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선 이혼, 후 집착: Chapter 321 - Chapter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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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놀랍게도 그 안에는 이미 그녀의 사이즈대로 여러 가지 값비싼 옷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옷과 신발, 가방뿐만 아니라 주얼리도 가득했는데 작은 명품 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그만큼 선우 가문 사람들이 정말 그녀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게다가 선우도환은 그녀에게 군단까지 선물했으니, 그녀는 자신이 그야말로 석고대죄를 지은 죄인 같았다.차설아는 소영금을 안전하게 내보낸 후, 바로 선우 가문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생각을 했다.그녀는 눈에 띄지 않은 검은 옷과 흰색 옷을 챙기고는 가위로 좀 잘라내더니 선우 가문 하인들이 입은 흑백 제복과 비슷한 옷 한 벌을 만들었다.옷을 갈아입은 후, 그녀는 또 거울 앞에 앉아 일부러 노티 나는 화장을 하고, 머리를 낮게 묶었다.“나 정말 손재주가 있다니까!”차설아는 거울 앞에 선우 가문 하인과 전혀 다를 것 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더니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 그녀는 완벽 위장을 해낸 자신이 그저 대견스럽기만 했다.밤은 깊어져 갔고.선우 가문의 정원에서.하인들은 일과를 마치고 선우 가문 사람들이 잠든 틈을 타 같이 모여 뭔가를 얘기하고 있었다.“그거 들었어? 이번에 시원 도련님이 데려온 여자친구가 선우 가문의 미래 여주인이래. 어르신이 엄청 마음에 들어 하셨대. 애지중지 예뻐하신다고 들었어.”“그런데 그 여자, 이혼한 적이 있다면서? 아이를 낳지 못해 버림받았다고 그러던데. 그럼 잘생기고 매너 좋은 시원 도련님이 이혼한 여자랑 결혼하는 거야?”“그러게 말이에요. 다른 사람이 버린 이혼녀랑 결혼한다니. 어르신은 그런 사람을 왜 애지중지 예뻐하는 걸까요?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누구야? 누가 얘기하고 있어?”하인들은 잔뜩 겁을 먹은 채 서로 꼭 껴안았다.차설아가 천천히 걸어 나오더니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그녀와 비슷한 또래인 하녀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보기엔 시원 도련님은 당신들이랑 결혼했어야 해요. 하나 같이 예쁘고 젊은이 아이를 쑥쑥 잘 낳겠어요. 게다가 이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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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차설아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침착하게 말했다.“그래요? 어디가 다른데요? 분명 똑같아 보이는데요?”“디자인은 똑같은데, 원단이 조금 다르잖아...”그녀가 말하고는 손가락으로 차설아의 옷을 만지며 물었다.“이건 실크 원단이야. 왜 이런 고급스러운 원단으로 하인 옷을 만들어? 그래서 말인데, 너 좀 수상한데?”‘눈썰미가 대단한데!’차설아는 남몰래 감탄을 금치 못했다.역시 선우 가문은 남달랐다. 아무리 하인이라고 해도 눈썰미가 남달랐으니.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당황해하지 않고 침착하게 말했다.“리폼했을 수도 있죠. 선우 가문은 워낙 재산이 어마어마하니 하인들에게 조금 더 좋은 옷을 입힐 수도 있잖아요. 설마 선우 가문의 실력을 의심하고 있는 건 아니죠?”“그, 그게 아니라!”그녀는 황급히 설명하기 시작했다.“선우 가문은 천하제일이야. 난 선우 가문에 충심을 다하고 있다고. 다만 모든 일에 항상 신중할 뿐이야.”“그럼 사모님 찾아가서 한 번 확인할까요? 제복을 리폼한 게 맞는지요.”“그럴 필요 없어!”그녀는 이까짓 일로 양보아를 귀찮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손을 저으며 말했다.“그만 얘기하고 이제 가지!”두 사람은 달빛 아래에서 굽이굽이 한참 가고서야 선우 가문의 대나무 숲속에 있는 초가집에 도착했다.초가집 문패에는 ‘반성실’ 세 글자 쓰여 있었다.“바로 여기야. 조용히 문밖을 지키면 돼. 안에서 무슨 말을 하든, 어떤 난리를 치든 절대 문을 열어주면 안 돼. 위에서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 물건도 들여보내면 안 되고.”하녀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당부했다.“이게 다예요?”차설아는 초라한 초가집을 보더니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선우 가문의 ‘반성실’이 정말 네모나고 심플한 작은 집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너무 초라한 나머지 차설아는 조선 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럼?”하녀가 자랑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어르신이 그러셨어, 한 사람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벌은 육체적인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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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하인은 차설아가 얌전하고 무슨 사고를 칠 것 같지도 않아 안심하고 자리를 떴다.차설아는 재빨리 초가집으로 달려가 상황을 살폈다.외관은 초가집이었지만, 사실 안에는 모두 고급 재료를 사용했다. 특히 불투명 유리로 만든 벽이 인상적이었다.그녀는 초가집 안의 상황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화가 잔뜩 난 소영금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는데, 주먹을 불끈 쥐고 문을 부수더니, 또 바닥에 누워 발을 동동 굴렀다. 심지어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코를 파는 등 체통을 잃는 행동을 했다.하지만 초가집 안에 있는 소영금은 외부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었다. 눈앞에 펼쳐진 새하얀 벽 빼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절망에 빠졌다.“하하하, 여사님. 이제 정신을 차렸겠죠? 그러게 왜 남의 구역까지 찾아와서 도발을 해요? 아주 자업자득이에요!”차설아가 벽에 엎드려 소영금을 한참 바라봤다. 그녀가 불쌍하기는커녕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물론 소영금이 허세를 부리다가 오히려 망신을 당한 모습도 봤었지만, 이번이야말로 가장 초라한 모습을 보였고, 차설아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차설아는 느긋하게 소영금의 미친 짓을 동영상으로 남겨두고서야 도어락을 여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최첨단 기술을 사용한 도어락이었기 때문에 도난 방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고, 복잡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잠금 해지할 수 있었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고, 또 무선 연결 장치를 꺼냈다. 뭔가를 조작하더니 바닥에 미러링으로 키보드가 나타났다.그녀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키보드에 뭔가를 입력하자, 휴대폰에서 ‘찌찍’ 소리와 함께 파일이 잠금 해지 되었다.그리고 ‘띵’ 시스템 소리와 함께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해제하는 데 성공했다.차설아가 무표정으로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두께가 몇 미터나 되는 문이 열렸다.난리를 부리며 울부짖고, 옷과 바지를 거의 모두 벗어버린 소영금은 갑자기 소리가 들리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문 쪽으로 돌렸다.차설아를 보자마자 그녀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가, 곧바로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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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차설아의 말에 고집을 부리던 소영금은 망설이기 시작했다.“그래, 며느리도 중요하지만 아들이 더 중요하지. 아들한테 폐를 끼칠 수 없잖아.”“드디어 깨우치셨군요!”차설아가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개구멍을 가리키며 말했다.“그러니까 얼른 가세요.”소영금이 차설아의 손을 꼭 잡고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같이 가자... 나 소영금은 그렇게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야. 나 혼자 살자고 다른 사람 생사도 마다하지 않는 그런 사람 아니라고. 그렇게는 못 해!”“저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심지어 성씨 가문에 있을 때보다 더 보살핌을 받을 거라고요. 선우 가문은 나 어떻게 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나랑 여사님이 같이 도망간 걸 알게 된다면 자백한 거나 다름없잖아요...”차설아의 말을 들은 소영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우리 성씨 가문이 정말 너한테 미안한 짓을 많이 했어. 여기서 내가 사과를 할게...”“전에 너한테 그렇게 못되게 굴었던 건 네가 싫어서가 아니야. 그냥 너랑 도윤이 사이에 감정도 없고, 괜히 두 사람만 더 불행해진 것 같아서 일부러 매정하게 군 거야. 사실 나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야...”“앞으로 다시는 너한테 못되게 굴지 않을게. 아이 낳으라고 재촉하지도 않고, 널 재수탱이라고 욕하지도 않을게. 다시 우리 도윤이랑 잘해볼 생각 해보면 안 돼? 우리 성씨 가문으로 돌아오는 건 어때? 우리 성씨 가문은 선우 가문보다 더 잘해주면 잘해줬지. 그리고 난 무조건 네 편을 들 거고!”달빛 아래서 소영금은 눈시울을 붉히더니 두 손을 꼭 모아 마구 맹세하기 시작했다.그녀는 정말 잘못을 깨닫고 죄를 뉘우치고 싶은 모양이다. 차설아는 애가 타는 그녀의 모습이 좀 귀엽게 보이기도 했다.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풀렸다.사실 그녀는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소영금을 미워한 적이 없어 일부러 소영금을 놀렸다.“날 계속 재수탱이라고 불러요. 함부로 별명 붙여주는 사람 아니시잖아요. 여사님의 유일무이한 별명을 얻었는데 제가 얼마나 영광스러운 줄 아세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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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차설아는 빠르게 머리를 굴리더니 말했다.“난 산책 나왔지. 선우 저택이 워낙 예뻐서 말이야. 그런데 갑자기 오줌이 마려운 걸 어떻게 해, 그래서...”‘휴,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으려면 나 자신을 더럽힐 수밖에.”“그래?”선우시원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말했다.“진작 올 걸 그랬어, 그럼 재미난 구경을 했을 텐데 말이야.”“변태 아니야?”차설아는 뒤가 켕겨 오히려 적반하장 했다.“또 그런 소리를 하면 나 내일 당장 비행기표 사서 돌아갈 거야. 너랑 연기 그만할 거라고.”“미안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다음부터는 안 그럴게. 그런데 옷이 왜 그래? 왜 하인들이 입는 옷 같아? 화장도 어딘가 이상한데...”“뭐가 이상해? 이게 내 생얼이야. 못생겼다고 둘러 말하는 거야? 그리고 이 옷은 옷장에 걸려있던데? 예뻐서 입었어? 지금 나 하인 같다고 놀리는 거야?”“그게 아니라...”선우시원은 말문이 막혔다.“됐어, 설명 필요 없어. 나 피곤하니까 자러 갈게!”차설아가 말하고는 재빠르게 자리를 떴다.선우시원은 점점 멀어져 가는 아담한 여인의 모습을 보고는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차설아 대단하네. 겁먹지도 않고. 오히려 적반하장도 하고.’방에 돌아간 차설아는 옷을 바꿔입고 화장을 지운 후 푹 자려고 했다.선우 가문의 침대는 솜처럼 푹신했다. 따뜻하고 부드러워 그녀는 매우 빨리 깊은 잠이 들었다.잠을 너무 잘 자서인지 그녀는 꿈까지 꿨다.다만 좋은 꿈이 아니었다, 성도윤이 출연한 악몽이었다.꿈속에서 성도윤은 채찍을 휘두르며 걸상에 꽁꽁 묶인 그녀를 괴롭혔는데, 포악한 얼굴로 협박까지 했다.“차설아, 참 대단하네. 감히 나 배신하고 다른 남자랑 결혼하려고 해? 당장 돌아와, 아니면 온갖 수단을 동원해 당신 괴롭힐 거야!”채찍이 한 번 또 한 번 바닥에 부딪혔고, 기름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남자는 검붉게 달군 철 덩이를 들더니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아, 안 돼! 지금 당장 돌아갈게!”차설아가 팔다리를 휘두르며 소리를 질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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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차설아는 왠지 성도윤에게서 걸려 온 전화라는 예감이 들었다. 발신자 주소가 해안으로 표시되었기 때문이다.차설아는 무시하려고 했지만, 전화는 끊임없이 울렸고, 양보아도 온화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전화를 받으라는 신호를 보냈다.그녀는 도둑이 제발 저리지 않기 위해, 일부러 침착한 척 연결버튼을 눌렀다.“이제야 전화를 받네!”전화기 너머에서 성도윤의 차가운 목소리는 악몽과 똑같았다. 차설아는 흠칫 놀라더니 연기를 시작했다.“뭐라고요? 보험이요? 미안하지만 보험 안 들어요. 끊을게요.”“차설아, 전화 끊기만 해! 뚜뚜뚜!”성도윤의 포효하는 목소리는 즉시 끊어졌다.“휴, 요즘 이상하게 보험사들이 전화가 오네요. 대출 전화도 많이 오고, 정말 귀찮아 죽겠어요.”차설아는 침착하게 양보아에게 설명하면서 능숙하게 번호를 블랙리스트에 넣었다.하지만 곧 또 새로운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번호를 블랙리스트에 넣는 족족 다른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니 차설아는 어쩔 수 없이 화장실을 간다는 이유로 자리를 떴다.“성도윤, 당신 미쳤어? 왜 계속 전화하는 거야? 당신은 내 전남편이라는 걸 잊지 마!”차설아는 목소리를 낮추어 쏘아붙였다.전화기 너머로 몇 초 동안 침묵이 흐른 후,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방해할 생각은 없었어. 어머니가 당신 찾으러 갔는지 물어보려고. 지금 잘 계셔?”“여사님 아직 안 돌아가셨어?”차설아는 좀 뜻밖이었다.해안과 S시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다. 소영금은 이미 해안에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어떻게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을 수 있을까?혹시, 소영금에게 뭔 일이라도 생긴 걸까?“그러니까, 어머니가 S시에 가서 당신을 만났다는 거네?”“맞아, 오셨어. 그런데 어젯밤에 내가 보냈거든. 아직 도착하지 못했을 리가 없어!”“젠장!”성도윤은 나지막이 욕을 하더니 사람을 얼릴 정도로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내가 지금 당장 선우 가문으로 갈 테니까, 당신은 어머니가 무사하기를 기도하는 게 좋을 거야. 만약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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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저희 왔어요, 우리 설아 푹 자고 왔으니 다들 식사하세요.”조보아는 차설아를 끌고 자리에 앉았다.“할아버지, 아저씨, 시원아, 다들 굿모닝이에요.”차설아는 예의 바르게 세 사람에게 안부 인사를 하며, 활짝 웃었다.“그래, 어젯밤엔 잘 잤어?”선우도환은 자애로운 얼굴로 차설아를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네 할아버지 덕분에 푹 잤어요.”차설아는 계속 얌전한 모습을 보였다.이런 방면에서 차설아는 특히 경험이 많았다. 성가네 집에서 4년 동안이나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얌전한 모습은 그녀의 가면이었다.“진짜 잘 잤어?”선우시원은 웃음을 참으며 진지하게 말했다.“어제 한밤중에 마당에서 산책하고 있었잖아? 정력이 남아돌아서 개구멍까지 메우고. 난 네가 잠자리가 불편한 줄 알았지!”차설아는 선우시원을 흘겨보았다. 이 자식을 당장 목 졸라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빌어먹을 자식, 진짜 일을 크게 만들 생각이야? 내가 지금 누구 때문에 이런 짓을 하고 있는데?’“개구멍?”선우도환의 자애로운 눈빛은 바로 매서워졌다.군인의 살벌함을 띤 그의 눈빛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차설아는 황급히 설명했다.“잠자리가 낯설어서 처음에 잠이 안 오더라고요. 달빛도 좋고 해서 산책을 하다가 마침 개구멍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강박증에 개구멍을 막아버렸죠.”선우도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따지지 않고 말했다.“오늘은 첫날이니 늦잠을 잘 수 있지만 앞으로는 안 돼. 우리 가문은 군사적 시스템이라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외출해! 이렇게 해야 사람의 의지를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네?”“너는 장군의 후예이니 이런 규칙은 반드시 지켜야지. 네 할아버지도 하늘에서 내가 너를 의지가 강한 사람으로 키우기를 바라고 있을 거야!”“아...”차설아는 침을 꿀꺽 삼키며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할아버지는 확실히 생전에 그녀에게 격투기, 총 조립, 폭탄 해체, 심지어 군사 훈련까지 가르쳤지만, 생활 방면에서는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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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그게 대체 뭔 말이야? 똑바로 말해!”양보아가 매서운 표정으로 외쳤다.하인은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차근차근 보고했다.“어젯밤에 우리보다 더 고급진 유니폼을 입은 낯선 하인이 소영금을 전담했다면서 저한테 길을 안내하라고 했어요. 반성실까지 데려다주고 전 돌아왔어요... 오늘 가보니 그 낯선 하인과 소영금이 모두 사라졌어요. 그 신입이 놓아준 게 틀림없어요!”“간도 크구나!”선우도환은 가문의 권위가 도발 당한 것 같아 화가 잔뜩 차올랐다.“대체 누가 감히 우리 집안에 몰래 들어와 겁도 없이 이런 일을 저지른단 말이야! 우리 집안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구나!”“당장 조사해! 발견 즉시 손발을 잘라버려! 우리 집안을 도발한 최후를 똑똑히 보여줘야지!”선우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늘 가문을 지키고 있는 병사들에게 말했다.“왜 아직도 멍하니 있어! 당장 가서 조사해! 감히 우리 가문에 대적한 자를 반드시 잡아 온다!”차설아는 머리를 파묻고 감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행여나 하인이 자신을 알아볼까 봐 마음을 졸였다.훈련된 병사들이 장갑차를 몰고 출동하자, 차설아는 침을 꿀꺽 삼켰다.‘뭐야, 이 사람들 진심이야? 진짜 일을 크게 만든다고?’‘만약 내가 사람을 풀어준 것이 밝혀지면, 내 손발은 아작나겠어!’선우 가문은 예로부터 이렇게 극단적인 스타일이라, 차설아가 놀란 것도 어쩌면 당연했다.선우 가문은 강압, 집권, 고문 등 극단적인 방식으로 S시에서 권위를 공고히 하는데 습관 되었다.“일단 식사부터 하세요. 우리 설아 괜히 밥맛 떨어지게 하지 말고.”양보아는 선우 부자를 향해 눈짓을 하며 말했다.그들은 젓가락을 들고 아침 먹을 준비를 했다. 다만, 먹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군가를 우렁차게 불러야 했다.차설아는 이런 상황이 몹시 불편하여 속으로 중얼거렸다.‘바람이 일찍 집에서 도망쳐 해커가 된 건 이유가 있었어. 집안 분위기가 이렇게 억압적이니, 나였어도 가출을 했을 거야!’차설아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그들에게 사실을 고백하고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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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뭐? 무슨 헛소리야?”양보아는 선우시원을 쏘아보았다.가문을 배신하는 일을 저지르면, 선우도환은 육친을 막론하고 엄벌에 처하는 사람이었다. 이건 자기 목숨을 내놓는 행동이나 다름없었다.선우시원은 느릿느릿 말했다.“헛소리 아니에요. 진짜 제가 풀어줬어요. 그렇게 복잡한 비밀번호는 저희 집안 사람만 알고 있어요. 설아처럼 단순한 애가 어떻게 그 복잡한 비밀번호를 풀고 사람을 놓아줬겠어요?”여기까지 말한 선우시원은 차설아를 바라보며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하하!”차설아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어색하게 웃었다.선우시원의 도움이 눈물 나게 고맙지만, 비꼬는 듯한 그의 모습은 정말 주먹을 불렀다.선우시원은 계속 말을 이었다.“성도윤의 손에서 마누라까지 빼앗았는데, 굳이 어머니까지 가둬 놓을 필요 있어요? 이건 너무 심하잖아요...”“성가의 실력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잖아요. 저희한테 군대가 있다는 이유로 너무 설치면 안 돼요. 성가에 돈이 차고 넘치는데, 진짜 화나면 외국에서 결사대를 고용해 우리를 무너뜨릴지도 모른다고요. 어느 정도 선은 지켜야 앞으로 얼굴 보며 살죠.”“맞아요! 맞는 말이에요!”차설아는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지금 이 순간, 선우시원은 그녀의 대변인이 되었다.독선적인 오만함에 빠져있는 선우 가문 전체에서, 늘 밖에서 빈둥거리는 선우시원만 이성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선우도환은 눈살을 찌푸리고 위엄 있는 눈빛으로 선우시원을 노려보았다.“성가가 그렇게 대단해? 그럼 우리 선우 가문이 성가를 두려워해야 한다는 말이냐?”“선우 가문과 성가는 진작에 일전을 벌였어야 했어. 지금까지 조용했던 건, 설아가 성가의 사람이라 괜히 설아에게 불똥이 튈까 봐 참았던 거야. 지금은 설아가 이미 성가와 인연을 끊었으니, 난 이제 더 이상 돌볼 것도 없이 전투를 시작할 거다!”선우도환의 말을 들은 차설아는 두피가 저렸다.역시, 선우도환은 전쟁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맞아, 세 분은 리더의 이념이 달라 뼈아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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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차설아의 비정상적인 행동에 모두 어리둥절했다.특히 선우시원은 차설아의 이런 태도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진짜 두 집안이 싸우기를 원한다고?”선우시원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흥미로운 말투로 물었다.“당연하지!”차설아는 계속 감정이 격해서 말했다.“할아버지는 언젠가 내가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직접 군대를 이끌기를 원하셨어. 만약 선우 가문과 성가가 일전을 치르게 된다면, 상업적으로나 무력적으로나, 내가 선두에서 이끌었으면 좋겠어!”“좋아! 아주 당차구나!”선우도환은 만족스럽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고, 수염을 쓰다듬으며 호탕하게 웃었다.“역시 차무진의 손녀야, 여장군이 따로 없네. 못난 내 손자보다 훨씬 훌륭해!”“그러게요. 시원아, 너도 설아한테서 좀 배워. 그렇게 겁이 많아서 어떻게 설아를 지키겠어. 잘못하면 설아가 널 보호하는 게 아닌지 몰라.”양보아는 선우시원을 흘겨보며 하찮은 표정이 역력했다.선우시원은 차설아의 옷자락을 잡아당겨 그녀의 귀에 대고 조용히 물었다.“대체 무슨 꿍꿍이야? 겁도 없이 함부로 나대는 거야? 난 그저 할아버지와 농담을 한 것뿐인데 왜 네가 부채질을 해? 진짜 두 집안이 싸우기를 바라는 거야?”차설아는 웃으며 말했다.“평화주의인 척 연기하지 마. 애초에 날 끌어들여 성가에 대적하려던 건 너였어. 내 해커의 신분을 성도윤에게 폭로하겠다고 협박까지 했었잖아. 지금 와서 휴전을 선포하는 거야?”“그건 성도윤에 대한 너의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 보려던 거였지. 성도윤에게 그렇게 애틋하던 사람이 지금은 전쟁을 하겠다는 건, 딱 봐도 이상하잖아!”여기까지 말한 선우시원은 더욱 다정하게 차설아의 어깨를 감싸고 이마를 여자의 뺨에 대고 말했다.“우리 할아버지랑 아버지 앞에서 괜히 잔꾀를 부려서 두 집안이 휴전하거나, 화해하게 만들려고 하지 마. 그러다 들통나면 나도 너를 구해줄 수 없어!”“하하하!”차설아는 별말 없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선우시원과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선우도환은 희색이 만개하여 선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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