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1101 - Chapter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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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1화

‘그래도 뜻이 담겨 있네. 좋아, 모든 게 바뀌었으니 이제 과거의 일에 더는 연연하지 말자고. 심재경도 아이 때문에 예전의 일을 떠올릴 리가 없을 테고...’“네...”바운서 안의 아이는 우유를 마셔서 그런지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안이슬은 아이를 위해 땀을 닦아줬다.아이의 손에 든 젖병이 빈 걸 발견한 안이슬은 그제야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이가 우유는 잘 마시네요. 물론 지금은 아이가 한창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할 때죠. 그만큼 아이가 건강하다는 걸 증명하기도 하고요.”아이는 쉽게 졸린다. 우유를 마신 후 안이슬은 아이를 안고 겨우 몇 번 달래줬는데 샛별은 벌써 눈을 감았다.“샛별아...”안이슬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안이슬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면서 달래는 장면을 보고 심재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방을 나섰다.오늘 그는 일찍 퇴근했기 때문에 아직 식사를 하지 못했다.부엌에서 먹을 음식이 있나 찾아보려고 했는데 그가 부엌에 들어설 때 안이슬은 이미 아이를 재우는 데 성공했다.“대표님, 혹시 아직 식사를 하지 못하셨나요?”안이슬이 잠깐 고민하더니 부엌으로 다가갔다.“오늘 야근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일찍 돌아왔어요. 밖에서도 밥을 먹지 않았거든요.”스크린에 안이슬과 아이의 모습이 잡히지 않아 심재경은 걱정된 나머지 다급하게 차를 타고 돌아온 것이다.집에 돌아오니 아이와 안이슬이 모두 안전한 걸 확인하고서야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집에 먹을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요...”달걀과 소면 빼고는 집에 음식이 아무것도 없었다.띵동!이때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누구지?”시계를 올려다봤는데 벌써 저녁 여덟 시가 거의 다 되어갔다.이미 늦은 시간인데 누가 찾아온 거지?띵동!초인종이 또 한 번 울렸다.심재경이 움직일 생각이 없는 것을 보고 안이슬이 문을 열러 갔다.“대표님!”문이 열리자 밖에 있던 비비안이 손에 작지 않은 도시락을 든 채 들어오려고 했다.“대표님, 오늘 사내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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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그녀는 모든 반찬을 꺼내 식탁 위에 올려놨다.그리고 주방에서 그릇을 찾아 보온 도시락에 있던 삼계탕을 쏟아냈다.“이건 푹 끓인 삼계탕인데 제가 며칠 전에 주문한 토종닭으로 만들었어요. 토종닭이 잡곡을 골고루 먹었고 스트레스 안 받은 닭이라 그렇게 맛이 좋대요. 회사에도 있는데 오늘 일찍 퇴근하셔서 제가 챙겨드리지 못했네요. 좀 식어서 제가 집에 돌아간 후 다시 한번 푹 끓였어요.”심재경이 자리에 앉았는데 그는 얼굴색 한 번 바뀌지 않았다. 비비안이 한 모든 일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고 마치 그녀의 이런 행동을 묵인하는 것 같았다.“오늘 퇴근하고 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고기가 엄청 육질이 좋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제육볶음 한 번 만들어봤어요. 어떤지 한 번 맛 좀 보실래요?”비비안은 심재경에게 적극적으로 음식을 권했다.심재경은 그런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그저 안이슬을 힐끔 쳐다봤다.그녀는 제자리에 그저 서 있었기에 심재경은 가슴이 조금 답답했다.그리고 그는 시선을 제육볶음에 옮겼는데 고기의 결이 또렷하고 두께도 알맞게 썰려 있었는데 고기와 양파, 그리고 청양고추와 어우러졌다. 방금 만들어서 그런지 아직 김이 모락모락 솟아 아주 맛있어 보였다.하지만 심재경은 입맛이 없었다.“이건 우리가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잡채고요.”비비안은 안이슬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녀는 줄곧 심재경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심재경의 표정이 아무런 변화가 없자 그녀는 내심 실망감이 들었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다.“제가 잡채에 특별히 목이버섯을 넣었거든요. 목이버섯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장 활동을 활발하게 해요.”심재경은 더는 참을 수 없어 미간을 찌푸렸다.안이슬을 떠보려는 것이 아니었다면 그는 진작 비비안을 내쫓았을 것이다.그는 눈을 질끈 감고는 표정을 관리하면서 최소한 험악하게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이것도요.”비비안은 심재경의 짜증과 반감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계속 잔뜩 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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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하지만 바로 그때, 심재경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강문희 씨.”심재경의 목소리에 안이슬은 잠깐 멈칫했다.“제가 소개를 못했군요.”그는 여유롭게 티슈로 입을 닦고는 안이슬을 가리키더니 비비안에게 말했다.“이분은 제가 새로 모셔 온 베이비시터세요.”심재경에게 반찬을 집어주고 있던 비비안은 그 말을 듣더니 허리를 곧게 폈다.“베이비시터셨군요.”별다른 감정이 담기지 않은 말투였지만 안이슬은 비비안과 눈빛을 마주하는 순간, 그녀의 적개심을 느낄 수 있었다.“이분은 제 비서, 비비안 씨예요.”심재경은 일부러 안이슬에게 비비안을 소개했다.하지만 안이슬은 별다른 이상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그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저는 심 대표님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 베이비시터예요. 아이의 일상적인 보살핌을 책임지고 있어요.”안이슬이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나이가 그렇게 많아 보이진 않는데 능력 있는 베이비시터셨군요. 우리 대표님께서 모셔 올 정도면 엄청 대단한 분이시겠죠?”비비안은 떠보며 물었는데 겉으로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그녀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대표님은 워낙 안목이 훌륭하셔서 아이를 강문희 씨에게 맡겼다는 건 분명 강문희 씨의 능력이 대단하시다는 것을 뜻하겠죠. 앞으로 아이를 잘 보살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 그리고요.”비비안이 그녀에게 다가가더니 살갑게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제가 오늘 특별히 아이를 위해 아기용품을 좀 샀어요. 확인해 보시고 모자란 것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세요, 그럼 제가 내일 사러 갈게요.”비비안은 도시락 외에 큰 종이 박스도 하나 챙겨왔다.안이슬은 바로 종이 박스를 챙겨왔는데 그 안에는 적지 않은 아기용품이 있었다.“모두 해외 브랜드예요.”안이슬이 멍한 채 제자리에 서 있자 비비안은 입꼬리를 씩 끌어올리더니 빠르게 그녀가 산 젖병 세척기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이 브랜드, 국내에서 사기 힘들어요. 워낙 안전한 재료로 만들어졌고, 사용감도 좋다고 해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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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아니요.”비비안은 다급하게 거절하면서 자기가 산 물건들을 안이슬의 손에 마구 쥐여주었다.“대표님께서 워낙 바쁘시기에 강문희 씨를 믿고 대신 아이의 물건을 사라고 하셨을 거예요. 그러니 강문희 씨께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인 건 맞지만 저도 대표님 비서로서 대표님의 하나뿐인 아이를 신경 써야죠. 그리고 대표님께서도 저를 신임하셔서 비서로 뽑으신 게 아닐까요?”마지막 한 마디는 안이슬이 아닌 심재경에게 한 말이었다.그녀는 강제로 안이슬의 손에 물건을 쥐여준 후 웃으면서 심재경 옆으로 다가가서 말했다.“대표님, 아이는 정성을 들여 키우셔야죠. 특히 여자아이면 더 정성을 기울여야 해요.”비비안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면서 심재경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심재경은 바로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는 옆으로 피하면서 그녀와 거리를 뒀다.‘정말 징그럽네.’그는 비비안을 집에서 쫓아내려고 했지만 안이슬의 변화된 표정을 보고는 끝내 그 말을 입밖에 내뱉을 수 없었다.안이슬도 자신이 표정 관리를 하지 못했다는 걸 인지하고는 일부러 비비안이 가져온 물건들을 살펴보는 척했다.‘다 좋은 물건이긴 한데. 한낱 비서로서 무슨 돈으로 이 많은 걸 산 거야? 심재경의 마음을 얻으려고 돈을 제대로 썼겠는데?’안이슬은 여기에 남아 두 사람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에 비비안이 가져온 물건을 챙기고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방 안에서 아이는 깊이 잠들어 있었다.안이슬은 아이가 누워있는 바운서 옆에 앉고는 창밖을 내다봤다.밤이 깊어져 하늘은 어둠으로 뒤덮였다.바운서에 누워 고요히 자고 있는 딸을 보더니 안이슬의 마음도 차츰 평온해진 것 같았다.“쪽쪽...”바운서에 누워있던 아이가 입을 꾸물거렸다.앵두같이 빨간 입술을 가진 아이는 너무나도 귀여워 안이슬은 손을 내밀어 아이에게 이불을 덮어줬다.아이는 이미 잠에서 깼는데 이 세상의 모든 게 궁금한 듯 큰 눈을 똘망똘망 뜨곤 했다.안이슬은 웃으면서 아이와 놀아주고는 아이의 볼을 어루만지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이의 이름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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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안이슬이 아이를 신경 쓸수록 비비안은 더욱 위기감을 느꼈다.“저는 대표님께서 특별히 고용한 베이비시터예요. 아이를 달래는 일은 저에게 맡기면 돼요. 비비안 씨는 대표님과 함께...”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비비안이 덥석 그녀의 손을 잡고는 눈썹을 치켜들었다.“저도 사촌 언니네 아이를 집에서 안아본 경험이 있거든요. 강문희 씨는 음식도 안 드신 것 같은데 나가서 식사를 하시는 게 어떨까요?”두 사람은 그 누구도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다.“두 사람 뭐 하는 거예요?”심재경이 갑자기 두 사람의 앞에 나타났다.방 안에는 아직도 아이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지만 눈앞의 두 사람은 마치 굳어버린 듯 움직이지 않았다.“대표님.”비비안은 바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이가 갑자기 울길래 혹시나 아이가 불편한 데는 없는지 확인하러 왔어요.”안이슬이 그 틈을 타 비비안에게서 벗어나고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대표님,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줄 시간이에요.”안이슬이 말했다.“마침 잘됐네요.”핑계를 대고 방을 나서려고 했는데 안이슬의 말을 듣고 비비안은 눈을 번쩍 떴다.“제가 사 온 기저귀로 바꾸죠?”말을 마친 후 비비안은 주위를 훑어보더니 테이블 위에 놓인 자기가 가져온 종이 박스를 발견하고는 다가가 안에 들어있던 기저귀를 꺼냈다.“바로 이거예요! 외국 회사에서 아이 맞춤으로 기저귀를 제작하더라고요, 특별 제작한 기저귀가 일반 기저귀보다 훨씬 아이들에게 좋대요.”비비안이 심재경에게 잘 보이려는 모습을 보고 안이슬은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계속 퀄리티와 가격을 강조했지만 진짜 아이에게 관심이 있는 건 맞는가?지금까지는 그저 아이를 이용해 심재경의 환심을 사려는 것으로 보일 뿐이었다. 만약 그녀가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할 수 없다면...안이슬은 차마 더 생각하고도 싶지 않았다.이런 사람이 심재경의 곁에 남게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아이를 대할 것인가?“이런 거 필요 없어요.”안이슬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그리고 그녀는 심재경 쪽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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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심재경은 테이블 위에 놓인 티슈로 입을 닦고 시간을 확인했는데 벌써 저녁 열 한시였다. 하지만 아이는 울음을 그칠 줄 몰랐다. 특히 비비안이 들어온 후로 샛별의 울음소리는 점점 커졌다. 평소라면 이 시간은 안이슬이 기저귀를 갈아준 후 아이를 재우는 시간이었다.심재경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미안한 기색이 가득한 얼굴로 안이슬을 바라봤다.그는 안이슬이 남기를 원했다. 게다가 전에 두 사람은 약속까지 했었다. 다만 그는 어떻게 이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다. 자칫 말실수라도 하면 안이슬에게 밉보일 수 있으니 말이다.그리고 안이슬은 분명 근처에 살고 있으면서도 그에게 구체적인 위치를 안 알려주는 걸로 봐선 아마도 방해받고 싶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안이슬은 심재경이 고민하는 모습을 알아챘다.사실 그녀는 이곳에 남고 싶었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그녀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었다.“대표님?”심재경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비비안이 가식적인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그에게 다가갔다.비비안이 드디어 아이의 방에서 나가사 안이슬은 재빠르게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줬다.“강문희 씨, 혹시 오늘 저녁 샛별이를 좀 봐줄 수 있을까요? 게스트 룸은 이미 깔끔하게 정리되었어요. 필요한 다른 물건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기저귀를 정리하던 안이슬은 그 말을 듣고 흠칫했다. 그녀는 심재경이 자기를 머물게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결국 비비안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하지만 그녀를 남게 하는 걸 보면 그래도 아직은 아이가 먼저인 듯싶었다.적어도 여자와 아이 사이에서 심재경은 아이를 선택했다.그 생각에 안이슬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알겠습니다, 대표님. 그럼 오늘 저녁은 신세를 질게요.”대답을 한 뒤 안이슬은 샛별이가 썼던 기저귀를 계속 정리했다.아무리 아이의 기저귀라고 하지만 그 냄새는 고약했다.하지만 안이슬은 이미 습관 되었고, 심지어 이것보다 몇 배는 더 고약한 냄새도 많이 맡았었다.그녀와는 달리,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비비안은 차마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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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7화

샛별이를 천천히 바운서에 내려놓고 안이슬은 바운서를 천천히 흔들기 시작했다.아이의 방은 곧이어 다시 정적을 되찾았다.안이슬도 시간이 이대로 멈추길 바랐다.화기애애한 이쪽 분위기와는 달리, 심재경과 비비안이 있는 서재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싸늘했다.“오늘 도시락만 주려고 이곳에 온 건 아닐 텐데요?”비비안은 그의 비서이긴 했으나 그의 개인적인 일정까지 참여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비비안은 오늘 그렇게나 많은 아기용품을 가져왔고, 수시로 강문희를 관찰했다.이 모든 걸 심재경은 알아챘지만 강문희 앞에서 비비안에게 따지고 싶진 않았다.심재경의 서재는 유난히 심플했다. 한 줄로 늘어선 책장과 한가운데 놓인 테이블뿐이었다.지금 이 시각, 비비안은 심재경의 맞은편에 서 있었는데 그녀는 심재경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자신의 어떤 행동이 심재경의 의심을 샀는지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분명 아까 밥 먹을 때까지 아무 일도 없었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의심하고 있었으니 말이다.“저는 그저 대표님을 챙겨주고 싶어서요. 어젯밤에 잘 주무시지 못한 것도 아이 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제가 대표님 비서로서 그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어요.”비비안이 솔직하게 말하더니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다만 심재경이 볼 수 없을 만큼 고개를 푹 숙이고는 교활하고 사악한 눈빛을 반짝였다.오늘 비비안이 이곳으로 온 목적은 바로 안이슬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심재경이 안이슬을 그저 베이비시터로만 대하는 것을 보고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안이슬의 얼굴은 그렇게 출중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몸매는 동영상 속 몸매보다 훨씬 더 우월했다.“비비안 씨, 이건 제 사적인 일입니다.”심재경은 딱 비비안이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얘기했다. 그는 비비안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의 뜻을 알아챌 거로 생각했다.“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돌아가세요.”하지만 비비안은 어금니를 깨물었다.심재경은 그 베이비시터를 남기면서도 이 늦은 시간에 그녀를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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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인기척을 느낀 심재경은 자리를 피하려고 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대표님, 술 마시려고요?”들통난 심재경은 그제야 자기 손에 맥주 한 캔이 쥐어져 있다는 걸 발견했다.그는 당황한 나머지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손에 쥐었다.“아, 우유를 찾고 있었어요. 그런데 맥주가 앞을 가려서 들고 있었어요.”심재경은 재빨리 맥주를 도로 넣었다.다시 고개를 들 때 안이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어리둥절했는데 곧이어 코끝에 우유의 향기가 스쳐 지나갔다.“자, 여기요.”안이슬은 심재경의 손 뒤로 냉장고에서 우유를 찾아 심재경에게 건넸다.‘내가 전에 정리할 때 위치를 바꿨나? 그래서 못 찾는 건가?’안이슬이 준 우유를 건네받고는 심재경은 저도 모르게 말 한마디를 내뱉었다.“강문희 씨도 좀 마실래요?”방금 냉장고에서 꺼낸 우유였기에 김이 나고 있었다.예전의 안이슬은 이런 찬 음식을 가장 좋아했다. 특히 냉장고에 넣어둔 우유 말이다.하지만 지금은 체질 때문에 찬 음식은 되도록 피했다. 예전처럼 찬 음식을 찾게 되지도 않았다.무심결에 심재경과 눈이 마주쳐 안이슬은 심재경의 떠보려는 속셈을 알아챘다.“저녁에 우유를 마신 습관이 없었어요. 그리고 찬 음식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대표님께서 혹시 별다른 일이 없으시다면 저는 이만 가서 쉬겠습니다.”안이슬이 자리를 뜬 후 심재경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겼다.‘차가운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일부러 이러는 거야? 아니면 정말 차가운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거야?’심재경은 살포시 샛별의 방문을 열었는데 깊이 잠든 샛별을 보고는 또다시 살포시 문을 닫았다.안이슬은 역시 샛별은 잘 돌보고 있었다.가정부보다 나은 부모는 없으니 말이다...심재경은 한숨을 푹 쉬었다.안이슬이 아이를 위해 얼마나 헌신했는지 심재경은 잘 알고 있었다.심재경의 방은 바로 안이슬의 방 맞은편에 있었다. 안이슬이 문을 열면 바로 심재경의 방문과 마주할 수 있었다.안이슬은 밤에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아무래도 새 침대였기에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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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괜찮아요. 집이 워낙 크기도 하고, 강문희 씨가 아이를 돌보면서 청소까지 하는 건 힘들죠.”심재경은 그녀가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게 잘 타일렀다.안이슬이 대답했다.“네, 대표님. 오늘은 아이를 위해 세 가지의 이유식을 준비했습니다.”안이슬은 미리 준비한 쌀죽, 계란찜, 그리고 야채즙을 꺼냈다.“아이는 지금 젖을 떼고 이유식으로 넘어가야 해요. 이 이유식은 아이가 새로운 식단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줄 거예요.”심재경이 하나하나 맛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이 부분에 대해서 심재경이 많은 공부를 한 건 아니지만 그는 안이슬을 믿었다.“강문희 씨라면 안심하고 믿어도 되죠? 다만 이것만 먹이면 좀 단조롭지 않을까요?”심재경은 아이의 영양소 문제가 걱정되었다.안이슬이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그녀 또한 생각했던 문제였다.“이유식을 시작한 초기에는 천천히 음식의 가짓수를 늘리는 것이 좋아요. 그래야 아이가 어떤 음식에 적응하지 못하는지, 심지어 알레르기가 있는지 체크할 수 있어요.”심재경은 그녀가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그동안 많이 배우고 공부한 걸 보아낼 수 있었다.“역시 강문희 씨가 주도면밀하시네요. 샛별이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나에게 말해주세요.”심재경이 옷을 입자 안이슬은 그가 곧 출근할 것을 예상했다.안이슬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별장을 나서는 심재경의 뒷모습을 바라봤다.오늘 그녀는 샛별이에게 이유식을 먹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 샛별이도 이제 천천히 젖을 뗄 수 있을 것이다.회사에 도착한 후 비비안은 가장 먼저 심재경에게 업무를 보고했다.“대표님, 혹시 가정부 찾고 계시나요?”비비안은 무심결에 심재경의 스크린을 보고서 그가 가정부를 찾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네. 집에 가정부가 한 명 모자라서요.”아침에 안이슬이 조심스럽게 램프 커버를 씌우던 모습을 떠올리자 심재경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다만 오랫동안 찾았는데도 심재경의 마음에 든 가정부는 단 한 명도 없었다.“대표님, 전에 제가 소개했던 가정부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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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비비안은 미간을 구기고는 경멸이 깃든 눈빛으로 안이슬을 쳐다봤다.눈앞의 여자는 겨우 베이비시터인데도 대표님의 비서인 자신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는 아이를 보며 비비안은 결국 목소리를 낮췄다.샛별이는 처음에 겁을 먹어 울음을 터뜨렸으나 다행히도 안이슬의 품에 안긴 채 다독임을 받고 곧바로 울음을 그쳤다. 하지만 조그마한 얼굴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안이슬은 부드러운 손길로 샛별의 눈물을 닦아주고는 안도의 한숨을 푹 쉬고서야 고개를 돌려 비비안을 바라봤다.“비서라는 사람이 집으로 들어오기 전에 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예의조차 몰라요?”심재경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최소한의 예의와 침착함을 구비하고 있을 거로 생각했다.비비안 같은 성격의 사람이 도대체 어떻게 채용되었는지 안이슬은 의심이 가기만 했다.“당신!”비비안은 안이슬의 말에 제대로 자극받아 손찌검을 하려고 했다.하지만 이곳은 심재경의 별장이었고, 혹시라도 그에게 안 좋은 인상을 남기면 그녀만 손해였기에 비비안은 곧바로 꼬리를 내렸다.“언니, 정말 죄송해요. 다음부터는 조심할게요.”비비안은 겉으로 잘못을 인정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도 안이슬을 하찮게 여겼다.안이슬이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언니? 참 친한 척은 잘하네.’“무슨 일로 나 찾아왔어요?”안이슬은 사랑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손가락을 빨고 있는 샛별이를 바라봤다. 비비안에게는 눈길조차 주고 싶지 않았다.“대표님께서 언니랑 같이 가정부 아주머니를 고르라고 저를 보내셨어요. 지금 바로 출발하죠? 기사님이 밖에서 기다리고 계세요.”안이슬이 흠칫했다.지금 집에는 그녀 혼자뿐이었다. 만약 그녀가 집을 비운다면 샛별이는 누가 돌본단 말인가?“괜찮아요. 비비안 씨 혼자 다녀와요.”안이슬은 샛별이를 혼자 집에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웠으니 말이다.비비안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심재경이 직접 내린 분부이기도 했고, 그녀는 안이슬 앞에서 뽐내고 싶었기에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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