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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선 이혼, 후 집착: Chapter 141 - Chapter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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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진무열은 노래 리스트를 보자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성도윤이 예약한 첫 곡은 바로 김범수의 ‘보고 싶다’였고 두 번째 곡은 ‘끝사랑’, 세 번째 곡은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였다...모두 가슴 아픈 이별 노래들이었는데 아마 차설아한테서 받은 충격이 적지 않은 모양이었다.성도윤은 평소에 이성적이고 멀쩡해 보였지만 술만 마시면 이렇게 허당의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결자해지라고 성도윤이 술에 취하면 슬픈 이별 노래를 마구 부르는 버릇은 역시 차설아가 고쳐줘야 할 듯싶었다.“대표님, 먼저 마시고 계세요, 저는 먼저 화장실을 다녀올게요.”진무열은 성도윤과 같이 몇 곡을 부르다가 휴대폰을 챙기고는 화장실로 향했다.잘생긴 성도윤은 그윽한 눈빛으로 스크린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애틋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기에 진무열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진무열은 화장실에 숨어 있으면서 차설아에게 전화를 걸고는 다짜고짜 하소연하기 시작했다.“사모님, 얼른 와보셔야 해요. 대표님에게 큰일 나셨어요!”차설아는 이미 집에 도착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반신욕을 하고 있었다. 다급한 진무열의 목소리를 듣더니 그녀는 매정하게 말했다.“큰일 나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에요. 무열 씨, 제멋대로 나한테 전화하지 마요. 그럼 이만 끊을게요.”“안 돼요, 사모님. 꼭 한 번 오셔야 돼요. 왜냐하면...”진무열은 어떻게 말을 해야 차설아를 불러올 수 있을지 머리를 쥐어짰다.“대표님께서는 술에 취하고 나서야 사모님과의 이혼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으셨습니다. 사모님을 이대로 보낼 수 없다면서 자... 자해를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사모님이 오지 않으시면 건물에서 뛰어내리겠다고 하십니다!”그러고는 마음속으로 바로 사죄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대표님과 사모님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대표님의 이미지를 좀 희생해야겠습니다. 두 분의 관계가 회복되면 오히려 저를 고마워할 겁니다!’차설아는 어이가 없었다.“무열 씨, 사람 괜찮아 보이던데 왜 거짓말을 해요? 나한테 안 좋은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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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몽롱한 불빛의 룸 안에는 성도윤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스타일의 잘생긴 젊은 남자들도 있었다.남자들은 성도윤 앞에서 온갖 재롱을 부리고 있었다.“콜록콜록!”차설아는 어색한 마음에 목을 가다듬었다. 당장이라도 쥐구멍으로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성도윤은 차설아가 온 줄도 모르면서 마이크를 들고는 윤도현의 ‘사랑했나 봐’를 열창했다.“사랑했나 봐 잊을 수 없나 봐, 자꾸 생각나 견딜 수가 없어...”차설아는 자리를 뜨고 싶었지만 성도윤의 노래에 이끌리게 되었다.성도윤과 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되었지만 성도윤이 노래하는 모습은 처음 보게 된 것이었다.항상 차갑고 그 어떤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은 듯한 그가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감미로운 목소리보다 차설아를 더 놀라게 한 건 바로 성도윤의 애절한 감정이었다. 그는 마치 실제로 절절하게 사랑한 사람과 이별했나 싶을 정도로 열창했다.‘그 사람은 과연 누굴까? 친한 친구와 곧 약혼할 첫사랑인 허청하일까, 미스터리의 Y씨일까? 아니면 그의 아이를 가진 임채원일까? 아무튼 나 차설아는 절대 아닐 거야!’성도윤이 자살 소동을 일으키지 않은 걸 보고는 차설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도 모르게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소파에 앉아있던 잘생긴 소년은 새침하게 손으로 입을 가리더니 비명을 질렀다.“어머, 이 여자 누구예요? 왜 수상하게 이러고 있죠?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 아니에요?”성도윤은 노래를 멈췄고 깊은 눈망울로 천천히 문 쪽을 바라봤다.차설아를 본 순간 알코올 때문에 몽롱하던 그의 눈빛은 눈에 띄게 밝아졌다. 술이 깨서인지, 아니면 술에 더 취해서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성도윤은 그저 조용히 차설아를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의 눈빛은 차가운 것도 아니었고 뜨거운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차설아를 내쫓지도 안으로 초대하지도 않았다.차설아는 그의 눈빛이 불편하게 느껴져 어색한 미소를 짓고는 젊은 남자들에게 말했다.“미안, 하던 거 마저 해.”차설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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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차설아가 말하고는 성도윤 앞으로 걸어가더니 그와 같이 발라드를 부르고 있던 잘생긴 남자에게 말했다.“친구, 자리 좀 비켜줄래? 이 사람 옆자리는 내 자리야.”젊은 남자는 겨우 스무 살 남짓해 보였다. 그는 이 노래방에서 가장 핫한 호스트였기 때문에 팔짱을 끼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 제가 먼저 왔는데 왜 자리를 비켜야 하죠?”차설아는 턱을 치켜들더니 건방진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이 사람 전처거든.”젊은 남자는 흠칫 놀랐다. 하지만 그는 노래방의 가장 핫한 호스트로서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던 건 아니었다.“전처면 어때요? 우리는 현처가 와도 자리를 안 내줘요. 불만이 있으면 우리 로비 매니저님한테 말씀하세요. 하지만 한 가지만 미리 말해두죠, 우리 이 노래방은 뒤를 봐주고 있는 사람이 어마어마하거든요.”“너!”차설아는 화가 나 말문이 막혔다.‘지금 젊은이들 정말 대단하네. 어떻게 이렇게 뻔뻔스러울 수가 있지?’젊은 남자가 성도윤 옆에 앉아 있으면서 아예 자리를 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차설아는 이 모든 상황이 너무 황당하게만 느껴졌다.“누님, 우리가 오빠랑 엄청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거든요. 얼른 집에 들어가세요, 괜히 여기 있으면서 분위기나 망치지 말고요. 지금 우리와 오빠의 즐거운 시간을 완전히 방해하고 있잖아요.”성도윤 옆에 앉은 다른 잘생긴 남자가 교태를 부리며 말했다. 눈꼴 시린 남자의 모습에 차설아는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얘네들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차설아는 참다못해 계속 침묵을 지킨 성도윤을 향해 말했다.“도윤 씨, 아무 말도 안 할 거야? 계속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나 진짜 도윤 씨 두고 먼저 갈 거야, 나중에 나 몰라라 했다고 원망하지나 마.”성도윤은 술에 취했기에 머리가 어질어질했고 시선도 흐릿해졌다.그는 차설아가 나타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시도 그녀에게서 눈을 뗀 적이 없었다. 마치 눈앞에 있는 여자가 진짜인지, 아니면 환각일 뿐인지 확인하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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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두 사람은 서로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가까이에 있었다.성도윤이 내뿜은 뜨거운 입김에는 술 냄새가 가득했다.그는 몽롱한 눈빛을 한 채 긴 손가락으로 차설아의 턱을 살짝 들고는 물었다.“그날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데?”차설아는 미간을 구기며 의문스러운 표정을 보였다.“정말 아무것도 기억 못 하는 거야? 아니면 책임을 지기 싫어서 그러는 거야?”“한 번 말해봐.”성도윤은 장난기가 섞인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했다.“말해야 내가 알 거 아니야? 내가 도대체 뭘 기억하고 뭘 잊었다는 거야?”“그날 밤...”차설아는 당장이라도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침묵을 지켰다.그녀는 웬만해선 술에 취하지 않았다. 취한다 하더라도 전날 밤에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일을 했는지 똑똑히 기억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성도윤이 아무 일도 기억할 수 없다는 걸 결코 믿을 수 없었다.‘일부러 잊은 척을 하는 거 아니야? 떠올리지 못하는 척하는 사람과 계속 말해봤자 두 사람 사이만 더 어색해질 테고.’“그날 밤, 당신은 미친개처럼 날뛰었어.”예쁜 알굴의 차설아는 차가운 기운을 내뿜으며 성도윤을 비꼬았다.“술을 잘 못 마시면 앞으로 마시지나 말든가. 술에 취했다는 핑계로 이상한 짓이나 하고, 나중에 또 모든 걸 잊은 척하니 정말 재수 없어.”성도윤은 어리둥절했다.차설아가 왜 갑자기 말을 꼬아서 하는지 모르지만 그녀의 분노가 충분히 느껴졌다.하지만 그날 밤, 먼저 그를 무안하게 만든 건 차설아가 아니던가? 그도 아직 묻고 따지질 않았는데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차설아가 먼저 선수를 치니 성도윤은 어이가 없었다.‘여자들이란 원래 다 이래?’차설아가 떠나려고 하자 성도윤은 알코올의 힘을 빌려 긴 팔로 그녀를 품에 안고는 귓가에 속삭였다.“가지 마, 나와 함께 있어줘.”또 같은 수작이었다, 그녀를 가지 못하게 붙잡는 수작 말이다.차설아는 더는 그날 밤처럼 쉽게 함정에 빠져들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그녀는 어느 때보다도 마음이 평온했다.“성도윤, 이거 놔.”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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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진무열은 안경을 고쳐 쓰더니 진지한 척하며 말했다.“사모님은 모르시겠지만 대표님께서 술에 취하시면 자주 이런 행동을 취하곤 합니다. 사모님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대표님에게 당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알고 있죠, 이 자세로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는걸.”“그래서 협조 부탁드릴게요. 나중에 대표님이 술에서 깨시면 사모님을 엄청 고마워하실 겁니다.”진무열은 성도윤과 차설아가 가까이 지낼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해 헛소리할 수밖에 없었다.정신이 말짱한 성도윤은 죽어도 차설아에게 치근덕거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진무열은 남자가 계속 쫓아다니면 여자는 결국 넘어오게 되어있다고 생각했다.차설아는 워낙 우수하고 이제 하이 테크 협회 회장까지 맡게 되었으니 성도윤이 공을 들이지 않는다면 차설아도 쉽게 마음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뜻밖에도 차설아는 진무열의 헛소리를 믿게 되었다.“알겠어요, 그럼 얼른 집으로 데려다줘요!”차설아는 자신을 꼭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은 채 깊은 잠이 든 성도윤을 보더니 마음이 복잡 미묘했다.성도윤이라면 그런 버릇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날 밤 성도윤도 똑같이 그녀를 안 놓아주고 관계까지 가졌으니 말이다!성도윤의 주사가 이렇게 심할 줄 알았으면 차설아는 그와 게임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그렇게 성도윤은 차설아를 끌어안고, 진무열은 성도윤을 부축한 채 이상한 자세를 한 세 사람이 노래방을 걸어 나오고는 길가에서 택시를 잡았다.택시 안에서도 성도윤은 차설아 옆에 붙어 앉았고 차설아의 목을 끌어안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기사님, 조금 더 빨리 가주시겠어요?”차설아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의 품에서 벗어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택시 기사를 재촉했다.얼마 후, 성가네 별장에 도착했다.차설아가 4년 동안 있었던 곳에는 이미 그녀의 자리가 없었다. 성도윤 때문만 아니었더라면 그녀는 절대 다시 이곳에 발을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거실에는 배가 불룩하게 부풀어 오른 임채원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미래의 시어머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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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소영금은 습관적으로 차설아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이 재수없는 년, 이혼한 마당에 왜 아직도 내 아들 옆에서 알짱거려? 감히 우리 집에까지 와서 도발하다니. 세상에 어쩜 너 같은 뻔뻔한 여자가 다 있는지!”진무열은 차설아를 대신해 설명하려 했으나, 차설아가 먼저 날카롭게 맞받아쳤다.“사모님, 대체 누가 누구를 귀찮게 하는지 눈 똑바로 뜨고 보세요.”“이렇게 뻔뻔한 아들을 낳았으니. 세상에 어쩜 사모님 같은 실패한 어머니가 다 있죠?”“너... 너...”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한 방 먹은 소영금은 심장병이 도질 것 같았다.“전에는 제가 며느리로서 사모님을 존경했지만, 지금은 전 이 집안과 아무런 관계도 없으니 저한테 말을 삼가해주세요. 아니면 제 변호사가 정신 손해배상 청구를 할지도 몰라요.”차설아는 말을 마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성도윤에게 떨어지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성도윤! 그만하고 이거 놔! 맞고 싶어?”차설아는 주먹을 꽉 쥐고 때릴 기세였다.이 별장에 그녀는 단 1초도 머물고 싶지 않았다.진무열은 이를 보고 얼른 사람들을 불러 도와 달라고 하고, 차설아를 위해 한마디 했다.“사모님, 확실히 차설아 씨를 오해하셨어요. 오늘 저녁에는 대표님께서 술에 취해 설아 씨를 안고 놔주지 않으신 거예요. 잠든 대표님이 다치실까 봐 설아 씨가 집까지 데려다준 거고요. 사실 피해자예요.”“말도 안 돼!”소영금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내 아들은 절대 그렇게 뻔뻔하지 않아. 틀림없이 이 여우년이 내 아들을 잡고 놓아주지 않은 거야!”소영금은 씩씩거리며 두 사람에게 다가가 바로 떼어내려 했다.하지만 그녀의 아들은 진짜 뻔뻔했다. 긴 팔로 차설아의 목을 감고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낯 뜨거워진 소영금은 하는 수 없이 임채원에게 화를 냈다.“넌 거기 서서 뭐해? 빨리 와서 떼어내지 않고! 자기 남자 하나 챙기지 못하고 말이야. 앞으로 내 앞에서 다시 우물쭈물하지 마!”워낙 질투심에 미쳐있던 임채원은 차설아 때문에 호되게 욕을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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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차설아가 떠난 후 임채원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임채원은 술취한 성도윤을 안고 소영금을 향해 말했다.“어머님, 도윤 씨 데리고 방으로 갈게요. 오늘 밤 이후로 저희 결혼 날짜가 곧 잡힐 것 같네요.”소영금은 미적지근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기회를 놓치지 말거라.”비록 임채원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차설아에 비하면 훨씬 쥐락펴락하기 좋았다.‘오늘 밤 채원이가 꼭 도윤이를 가져야 할 텐데. 다시는 그 여우 년에게 빈틈을 주어서는 안 돼!’진무열은 옆에서 초조해졌다. 성도윤을 여우 굴로 보내는 느낌이 들었다.‘설아 씨도 참. 어떻게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에게 내어줄 수 있지? 이렇게 쿨하다고?’‘아니면... 정말 대표님을 사랑하지 않는 걸까?’‘만약 그렇다면 대표님이 마음 고생 좀 하겠네.’“도윤아, 방으로 가자.”임채원은 성도윤을 부축해 두 걸음 걸었다. 성도윤은 갑자기 그녀를 밀어내고 무표정한 얼굴로 차갑게 소리쳤다.“설아가 아니잖아. 비켜.”임채원은 멍해졌다. 조금 난처해서 조심스레 물었다.“도윤아, 너... 깼어?”성도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몸은 여전히 휘청거렸고, 표정이 흐리멍덩한 걸 보니 술에 취한 모습이었다.진무열은 성도윤을 부축하고 물었다.“채원 씨는 우리 대표님을 아직 잘 모르시네요. 천성적으로 여자가 만지는 걸 싫어해요. 술에 취해도 구별을 잘하시죠. 그러니 오늘 밤은 제가 챙길게요.”임채원은 진무열이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분명 자신을 바보 취급하고 있었다.“하하, 비서님 무슨 농담을 하세요. 여자가 만지는 걸 싫어하는데 어떻게 설아 씨를 그렇게 꼭 끌어안고 있었겠어요. 그리고 제 배는 어떻게 이렇게 커졌겠어요?”“채원 씨 배는 어떻게 커졌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대표님께서 설아 씨를 꼭 끌어안은 원인은 분명하지 않을까요?”진무열은 임채원을 하찮게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왜냐하면 설아 씨는 대표님의 조강지처잖아요. 4년을 부부로 지냈으니 서로 껴안는 건 습관이겠죠. 뭣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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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다음날 성도윤은 머리가 깨질 듯 어지러웠다.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진무열이 침대 앞에 앉아서 얼굴을 찡그리며 성도윤을 관찰하고 있었다.“대표님, 드디어 깨어나셨네요. 그럼 제 임무는 끝났으니 이만 가볼게요.”진무열은 형기가 차서 풀려난 사람처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더없이 흥분했다.어제 성도윤은 만취했고, 임채원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그는 한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고 성도윤의 곁을 지켰다. 임채원이 기회를 타서 성도윤의 몸을 탐할까 봐 걱정되었다.성도윤은 긴 손가락으로 이마를 짚고 미간을 약간 찌푸리며 어젯밤의 일을 회상하기 시작했다.그의 유일한 기억은 차설아와 게임을 하다가 참패한 것에 머물러있다.“나 어젯밤에 취했어?”성도윤의 목소리는 덤덤했다. 다시 차갑고 도도한 상태로 돌아가 자신있게 말했다.“난 그래도 절대 실수하지 않았을 거야.”진무열은 어이가 없었다.‘자신만만하기는! 매번 술에 취하면 필름이 다 끊겨서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하면서!’그래서 전날 밤까지 못 박았던 일을 다음날 모두 뒤집고 하나도 인정하지 않았다.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그의 습관을 잘 알고 있는 진무열은 절대 성도윤을 술에 취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하지만 어젯밤에는 진무열이 소홀했다. 차설아의 게임 실력을 과소평가한 탓으로,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진무열은 진지하게 말했다.“네, 실수하지 않으셨어요. 그냥 미치셨죠.”“말도 안 돼!”성도윤은 차가운 눈빛과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내 술버릇은 내가 잘 알아. 어떻게 미칠 수가 있어.”역시, 성도윤은 인정하지 않으니 진무열은 방법이 없었다.성도윤처럼 당당하게 시치미를 떼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이번에 미리 증거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진무열도 자신이 헛소문을 퍼뜨린다고 의심했을 것이다.“대표님,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말 기억이 하나도 안 나세요?”진무열은 떠보듯 성도윤에게 물었다.성도윤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진지하게 말했다.“설아랑 게임을 하다 설아가 가겠다고 해서, 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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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오늘은 차설아가 정식으로 천수 하우스를 떠나는 날이다.이렇게 빨리 이사를 가는 이유는 맞은 편에 사는 전 남편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이고, 또 하나는 입주를 앞둔 곳은 그녀가 4년 내내 바라던 꿈의 집이기 때문이다.그곳은 바로 차씨 가문의 저택이다!4년 전, 가문이 파산하고 화려한 3층짜리 별장도 법원에 압류되어 경매에 부쳐졌다.하지만 차설아의 부모가 투신하여 사망하면서, 이 집은 외부인에게 흉가가 되었다. 경매 가격이 이미 시장 가격보다 훨씬 낮았지만 아무도 감히 사지 않으려 했다.며칠 전, 법원은 또 한 번 경매를 진행했다.차설아는 망설이지 않고 2억 원의 가격으로 낙찰받았다.그녀가 이사한다는 소식은 배경수와 배경윤만 알고 있었다. 두 남매는 일찍부터 집들이를 하겠다고 소란을 피웠고, 배경윤은 신비한 친구까지 데려오겠다고 했다.차설아도 여러 해 동안 황폐해진 집이 시끌벅적하기를 바라며 흔쾌히 승낙했다.천수 하우스에 산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짐이 별로 없어 화물차 한 대로 충분했다.떠나기 전에 차설아는 맞은편 문을 보고 씁쓸하게 웃었다.지금쯤 성도윤은 침대에 누워 임채원과 알콩달콩 결혼 문제를 상의하고 있겠지.그녀가 이사한다는 사실도 어쩌면 그 남자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차설아는 심호흡을 하고, 머리를 내저으며, 빨리 머리에서 성도윤의 생각을 떨쳐내려했다.끝났다. 모든 것이 끝났다!앞으로 두 사람은 두 개의 평행선이다. 사업상의 라이벌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교점도 없고, 교점이 있어서도 안 된다.차는 번화한 시내를 지나 서쪽 외곽의 한적한 곳에 이르렀다.해안시에는 ‘남쪽이 북쪽보다 부유하고 서쪽이 동쪽보다 고귀하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그래서 예로부터 서쪽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신분이 고귀한 사람들이었다.예를 들어, 권세가 높은 관리거나, 학계의 거물급 인물, 혹은 조상 3대가 황친국척인 귀족 인사들. 오히려 부를 추구하는 재벌들은 여기에 잘 살지 않았다.차설아의 할아버지는 전쟁터에서 공을 세운 대장군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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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녹슨 철책의 핀은 누군가에 의해 뽑혔고, 정원에 있는 잡초도 밟힌 흔적이 있는 것 같았고, 젖은 흙에는 깊고 옅은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분명 누군가가 미리 집에 왔다는 것을 설명한다. 발자국은 안으로 들어가는 방향만 있고 나오는 방향은 없었다.즉, 누군가 아직 집 안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뒤에서 이삿짐 아저씨는 차설아의 짐을 문 앞에 두고 땀을 닦으며 말했다.“아가씨, 물건은 모두 여기에 둘게요. 전 더 이상 들어가지 않을게요... 여긴 너무 음산해요.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빨리 다른 곳으로 이사 가세요.”차설아는 고개를 돌려 아저씨를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아저씨, 모두들 이 집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대체 뭐가 문제인지 아세요?”아저씨는 침을 삼키고 겁에 질린 얼굴로 집을 한 번 쳐다보고 말했다.“못 들어봤어요? 집주인 부부가 투신해서 죽었는데 망혼이 떠나지 않아서 이 집은 귀신 나오는 흉가가 되었어요.”“주인 부부가 투신해 죽었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귀신이 나온다는 건 실제 증거가없는 헛소문 아닌가요?”“아니에요, 절대로 헛소문 아니에요.”아저씨는 손을 흔들며 딱 잘라 말했다.“많은 사람들이 직접 봤어요. 전에 내가 이 근처에 왔을 때도 한 번 봤어요!”“여주인이 한밤중이 되면 흰 옷을 입고 창문을 서성거리고, 울음소리는 밤하늘에 퍼지고, 아주 괴이했다니까요!”“내 팔자가 좋으니 망정이죠. 게다가 내가 돈이 궁핍하지 않았다면 오늘 안 왔어요!”말을 마친 아저씨는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더니, 발바닥에 기름을 바른 듯 차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차설아를 향해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했다.“아가씨, 나 먼저 가요. 몸 조심해요!”차설아는 아저씨의 말에 놀라지 않았고, 오히려 기대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한밤중에 목격한 ‘흰옷 여자’가 오늘 밤에도 나타날까?차설아는 짐에서 야구 방망이를 꺼내 철책을 밀어젖히고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살던 집으로 돌아가니, 모든 구석구석 하나에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차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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