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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차설아가 입을 삐죽 내밀고는 곧바로 성지훈을 놓아줬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 옷매무새를 정리하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니까 아까 그 블루 칵테일을 네가 주문했다는 거야?”

성지훈은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고 오히려 느긋하게 모래에 기대앉더니 두 팔로 몸을 받치고는 고개를 들어 차설아에게 물었다.

“왜요? 도윤이 형이 특별히 만들어준 거라고 생각했어요?”

차설아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힐끔 보고는 어둡고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를 내다보며 도도한 공작새처럼 붉은 입술을 꼭 다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성지훈이 설명했다.

“전에 도윤이 형이 특별히 나를 위해 이 술을 만들어준 적이 있었어요. 한참 동안 조르고서야 레시피를 알려주더라고요. 이 칵테일은 당신이 만들어낸 거라고 했어요. 레시피를 알고 나니 조금 신기했어요. 보드카의 강렬함과 민트의 청량함이 만났는데 가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 오히려 신기한 맛을 낸다니... 꼭 당신과 도윤이 형 두 사람 사이 같았어요.”

차설아가 입을 삐죽 내밀더니 콧방귀를 뀌었다.

“너무 멀리 간 거 아니야. 난 그때 그냥 대충 만든 거라고.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 네가 오늘 주문하지 않았더라면 난 이 레시피를 까먹었을지도 몰라.”

“왜 아직도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만약 이 레시피를 정말 까먹었다면 아까처럼 미친 듯이 쫓아오지도 않았겠죠.”

“그래서 일부러 나 놀렸다는 거 인정하는 거야?”

차설아가 미간을 구기더니 성지훈을 째려보며 물었다.

“내가 바보 같아? 너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니까 재밌어? 역시 성씨 가문 남자들은 정상인이 하나도 없어. 성도윤은 차갑기만 하지, 성진은 미친놈이지. 너는 유치한 어린애야!”

방금 헐레벌떡 쫓아오며 소리를 지르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차설아는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성지훈에게 화가 났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왜 성도윤은 옆모습만으로도 이렇게 나에게 창피를 줄 수 있는 거야?’

성지훈은 더는 변명하지 않고 옆자리를 툭툭 치며 차설아에게 말했다.

“지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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