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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괜찮은 게 아닌데?”

배경윤은 다급한 마음에 계속 침묵을 지키던 배경수를 향해 말했다.

“오빠, 무슨 방법이라도 좀 생각해 봐. 설아 언니 분명 무슨 타격을 받은 모양이야. 아니면 이렇게 기운이 없을 리가 없다고. 둘이 아무리 헤어졌다고 하지만 언니 아예 내버려 두면 안 되지. 설아 언니 기다려서 같이 잘 얘기하려고 여기서 온밤 동안 기다린 거 아니야? 왜 이제 와서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어?”

그녀는 워낙 성격이 화끈했기에 아예 배경수를 차설아 방에 밀어 넣고는 문을 쾅 닫아 밖에서 잠갔다.

배경수는 마음이 조급해져 문을 열려고 했지만 전혀 열리지 않아 목소리를 높였다.

“배경윤, 너 정말 나한테 혼날래? 당장 문 안 열어?”

“몰라, 오늘 밤에 꼭 설아 언니 기분 풀어줘. 잘 풀어주기 전엔 그 방에서 나올 생각 하지 마.”

말을 마친 배경윤은 심지어 자물쇠가 쓸모가 없을까 봐, 쇠꼬챙이까지 꽂아 두었다.

‘저렇게 우물쭈물해서야. 동생인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시간을 허투루 보내겠네!”

그렇게 큰 방에는 차설아와 배경수 두 사람만이 남았다.

“미안해, 경윤이가 생각이 짧은 애라는 걸 알잖아.”

배경수가 두 손을 주머니에 꽂고는 일부러 덤덤하고 쿨한 척했다. 마치 전에 성대 그룹에서 있었던 일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듯이 말이다.

차설아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피곤한 미소를 짓고는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 건 나야. 성진 그 사람, 완전 정신 나간 인간이었어. 그 사람한테서 쓸만한 정보를 빼낼까 생각했지만 헛소리만 계속하더라고. 괜히 시간만 낭비했어, 게다가 우리 두 사람의 감정만 상하고. 내가 정말 바보였지!”

화장대 앞에 앉은 그녀는 힘없이 고개를 축 늘어뜨렸다.

그녀는 아름다운 얼굴을 두 손에 깊이 묻혔는데 마치 이 세상을 마주하기 싫은 가녀린 타조처럼 어깨를 살짝 떨었다.

그 모습을 본 배경수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가슴이 아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보아하니 그 일을 알게 된 모양인데. 만약 울고 싶다면 소리 내어서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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