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바로 그때, 심재경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강문희 씨.”심재경의 목소리에 안이슬은 잠깐 멈칫했다.“제가 소개를 못했군요.”그는 여유롭게 티슈로 입을 닦고는 안이슬을 가리키더니 비비안에게 말했다.“이분은 제가 새로 모셔 온 베이비시터세요.”심재경에게 반찬을 집어주고 있던 비비안은 그 말을 듣더니 허리를 곧게 폈다.“베이비시터셨군요.”별다른 감정이 담기지 않은 말투였지만 안이슬은 비비안과 눈빛을 마주하는 순간, 그녀의 적개심을 느낄 수 있었다.“이분은 제 비서, 비비안 씨예요.”심재경은 일부러 안이슬에게 비비안을 소개했다.하지만 안이슬은 별다른 이상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그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저는 심 대표님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 베이비시터예요. 아이의 일상적인 보살핌을 책임지고 있어요.”안이슬이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나이가 그렇게 많아 보이진 않는데 능력 있는 베이비시터셨군요. 우리 대표님께서 모셔 올 정도면 엄청 대단한 분이시겠죠?”비비안은 떠보며 물었는데 겉으로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그녀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대표님은 워낙 안목이 훌륭하셔서 아이를 강문희 씨에게 맡겼다는 건 분명 강문희 씨의 능력이 대단하시다는 것을 뜻하겠죠. 앞으로 아이를 잘 보살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 그리고요.”비비안이 그녀에게 다가가더니 살갑게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제가 오늘 특별히 아이를 위해 아기용품을 좀 샀어요. 확인해 보시고 모자란 것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세요, 그럼 제가 내일 사러 갈게요.”비비안은 도시락 외에 큰 종이 박스도 하나 챙겨왔다.안이슬은 바로 종이 박스를 챙겨왔는데 그 안에는 적지 않은 아기용품이 있었다.“모두 해외 브랜드예요.”안이슬이 멍한 채 제자리에 서 있자 비비안은 입꼬리를 씩 끌어올리더니 빠르게 그녀가 산 젖병 세척기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이 브랜드, 국내에서 사기 힘들어요. 워낙 안전한 재료로 만들어졌고, 사용감도 좋다고 해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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