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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해안 시내 한복판에 있는 어느 호텔에서.

원이는 양반다리로 스위트룸 거실 소파에 앉아 작은 얼굴로 열심히 TV를 보고 있었다. TV에서는 지금 ‘도라에몽’이 방송되고 있었다.

임채원은 깨끗이 씻은 과일을 원이에게 넘겨주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원이야, 과일 좀 먹어, 과일을 먹어야 비타민이 보충돼.”

원이는 귀여운 웃음을 활짝 짓고는 말했다.

“채원이 이모, 고마워요. 채원이 이모는 정말 아름답고 마음씨도 예쁘시네요. 역시 엄마의 좋은 친구세요.”

“어머, 얘가 말을 참 예쁘게 하네.”

“그럼요, 원이는 채원이 이모가 직접 씻은 달콤한 과일을 먹었으니 말도 예쁘게 해야죠!”

몇 차례 대화가 오고 가자 임채원은 원이 덕분에 입꼬리가 귀여 걸렸다.

이 꼬마는 악녀 차설아와 성도윤의 아이라며, 성씨 가문에 시집가는 데 지장을 줄 수 있어 절대 곁에 두면 안 된다는 걸 자신에게 백 번 경고했지만 천사 같은 아이의 미소와 마음을 녹이는 달콤한 말에 임채원은 자기도 모르게 원이와 친해지고 싶었다. 마치 마가 낀 것처럼 원이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예쁜 옷을 입히고 싶었다.

임채원은 자신을 따르던 강우혁을 불러 원이를 영흥 부둣가에 있는 특별한 사람의 손에 넘기려고 했지만 원이가 자꾸 눈에 밟혀 계속 시간을 미룬 거였다.

상황이 급박하고 복잡한지라 그녀는 자신에게 반드시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오늘 밤 당장 원이를 보내야 해, 이대로 시간을 끌면 안 된다고...’

그녀는 과일 쟁반을 든 채 원이 옆에 앉았다.

볼이 볼록하게 부풀어 올라 햄스터처럼 포도를 먹는 아이를 보며 임채원은 귀여워서 미칠 지경이었다.

원이는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애니메이션만 봤다.

임채원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원이야, 너 도라에몽 좋아하잖아, 그럼 퉁퉁이를 제일 싫어하겠네?”

하지만 원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에요, 퉁퉁이가 전혀 싫지 않아요. 퉁퉁이는 겉으로 나빠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비록 퉁퉁이는 매회 진구를 괴롭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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