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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그녀는 모든 반찬을 꺼내 식탁 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주방에서 그릇을 찾아 보온 도시락에 있던 삼계탕을 쏟아냈다.

“이건 푹 끓인 삼계탕인데 제가 며칠 전에 주문한 토종닭으로 만들었어요. 토종닭이 잡곡을 골고루 먹었고 스트레스 안 받은 닭이라 그렇게 맛이 좋대요. 회사에도 있는데 오늘 일찍 퇴근하셔서 제가 챙겨드리지 못했네요. 좀 식어서 제가 집에 돌아간 후 다시 한번 푹 끓였어요.”

심재경이 자리에 앉았는데 그는 얼굴색 한 번 바뀌지 않았다. 비비안이 한 모든 일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고 마치 그녀의 이런 행동을 묵인하는 것 같았다.

“오늘 퇴근하고 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고기가 엄청 육질이 좋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제육볶음 한 번 만들어봤어요. 어떤지 한 번 맛 좀 보실래요?”

비비안은 심재경에게 적극적으로 음식을 권했다.

심재경은 그런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그저 안이슬을 힐끔 쳐다봤다.

그녀는 제자리에 그저 서 있었기에 심재경은 가슴이 조금 답답했다.

그리고 그는 시선을 제육볶음에 옮겼는데 고기의 결이 또렷하고 두께도 알맞게 썰려 있었는데 고기와 양파, 그리고 청양고추와 어우러졌다. 방금 만들어서 그런지 아직 김이 모락모락 솟아 아주 맛있어 보였다.

하지만 심재경은 입맛이 없었다.

“이건 우리가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잡채고요.”

비비안은 안이슬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녀는 줄곧 심재경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심재경의 표정이 아무런 변화가 없자 그녀는 내심 실망감이 들었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다.

“제가 잡채에 특별히 목이버섯을 넣었거든요. 목이버섯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장 활동을 활발하게 해요.”

심재경은 더는 참을 수 없어 미간을 찌푸렸다.

안이슬을 떠보려는 것이 아니었다면 그는 진작 비비안을 내쫓았을 것이다.

그는 눈을 질끈 감고는 표정을 관리하면서 최소한 험악하게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도요.”

비비안은 심재경의 짜증과 반감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계속 잔뜩 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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