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영은 예의를 갖춰 주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는 고개를 돌려 조보희를 향해 입을 열었다. “유정이가 하는 말 듣지 마. 나 경원이랑 그냥 친한 친구야. 경원이도 네 생일인 거 알고 있던데, 나한테 생일선물도 전해주라고 하더라.”말을 마치자마자 일찍이 준비해 둔 물건을 꺼내, 아주 친절하게 조보희에게 건네주었다.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조보희는 그녀의 눈동자가 빛나고 있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조보희는 그녀의 이런 가식적인 모습이 정말 싫었다......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끝까지 횡포를 부리려다, 그녀가 건네준 선물을 부숴버리자, 입구에서 자동차 엔진소리가 들렸다.검은색 마이바흐 한 대가 천천히 들어와 깔끔하고 안정적으로 주차를 했다.고급 차에 멋진 운전 실력이 더해지니, 모두의 이목을 끌었다.이유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 “신영아, 저번에 넷째 도련님이 너 데리러 올 때 타고 온 차가 마이바흐였잖아. 여기 온 거 아니야?”성신영은 순간 멍해져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내가 번호판을 못 봤어, 아마 아닐 거야! 걔 오늘 저녁에 연회 있다고 했어, 아니었으면 나랑 같이 왔겠지.”그녀와 육경원의 관계는 뭔가 있긴 했지만, 정식으로 사귀는 것은 아니었다.그 이유 중 첫 번째는 그녀는 그렇게 빨리 넘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두 번째는 그녀는 이제 막 파혼했기 때문에, 상처받은 컨셉을 잠시 유지하고 싶었다.만약 육경원이 정말 그녀를 위해 직접 왔다면, 비록 그녀의 체면은 살려주겠지만, 결국 힘들어질 것이다.“혹시 서프라이즈라도 해주려는 거 아니야?” 이유정이 흥분한 채 추측했다.옆에 있던 사람도 몇 마디 보탰다. “예전부터 넷째 도련님은 부드러운 성격에, 여자한테는 신사적이고 따뜻하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낭만적인 면도 있었다니!”“너무 행복해 보인다!”“......”여자들의 부러워하는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이유정은 더욱 흥분해, 본인의 남자친구가 올 때 보다 더 흥분한 채, 당당한 얼굴로 조보
오늘 온 사람들은 조씨 가문과 친분이 있는 집안이거나, 사업하면서 협업한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강씨 가문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지금 조명휘의 말을 들으니, 자연스럽게 그의 입장도 이해가 되어 맞장구를 쳤다. “그럴 수 있죠. 참 강 대표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네요. 저희가 잘 지켜보고 있겠습니다!”“......”강유리는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주위 중년 남자들을 둘러보았다.그녀는 그에 대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어렴풋이 있었다.그의 둥글고 영원히 허허 웃고 있을 것만 같은 불상을 닮은 얼굴, 매년 그녀의 집에 올 때마다 그녀에게 많은 선물을 가져다 주었다.하지만 엄마가 돌아가신 뒤, 성홍주가 유강 그룹을 물려받자, 그는 거의 그녀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원래 아주 먼 관계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말을 들으니, 순식간에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마음이 따뜻해진 강유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아저씨.”조명휘는 주위 사람들에게 바삐 인사를 건네며, 그녀의 말을 듣자, 그냥 웃기만 하고 다시 인사를 건넸다. “너는 저쪽에 가서 보희랑 같이 놀아.”강유리는 얼굴을 익히고, 조명휘의 추천으로 상대방이 직접 다가와, 받아야 할 명함은 다 받았다.이제 자연스럽게 자리를 뜨는 일만 남았다. 강유리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시선은 강유리에게 고정되었다.사람들이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의 옷, 가방, 메이크업 등을 비교하고 있을 때, 강유리는 이미 아버지 뻘 되는 사람들과 여유롭게 어울렸다.게다가 더 대단한 것은 메이크업이나 스타일링 방면에서도 강유리는 손색이 없었다.능력도 있고 외모도 있고, 또래 친구들과는 비교도 안 되었다......이유정은 얼굴에 질투와 부러움이 드러났다. “허, 강 대표는 그렇게 바쁘다더니, 아까운 시간 내서 우리랑 놀아주러 왔나?”강유리는 조보희 옆으로 가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응, 나 바빠. 너희들이랑 놀고싶지도 않고, 그래도 친구 생일 축하해
이유정은 참지 못하고 맞장구를 쳤다.“넌 왜 이렇게 사리 분별을못 해? 신영이는 오늘 너 축하하러 온 거야. 육경원이 준 선물도 가져왔잖아! 너 이거 넷째 도련님 얼굴에 스크래치 내는 거 아니야?”LK 그룹이 언급되자, 주변에서 맞장구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모두 성신영이 조보희에게 한 말을 지지했다.그래도 넷째 도련님의 사람인데 이렇게 각박하게 굴지는 말라고 했다.강유리는 이 말을 듣자, 의아한 듯 성신영을 보았다. “육씨 가문 넷째 도련님?”성신영은 마음이 약해져 덮으려 하니 더욱 티가 났다. “나랑 육경원은 그냥 친구야. 내 친구 생일이라니까, 선물 하나 챙겨준 것 뿐이야.”그녀는 다시 선물을 꺼냈다.아주 작은 케이스에 위에는 성연 주얼리의 logo가 새겨져 있었다.조보희가 다시 거절할까 봐 인지, 자랑하는 듯한 뉘앙스가 담겨있었다. 성신영은 곧바로 상자를 열어 그녀의 눈앞에 들이밀었다.“성연 주얼리 최신 한정판 제품이야. 국내에는 딱 한 개, 보희는 알지?”“......”주위는 모두 놀라는 목소리였다. 조보희도 그 목걸이를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보석을 좋아했다.게다가 보석 쪽으로는 아주 잘 알고 있었고, 이 목걸이는 정말 성연 주얼리의 올해 신상으로, 국내에는 단 한 개밖에 없었다. 그녀는 사고 싶어도 살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그런 목걸이가 눈앞에 있으니, 그녀의 두 눈에서 빛이 났다. 이것을 건네 주는 사람이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인 줄도 까먹을 정도였다.“아주 마음에 드는 것 같네, 그럼 다행이다.” 성신영이 타이밍을 맞춰 목소리를 내더니 상자를 건넸다. 조보희는 그 목걸이를 바라보며 고민하는 눈치였다.그녀는 그 목걸이가 정말 갖고 싶었다.하지만 이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날 끌어들이는 게 분명했다.‘내가 이 선물을 받고 그녀의 편에 선다면, 강유리는?’턱을 가볍게 치켜들고 거만하게 거절하려 하자, 이유정이 물었다. “강 대표님이 아주 바쁘신 틈에 시간을 내셔서 친구 생
옆에 있던 가짜 친구도 큰 소리로 웃었다. “강 사장처럼 돈 많이 버는 사람이, 자기 친구한테는 저렇게 인색하네!”“아무리 많이 번들, 자기가 어쩌겠어? 강씨 집안이 있으면 더 부잔데! 성신영이랑 비교가 되겠어?”“맞아! 성신영은 그래도 대스타고, 발표 했다 하면 수천만원은 그냥 벌잖아!”“......”하나같이 속물이었다.성신영이 육씨 가문 넷째 도련님을 언급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편에 서기 시작했다.이렇게나 값비싼 물건을 꺼내 들었으니, 모두가 아첨하기 바빴다.성신영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강유리는 사람들을 무시한 채 턱을 살짝 들어 조보희에게 신호를 주었다. “열어봐.”조보희는 갑자기 찾아 온 행운에 어안이 벙벙했다.아무 생각없이 홀린 듯 열어보았다.디테일이 세밀한 아름다운 목걸이가 있었다. 펜던트 부분은 작은 초승달 모양으로 가장자리에 다이아몬드가 세세히 박혀 있었다. 정원의 화려한 조명 아래 투명하고 맑은 빛을 반사하였다.이유정은 목을 빼고 살펴보았다. 순간 눈이 번뜩였다. 여자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디자인이였다.그녀의 눈빛에는 질투심이 스쳤다. 가벼운 콧방귀를 뀌며 브랜드 제품이 아닐거라고 계속 자기합리화하였다.조보희는 신나서 소리쳤다. “어머!!! 이거 월하미인 맞지?! 그치? 진짜 월하미인 맞는 거지?”강유리는 그녀의 안목이 만족스러웠다. “맞아.”조보희는 기뻐하며 벌떡 일어나 한마리의 호랑이처럼 강유리에게 달려들었다.강유리는 피할 새도 없이 그녀에게 껴안아졌다.그녀의 몸은 뻣뻣하게 굳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반응했다. “조보희!”조보희는 자신이 흥을 이기지 못하고 실수했다는 걸 알아차리고 재빨리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후 자신이 받은 선물을 들고 과시하듯 이유정의 앞에 내밀었다.“세마 선생님의 클래식 디자인, 월하미인 시리즈! 알지? 네 수준으로 봐서는 모를 것 같네! 시간남으면 패션 잡지 좀 읽지 그래? 사지는 못하더라도 알고는 있어야지! 안그러면 남들 앞에서 비웃음거리 된다? 하하하하!”
“…”강유리가 비웃느라 정신없을 때,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영상을 찾아보았다.자세히 영상을 살펴보더니 이내 무언가를 발견하곤 깜짝 놀랐다. “정말 똑같은 걸 착용했네! 그때 코디가 너무 예뻐서 언론이 목걸이가 아닌 옷에만 집중한거였어!”“세상에! 그럼 지금 상황은 어떻게 된거야?”“도련님처럼 완벽한 사람이 이런 실수를 했다고?”“성신영이 거짓말 하는 거 아니야?”“…”성신영은 사방에서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다. 얼굴은 새빨게졌고,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하지만 그녀는 지금 이렇게 떠날 수 없었다. 이렇게 떠난다면, 모두 자신이 거짓말했다고 생각할 것이다.물건은 분명 육경원이 보낸 거다. 그녀는 반드시 육경원을 끌어들여야 했다. “그럴 수도 있지. 바빠서 잘못 들고 왔나 본데? 전화해서 물어볼게.”말을 마친 후, 정말 곧장 전화를 걸었다.10분 후.검정색 마이바흐 차량 한 대가 입구에 멈춰 섰다.성신영은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 사람이 굳이 나를 데려다주겠다고 해서, 먼저 나갈게. 보희야, 선물은 진짜 우리가 실수했어. 나중에 다시 사례할게. 내가 그이 대신 사과할게.”자연스럽게 자신과 육경원을 연결 지었고, 매우 친밀해 보였다.이후 모든 소녀들의 부러움과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받으며, 하이힐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한 남성이 차에서 내려 정중하게 그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 남자의 얼굴은 눈에 익었는데, 바로 육경원이었다. 그는 이전에 각종 연회와 금융 잡지에 나온 적이 있었다...“흥, 육경원은 성신영에게 진심이네! 다들 봤죠?” 이유정은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자랑했다. “진짜였네! 재결합했나 본데?”모두가 흥분한 채 질문하러 달려들었다.조보희는 강유리 옆으로 가 조용히 물었다. “무슨 상황이야? 성신영이 정말 너네 남편 동생이랑 붙어먹은 거야?”강유리는 입구를 주시하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이럴 줄은 몰랐어.”“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해
유강엔터는 최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무명의 중소 연예 기획사였던 곳이, 담당자가 바뀐 후 스타인 엔터와 견줄 만큼 성장하였고, 계속해서 신인을 발굴해 냈다.현재 상장을 앞두고 있는 잠재적 대기업으로 거듭났다.이건 비밀도 아니고 육경원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성씨 자매는 사이가 좋지 않다. 성신영은 엉뚱한 남자에게 돈을 쏟다가 적지 않은 실수를 저질렀다. 이제 그녀는 그를 표적으로 삼고 그를 이용해 유강 엔터테인먼트에 직접 투자하려는 것이다.그녀는 똑똑하지만 그다지 솔직하지는 않았다. 그녀가 솔직하게 말했다면 그도 동의했을지도 모른다. “걱정하지 마, 자금 문제는 내가 직접 해결할 거야. 그냥 조금 도와달라는 것뿐이야.” 성신영은 그의 침묵을 보고 황급히 해명했다.“넌 내가 여자 돈 쓰는 꼴을 보고만 있을 거 같아?” 육경원은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성신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육경원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오만함이 가득했다. “그냥 작은 엔터인데 뭐. 신영이 너가 갖고 싶다면, 내가 사줘야지.”성신영은 잠시 벙쪄 있다가 다급히 설명했다. “아니야, 난 내가 직접…”“쉿!”그는 손가락을 뻗어 그녀의 입술에 갖다 댔다.그 따뜻한 눈빛은 뭔가를 꿰뚫어보는 듯했고, 그녀에게 경고했다. “말 들어, 난 착한 아이가 좋아.”그의 이름을 빌려 투자하는 것과 그녀가 목적을 갖고 그것을 사는 것은 다른 개념이었다.전자는 성신영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를 이용하는 것이고, 후자는 그가 그녀의 분노를 표출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이지만 그녀는 그에게 통제되고 의존할 것이다.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절대 손해 보는 거래를 하지 않았고, 성신영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냉큼 받아들였다. “경원아 고마워. 그럼 나도 사양 안 할게!”남자는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그렇게 고마우면, 오늘 같이 집으로 갈까?”......강유리는 오늘 술을 좀 마
차량이 별장을 빠져나왔다.성찬은 아직도 고민중이었다. 자신의 끼를 선보여 이 여자가 자신을 다르게 보도록 만들고 싶었지만, 첫 번째 단계에서부터 자신이 밉보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강유리는 그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때 휴대폰 진동을 느꼈고, 그녀는 폰을 집어 들었다.소안영이었다. 그녀는 아까 연회에서 소안영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녀에게 육씨 가문의 구조를 알아봐 달라는 것이었다.소안영: [드디어 남편 뒷조사의 필요성을 느꼈니? 남자는 책과 같아서 천천히 읽어야 한다고 하지않았어? 왜?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어?]화면 너머로 그녀의 비웃음이 느껴졌다.강유리는 침착하게 정정했다. [제대로 알아봐. 대상은 육씨 가문이야.]소안영: [알아, 너 남편이 요주의 인물인 거지! 그 김에 육 가도 조사하는 거고.]소안영: [자료는 내가 다 모아놨어. 궁금하다면 지금 메일로 보내줄게!]강유리: […]역시, 서울에선 어떤 남자도 소안영의 눈을 피할 수 없다.메시지 창에서 나온 뒤, 그녀의 시선은 화면 맨 위에 떠있는 이름에 머물렀다.육시준.이날 출장 이후 두 사람은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상대방도 더 이상 그녀를 걱정하는 '척'하지 않았다. 이 모호한 관계가 유지되는 한, 누구도 먼저 상황을 깨뜨리려 하지 않을 것이다.‘뽀뽀를 한 뒤 떠나서,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고?’강유리는 입을 다물었다. 툭하면 그의 돈을 빼먹던 시절이 정말 그리웠다…“누님.”달달한 목소리에 강유리가 정신을 차렸다.고개를 들어 조수석을 본 그녀는 차 안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좀 더 자세히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예를 들어, 외에 어떤 작품을 하셨나요?”성찬이 의아해했다. “모르세요?”“…”“제가 알아야 하나요?”은 남녀 주인공, 남녀 1,2와 그녀가 응원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강 감독이 고른 사람들이다.그녀는 그의 안목을 믿었고, 외모가 그저 그런
오후 11시쯤.JL 빌라 입구에는 사람과 차량이 거의 오가지 않아 조용했다.검은색 마이바흐와 입구 앞에 주차된 롤스로이스, 바람에 흐트러진 모습으로 서 있는 세 사람 뿐이었다.왕씨 아저씨는 어리둥절했다. ‘요즘 남자들은 모두 이렇게 노골적인가? 열심히 살고 싶지 않다니?’강유리는 롤스로이스의 창문이 내려가는 것을 보았다. 남편의 오만하면서도 잘난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 막 인사를 하려고 할 때, 이 괴상한 추천 멘트를 듣게 된 것이다…그녀는 차 안에서 풍겨오는 싸늘함을 느꼈다.몸이 뻣뻣하게 굳은 채 고개를 돌린 그녀는 왼손 약지에 끼워진 결혼반지를 내밀었다. “미안해요, 난 이미 결혼해서.”“상관 없어요.”성찬은 전에 연극에서 그녀를 본 이후로 계속 그녀를 주시했다. 자연스럽게 그녀의 약지에 결혼 반지가 있음을 발견했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육경서의 손에는 결혼반지가 없었다. ‘그 남자도 되는데, 내가 안될 건 뭐야?’그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만 한다면, 그녀가 동의하기만 한다면,결혼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그는 매우 진지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꼭 입 다물고 있을게요! 필요할 때 나타나겠습니다. 제가 필요하지 않으시다면, 그저 가만히 누님의 전화만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질투도 하지 않을게요. 누님과 다른 사람의 관계는 신경 쓰지 않아요!”강유리는 자신의 등에서 느껴지는 한기를 의식하며 더욱 단호하게 거절했다. “아뇨, 그럴 필요 없어요! 저는 그쪽한테 관심이 없어요!”“어떻게 그럴 수 있죠? 제가 육시준이라는 사람보다 잘생기지 않아서 인가요? 하지만 제가 그 남자보다 훨씬 믿을 만해요. 게다가 시중도 더 잘 듭니다!” 성찬이 약간 격앙되었다. 그는 몇 걸음 더 다가왔다. 마치 길에서 사이비를 전도하려는 사람같이 끈질겼다.그러는 이유는 역시 이 기회가 다시는 없을 기회이고 오늘을 놓치면 언제 다시 강유리를 만날지 몰랐기 때문이다.그는 정말 오늘 밤 그녀와 함께 별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