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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육지원은 자초지종을 듣고 나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육청수를 반항한 일에 있어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육시준이 결국 지분을 물려받기로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주 뿌듯했었다.

만족스러웠다.

소원이 이뤄진 만족감이었다.

하지만 이 만족감은 얼마 가지 않았다. 열심히 쟁취해 손에 쥐었다고 생각했었던 물건이 모두 다른 사람이 의도적으로 그의 손에 쥐여준 거라는 걸 알게 된 순간, 모든 것이 무너졌다.

육시준은 육지원을 무시하고 창밖을 보면서 강유리를 찾고 있었다.

강유리는 찻잔을 들고 앉아있었는데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송미연이 뭐라고 말했는지 그 말을 들은 강유리는 활짝 웃었다. 그 웃음에 주위의 공기마저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육시준의 입꼬리도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

“다른 용건이 없으시면 먼저 나갈게요.”

육지원도 정신을 차리고 말을 보탰다.

“아, 그리고.”

육시준은 발걸음을 멈췄다.

“곧 Seema랑 같이 일하는데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안 돼.”

뭔가를 결심한 듯 굳건한 목소리였다.

“육 씨 네를 제외하고도 너만의 힘을 키울 필요가 있어.”

“알았어요. 협업하든 하지 않든 Seema한테 무슨 일이 생기게 하진 않을 거예요.”

육지원은 눈치를 채지 못했는지 계속 말을 이어갔다.

“고정남도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너도 지켜만 보고는 있으면 안 돼. 빨리 홍보팀보고 준비하라고 해, 반드시…”

“아버지, 유리가 알아서 할 거예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육시준이 대답했다.

육지원은 인상을 찌푸렸다.

“유리가 한 건 그냥 장난이잖아. 동영상 하나로 뭐가 증명되는데? 충분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마무리 짓기 어려울 거야.”

“그건 유리도 잘 알고 있어요. 아버지가 해야 하실 건 유리를 믿고 저희를 믿어주시는 거예요.”

“…”

육시준이 나가고 나서 육지원은 눈치를 챘다.

방금 시준이 “우리”라고 했다는 사실을.

그래, 시준이를 믿지 않고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저 고집을 부려서 할머니가 물려준 지분을 거절한 줄만 알았었다.

예전엔 아들이 효도하기만을 바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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