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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강유리는 정신이 아찔한 탓에 뒤늦게 반응했다.

‘이게 그가 말한 한번 해본다는 것인가?’

육시준은 움직임을 멈추고 머리를 그녀의 목덜미에 파묻어 가슴이 약간 굽었다.

“우리가 사귀는 동안 우리 서로를 어느 정도 잘 아는 것 같다고 했지? 그럼 넌 내가 굳이 내 시간을 써가면서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랑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물어본 적도 없으면서, 혼자 넘겨짚고 떠도는 소문이나 듣고 사형선고를 한다고?”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도 참고 견디면서 이 결혼 유지하느라 힘들었겠네.”

“......”

그는 말을 끝내고 그녀의 허리에 있던 손을 떼어냈다.

그러고는 몸을 일으켜 욕실로 향했다.

물소리가 들리고, 강유리는 여전히 침대에서 방금 그 자세로 누워있었다. 예쁜 눈동자는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고, 머릿속으로는 방금 한 말들을 되뇌고 있었다.

‘그래서, 왜 갑자기 화를 내는 거지?

남자를 좋아한다고 여자한테 이런 반응이 나오는지 자신도 잘 모르는데, 이게 무슨 증명인가?

게다가 남자를 좋아하면서, 여자도 좋아할 수도 있잖아!’

이런 생각까지 이르자, 그녀의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 그는 그가 그녀를 좋아한다고 그걸 믿고 막 대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진짜 좋아한다고?’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손발은 아직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욕실 쪽을 바라보며 머릿속으로 예전에 두 사람이 연애하던 날들을 떠올렸다.

한참 뒤, 물소리가 멈췄다.

강유리는 갑자기 정신이 들어, 빠르게 이불 속으로 들어가 눈을 꼭 감고 자는 척을 했다.

발소리가 천천히 가까워지더니, 몸쪽의 침대가 가라앉았다. 그녀는 이 틈을 타 그가 있는 방향으로 몸을 굴렸다.

두 사람은 나란히 침대에 누워, 서로의 손등을 맞대고 있었다.

모두 깨어 있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안은 고요하고 어두웠다. 강유리는 고개를 돌려 희미한 빛 자락에 남자의 옆얼굴을 보았다.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손등을 콕콕 찔렀다.

그러더니 갑자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너 출장 5일 동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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