##추연화 카피##Seema 전에 빚도 같이 갚게 할 거야.##유리 공주 가족들한테도 인정사정없군. Seema 화이팅#곧이어 실시간 순위를 모두 점령해 버렸다.이 일의 피해자인 Seema도 이번 일로 얼떨결에 한국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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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지금이랑 예전이 다르다고 말하려 했던 도희였다.하지만 말도 나오기 전에 저편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래?”“퍽!”바로 전화를 꺼버린 강유리였다.도희는 바로 고개를 돌려 다른 분들한테 전했다.“유리는 기다리지 않으셔도 될 것 같네요.”그러니 다들 이해했다는 듯 대꾸했다.“젊은 나이에 결혼해서 참 고생이네.”알렉스는 이 말을 듣고 바로 입장을 표명했다.“에이, 그렇게 말하면 안 되죠. 전 제 아내의 개인 사정에 상관 안하는데요. 아내가 가고싶은 곳이 있다고 미리 말해 주기만 하면 돼요.”말하고 나서 도희한테 뭐라 당부하더니 방에서 나갔다.육경서는 주아의 마음에 어떻게 들지 생각하고만 있었다. 결혼은 불행만 있는게 아니고 행복한 순간도 많다고…하지만 알렉스의 말을 듣고 놀랐다는 듯 말했다.“헐, 아내가 근심이 안 돼요?”여기 강남연우잖아. 돈 많은 여자들이 스트레스 풀러 오기 좋아하는 곳. 자기도 근심이 돼서 같이 왔는데.“뭐가 걱정할 게 있어? 연예인을 좋아할 수도 있지.”“에이, 이건 연예인을 좋아하는 거랑은 다르죠. 그저 제 아빠 팬일 뿐이라고.”신주리는 가볍게 넘기려고 했다.“이게 바로 자신감인 건가? 제 남편분도 자기자신한테 이렇게나 신심이 가득한데 우리 육 회장은 왜 그렇지 못할까.”육경서는 어이가 없었다.“…”의문이기는 하다.강유리도 그것이 궁금했다.자기가 잘생긴 줄도 모르고 자신감도 없다니.하지만 조금 긴장도 되었다.잘난 척하다 딱 남편한테 걸려버렸다.“자기야, 방금 서재 간다고 하지 않았어?”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육시준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갑자기 우리 보스님한테 업무상의 문제를 보고드려야 한다는 사실이 생각나서 왔습니다. 그리고 계약서의 디테일도 보스님께서 확인하셔야 하거든요. 보스님, 물 한 잔이라도 드릴까요?”육시준은 물 두 잔을 떠서 그중 한잔을 강유리 앞에 건네주었다.들었다.쟤 분명 방금 한 말 들었어!“마시고 싶지 않나요? 아니면 제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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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외출하려고?’강유리의 눈빛은 반짝였다.“그래도 돼?”육시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유리가 누군데, 나한테 구속당할 사람이 아니잖아.”\강유리는 어색한 미소를 유지했다.대체 얼마나 들은 거야. 미치겠다.“강남연우는 안돼. 너 전과자잖아.”육시준은 그녀를 놀리지 않았고 냉정하게 그녀의 운명을 심판했다.강유리의 동작은 늦어지고 생각을 더듬더니 말했다.“다른 곳은 된다는 의미인가?”육시준은 그녀의 반응이 만족스러웠다.“응.”강유리는 기쁜지 육시준의 목을 감싸고 뽀뽀를 했다.“자기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 아니야? 진짜 이렇게 너그러운 사람일 줄 알았어!”육시준은 그녀의 애교에 미소를 짓고 목소리도 부드러워졌다.“내가 장소 찾아줄까? 이번 일도 끝냈으니까 같이 회식해야 하긴 하지.”“네가 찾아줄 거야?”강유리는 놀라웠다.육시준은 그녀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응. 도움도 안 됐는데 이 정도는 당연히 해줘야지.”강유리는 왠지 모르게 긴장했다.외출을 허락한 것만으로도 이미 선심을 베푼 건데 장소까지 찾아준다?이건 수상하다.소안영처럼.반 시간 뒤, 강유리가 육시준이 예약해 준 장소에 도착한 후에야 그 이유를 알았다. 익숙한 친구들이 같이 방 안에 앉아있는 걸 보고 육시준이 이 모든 걸 계획한 원인을.이곳은 피어싱이잖아!서울에서 제일 큰 유흥업소. 최고의 서비스에 물도 좋고…하지만 이 모든 걸 누릴 용기는 없다.“유리씨, 친구분들께서 모두 도착하셨으니까 필요한 거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항상 밖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가게의 매니저인 김정환은 그들 일행을 방으로 안내하고 나서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안영씨 친구이기도 하고 임 비서님이 직접 전화주셔서 예약한 것이기도 하니까 일반인은 아닐 것이다. 바로 해야 할 일을 멈추고 직접 접대하기 시작했다.강유리의 안색은 안 좋았다. 그녀는 김정환더러 나가라고 손짓했다.방문이 잠기고 나서야 그녀는 어색하게 물었다.“무슨 상황이지?”도희는 예상 적중인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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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그녀의 막연한 시선을 따라 문 쪽을 향해 보니 스텝의 옷을 입은 남자가 비싼 술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훤칠한 키에 예쁜 눈으로 방안을 훑어보고 있었다. 목표물을 수색하는 사냥꾼처럼.강유리는 놀란 듯 말했다.“주청모? 삼 개월이 됐는데 네가 왜 아직도 여기 있어?”주청모는 슬쩍 웃더니 프로다운 포즈로 술을 따고는 모두의 술잔에 부었다.하지만 그의 눈빛은 계속 소안영한테만 있었다.“갔다가 다른 가게들은 모두 내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다시 돌아왔어.”“…”도희는 한입 베어 문 수박을 하마터면 땅에 떨어뜨릴 뻔했다.눈앞의 주청모를 보면서 눈빛에는 온통 놀라움뿐이다. “설마? 너 이 일 진짜 사랑하는 거 아니지? 주 씨네 도련님이 돈이 부족해서 그러는 거야?”도희는 그날에 레이싱 시합이 궁금해서 보러 갔다.하지만 보는 눈도 많아서 강유리한테 인사하러 가지 못했을 뿐이었다.강유리 일행이 떠나고 나서 몇 번 더 달리기도 했는데 제일 인상 깊었던 사람이 바로 주청모였다…“도희야!”말이 좀 심했는지 강유리가 먼저 일깨웠다.주청모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괜찮아요 누나. 친구분 말처럼 제가 은근히 이 일을 사랑하나 보죠 뭐. 그러고 강남연우는 항상 절 반긴다고 누나도 말했었잖아요. 설마 지금 후회하는 건 아니겠죠?”소안영을 비롯한 모든 사람은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다.누나?뭔가 재미있는 전개인데.소안영은 자기한테 쏠린 시선이 불편했다.“술 내려놓고 먼저 나가봐.”주청모는 나가려는 뜻이 없었는지 대답했다.“같이 한잔할까요? 제가 돌아가서 연구 좀 해봤는데 이번엔 누나를 만족시켜 드릴 자신이 있거든요.”“…”“아니면 누나 지금 후회하시는 거예요? 강남연우도 이젠 날 받아들이기 싫은 건가?”“당연히 그런 거 아니지. 난 네가 우리 이 추한 곳이 마음이 안 들어서 해외로 간다고 들었는데.”뻔한 남자들의 플러팅은 이미 지겹도록 봤다. 주청모는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역시 누나 저한테 관심이 있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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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김정환은 소안영을 쳐다보고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다른 방으로 안내했다.문이 닫히고 방안은 다시 정적으로 휩싸였다.주청모는 그녀 앞에 서서 내려보고 있었다.소안영은 불편했는지 컵을 들고 물 한 모금 들이켰다.“도련님이 이리저리 여자들을 건드리고 다니신다는 걸 서울에 모르는 분이 없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처음이라고 하시는지?”“처음 몸 파는 건데요.”주청모는 흔들림 없이 말했다.소안영은 컵을 세게 상위에 올려놓고 당당해진 말투로 되물었다.“똑바로 말하면 안 돼? 일부터 나 골탕 먹이는 거야?”“진짜 처음 맞는다면 책임 져 줄 거야?”“아니.”딱 잘라 말해놓고 자기도 웃긴다고 생각한 소안영이다.“넌 잤던 애들한테 모두 책임질 거야?”“네가 다른 여자들이랑 같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소안영. 내가 그렇게 별로야? 나한테 관심이 진짜 하나도 없어?”화가 조금 섞인 말투였다.그날 뒤로, 그녀를 몇 번 만났었다.하지만 그녀를 볼 때마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다른 남자랑 놀고 있는 그녀였다.지금까지 그를 이렇게 대하는 여자는 없었다.처음엔 승부욕때문에 그런 거지만 지나고 보니 매력이 있고 반전도 있는 사람이어서 점점 흥미가 생긴 것이다.하지만 소안영의 마음은 돌덩이 같았다.다가갈 수 없게 만들었다.피어싱을 떠나 그녀한테 찾아가려고 하니 아예 자기를 피해 얼굴 볼 기회도 안 주니까…“누나라고 안 해?”소안영은 대충 대답했다.추정모는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소안영은 한숨을 쉬고 진지해진 목소리로 해명했다.‘너 괜찮으니까 자길 의심하지 마. 내가 남자랑 두 번째 잠자리는 안 갖는 편이라. 역겹지?”나쁜 여자 발언에 추정모는 더욱 불쾌해진 느낌이다. “너…”“할 말은 다 했으니까, 얼마나 원하는데?”소안영은 더 이상 말하기 싫은 지 바로 화제를 끝냈다.“…”주청모는 그녀의 얼굴에서 뭔가라도 찾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상대가 대답이 없으니 소안영은 일어나 자켓을 집어 들었다.“기회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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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육경서는 입을 떡 벌리고 주아를 쳐다보았다.“주아야, 네 친구 나쁜 여자네. 앞으로 거리 좀 둬.”“꺼져.”신주리는 차갑게 대답했다.육경서는 입을 다물고 소파에 쪼그려 앉아 문득 생각이 났다.형이 걔가 있다는 걸 알면 형수님 걱정은 안 될 텐데 왜 굳이 여기까지 데리고 온 거지?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주청모 하나도 소안영을 상대할 수 있다면 형수님들이랑 주아까지 나쁜 길로 들어설 가능성은 작을 것이다.“나 알았어!”도희가 흥분하면서 말했다.“일단 말해봐.”강유리는 대꾸했다.“이 주 씨 도련님이 분명 안영언니한테 관심이 있는 거라니까! 그런데 안영언니는 얘가 별로 마음에 안 든거지. 그래서 하룻밤만 자고 도망가고. 두 사람이 몇 달간 얽혔는데 우리 도련님이 안영언니를 쫓아다니고 안영언니는 걔만 보면 도망가고. 이렇게 실망한 도련님이 한국을 뜨려고 하는 거야.”“방금 안영언니가 주청모한테 해외 갔다고 했다는 말 기억나?”“그래서 안영언니가 오늘 컨디션이 안 좋다 했어. 축하 파티한다더니 전혀 기뻐 보이지는 않고 혼자 술만 마시고 있고.”“하지만 다시 주청모가 돌아올 줄은 몰랐던거지.”“…”도희는 손짓도 해 가면서 말했다.사랑하지만 같이 있을 수는 없는 사랑 이야기가 모두 앞에 펼쳐졌다.육경서는 감탄하는 눈치다.“도희 씨는 왜 작가 하지 않으셨어요.”신주리는 생각에 잠기다 동의라도 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도리 있어. 안영이 성격에 진짜 보고 싶지 않으면 어떻게든 피해 다닐 거야.”하지만 방금 육시준이 시킨 사람이 데리러 왔을 때 가기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맞아. 게다가 친구한테 그렇게 쉽게 미안하다고 할 사람도 아니고.”강유리가 보탰다.오늘 회식의 목적 자체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이제야 그 이유를 아는 것 같은 기분이다.기분이 안 좋아서 같이 술 마시려고 했던 거네!바로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메시지 한 통이 왔다.육시준이 보낸 문자였는데 그가 간단하게 “응”이라고 대답한 것이었다.곧이어 보충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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