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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갑작스러운 사과였다.

육시준은 알아들었다.

지난번 그녀가 술에 취해 그가 그녀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설명을 하고 할 말이 있냐고 물었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사과를 했지만, 다시 화를 내고 문을 걷어차고 나갔다......

여자의 얼굴은 여전히 차가워 보이고, 마치 그냥 지나가듯 말했지만,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있는 것을 보니, 긴장한 것 같았다.

이제 막 잠에서 깬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애교가 섞인 것 같았다. 긴 머리는 흐트러져 있고, 파자마도 어깨에 대충걸쳐져 있었다.

육시준은 그녀의 이런 무방비한 상태에 자제력을 잃고 손을 들어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강유리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깊고 검은 눈동자를 마주 보았다.

“잘못한 걸 알고 고치는 착한 어린이에게는 보상이 있는 법이야.”

그가 말했다.

“보상?”

강유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했다.

육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은 그녀의 작은 얼굴에 고정했다.

“위선적이고 인위적인 다정함을 원해?”

그녀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따뜻한 입술이 그녀의 이마에 닿고, 곧이어 콧등으로 내려와, 입술에 잠시 멈췄다가 떼어졌다.

행동이 아주 조심스러워서 마치 눈송이가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녀의 마음도 녹아내렸다.

정원에서 차가 멀어지는 소리가 들리자, 강유리는 그제야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이불을 덮어 올라간 입꼬리를 감췄다.

차 안.

기사가 운전을 하고 있고, 임강준은 육시준에게 프로젝트 현황 보고 중이었다.

한참 동안 대답이 들리지 않자, 그는 백미러를 통해 살며시 그를 보았다.

남자는 뒷좌석에 기대, 손에는 태블릿을 들고 시선은 화면에 고정한 채 입꼬리가 보일 듯 말 듯 치켜 올라갔다.

‘이건, 프로젝트 기획이 아주 만족스럽다는 뜻일까?’

“일정 조율 좀 하자. 남은 업무는 하남수한테 맡기고, 최대한 빨리 서울로 가자.”

“......”

‘아, 프로젝트랑 상관없이 사모님이랑 화해하신 거였구나?’

강유리가 다시 잠에서 깼다. 휴대폰 알림 소리 때문이었다.

송이혁이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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