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사과였다.육시준은 알아들었다.지난번 그녀가 술에 취해 그가 그녀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설명을 하고 할 말이 있냐고 물었었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사과를 했지만, 다시 화를 내고 문을 걷어차고 나갔다......여자의 얼굴은 여전히 차가워 보이고, 마치 그냥 지나가듯 말했지만,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있는 것을 보니, 긴장한 것 같았다.이제 막 잠에서 깬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애교가 섞인 것 같았다. 긴 머리는 흐트러져 있고, 파자마도 어깨에 대충걸쳐져 있었다.육시준은 그녀의 이런 무방비한 상태에 자제력을 잃고 손을 들어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았다.강유리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깊고 검은 눈동자를 마주 보았다.“잘못한 걸 알고 고치는 착한 어린이에게는 보상이 있는 법이야.” 그가 말했다.“보상?”강유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했다.육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은 그녀의 작은 얼굴에 고정했다. “위선적이고 인위적인 다정함을 원해?”그녀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따뜻한 입술이 그녀의 이마에 닿고, 곧이어 콧등으로 내려와, 입술에 잠시 멈췄다가 떼어졌다.행동이 아주 조심스러워서 마치 눈송이가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녀의 마음도 녹아내렸다.정원에서 차가 멀어지는 소리가 들리자, 강유리는 그제야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이불을 덮어 올라간 입꼬리를 감췄다.차 안.기사가 운전을 하고 있고, 임강준은 육시준에게 프로젝트 현황 보고 중이었다.한참 동안 대답이 들리지 않자, 그는 백미러를 통해 살며시 그를 보았다.남자는 뒷좌석에 기대, 손에는 태블릿을 들고 시선은 화면에 고정한 채 입꼬리가 보일 듯 말 듯 치켜 올라갔다.‘이건, 프로젝트 기획이 아주 만족스럽다는 뜻일까?’“일정 조율 좀 하자. 남은 업무는 하남수한테 맡기고, 최대한 빨리 서울로 가자.”“......”‘아, 프로젝트랑 상관없이 사모님이랑 화해하신 거였구나?’강유리가 다시 잠에서 깼다. 휴대폰 알림 소리 때문이었다.송이혁이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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