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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강유리는 느긋하게 소파에 앉아 귤을 까면서 덤덤하게 잘못을 인정했다.

“우선순위가 헷갈렸네요. 이번 사건을 먼저 해결했었어야 했는데.”

송미연은 네티즌들의 태도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기에 강유리의 뜻을 바로 알아챘다.

잠깐 침묵을 유지하더니 허벅지를 ‘탁’ 치면서 말했다.

“고정남 이 자식이, 나쁜 놈이네!”

“씁!”

육지원은 아프다는 듯 숨을 들이마시고는 송미연을 바라보았다.

화를 내면 낼 것이지, 왜 내 허벅지에 화풀이하는 거야…

“고정남이 몇 년 간 떨어져 살던 그 모녀한테 정성을 많이 쏟고 있는 걸 서울 사람들은 다 알고 있잖아. 이건 제 실수가 맞아요.”

강유리는 절반 깐 귤을 송미연한테 주었다. 그러고는 바로 화제를 바꿨다.

“지난번에 저한테 주셨던 ZJ 에스테틱카드로 한번 체험하러 갔는데 진짜 괜찮더라고요.”

송미연은 귤을 받고는 화제에 관심이 갔는지 바로 말을 이었다.

“그렇지? 유리가 좋아할 줄 알았다니까. 거기 한번 회원이면 평생 회원혜택을 누릴수 있어. 서울에 두 장밖에 없는 걸 우리 모녀가 가져간거야.”

“…”

부자들은 다 이런 건가.

왜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그때 알았더라면 차한숙한테 더 자랑할 수 있었는데.

집사님은 이미 차와 디저트를 준비해 놓았다. 송미연은 강유리의 팔짱을 낀 채 밖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강유리가 남아 저녁까지 먹길 바라는 모양이다.

육지원은 육시준은 불러 서재로 같이 갔다.

서재의 큰 유리창을 통해 가든에서 햇빛을 즐기고 있는 모녀의 편안한 모습이 눈에 담겼다.

육시준은 찻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고는 입꼬리를 올렸다.

하지만 곧 귓가에 육지원의 불쾌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할머니 지분까지 물려받으라고 했는데 네가 거절했다며?”

“네.”

육시준이 대답했다.

“왜 거절한 거야? 내가 이걸 위해 얼마나 힘을 썼는지 알아? 심지어…”

육지원은 잠깐 멈칫했다.

“실망이다!”

육시준은 창밖에 머물러 있던 시선을 거두고 육지원을 바라보았다.

“할아버지 말씀을 안 들었던 것이 후회된다는 말이에요?”

육지원은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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