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선 이혼, 후 집착: Chapter 471 - Chapter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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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괜찮은 게 아닌데?”배경윤은 다급한 마음에 계속 침묵을 지키던 배경수를 향해 말했다.“오빠, 무슨 방법이라도 좀 생각해 봐. 설아 언니 분명 무슨 타격을 받은 모양이야. 아니면 이렇게 기운이 없을 리가 없다고. 둘이 아무리 헤어졌다고 하지만 언니 아예 내버려 두면 안 되지. 설아 언니 기다려서 같이 잘 얘기하려고 여기서 온밤 동안 기다린 거 아니야? 왜 이제 와서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어?”그녀는 워낙 성격이 화끈했기에 아예 배경수를 차설아 방에 밀어 넣고는 문을 쾅 닫아 밖에서 잠갔다.배경수는 마음이 조급해져 문을 열려고 했지만 전혀 열리지 않아 목소리를 높였다.“배경윤, 너 정말 나한테 혼날래? 당장 문 안 열어?”“몰라, 오늘 밤에 꼭 설아 언니 기분 풀어줘. 잘 풀어주기 전엔 그 방에서 나올 생각 하지 마.”말을 마친 배경윤은 심지어 자물쇠가 쓸모가 없을까 봐, 쇠꼬챙이까지 꽂아 두었다.‘저렇게 우물쭈물해서야. 동생인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시간을 허투루 보내겠네!”그렇게 큰 방에는 차설아와 배경수 두 사람만이 남았다.“미안해, 경윤이가 생각이 짧은 애라는 걸 알잖아.”배경수가 두 손을 주머니에 꽂고는 일부러 덤덤하고 쿨한 척했다. 마치 전에 성대 그룹에서 있었던 일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듯이 말이다.차설아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피곤한 미소를 짓고는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 건 나야. 성진 그 사람, 완전 정신 나간 인간이었어. 그 사람한테서 쓸만한 정보를 빼낼까 생각했지만 헛소리만 계속하더라고. 괜히 시간만 낭비했어, 게다가 우리 두 사람의 감정만 상하고. 내가 정말 바보였지!”화장대 앞에 앉은 그녀는 힘없이 고개를 축 늘어뜨렸다.그녀는 아름다운 얼굴을 두 손에 깊이 묻혔는데 마치 이 세상을 마주하기 싫은 가녀린 타조처럼 어깨를 살짝 떨었다.그 모습을 본 배경수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가슴이 아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그 일을 알게 된 모양인데. 만약 울고 싶다면 소리 내어서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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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해안 시내 한복판에 있는 어느 호텔에서.원이는 양반다리로 스위트룸 거실 소파에 앉아 작은 얼굴로 열심히 TV를 보고 있었다. TV에서는 지금 ‘도라에몽’이 방송되고 있었다.임채원은 깨끗이 씻은 과일을 원이에게 넘겨주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원이야, 과일 좀 먹어, 과일을 먹어야 비타민이 보충돼.”원이는 귀여운 웃음을 활짝 짓고는 말했다.“채원이 이모, 고마워요. 채원이 이모는 정말 아름답고 마음씨도 예쁘시네요. 역시 엄마의 좋은 친구세요.”“어머, 얘가 말을 참 예쁘게 하네.”“그럼요, 원이는 채원이 이모가 직접 씻은 달콤한 과일을 먹었으니 말도 예쁘게 해야죠!”몇 차례 대화가 오고 가자 임채원은 원이 덕분에 입꼬리가 귀여 걸렸다.이 꼬마는 악녀 차설아와 성도윤의 아이라며, 성씨 가문에 시집가는 데 지장을 줄 수 있어 절대 곁에 두면 안 된다는 걸 자신에게 백 번 경고했지만 천사 같은 아이의 미소와 마음을 녹이는 달콤한 말에 임채원은 자기도 모르게 원이와 친해지고 싶었다. 마치 마가 낀 것처럼 원이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예쁜 옷을 입히고 싶었다.임채원은 자신을 따르던 강우혁을 불러 원이를 영흥 부둣가에 있는 특별한 사람의 손에 넘기려고 했지만 원이가 자꾸 눈에 밟혀 계속 시간을 미룬 거였다.상황이 급박하고 복잡한지라 그녀는 자신에게 반드시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고 경고했다.‘오늘 밤 당장 원이를 보내야 해, 이대로 시간을 끌면 안 된다고...’그녀는 과일 쟁반을 든 채 원이 옆에 앉았다.볼이 볼록하게 부풀어 올라 햄스터처럼 포도를 먹는 아이를 보며 임채원은 귀여워서 미칠 지경이었다.원이는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애니메이션만 봤다.임채원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원이야, 너 도라에몽 좋아하잖아, 그럼 퉁퉁이를 제일 싫어하겠네?”하지만 원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니에요, 퉁퉁이가 전혀 싫지 않아요. 퉁퉁이는 겉으로 나빠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비록 퉁퉁이는 매회 진구를 괴롭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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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좋은 남자는 자고로 뺏어야 하는 법이다. 좋은 남자를 가지려면 뻔뻔스러워야 하고 마음이 독해야 한다. 시집을 잘 가야만이 굳건한 지위를 유지할 수 있고, 나약한 여자는 도태될 뿐만 아니라 아이도 따라서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나야 한다고 했다.그래서 임채원은 다른 재주가 없었지만, 남자 하나는 제대로 뺏었다.성도현은 바로 그녀가 뺏어온 남자였다, 게다가 그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았었다.바보 같은 성도현은 임채원이 자기 아이를 임신한 줄 알지만 사실 그 아이는... 성씨 가문의 핏줄이 아니었다.그 말인즉, 그녀가 임신했던 아이가 건강하다고 해도 임채원은 그 아이를 낳을 수 없었다. 그리고 차설아는 마침 그 죄명을 떠안게 되었다.성도윤은 그녀가 처음부터 눈여겨보던 남자였다.성도윤에게 시집만 갈 수 있다면 그녀는 어떤 대가라도 치를 것이다.“원이야, 채원이 이모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믿어야 해. 채원이 이모는 절대 원이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라고. 엄마한테 감사해야 해, 채원이 이모 같은 좋은 친구가 있다는 걸 말이야.”임채원이 미소를 지은 채 부드러운 손길로 원이의 작은 얼굴을 어루만지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임채원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왜 원이는 하필 차설아가 낳은 아이인 거야? 꼬마야, 네가 탓하려면 엄마를 탓하거라!’갑자기 원이는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고 몸을 돌리고는 포도알같이 둥글고 큰 눈으로 임채원을 빤히 쳐다봤다.“왜, 왜 그래?”임채원은 원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했다.원이는 성도윤 판박이였다.특히 웃지 않을 때의 그 눈은 성도윤과 똑같이 예리하고 엄숙했는데 마치 사람의 속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것 같았다.“아니에요, 원이는 채원이 이모가 너무 좋아서요. 채원이 이모를 만나고 알게 된 게 너무 좋아요... 채원이 이모, 안아주세요!”녀석이 말하고는 두 팔을 활짝 벌려 임채원의 목을 끌어안았다.“어...”임채원은 몸이 굳더니 꼼짝도 못 했다.원이의 손은 말랑말랑했다.그리고 꼬순내 나는 조그마한 원이는 그녀의 마음을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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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임채원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문을 열었는데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은 바로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온갖 아부를 떨었던 강우혁이었다.“나 상 받으러 왔어!”강우혁은 눈이 벌게진 채로 곧장 임채원에게 달려들더니 난폭하게 그녀를 벽에 밀치고는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임채원은 두 손을 들어 무표정한 얼굴로 키스를 하는 남자를 바라봤는데 시큰둥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한바탕 키스가 끝나고 강우혁도 재미가 없는지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놓아줬다.“그렇게 내가 싫으면 왜 그때 나에게 약속했어? 내가 임무만 잘 수행한다면 나한테 몸을 내어주겠다고 말이야.”그는 긴 손가락으로 부드럽고 하얀 그녀의 얼굴을 만지고는 사랑과 원한이 섞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넌 그저 아무 반응도 영혼도 없는 나무 같아. 나한테 상을 주는 거야? 아니면 수모를 안겨주는 거야?”임채원이 콧방귀를 뀌며 말을 이어갔다.“뭐가 그렇게 급해? 나 임채원은 약속을 지키는 여자라고. 너한테 약속한 건 반드시 내어줄게. 다만 지금은 아니야...”“또 핑계를 찾으려고 그래?”두 눈을 붉힌 강우혁은 인내심이 거의 소진되었다.“나 이렇게 오랫동안 너만을 사랑해 왔어. 그때의 너는 꽃보다 청순했던 걸 단 한시도 잊지 않았어. 나는 그때 너의 입술에 키스하는 엄두조차 나지 않았지. 우리가 헤어지고 나서야 네가 얼마나 지독한 년인지 알게 되었어...”“왜 다른 남자는 쉽게 너를 얻을 수 있는데 나는 안 돼? 내가 한이 맺혀서 그래. 그래서 너한테 이렇게 집착하는 거고. 나는 꿈에서라도 너를 갖기를 원해. 너를 얻기 위해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했는지 알아? 나 심지어 엄청 착한 여자애에게 상처까지 줬어. 그런데 이제 와서 약속을 번복하겠다는 거야?”남자는 말할수록 손에 더 많은 힘을 주며 표독스러운 눈빛을 보였다.“나 자극하지 마. 아니면 너 끌어서라도 같이 죽을 거니까.”임채원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피식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강우혁, 왜 갑자기 통제 불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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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강우혁은 곤히 잠든 원이를 보더니 표정이 확 바뀌었다.“임채원, 미쳤어? 이젠 아이한테까지 손을 대? 성심 전당포는 어린아이가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지. 하늘이 무섭지도 않아?”임채원은 그에게 ‘특수한’ 물건을 영흥 부둣가의 성심 전당포에 옮기라고 했다.성심 전당포에는 세계 각지의 진귀한 보물들이 모여있어, 겉으로는 평범한 전당포이지만, 사실 죄악이 모인 곳이었다.전당포의 사장은 범상치 않은 신분을 갖고 있었다. 일찍이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만 저당한다면 그 어떤 소원도 이루어줄 수 있다고 선포했었다.어떤 사람들은 값진 보석으로 갈망하던 사랑을 얻었고, 어떤 사람들은 몸의 장기를 팔아 재부를 얻었다.아무튼... 전당포 사장이 원하는 물건만 갖고 있다면 어떤 소원이든 이룰 수 있었다.임채원이 원이를 저당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은 전당포 사장과 어떤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말해준다.이제 믿을만한 사람이 원이를 성심 전당포로 데려간다면, 거래는 정식으로 이루어진다!“솔직히 말해. 전당포 사장이 너한테 뭘 주기로 약속했어? 돈? 권력? 건강?”강우혁은 머리를 쥐어짜도 짐작할 수 없어 다급하게 말했다.“넌 다 가졌잖아. 하지만 이 꼬마의 인생은 이제 시작이야. 전당포에 넘어가면 인생을 망치게 된다고. 지금 멈춰도 늦지 않아, 다시 생각해 봐.”“하하!”임채원은 마치 오만한 공작새처럼 주황색 등불 아래에 꼿꼿하게 서서 비웃었다.“선을 넘는 일은 네가 더 많이 했어. 이제 와서 보살인 척 연기하기에는 좀 늦었다는 생각 안 해?”“넌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을 얻었으니, 이제 손을 떼려는 거잖아. 난 아무것도 못 가졌어. 사랑하는 남자는 이미 행방을 알 수 없고, 내가 동경하던 성가는 나를 불운한 존재로 여기고, 심지어 어머니가 될 기회조차 잃었어. 지금이라도 발버둥 치지 않으면 돌아가신 엄마가 체면을 구겼다고 밤낮으로 날 욕하고 때릴 거야. 그래서 최소한의 선이라는 게 뭔데? 먹는 거야?”요 몇 년 동안, 임채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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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너도 마찬가지야.”임채원은 강우혁을 보고 비아냥거리며 원이를 보았다. 그녀의 심장은 바늘에 찔린 듯 괴로웠다.임채원은 심호흡을 하고, 주먹을 꽉 쥐며, 절대 마음 약해지지 않으려 다짐했다.“이번이 마지막이야. 일이 끝나면 약속대로 손에 있는 영상을 삭제하기를 바랄게. 우리 사이 빚은 청산하고, 서로 남남으로 살아가는 거야.”강우혁은 그렇게 말하고 원이를 안고 호텔을 나섰다.임채원은 자리에 서서 그들이 사라지는 방향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아무런 표정도 없고, 마치 영혼 없는 시체 같았다.그러더니 갑자기 쪼그리고 앉아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귀신에 홀린 듯 웃더니 땅바닥에서 뒹굴기까지 했다.“하하하, 임채원 꼴 좋다. 널 가장 사랑하는 사람조차 널 떠나버렸어. 넌 이제 아무것도 없어.”그녀는 비틀거리며 땅에서 일어서 거실에 있는 원이의 컵, 원이에게 사준 옷과 장난감을 보며 마음이 아팠지만 그 감정을 억지로 꾹 눌렀다.모든 걸 잃었으니 더더욱 질 수 없었다.‘차설아... 넌 이제 끝이야!’...강우혁은 어린 원이를 자기 차 뒷좌석에 편안히 앉히고 자상하게 담요를 덮어주었다.뽀송뽀송한 피부에 잘 생긴 얼굴의 원이는 정말 사랑스러웠다.원이를 곧 지옥 같은 성심 전당포로 보낼 생각을 하면 자기 자신을 때려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전당포의 사장 미스터 Q는 날이 밝기 전에 반드시 원이를 데려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약속을 어기면 임채원은 큰 보복을 당할 것이다.강우혁은 한참을 망설였지만, 결국 액셀을 밟았다.어두운 밤길을 유유히 지나며 강우혁은 깊은 정신적 갈등에 시달렸다.바로 이때, 배경윤에게서 전화가 왔다.강우혁은 미소를 짓더니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자기야, 드디어 나한테 화 풀었어? 나랑 헤어지지 않을 거야?”배경윤의 목소리는 한없이 차가웠다.“오해하지 마. 헤어지는 건 변함없어. 하지만 말을 잘 들으면 재결합할 수도 있어.”“내가 어떻게 해 줄까? 나 뭐든 할 수 있어!”강우혁은 진심으로 말했다.“솔직히 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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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경윤아, 만약 네가 생각하는 만큼 내가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면, 심지어 나쁜 사람이라면, 나... 용서해줄 수 있어?”강우혁은 휴대폰을 움켜쥐고 떠보았다.“왜 그런 걸 물어? 역시 넌 좋은 사람이 아니었어!”배경윤의 말투가 예리해졌다.“하지만, 어떤 종류의 나쁜 사람인가에 달렸지. 만약 나한테만 나쁜 짓을 저질렀다면, 상황의 심각성에 따라서 용서해 줄지 생각해 볼게. 하지만 내 친구에게 상처를 줬다면, 미안하지만 난 절대 용서할 수 없어. 나한테 설아 언니는 영원히 최우선이고, 그 누구보다 소중해. 만약 이 선을 넘는다면 너랑 나랑은 완전히 끝이야, 알겠어?”배경윤과 배경수의 마음속에 차설아는 친한 친구일 뿐만 아니라, 제2의 생명을 준 은인이었다. 신과 같은 존재로 여겼기에, 그들은 최선을 다해 차설아를 지켜야 했다.강우혁은 그녀의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그래, 알았어.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배경윤은 어리둥절했다.“그게 무슨 말이야? 앞뒤가 하나도 안 맞잖아. 그래서 그 친구한테 부탁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윤아, 미안해. 이 일은 내가 도와줄 수 없을 것 같아. 만약 이것 때문에 나랑 헤어지겠다면, 나도 붙잡지 않을게.”강우혁은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핑 돌더니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난 나쁜 놈이고, 쓰레기야. 난 백 번 천 번 죽어도 아깝지 않은 놈이야. 하지만 널 만난 것도, 널 사랑한 것도 후회하지 않아. 고마워, 날 구해줘서. 사랑해, 윤아!”“강우혁, 너 이 자식...”강우혁은 모질게 전화를 끊었고, 잘생긴 얼굴에는 벌써 눈물이 가득했다.사실 배경윤의 뜻은 분명했다. 지금 그녀에게 모든 것을 고백하고, 원이를 차설아의 손에 넘긴다면, 그들은 재결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강우혁이 원이를 성심 전당포에 넘긴다면, 두 사람은 영원히 끝난 셈이다.강우혁은 배경윤을 사랑했으니 당연히 그녀와 헤어지기 싫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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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원이는 중요한 정보를 남긴 후 즉시 전화를 끊었다. 경찰이 너무 빨리 위치를 알아내지 못하도록, 스마트 워치의 위치추적 시스템을 꺼놓았다.그리고, 원이는 호텔에서 나오면서 자신의 소지품을 두고 왔기에, 지금 경찰이 임채원을 잡으면, 그녀는 꽤 고생을 할 것이다.강우혁은 담배를 피우고 돌아와 보니 아이가 여전히 자는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불쌍해.”강우혁은 가는 길에 주유소에 들렀고, 속도를 높여 달렸다.한밤중의 영흥 부둣가는 낮보다 더 시끌벅적하고 밝았다. 일반 사람들은 이 구역에 감히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자칫 잘못하면 남자는 콩팥이 잘리고, 여자는 몸이 팔리는 곳이다. 원이처럼 희고 잘생긴 남자아이가 거리에 나간다면 뼈도 남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강우혁은 오는 내내 계속 전전긍긍했고, 발까지 벌벌 떨고 있었다.아쉽게도 성심 전당포와 불과 500m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 길을 막았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강우혁의 타이어는 펑크 났고, 큰 칼자루를 든 애꾸눈 남자가 다가와 껌을 씹으며 음산하게 웃었다.“젊은이, 한밤중에 감히 영흥 부둣가로 와? 간도 크지. 근데 어쩌나? 타이어가 펑크 나 버렸네? 그래도 운이 좋아. 나 같은 사람을 만났으니까. 내가 바꿔주지.”강우혁은 핸들을 꽉 잡고 차갑게 말했다.“고맙지만, 사양할게요. 예비 타이어가 있어요.”“내 타이어와는 전혀 비교가 안 될 텐데? 내 타이어는 영흥 부둣가 통행증이거든. 부둣가를 마음대로 다닐 수 있게 지켜주지. 아니면 타이어가 또 터질지도 몰라!”강우혁의 타이어는 이 남자의 못줄에 찔려 펑크 난 것이 분명했다. 대놓고 돈을 달라는 것이다.강우혁은 더 시간을 끌기 귀찮아 물었다.“당신 타이어는 얼만데요?”“그건 너한테 어떤 값어치 있는 물건이 있는가에 달렸지.”애꾸눈 남자는 껌을 씹으며 목을 쭉 뻗어 차 안을 훑어보았다. 귀한 물건을 찾으려다가 뒷좌석에 누워 자는 원이를 보고는 눈이 번쩍 뜨였다.“이 꼬마가 아주 값져 보이네. 희고 귀여운 것이 데려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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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악!”원이의 갑작스러운 말에 안 그래도 전전긍긍하던 강우혁은 겁에 질려 말을 더듬었다.“너, 너, 깼어?”원이는 눈을 희번덕이더니 작은 얼굴로 침착하게 지휘했다.“바보! 난 진작에 깨났어요. 빨리 앞을 보고 액셀을 밟아요. 핸들을 좌회전 방향으로 끝까지 돌리고 그대로 뛰쳐나가면 돼요. 아니면 우리 모두 죽은 목숨이라고요!”원이는 원래 자는 척하려고 했지만, 강우혁이 너무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전방에서 차가 달려오는 걸 보면서도 전속력으로 피하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급해났다.“뭐? 너?”강우혁은 원이의 말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방 상황을 보니 확실히 원이의 말대로 움직여야 했다.강우혁은 더는 생각하지 않고 핸들을 잡고 말했다.“전속력으로 방향을 틀 거야. 꽉 잡아!”‘부릉부릉’ 소리가 부둣가 전체에 울리더니 차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작은 틈새로 빠져나갈 기미가 보였다. 하지만 또 다른 차량이 하나 더 오더니 그들의 길을 완전히 막아버렸다.가장 비참한 것은, 방금의 전속력으로 펑크 난 타이어는 완전히 맛이 갔고, 새 타이어로 교체하지 않으면 전혀 작동할 수 없었다.“이제 어떡해?”강우혁은 핸들을 잡고 절망 속에 빠졌다. 강우혁 자신은 죽는 것이 두렵지 않지만, 원이가 애꾸눈 남자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면 그 결과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꼬마야, 아저씨가 문을 열 테니까 넌 빨리 내려서 성심 전당포로 뛰어가. 가서 네 이름을 말하면 그 사람은 널 지켜줄 거야.”성심 전당포는 사람들의 인식 속에 신분이 신비롭고 세력이 강한 곳이라고는 하지만, 사장 미스터 Q의 명성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원한이 있으면 반드시 갚고, 손맛이 매섭다는 것 외에는 어떤 변태적인 소문이 없었다.그래서 미스터 Q가 애꾸눈 남자보다는 안전할 것이다.“일단 아저씨부터 챙기고 말하죠? 창문 거의 부서지게 생겼어요.”원이는 창밖을 가리키며 담담한 표정으로 강우혁에게 말했다.애꾸눈 남자는 커다란 칼로 운전석 유리창을 두세 번 내리찍더니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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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애꾸눈 남자는 원이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점차 인내심을 잃은 남자는 마치 병아리를 들 듯이 원이의 뒷깃을 들고 위협했다.“고분고분 얌전히 있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너까지 얻어맞을지도 몰라!”“그거, 놔!”강우혁은 애꾸눈 남자를 막기 위해 힘겹게 몸을 일으켰지만 또 주먹을 맞고 날아가 버렸다.“이거 놓으라고요. 아니면 아저씨 끝장이에요!”원이는 화가 나서 다리를 바둥바둥하며 애꾸눈 남자의 차에 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반항했다.“시끄러워 죽겠네! 쥐새끼만 한 게 진짜 매를 벌지!”애꾸눈 남자는 원이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 순간, 대형 오프로드 차량이 빠르게 달려와 그의 차를 멀리 보내버렸다.“젠장, 대체 어느 자식이...”애꾸눈 남자는 욕설을 퍼붓더니 차의 번호판을 보고는 다리가 후들거려 바로 무릎을 꿇으며 화를 내지 못했다.원이는 기회를 틈타 그의 손에서 벗어났다. 원이의 작은 그림자는 대형 오르포드 차량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고, 당당하게 고개를 들어 운전석 위치를 보았다.운전석 창문은 닫혀있었지만, 검은 바바리코트에 검은 선글라스를 낀 냉철한 분위기의 남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대고는, 마치 염라대왕이라도 만난 표정이었다.원이는 까치발을 하고, 희고 작은 손으로 창문을 두드렸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화가 난 듯했다.잠시 후, 창문이 천천히 내려졌다.“아저씨가 성심 전당포 사장이세요?”원이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차 안의 남자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커다란 선글라스는 그의 얼굴을 거의 반쯤 가렸지만, 서늘한 분위기는 가릴 수 없었다.“네가 차진원이야?”남자는 덤덤하게 입을 열었고, 목소리는 아주 낮고 차가웠다.“맞아요, 본명은 차진원이고, 그저 원이라고 부르셔도 돼요.”원이는 허리를 펴고 차 안의 남자를 향해 말했다.“차에서 내리고 저랑 말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건 최소한의 예의잖아요.”남자는 눈썹을 치켜올렸다.“내가 싫다면?”“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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