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마찬가지야.”임채원은 강우혁을 보고 비아냥거리며 원이를 보았다. 그녀의 심장은 바늘에 찔린 듯 괴로웠다.임채원은 심호흡을 하고, 주먹을 꽉 쥐며, 절대 마음 약해지지 않으려 다짐했다.“이번이 마지막이야. 일이 끝나면 약속대로 손에 있는 영상을 삭제하기를 바랄게. 우리 사이 빚은 청산하고, 서로 남남으로 살아가는 거야.”강우혁은 그렇게 말하고 원이를 안고 호텔을 나섰다.임채원은 자리에 서서 그들이 사라지는 방향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아무런 표정도 없고, 마치 영혼 없는 시체 같았다.그러더니 갑자기 쪼그리고 앉아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귀신에 홀린 듯 웃더니 땅바닥에서 뒹굴기까지 했다.“하하하, 임채원 꼴 좋다. 널 가장 사랑하는 사람조차 널 떠나버렸어. 넌 이제 아무것도 없어.”그녀는 비틀거리며 땅에서 일어서 거실에 있는 원이의 컵, 원이에게 사준 옷과 장난감을 보며 마음이 아팠지만 그 감정을 억지로 꾹 눌렀다.모든 걸 잃었으니 더더욱 질 수 없었다.‘차설아... 넌 이제 끝이야!’...강우혁은 어린 원이를 자기 차 뒷좌석에 편안히 앉히고 자상하게 담요를 덮어주었다.뽀송뽀송한 피부에 잘 생긴 얼굴의 원이는 정말 사랑스러웠다.원이를 곧 지옥 같은 성심 전당포로 보낼 생각을 하면 자기 자신을 때려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전당포의 사장 미스터 Q는 날이 밝기 전에 반드시 원이를 데려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약속을 어기면 임채원은 큰 보복을 당할 것이다.강우혁은 한참을 망설였지만, 결국 액셀을 밟았다.어두운 밤길을 유유히 지나며 강우혁은 깊은 정신적 갈등에 시달렸다.바로 이때, 배경윤에게서 전화가 왔다.강우혁은 미소를 짓더니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자기야, 드디어 나한테 화 풀었어? 나랑 헤어지지 않을 거야?”배경윤의 목소리는 한없이 차가웠다.“오해하지 마. 헤어지는 건 변함없어. 하지만 말을 잘 들으면 재결합할 수도 있어.”“내가 어떻게 해 줄까? 나 뭐든 할 수 있어!”강우혁은 진심으로 말했다.“솔직히 말할게.
“경윤아, 만약 네가 생각하는 만큼 내가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면, 심지어 나쁜 사람이라면, 나... 용서해줄 수 있어?”강우혁은 휴대폰을 움켜쥐고 떠보았다.“왜 그런 걸 물어? 역시 넌 좋은 사람이 아니었어!”배경윤의 말투가 예리해졌다.“하지만, 어떤 종류의 나쁜 사람인가에 달렸지. 만약 나한테만 나쁜 짓을 저질렀다면, 상황의 심각성에 따라서 용서해 줄지 생각해 볼게. 하지만 내 친구에게 상처를 줬다면, 미안하지만 난 절대 용서할 수 없어. 나한테 설아 언니는 영원히 최우선이고, 그 누구보다 소중해. 만약 이 선을 넘는다면 너랑 나랑은 완전히 끝이야, 알겠어?”배경윤과 배경수의 마음속에 차설아는 친한 친구일 뿐만 아니라, 제2의 생명을 준 은인이었다. 신과 같은 존재로 여겼기에, 그들은 최선을 다해 차설아를 지켜야 했다.강우혁은 그녀의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그래, 알았어.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배경윤은 어리둥절했다.“그게 무슨 말이야? 앞뒤가 하나도 안 맞잖아. 그래서 그 친구한테 부탁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윤아, 미안해. 이 일은 내가 도와줄 수 없을 것 같아. 만약 이것 때문에 나랑 헤어지겠다면, 나도 붙잡지 않을게.”강우혁은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핑 돌더니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난 나쁜 놈이고, 쓰레기야. 난 백 번 천 번 죽어도 아깝지 않은 놈이야. 하지만 널 만난 것도, 널 사랑한 것도 후회하지 않아. 고마워, 날 구해줘서. 사랑해, 윤아!”“강우혁, 너 이 자식...”강우혁은 모질게 전화를 끊었고, 잘생긴 얼굴에는 벌써 눈물이 가득했다.사실 배경윤의 뜻은 분명했다. 지금 그녀에게 모든 것을 고백하고, 원이를 차설아의 손에 넘긴다면, 그들은 재결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강우혁이 원이를 성심 전당포에 넘긴다면, 두 사람은 영원히 끝난 셈이다.강우혁은 배경윤을 사랑했으니 당연히 그녀와 헤어지기 싫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원이는 중요한 정보를 남긴 후 즉시 전화를 끊었다. 경찰이 너무 빨리 위치를 알아내지 못하도록, 스마트 워치의 위치추적 시스템을 꺼놓았다.그리고, 원이는 호텔에서 나오면서 자신의 소지품을 두고 왔기에, 지금 경찰이 임채원을 잡으면, 그녀는 꽤 고생을 할 것이다.강우혁은 담배를 피우고 돌아와 보니 아이가 여전히 자는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불쌍해.”강우혁은 가는 길에 주유소에 들렀고, 속도를 높여 달렸다.한밤중의 영흥 부둣가는 낮보다 더 시끌벅적하고 밝았다. 일반 사람들은 이 구역에 감히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자칫 잘못하면 남자는 콩팥이 잘리고, 여자는 몸이 팔리는 곳이다. 원이처럼 희고 잘생긴 남자아이가 거리에 나간다면 뼈도 남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강우혁은 오는 내내 계속 전전긍긍했고, 발까지 벌벌 떨고 있었다.아쉽게도 성심 전당포와 불과 500m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 길을 막았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강우혁의 타이어는 펑크 났고, 큰 칼자루를 든 애꾸눈 남자가 다가와 껌을 씹으며 음산하게 웃었다.“젊은이, 한밤중에 감히 영흥 부둣가로 와? 간도 크지. 근데 어쩌나? 타이어가 펑크 나 버렸네? 그래도 운이 좋아. 나 같은 사람을 만났으니까. 내가 바꿔주지.”강우혁은 핸들을 꽉 잡고 차갑게 말했다.“고맙지만, 사양할게요. 예비 타이어가 있어요.”“내 타이어와는 전혀 비교가 안 될 텐데? 내 타이어는 영흥 부둣가 통행증이거든. 부둣가를 마음대로 다닐 수 있게 지켜주지. 아니면 타이어가 또 터질지도 몰라!”강우혁의 타이어는 이 남자의 못줄에 찔려 펑크 난 것이 분명했다. 대놓고 돈을 달라는 것이다.강우혁은 더 시간을 끌기 귀찮아 물었다.“당신 타이어는 얼만데요?”“그건 너한테 어떤 값어치 있는 물건이 있는가에 달렸지.”애꾸눈 남자는 껌을 씹으며 목을 쭉 뻗어 차 안을 훑어보았다. 귀한 물건을 찾으려다가 뒷좌석에 누워 자는 원이를 보고는 눈이 번쩍 뜨였다.“이 꼬마가 아주 값져 보이네. 희고 귀여운 것이 데려가서
“악!”원이의 갑작스러운 말에 안 그래도 전전긍긍하던 강우혁은 겁에 질려 말을 더듬었다.“너, 너, 깼어?”원이는 눈을 희번덕이더니 작은 얼굴로 침착하게 지휘했다.“바보! 난 진작에 깨났어요. 빨리 앞을 보고 액셀을 밟아요. 핸들을 좌회전 방향으로 끝까지 돌리고 그대로 뛰쳐나가면 돼요. 아니면 우리 모두 죽은 목숨이라고요!”원이는 원래 자는 척하려고 했지만, 강우혁이 너무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전방에서 차가 달려오는 걸 보면서도 전속력으로 피하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급해났다.“뭐? 너?”강우혁은 원이의 말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방 상황을 보니 확실히 원이의 말대로 움직여야 했다.강우혁은 더는 생각하지 않고 핸들을 잡고 말했다.“전속력으로 방향을 틀 거야. 꽉 잡아!”‘부릉부릉’ 소리가 부둣가 전체에 울리더니 차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작은 틈새로 빠져나갈 기미가 보였다. 하지만 또 다른 차량이 하나 더 오더니 그들의 길을 완전히 막아버렸다.가장 비참한 것은, 방금의 전속력으로 펑크 난 타이어는 완전히 맛이 갔고, 새 타이어로 교체하지 않으면 전혀 작동할 수 없었다.“이제 어떡해?”강우혁은 핸들을 잡고 절망 속에 빠졌다. 강우혁 자신은 죽는 것이 두렵지 않지만, 원이가 애꾸눈 남자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면 그 결과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꼬마야, 아저씨가 문을 열 테니까 넌 빨리 내려서 성심 전당포로 뛰어가. 가서 네 이름을 말하면 그 사람은 널 지켜줄 거야.”성심 전당포는 사람들의 인식 속에 신분이 신비롭고 세력이 강한 곳이라고는 하지만, 사장 미스터 Q의 명성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원한이 있으면 반드시 갚고, 손맛이 매섭다는 것 외에는 어떤 변태적인 소문이 없었다.그래서 미스터 Q가 애꾸눈 남자보다는 안전할 것이다.“일단 아저씨부터 챙기고 말하죠? 창문 거의 부서지게 생겼어요.”원이는 창밖을 가리키며 담담한 표정으로 강우혁에게 말했다.애꾸눈 남자는 커다란 칼로 운전석 유리창을 두세 번 내리찍더니 바
애꾸눈 남자는 원이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점차 인내심을 잃은 남자는 마치 병아리를 들 듯이 원이의 뒷깃을 들고 위협했다.“고분고분 얌전히 있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너까지 얻어맞을지도 몰라!”“그거, 놔!”강우혁은 애꾸눈 남자를 막기 위해 힘겹게 몸을 일으켰지만 또 주먹을 맞고 날아가 버렸다.“이거 놓으라고요. 아니면 아저씨 끝장이에요!”원이는 화가 나서 다리를 바둥바둥하며 애꾸눈 남자의 차에 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반항했다.“시끄러워 죽겠네! 쥐새끼만 한 게 진짜 매를 벌지!”애꾸눈 남자는 원이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 순간, 대형 오프로드 차량이 빠르게 달려와 그의 차를 멀리 보내버렸다.“젠장, 대체 어느 자식이...”애꾸눈 남자는 욕설을 퍼붓더니 차의 번호판을 보고는 다리가 후들거려 바로 무릎을 꿇으며 화를 내지 못했다.원이는 기회를 틈타 그의 손에서 벗어났다. 원이의 작은 그림자는 대형 오르포드 차량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고, 당당하게 고개를 들어 운전석 위치를 보았다.운전석 창문은 닫혀있었지만, 검은 바바리코트에 검은 선글라스를 낀 냉철한 분위기의 남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대고는, 마치 염라대왕이라도 만난 표정이었다.원이는 까치발을 하고, 희고 작은 손으로 창문을 두드렸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화가 난 듯했다.잠시 후, 창문이 천천히 내려졌다.“아저씨가 성심 전당포 사장이세요?”원이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차 안의 남자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커다란 선글라스는 그의 얼굴을 거의 반쯤 가렸지만, 서늘한 분위기는 가릴 수 없었다.“네가 차진원이야?”남자는 덤덤하게 입을 열었고, 목소리는 아주 낮고 차가웠다.“맞아요, 본명은 차진원이고, 그저 원이라고 부르셔도 돼요.”원이는 허리를 펴고 차 안의 남자를 향해 말했다.“차에서 내리고 저랑 말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건 최소한의 예의잖아요.”남자는 눈썹을 치켜올렸다.“내가 싫다면?”“그럼
원이는 마치 어른처럼 턱을 쥐고 얼굴을 찡그리더니, 곰곰이 생각한 끝에 겨우 까치발을 하고 미스터 Q의 손을 잡고는 진지하게 말했다.“잘못을 바로잡을 줄 아는 사람이니 친구 해도 되겠네요. 만나서 반가워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남자의 차가운 입꼬리는 저도 모르게 좀 더 올라가더니, 몸도 조금 구부리고 최대한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만나서 반가워. 잘 부탁해.”원이는 4살짜리 아이치고 키가 꽤 큰 편이었지만, 1m 90㎝의 남자 앞에서 유난히 작았고, 언뜻 보면 남자의 다리보다 더 작아 보였다.키 차이가 큰 두 사람이 함께 서 있으니 왠지 모르게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강우혁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겨우 네 살인 원이가 침착하고 배짱이 큰 모습에 놀랐고, 모두가 두려워하는 염라대왕 미스터 Q에게 이렇게 따뜻한 면이 있다는 사실에 또 놀랐다.역시 사람은 외모로 평가하면 안 되고,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훨씬 낫다!강우혁은 걷어차인 통증을 참으며 지금 혼자 떠나야 할지, 아니면 미스터 Q에게 꼬마를 놓아달라고 할지 고민했다.키 크고 잘생기고, 카리스마도 강력한 미스터 Q는 애꾸눈 남자보다 훨씬 정상으로 보였다. 아마 이치를 따지지 않는 변태적인 인간은 아닐 것이다.하지만, 강우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원이가 그에게 다가와 말했다.“절 성심 전당포로 데려다줬으니, 아저씨는 이미 임무를 완성했어요. 돌아가서 엄마한테 전 아주 잘 지낸다고, 심지어 친구까지 사귀었으니 당분간 돌아가지 못한다고 전해주세요.”강우혁은 또 한 번 충격을 받고 당황했다.“꼬, 꼬마야.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여긴 아주 위험한 곳이야. 네가 사귄 친구도 보통 사람이 아니고. 그냥 놓아달라고 사정을 하고 빨리 엄마한테로 돌아가는 게 어때? 아마 크게 걱정하고 계실 거야!”“걱정 마세요. 제가 처음 실종된 것도 아니고, 우리 엄마는 아주 강하다고요. 제가 새 친구와 충분히 놀면 알아서 돌아간다고
차는 어느새 유명한 성심 전당포에 도착했다. 소문에 의하면 이곳은 보물의 집결지로, 세계 각지에서 온 진기한 보물, 고물, 진기한 짐승 등이 진열되어 있다고 한다.하지만 전당포의 전체 면적은 그리 크지 않았다. 경비도 삼엄하지 않아 주변의 단독주택과 별 차이가 없었다.차는 전당포 차고로 들어갔고, 미스터 Q는 차를 세우고는 여전히 덤덤한 원이를 보고 물었다. “진짜 나랑 같이 들어갈 거야? 성심 전당포에 발을 들여놓으면, 네 운명은 더 이상 네 것이 아니야.”“전 어린 아이예요. 제 운명을 아저씨 마음대로 할 수 있는지는 저희 엄마한테 물어보세요.”원이는 빛나는 큰 눈을 껌벅이여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자신의 어린 나이를 무기로 주도권을 잡는 것에 능했다. 웬만한 어른보다 더 똑똑했다!“또 엄마라니!”남자는 기다란 손가락으로 핸들을 두드렸다. 깃털 가면은 그의 윤곽과 입체적인 얼굴, 그리고 입가의 미소도 가릴 수 없었다.“오는 내내 엄마 말만 하고 있었어. 너희 엄마가 그렇게 대단해? 많이 사랑해?”“당연하죠! 우리 엄마가 얼마나 대단한데요. 엄마는 뭐든지 할 줄 알아요. 이 세상에 엄마만큼 대단한 사람은 없어요. 너무너무 사랑해요!”원이는 순진한 눈빛으로 확고하게 말했고, 표정도 매우 교만했다.하지만, 원이의 밝은 눈은 급히 어두워지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하지만, 엄마는 지금 라이벌이 생겼어요. 그래서 제가 대신 그 라이벌을 제거하려고요. 엄마가 너무 힘들지 않게요.”남자는 짙은 눈썹을 저도 모르게 치켜올렸다.“그래?”“분명 그 라이벌이 누군지 궁금하시죠? 사실 별로 어렵지 않아요. 엄마는 그 라이벌이 아주 나쁜 사람이라고 했어요. 해안에서 그 사람을 무너뜨리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요. 아저씨도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저씨를 찾아와, 저희 엄마를 도와달라고 하고 싶었어요. 엄마가 성공하면, 절대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원이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미스터 Q를 마주하면서,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
“아빠는...”원이는 눈동자를 굴리며 속으로 생각했다.‘절대 이 사람이 내 아버지가 성도윤이라는 사실을 알아서는 안 돼. 아니면 엄마의 조력자가 되어 달라고 한 말이 너무 설득력이 떨어지잖아?’원이는 진지하게 말했다.“제 아버지는 배경수예요. 혹시 아세요? 해안 8대 가문 중의 하나인 배씨 가문의 미래의 후계자라고 하던데요. 엄마가 차씨 가문과 배씨 가문이 힘을 합치면 성가를 물리치는 건 시간문제라고 했어요.”“그래? 너희 엄마는 정말 야심이 크구나!”미스터 Q는 차가운 말투였고, 조금 화난 듯한 모습이었다.‘교활한 임채원, 감히 날 속이다니! 하지만, 이 자식이 성도윤의 핏줄이든 아니든, 차설아의 아이가 확실하다면, 이건 가치 있는 거래야!’그는 무표정으로 차 문을 열고 긴 다리를 뻗어 전당포 안으로 들어갔다.원이도 그의 뒤를 졸래졸래 따라갔다. 마치 자기 집으로 돌아온 것처럼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사장님, 오셨어요? 이분이 바로 사장님이 말씀하신 귀중한 보물인가요?”흰 셔츠를 입은 청초한 젊은 남자가 반갑게 맞이했다.그의 이름은 장재혁으로, 전당포의 주요 책임자였다. 나이는 어리지만 남다른 안목을 갖고 있어 보물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인물이었다.성심 전당포의 많은 보물들은 그가 먼저 확인해야 저당할 수 있었다.장재혁은 원이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이 아이는 확실히 귀엽고 잘생겼어요. 하지만 딱 보아도 온실 속에서 자란 도련님이네요. 고생도 못 하고, 돈이 되지 못하는데 왜 데리고 오셨죠?”며칠 전, 장재혁은 미스터 Q가 직접 나서서 보기 드문 보물을 받아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밤잠도 설치면서 새로운 보물을 기대했는데... 웬 어린아이라니!“알 필요 없어. 며칠 동안만 사람 붙여서 잘 보살피면 돼.”미스터 Q는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뒤돌아보며 어린 원이를 보았다. 마치 어린아이와 거리를 두려는 듯 다소 도도한 태도였다.그런데 원이가 갑자기 달려들어 그의 긴 다리를 껴안고 귀엽게 말했다.“미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