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리는 슬쩍 그의 품에 파고들며 말했다.“추워 죽겠어.”육시준은 그녀를 한번 쳐다보고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말했다.“다음부터는 이런 차림으로 외출하면 안 돼.”“왜? 안 예뻐?”그녀는 진지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고, 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되물었다.“단지 예쁘게 보이려고 이렇게 입는 거야?”“당연하지!”“그럼 추워도 싸다.”그녀는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더니 그를 꾸짖었다.“이봐, 서른 살도 넘은 입에서 어떻게 이런 차가운 말이 나와?”둘은 집 밖에서 서로 농담하고 있었지만, 방 안은 오히려 긴장감이 돌았고 엄숙했다. 테이블 앞에는 노트북 한 대가 놓여있었고 그 옆에는 태블릿이 있었다. 송미연이 소파에 정색하고 앉아 휴대전화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안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한 시간 안에 스튜디오에서 연락이 오지 않으면 내가 나서야 해!”“……”육지원과 육경서의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그녀를 말렸다.“그럴 필요까지 있나……”“엄마, 정말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요.”‘이런 작은 상황은 형수님이 틀림없이 대처할 수 있을 거야. 게다가 형도 있는데 뭐…… 이렇게까지 며느리를 감싸주는 시어머니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송미연은 눈을 치켜뜨고 말했다.“도와주지 않을 거면 상관 마!”육지원은 아내 말의 의미를 알아채고 차분하게 설명했다.“당신이 이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건 나도 알고 있지. 유리가 최선을 다해 해명했고, 결과가 이상적이지 않다고 해도 어쩔 수 없잖아. 이렇게 무턱대고 도와주려다가는 유리를 지켜줄 수 없어.”“말할 줄 모르면 말하지 마세요! 지켜줄 수 없다고요? 진짜 베꼈다고 해도 감싸줘야 해요!”“……”육지원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나중에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해졌다. 그녀에게 예민해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라고 타이르려던 참이었는데 밖에서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유리 표절한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소리에, 거실에 있던 세 사람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고, 육경서는 본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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