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491 - 챕터 500

1297 챕터

제491화

싸움이 점점 커지자 주위에 사람들이 점점 많이 몰렸다.차설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곳에 아무 자리나 찾아 앉았고 느긋하게 다리를 꼬았다.강우혁이 반항하기만 한다면 그녀는 배경윤의 흑기사로 그에게 죽는 것보다 고통스러운 삶이 어떤 것인지 ‘가르쳐주려고’ 했다.하지만 강우혁이 보인 행동은 차설아를 놀라게 했다.배경윤의 따귀를 네댓 번 맞았는데도 미간을 구기지 않고 여전히 애틋한 얼굴로 배경윤을 바라봤다.“윤아, 한번 안아보면 안 돼?”그의 양쪽 뺨에는 또렷한 손바닥 자국이 보였다.하지만 그는 아무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듯 팔을 벌리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품에 안고 싶었다.“누굴 안으려고 그래? 쓰레기야!”배경윤은 더 화가 나 또 두 손으로 그의 뺨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손바닥마저 찌릿찌릿 저리는 것 같았다.주위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보다 못해 손가락질을 하기 시작했다.“이 여자 손찌검이 심하네. 법도가 무섭지도 않은가 봐. 아무리 남자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고 해도 이렇게 막 때려도 되는 거야? 내 여자 친구가 나한테 이러면 난 바로 헤어지자고 할 것 같아.”“저 남자는 맞아도 싸. 저렇게 맞고도 여자에게 잘 보이려고 하다니, 쯧쯧, 한심하군!”“폐미 다 어디 갔어? 왜 이때는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야? 여자가 남자를 때리고 있잖아. 이거 가정 폭력 아니야?”배경윤은 원래도 짜증이 났는데 이제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는 대상이 되니 화가 치밀어 올라 주위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질렀다.“많이 한가하나요? 말을 안 하면 죽어요? 다 꺼져요, 저 사람처럼 쥐어패기 전에.”하지만 사람들이 조용해지기는커녕 반대의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졌다.“잘생긴 총각, 점잖아 보이는구먼. 저 여자 말고 자기에게 어울리는 훨씬 좋은 여자 찾아야지...”심지어 어떤 젊은 여자애가 강우혁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팔을 확 잡고는 열정적으로 말했다.“오빠, 여자 친구가 저렇게 무섭게 구는데 오빠를 전혀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저 사람이랑 헤어지고 나랑 사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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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그녀는 지금 화가 나는 대신, 구역질이 나기 시작했다.“그렇게 죽고 싶어? 그럼 그 소원을 들어주지!”그녀는 차가운 눈빛을 보이더니 당장이라도 그의 목을 틀어버려 속은 한을 풀고 싶었다.하지만... 끝내 그렇게 할 수 없었다.“너랑 쓸데없는 말을 더 하고 싶지 않아. 당장 원이를 내놔. 아니면 앞으로 네 얼굴을 다시는 보지 않을 거야. 나를 찾아오지도 마!”강우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나 때려죽인다고 해도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는 말해줄 수 없어. 상대는 너무나도 위험한 사람이거든. 너랑 설아 씨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만약 내가 너에게 아이의 위치를 알려준다면 너도 분명 위험해질 거야. 나도 별다른 선택이 없다는 걸 이해해 줘.”“강우혁!”배경윤은 분노가 끓어올라 발로 그를 세게 걷어찼다.“원이가 설아 언니에게도, 나에게도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몰라서 그래?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 전에 했던 일에 후회를 느낀다면 네가 알고 있는 모든 걸 다 나에게 말해. 내가 널 죽이고 싶게 만들지 말라고!”강우혁은 고통이 몰려오는 배를 움켜쥐며 괴로운 표정을 보였다.부드럽고 영원히 눈을 반짝이던 예전의 모습과는 달리 지금 그의 눈동자에는 눈물이 고였고, 매우 슬퍼 보였다.그는 다시 두 팔을 벌리며 거의 애원하듯이 말했다.“윤아, 날 안아줘. 응?”배경윤은 어이가 없었다.강우혁을 때려도 혼내도 위협해도 소용이 없어 배경윤은 어쩔 수 없이 전략을 바꾸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안아주면 솔직하게 말해줄 거야?”강우혁이 흠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안아주면 모든 걸 말해줄게.”“그래, 그럼 한 번 안자.”배경윤이 두 팔을 벌리고는 강우혁과 포옹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런 그가 너무 징그럽다고 생각했다.‘이 나쁜 새끼가 나를 속이고도 여기서 나를 사랑한 척을 하고 있어. 정말 징그러워 죽겠네. 원이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서가 아니면 진작 이 x끼를 죽였을 텐데 말이야.’“윤아, 그거 알아? 나는 너를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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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강우혁의 몸은 이미 많이 허약해졌다.그는 비틀거리더니 머리를 배경윤의 어깨에 기댔다.강우혁은 자기가 너무나도 큰 잘못을 저질렀고, 배경윤과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 알아 죽을 결심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배경윤의 얼굴을 보고 그녀를 안아보고 싶었다.그는 배경윤과 만남을 약속하기 전에 독극물을 복용했는데 그 독이 이제 퍼진 모양이다.“경윤아, 내가 이 꼴이 된 건 다 내가 자초한 거야. 많은 걸 후회하지만 널 알게 된 건 전혀 후회하지 않아. 네 품에 죽을 수 있다니 여한이 없네...”강우혁이 더듬거리며 말했다.그리고 그는 있는 힘껏 배경윤을 꼭 끌어안았는데 조금이라도 그녀의 온기를 더 느끼고 싶었다.배경윤은 눈시울을 붉히더니 차가운 얼굴로 남자를 향해 말했다.“강우혁, 정말 온갖 수작을 다 부리네. 이번에는 뭘 하려고 그래? 나한테 고육지책을 펼치려는 거야? 네 말을 절대 믿지 않을 거라고!”“셋까지 센다. 당장 원이의 행방을 말해. 아니면 나 가만히 안 있을 거야. 하나, 둘...”차설아는 그들과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전혀 몰랐다.배경윤은 한참 동안 강우혁을 때리더니, 두 사람은 또 안으면서 눈물을 훌쩍였고, 얼기설기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절대 떼어낼 수 없을 것 같았다.이를 보고도 차설아는 서운하거나 화가 나지 않았다.강우혁이 좋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정말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배경윤에게 진심을 다한다면 그녀도 두 사람을 축복할 것이다.한 사람을 이성 잃게 만들고, 원칙을 어기게 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니 말이다.사람들은 분명 사랑의 결과가 좋지 않을 걸 알면서도, 옆에서 다른 사람이 아무리 말린다고 해도 사랑에 빠지게 된다.차설아는 심지어 성도윤이 아직 살아있으면 그에게 다시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사람 일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세상 사람들이 말린다고 해도 차설아가 자기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다시 성도윤에게 사랑에 빠질지 누가 알겠는가?‘성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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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역시,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성도윤 그 자식은 죽지 않았던 거야. 누구보다도 목숨이 끈질긴 사람이 쉽게 죽을 리가 있겠어?’차설아는 종업원에게서 성도윤이 옆문으로 자리를 떴다는 말을 듣고 다급하게 옆문으로 가서 그를 뒤쫓으려고 했다...“악, 여기 사람 죽었어요, 살려주세요!”누군가가 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잃은 강우혁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레스토랑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겁을 먹어 뿔뿔이 흩어졌고, 간이 큰 사람들은 강우혁에게 몰려들었다.“강우혁, 이 쓰레기 자식. 죽은 척하지 마. 나 안 믿을 테니까. 경고하는데 당장 일어나!”배경윤은 공포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떨리는 두 손으로 바닥에 쓰러진 남자를 흔들었다.차설아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는 어쩔 수 없이 옆문으로 돌아왔다.“무슨 일 있었어?”차설아가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나오고는 미간을 구기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누군가가 배경윤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이 여자가 범인이에요. 아까 저 남자분을 계속 때리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맞더니 이제 죽었나 보네요.”“맞아요, 저 사람이에요! 얼른 경찰에 신고해서 저 사람 잡아요, 절대 도망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요!”“아, 아니야. 절대 그럴 리가 없어!”배경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어린아이처럼 쩔쩔매고 있었다.“이 쓰레기 자식이 겉으론 허약해 보여도 정말 그런 줄 알아? 어떻게 따귀 몇 번 맞고 죽어?”“강우혁, 연기하지 마. 이러면 재밌다고 생각하는 거야? 얼른 일어나라고!”그걸 지켜본 사람들은 분노가 끓어올라 배경윤에게 따지기 시작했다.“연기하는 사람은 당신 아니에요? 당신이 그러고도 사람이에요? 사람 죽을 정도까지 때렸는데도 가만 안 두려고 하는 거예요?”“발뺌하지 마요, 여기 있는 사람 다 증인이니까. 곧 경찰이 도착할 거예요.”사람들의 말을 들은 차설아는 머리가 지끈거려 차가운 얼굴을 보이더니 소리를 질렀다.“다 그만하세요!”그녀는 워낙 강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기에 주위는 곧바로 조용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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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옆문은 바닷가와 연결되어 있었다.바닷바람이 살살 불어오더니 파도가 잔잔하게 일렁였다.이미 늦은 밤이었기 때문에 바닷가는 매우 어두웠다.게다가 사람도 많지 않았는데 바닷가에서 산책하고 있는 커플들밖에 없었다.차설아는 부드러운 모래를 밟으면서 예쁜 두 눈을 크게 뜨고 레이더처럼 바닷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바닷바람에 그녀의 머리카락은 헝클어졌다. 그녀가 입고 있던 하얀 드레스도 치맛자락을 날리면서 그녀의 가늘고 긴 종아리를 드러냈다.그녀는 어둠 속에서 춤을 추는 요정처럼 매혹적으로 보였다...차설아는 한참 동안 찾았지만 별 수확이 없어 그녀의 얼굴에는 점점 실망의 기색이 드러났다.‘성도윤, 이 빌어먹을 놈, 나랑 숨바꼭질을 하는 거야? 정말 유치하네.’그녀는 갑자기 성도윤을 찾고 있는 자신이 너무 바보처럼 느껴져 더는 그를 찾지 않으려고 했다.‘어차피 살아있으면 언젠간 모습을 드러내겠지.’그렇게 생각하며 차설아는 허리를 굽혀 종아리에 묻은 모래를 툭툭 털어내고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면서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그녀가 일어설 때, 갑자기 익숙한 모습의 누군가를 발견했다.허리를 곧게 편 그는 차설아와 100m 남짓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그윽한 얼굴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저녁이라 어둡고 잘 안 보인다고 하지만 그는 분명 훤칠하고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는 성도윤과 똑같은 모습이었다.특히 그의 옆모습으로 완벽한 그의 이목구비가 보였는데... 성도윤이 아니라면 누구란 말인가?실망으로 가득했던 차설아는 두 눈을 다시 밝게 빛나고 있었다.“성도윤!”차설아는 저도 모르게 그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다.하지만 성도윤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멈춰 서기는커녕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차설아는 흠칫하더니 승부욕이 불타올라 그를 쫓았다.“성도윤, 왜 뛰는 거야? 거기 서! ”그녀의 다리가 나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뛰면 안 되었다.하지만 성도윤이 코앞에 있는데 어떻게 그냥 놓칠 수 있단 말인가? 그것보다 골치 아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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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차설아가 입을 삐죽 내밀고는 곧바로 성지훈을 놓아줬다.그리고 몸을 일으켜 옷매무새를 정리하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러니까 아까 그 블루 칵테일을 네가 주문했다는 거야?”성지훈은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고 오히려 느긋하게 모래에 기대앉더니 두 팔로 몸을 받치고는 고개를 들어 차설아에게 물었다.“왜요? 도윤이 형이 특별히 만들어준 거라고 생각했어요?”차설아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힐끔 보고는 어둡고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를 내다보며 도도한 공작새처럼 붉은 입술을 꼭 다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성지훈이 설명했다.“전에 도윤이 형이 특별히 나를 위해 이 술을 만들어준 적이 있었어요. 한참 동안 조르고서야 레시피를 알려주더라고요. 이 칵테일은 당신이 만들어낸 거라고 했어요. 레시피를 알고 나니 조금 신기했어요. 보드카의 강렬함과 민트의 청량함이 만났는데 가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 오히려 신기한 맛을 낸다니... 꼭 당신과 도윤이 형 두 사람 사이 같았어요.”차설아가 입을 삐죽 내밀더니 콧방귀를 뀌었다.“너무 멀리 간 거 아니야. 난 그때 그냥 대충 만든 거라고.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 네가 오늘 주문하지 않았더라면 난 이 레시피를 까먹었을지도 몰라.”“왜 아직도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만약 이 레시피를 정말 까먹었다면 아까처럼 미친 듯이 쫓아오지도 않았겠죠.”“그래서 일부러 나 놀렸다는 거 인정하는 거야?”차설아가 미간을 구기더니 성지훈을 째려보며 물었다.“내가 바보 같아? 너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니까 재밌어? 역시 성씨 가문 남자들은 정상인이 하나도 없어. 성도윤은 차갑기만 하지, 성진은 미친놈이지. 너는 유치한 어린애야!”방금 헐레벌떡 쫓아오며 소리를 지르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차설아는 얼굴을 붉혔다.그녀는 성지훈에게 화가 났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왜 성도윤은 옆모습만으로도 이렇게 나에게 창피를 줄 수 있는 거야?’성지훈은 더는 변명하지 않고 옆자리를 툭툭 치며 차설아에게 말했다.“지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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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나?”차설아가 미간을 찌푸리며 성지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그녀는 지금 성도윤과 접점이 없었고, 성씨 가문과는 더더욱 연관이 없었다. 그런데 성지훈이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다니, 그녀를 너무 착하게만 생각하는 거 아닌가?성지훈은 무거운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난 반년 전에 KCL 그룹의 수석 연구개발사 자리를 사임하고, 동시에 수중의 일부 지분을 매각했어요. 지금의 KCL 그룹은 주인이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죠. 신임 대표도 기술직 출신이지만 저보다 사업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해요. 그 사람은 KCL 그룹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뒤바꾸어놨고, 난 이미 사임했기에 지금 KCL 그룹에서 별 힘이 없어요...”차설아가 눈썹을 들썩이더니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기업은 하나의 왕국과 같은 거야. 왕국이 아무리 번창한다고 해도 결국 세대교체를 겪어야 하지. 도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거야?”“나는 구속받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그들의 싸움에 가세할 생각 없었어요. 그래서 KCL 그룹이 어떻게 되든 나도 상관이 없었고요. 그동안 나와 도윤이 형의 관계로 KCL 그룹은 성대 그룹과 많은 비즈니스를 했고, 서로의 이익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가 되었죠. 하지만 도윤이 형에게 이런 변고 생겼고, 신임 대표는 변화를 원하기 때문에 두 회사의 협력이 앞으로 영향을 받을까 봐 걱정이 돼요...”성지훈이 한숨을 푹 내쉬고는 걱정 어린 얼굴로 말했다.“성대 그룹은 그동안 도윤이 형 덕분에 버티고 있었어요. 하지만 하필 이 시각에 일이 터지고 말았죠. 성대 그룹은 곧 KCL 그룹과 G6 칩에 관한 프로젝트를 시작할 텐데 이건 전체 하이 테크를 뒤바꿀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일이에요. 절대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요. 아니면 성대 그룹은 큰 타격을 받을 거예요.”“그래서?”차설아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성대 그룹이 타격을 받든 안 받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내가 뭘 도울 수 있다고 그래?”“큰 도움이 될 수 있죠, 당신이 원한다면요!”성지훈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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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성지훈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에 성대 그룹은 큰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게다가 중요한 시기에 성도윤조차 생사를 알 수 없는 행방불명이 되었다. 그만큼 성도윤은 살아있다고 해도 몸이 성한 상황은 아닐 것이다.‘하지만 그래도 나랑 무슨 상관이야?’흥망성쇠는 불변의 진리이다. 성대 그룹이 오랫동안 업계 일인자 자리를 차지해 왔으니 이제 추락하는 것도 당연했다.그녀가 성지훈의 제의에 동의한다고 해도, 성도윤을 대신해 성대 그룹은 안정시킨다고 해도 성대 그룹이 추락하는 걸 막을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도대체 누가 감히 성씨 가문의 후계자에게 연거푸 두 번이나 손을 썼는지 궁금하기도 했다.그 생각에 차설아는 컴퓨터를 켜고 그해 성도현이 살해당한 뉴스를 찾기 시작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성도현에 대한 뉴스는 거의 없다시피 적었다.아마도 성씨 가문에서 큰 도련님의 죽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일부러 이에 관한 뉴스를 모두 지웠을 것이다.그 사건은 5년 전, 뉴욕에서 일어났다.차설아는 어쩌면 현지 경찰서에 이 사건에 관한 상세한 기록을 두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현지 경찰서의 파일 시스템을 해킹하려고 했다.뉴욕 경찰의 파일 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복잡하기로 유명했다. 가장 원시적인 2진법 암호를 사용했는데, 마침 차설아가 제일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했다.그해 어느 글로벌 해킹대회에서 그녀는 어려워하던 2진법 때문에 마침 2진법을 정통한 바람에 졌었다.‘설마 또 바람을 불러야 하나? 하지만 그놈을 건드리면 한동안 잠잠할 날이 없잖아. 요새 겨우 잠잠해져 나를 귀찮게 하지 않던데, 지금 먼저 그를 찾아간다면 고생을 사서 하는 거나 다름없어!’고민 끝에 차설아는 스스로 암호를 풀어보기로 했다.그녀는 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한 번 또 한 번 해킹하려고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결국 그녀는 해킹 시도를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현지 경찰의 주의를 끌었고, 그녀의 IP 주소 또한 경찰에게 드러났다.“젠장!”차설아는 안전을 위해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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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문이 열리자 차설아는 뜻밖의 사람을 맞이했다.문밖에는 다름 아닌 그녀가 그리워하던 귀염둥이 아들, 원이가 서 있었다!“엄마, 오랜만이에요. 원이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어요. 나 안아줘요!”원이는 그동안 아무 걱정 없이 지낸 듯이 얼굴은 희고 깨끗했다. 그는 덤덤한 얼굴로 차설아를 향해 두 팔을 벌렸는데 납치당한 어린이처럼 초라하거나 낭패한 모습은 전혀 아니었다.차설아의 기쁨은 곧 분노로 바뀌었고, 그녀는 허리에 손을 얹더니 원이를 혼내기 시작했다.“이놈아, 놀 거 다 놀고, 인제야 나 찾아온 거야?”“내가 해바라기 섬을 떠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 사달을 냈어. 우리가 걱정할 거라고 생각 안 했어? 일부러 나 약 올리려고 작정했지?”“엄마, 화내지 마세요. 제가 이렇게 돌아왔잖아요...”원이는 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가면서 괜찮다는 듯이 어깨를 들썩였다. 그리고 다짜고짜 차설아의 품에 확 안기고는 포도알 같은 두 눈을 깜빡이며 세상에서 가장 순진하고 귀여운 얼굴을 드러냈다.“제가 얼마나 똑똑한지 엄마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요, 왜 걱정하세요. 괜한 걱정은 하지 않는 게 좋아요... 하지만 엄마가 저를 너무 사랑해서 그러는 거 알아요.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에요. 원이는 엄마를 제일 사랑해요!”녀석은 어려서부터 차설아의 성격을 훤히 알고 있었다.차설아가 팔랑귀이기도 하고, 애교에 살살 녹는 걸 알고는 매번 사고를 치고 달콤한 말로 차설아의 마음을 돌리려고 했다. 게다가 순진하고 귀여운 그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차설아는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이번에 차설아는 그렇게 쉽게 넘어오지 않았다.그녀는 원이의 얼굴을 마구 어루만지고 싶은 충동을 겨우 참고는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차진원, 너 어디서 귀여운 척을 하는 거야? 나 이제 안 넘어가. 솔직하게 말해봐, 왜 이 난리를 쳤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야?”원이는 애교를 부려도 차설아가 넘어오지 않자 더는 애교를 부리지 않고 차갑고 도도하던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그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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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원이는 얌전히 그녀의 말대로 했다.차설아가 정말 화난 걸 알고는 ‘철썩’ 무릎을 꿇었고 또 희고 고운 손바닥을 내밀어 포기한 듯이 말했다.“때리세요. 때리고 나면 더 화를 내면 안 돼요. 너무 자주 화를 내도 건강에 안 좋다고요. 엄마를 위해 원이가 잠시 고통을 참죠.”“아직도 말만 번지르르하게 잘하네?”‘짝.’차설아가 독하게 마음을 먹고는 원이의 손바닥을 때리며 엄숙한 얼굴로 물었다.“뭘 잘못했는지 알겠어?”차설아는 꽤 많은 힘을 줬기 때문에 원이의 손바닥에는 곧바로 빨간색 자국이 생겼다.하지만 씩씩한 원이의 눈에는 눈물만 고였을 뿐이다. 그는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는 울음을 꾹 참았다.“원이는 잘못하지 않았어요. 엄마를 보호하려는 게 뭐가 잘못되었어요?”“너!”차설아는 화가 나 아까보다 더 힘을 주어 원이를 때렸다.‘나도 때리고 싶지 않은데 녀석의 자기주장은 나날이 강해지네. 이제 앞으로 어떻게 가르치지? 지금 제대로 혼내주지 않으면 분명 앞으로 더 큰 사고를 칠 거란 말이야!’그 생각에 차설아는 또 원이를 몇 번 때리고는 단 한 번도 보인 적이 없는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잘못을 안 인정하겠다는 거지? 그럼 네가 잘못을 인정할 때까지 때리겠어!”“엉엉!”원이도 결국 어린아이였다.그는 더는 못 참고 울음을 터뜨렸는데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엄마가 저를 때려죽여도 저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거예요. 저는 잘못하지 않았거든요. 저는 단지 엄마를 보호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엄마가 나쁜 아빠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게 싫다고요!”차설아는 흠칫했다.“나쁜... 나쁜 아빠?”원이는 눈물을 쓱 닦더니 불쌍한 얼굴로 차설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엄마, 저에게 숨기실 필요 없어요. 저랑 달이는 친아빠가 경수 아빠가 아니라 나쁜 놈 성도윤이라는 걸 다 알고 있다고요!”차설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그녀는 아이들 앞에서 단 한 번도 ‘성도윤’이라는 이름을 꺼낸 적이 없었다.“제가 서재에 녹음기를 설치했거든요.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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