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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선 이혼, 후 집착: Chapter 131 - Chapter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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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천신 그룹은 막 성장하기 시작한 스타트업 기업이었기에 아직 많은 직원을 뽑지 못했다.전시 회장을 책임지는 두 여자 애는 인턴이었기에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어 모든 게 조심스러웠다.“죄송합니다, 선생님. 설아 대표님은 바쁘시니 무슨 일이 있으면 저희와 얘기해 주세요.”“그러지!”건장한 남자가 굳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해마다 열리는 글로벌 하이 테크 회의에 참석하려는 회사들은 어느 정도 조건에 부합해야 하거든. 당신들 회사는 설립된 지 1년도 되지 않았고, 독자적인 개발 제품도 없으니 이 회의에 참가할 자격이 없어. 3분 안에 당장 이 회의장에서 나가. 아니면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죄로 당신들을 모두 진압할 거야!”“하지만... 저희는 이미 대회의 초대장을 받았어요. 그럼 주최 측에서 우리의 참가를 허락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아요? 지금 저희를 내쫓아내려고 하시는 건 주최 측에서 실수를 했다는 말씀인가요?”인턴의 반박에 건장한 남자는 얼굴을 붉히더니 패널을 발로 툭 차고는 버럭 화를 냈다.“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야. 윗선에서 당신들을 회의에 참가할 수 없다고 했으니까 잔말 말고 당장 나가!”“계속 안 나가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건장한 남자가 말을 끝내고는 무전기로 경비원들을 불렀다. 그리고 천신 그룹이 속해있는 전시 구역을 가리키며 명령했다.“다 부셔놔! 저 사람들이 떠날 때까지 부셔!”주위에는 다른 기업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어떤 사람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박수를 치고 있었다.국제적으로 이름을 날린 대형 기업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천신 그룹 같은 작은 회사가 글로벌 회의에 참석했으니 회의 클래스만 떨구기에 당연히 그들이 방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누가 감히 우리 구역을 부수려고 해요?”차설아가 천천히 사람들 속에서 걸어나오면서 크진 않지만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두 인턴은 서둘러 차설아의 뒤에 숨었다.그들은 천신 그룹에 입사한지 보름도 되지 않았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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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모든 사람들은 차설아가 끝장날 줄 알았지만 사실 비명을 지른 사람은 그 건장한 남자였다.“아, 팔이 부러졌어, 팔이 부러졌다고!”남자는 극심한 고통에 바닥에서 뒹굴고 있었다. 그는 창백한 얼굴로 차설아를 보며 협박했다.“X발년, 난 줄곧 글로벌 하이 테크 회의의 경비원을 해왔어. 이 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나한테 굽실거릴 수밖에 없다고... 그런데 감히 나를 건드려? 너랑 네 보잘것없는 회사가 이 바닥에서 사라지게 해주지.”차설아는 전혀 두려울 것 없는 표정으로 남자의 어깨를 꽉 밟고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셋까지 센다, 당장 나랑 우리 회사 직원들한테 사과해, 아니면 다른 한쪽 손도 부술 거야.”남자는 계속 씩씩거렸지만 차설아가 힘을 조금 더 주자 그는 뼈가 으스러질 것 같아 서둘러 꼬리를 내렸다.“알겠어요, 죄송합니다. 아깐 경우가 없어서 제가 실례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를 이만 용서해 주세요!”점점 더 많이 모여들기 시작한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이 여자 누구야?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 감히 오영철도 건드리고. 이 사람 성도윤 쪽 사람이잖아. 정말 이 바닥에 더는 남아있지 않을 생각인가 봐.”“올해 하이 테크 협회에서 신임 회장을 뽑는다고 하더라고. 그 신임 회장이 이번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 중에서 가장 많이 투자를 했대. 성도윤과도 막역한 사이인 것 같더라고. 이 일이 커지게 되면 아마 이 회사는 바로 망하게 되겠지?”두 인턴은 사람들의 말을 듣자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조심스럽게 차설아에게 말했다.“대표님, 이 사람이 성 대표님 쪽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저희가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분 아닐까요? 아니면... 아니면 우리가 사과하고 한 번 봐달라고 하는 건 어떨까요? 우리 천신 그룹은 망하면 안 되잖아요.”해안시에서 성도윤은 절대적인 권력을 대표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법을 어기는 것보다 성도윤에게 밉보이는 걸 더 꺼려 했다.만약 오영철이 정말 성도윤 쪽 사람이라면 아마 천신 그룹은 오래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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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X발년, 아직도 그 주둥이를 놀리고 있네. 우리 대표님한테 눈도장 찍히면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될 거야!”오영철은 부러진 손 때문에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차설아에게 곧 닥칠 시련을 생각하더니 이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아부하는 얼굴로 옆에 선 훤칠한 성도윤을 보며 말했다.“대표님, 이년이 키도 작고 여리여리한 것 같아 보여도 예사롭지 않은 솜씨를 가지고 있어요. 이참에 아예 저년의 팔이랑 다리를 모두 부러뜨릴까요? 나중에 또 무슨 사고를 일으킬지 어떻게 알아요.”“팔다리를 부러뜨리겠다고?”성도윤은 씩 입꼬리를 올리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좋은 생각이네.”그 말을 들은 차설아는 등골이 오싹했다.‘성도윤이 설마 그렇게까지 독하게 하겠어? 사랑의 감정은 없었지만 그래도 부부의 연을 맺었던 사람한테 정말 그렇게까지 한다고?’오영철은 성도윤의 허락을 받고는 바로 기세등등하게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경비원들을 가리키며 말했다.“뭐들 하고 있어, 대표님 말씀 못 들었어? 얼른 저년의 팔다리를 부러뜨리라니까. 팔다리 없이 앞으로 어떻게 건방을 떨지 한 번 지켜보겠어!”경비원들이 움직이려고 하자 성도윤은 긴 다리를 뻗어 오영철의 가슴팍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그렇게 오영철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성도윤은 멀리 밀려난 오영철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차가운 얼굴로 경비원들을 향해 말했다.“저놈의 팔다리를 부셔버려.”그 말을 들은 오영철은 겁에 질려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대표님, 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뭐 잘못했나요?”오영철뿐만 아니라 차설아를 포함한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이 자식... 도대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야?’오영철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성도윤의 바짓가랑이를 잡으며 싹싹 빌었다.“대표님, 제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나요? 저는 대표님이 분부하신 대로 한 것밖에 없습니다. 제가 죽게 되더라도 이유는 알고 죽어야죠.”성도윤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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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당연히...”차설아는 잠깐 멈칫하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당연히 당신 돈을 빼가려고 하지!”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던 성도윤은 어이가 없는 듯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 그는 차설아가 그의 물음에 얼버무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원하던 대답을 얻지 못한 셈이었다.“내가 말했었지, 돈이 필요하면 직접 나한테 말해도 된다고. 그래도 우리 두 사람은 부부였잖아. 돈으로는 절대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어. 돈을 얻으려고 괜히 헛수고하지 않아도 돼.”“직접 당신한테 말해도 된다고?”차설아는 코웃음을 치더니 말을 이어갔다.“그럼 성씨 가문의 재산 절반을 원한다고 하면 그래도 줄 생각인가 봐?”그 말을 들은 성도윤의 얼굴색은 한껏 어두워졌다.“장난은 하지 말고.”“그럼 그렇지, 전 남편이 의리 있으면 얼마나 의리 있겠어? 정말 돈을 내놓으라고 하면 이렇게 짠돌이가 되는데. 이것도 아까워, 저것도 아까워...”남자의 얼굴은 어두울 대로 어두워졌지만 차설아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성도윤을 화나게 하는 걸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나 차설아를 몰라도 너무 모르네. 내가 얼마나 탐욕이 많은 여자라고. 겨우 5, 600억은 전혀 내 성에 차지 않아!”그녀는 곧 아이 둘을 홀로 키워야 하는 싱글 맘으로 된다. 그러니 많은 돈이 필요한 건 사실이었다.성도윤이 있는 대로 차설아는 돈을 모조리 가져오고 싶었다. 그래야 아이들이 크면 엄마를 따른 걸 후회하지 않게 될 테니 말이다.성도윤은 욕심도 없고 돈을 밝히지 않던 착한 전처에게 이런 탐욕스러운 면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하지만 그녀의 ‘탐욕’은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직접 돈을 달라고 했을 텐데 차설아는 자기 노력으로 성도윤의 자원을 뺏으려고 했으니 다른 한편으로는 그 노력에 박수를 쳐줄 만도 하다고 생각되었다.“정말 순진하네. 법률사무소를 가져가고, 또 남우 그룹과 계약하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릴 것 같아?”성도윤은 깊은 눈망울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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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차설아가 포기하지 않으려고 하자 성도윤도 더는 말을 하지 않고 차가운 얼굴로 자리를 떴다.회의장에 돌아간 그는 이번 회의의 메인 자리에 앉았고 모든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성도윤은 살짝 고개를 돌리고는 무표정으로 그의 뒤에 서 있던 비서 진무열에게 말했다.“서중훈한테 전해, 곧 열릴 글로벌 하이 테크 포럼에서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천신 그룹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으라고.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천신 그룹과 협력하는 순간 그들과의 비즈니스는 모두 끊으라고 해.”1년에 한 번 열리는 글로벌 하이 테크 회의는 수많은 간판 기업들이 전시하고 홍보하는 자리였다. 그리고 이 회의에서 무엇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하이 테크 포럼이었다.각국의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업계 다음 해의 발전 방향을 상의하곤 했는데 마치 유엔에서 중요한 문제를 두고 회의하는 것 같은 맥락이었다.성도윤은 성대 그룹의 대표로서 하이 테크 분야의 75%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기에 절대적인 리더라고도 할 수 있었다.“그건 좀 힘들 것 같은데요.”진무열은 마른침을 삼키더니 다시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소문에 의하면 올해의 하이 테크 협회 회장이신 서중훈 씨는 연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어떤 회사를 아웃시킨다고 할 권리도 없을 듯합니다.”서중훈은 최근 몇 년간 계속 하이 테크 협회 회장직을 맡아왔다. 사람들은 저마다 이 분야에 뛰어들려고 했고, 그럼 하이 테크 협회의 동의를 받아야 했다. 또 하이 테크 협회 회장은 협회의 공식 대변인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꽤 큰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협회 회장의 말 한마디로 한 회사의 앞날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오랫동안 하이 테크 협회의 회장직은 성도윤이 키워낸 인재인 서중훈이 맡고 있었다. 덕분에 성대 그룹도 많은 혜택을 받게 되었다.올해는 하이 테크 협회 회장이 교체되는 시점이었지만 큰 이변이 있지 않은 한 서중훈은 회장직을 연임할 것이다.진무열의 말을 들은 성도윤은 미간을 찌푸렸다.“연임하지 않을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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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연단 아래에서 큰 박수 소리가 울렸다.업계의 거물들은 잔뜩 기대에 찬 눈빛으로 입구를 보고 있었다. 하이 테크 협회의 신임 회장이 무척 궁금하기도 하고, 또 신임 회장은 앞으로 4년 동안 하이 테크 분야의 방향을 정할 것이기 때문이다.스포트라이트 아래 검은 정장 슈트를 입고 머리를 높게 묶은 세련된 여자가 걸어 나왔다.맨 처음으로 소리를 지른 사람은 진무열이었다. 그는 눈을 비비더니 믿을 수 없는 얼굴로 말했다.“젠장, 내 눈이 이상한 건가? 왜 사모님이 나오셨지?”성도윤은 미간을 구기면서 차가운 얼굴로 세련된 모습의 차설아를 지켜봤다. 당연히 그도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안녕하세요, 저는 하이 테크 협회의 새로운 회장직을 맡은 차설아라고 합니다.”차설아는 허리를 곧게 세우고 턱을 높이 치켜든 채 연단에 올랐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 있는 모습이었다.그녀는 줄곧 캐주얼하거나 우아한 차림이었지만 오늘의 오피스룩에 은테 안경까지 더하니 그 누구보다도 세련되고 카리스마 있어 보였다.몸에 딱 붙는 스커트 아래에 옅은 색의 스타킹은 그녀의 긴 다리를 감싸고 있었는데 덕분에 그녀의 세련된 모습에는 섹시함까지 더해졌다. 이를 본 남자들은 차설아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차설아의 외모는 완벽했지만 하이 테크 포럼에 참석하는 사람은 모두 이 분야에서의 거물들이었다. 협회 회장직을 여자에게 맡기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잠깐의 감탄 뒤에 곧바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졌다.“이분 성 대표님 아내분이 아니신가? 혹시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잘못 들어온 거 아니야?”“하이 테크 협회가 언제부터 일을 이렇게 못했어? 개나 소나 다 회장을 할 수 있고 말이야. 장난해?”봇물 같은 비난에 사회자는 머쓱한 얼굴을 보였다.“여러분, 진정하시고 제 말을 들어보세요. 차설아 씨는 협회 회장으로 당선될 수 있는 자료를 모두 요구대로 제출했고, 또 충분히 회장직을 맡을 자격이 됩니다. 학업 스펙도 훌륭하고 발표한 논문은 국내외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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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하이 테크 포럼이 끝난 후.차설아의 등장은 하이 테크 분야에 일파만파를 일으켰다.많은 사람들은 그녀를 찾아 얘기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그녀는 순식간에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었다.관례에 따르면 하이 테크 회의가 성공적으로 끝을 맺게 되면 업계의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곤 했다.성도윤은 업계 최강자로, 차설아는 협회 회장으로 당연히 초대를 받게 되었다.사람들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은 같은 원형 테이블에 앉았다.분명 한때 가장 가까웠던 부부 사이였는데 두 사람은 말을 하기는커녕 서로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엄밀히 말하자면 차설아가 성도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었다.반대로 성도윤은 차설아가 신경 쓰였는지 계속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차설아가 술잔을 들고는 온화한 미소를 지은 채 여유롭게 업계 거물들과 얘기를 나눴다.여유로운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마치 비즈니즈계를 오랫동안 겪어온 ‘알파 우먼’ 같았다. 성씨 가문 사모님이었을 때의 수줍음과 소심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성도윤의 얼굴색은 점점 어두워졌고 아무도 그의 곁에 다가갈 수 없었다.누군가 그에게 술을 권하러 오면 그의 싸늘한 얼굴에 겁을 먹어 뒤로 물러서고는 멀리서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현장은 극과 극인 상황으로 엇갈려졌다.차설아가 있는 쪽은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사람도 북적북적 많았는데, 성도윤이 있는 쪽은 아무도 말을 하지 않은 채 무거운 분위기를 이어가며 조용했다.진무열은 성도윤의 뒤에 서 있었다. 그도 성도윤과 마찬가지로 차설아만 빤히 쳐다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사모님께서 이런 대단한 재주도 있으셨네요. 공부만 잘했나 싶었는데 말씀도 엄청 잘하시네요. 왜 예전에는 몰랐을까요?”성도윤은 입술을 씰룩거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얼굴색은 한껏 더 어두워졌다.진무열은 눈치 없이 계속 물었다.“전에 대표님은 신임 회장에게 천신 그룹을 아웃시키는 일을 맡기려고 하셨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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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성도윤은 마치 위엄 있는 왕처럼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는 차가운 얼굴로 차설아의 손에 든 잔에 가득 담긴 오렌지주스를 보더니 코웃음을 쳤다.“당신의 성의는 겨우 이것뿐이야?”“난 진심을 다했어, 오렌지주스를 마신다고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는 당신 말엔 동의할 수 없어.”차설아는 고개를 돌려 거물들을 바라보며 공손하게 말했다.“여러분, 저는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어요, 그러니 술 대신 오렌지주스를 마시는 걸 용서해 주세요. 이렇게 부탁드릴게요.”“술 대신 오렌지주스를 마신다고?”성도윤은 어이없는 듯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무슨 소꿉놀이하러 왔어? 비즈니스라는 건 아주 엄숙한 일이야, 당신과 놀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적응 못하겠으면 얼른 집이나 가.”성도윤의 말에 사람들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다. 이때 라인을 제대로 타지 않으면 앞으로의 나날들이 많이 힘들어질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도 덩달아 부추기면서 차설아를 쏘아붙였다.“차설아 씨, 대표님 말씀이 맞아요, 술자리에서 오렌지주스를 마시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지금 우리를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신임 협회 회장님이시잖아요, 여자라고 우리가 특별히 봐줄 것 같았어요?”“협회 회장으로서 앞으로 술자리는 더 많아질 거예요. 오렌지주스를 마시느니 지금 바로 사퇴하세요.”성도윤은 손에 든 와인을 흔들면서 만족스러운 듯 눈썹을 치켜들더니 마치 그녀를 이 바닥에 나타날 자격이 안 되는 개미처럼 보면서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차설아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성도윤은 어쩜 속이 콩알만큼 좁을까? 나를 난처하게 만들 기회를 전혀 놓치질 않네.’사실 차설아는 주량이 어마어마했다, 온 저녁을 마셔도 취하지 않곤 했다.다만 그녀는 지금 임신한 상태였기 때문에 술을 입에 댈 수 없을 뿐이었다.‘그래, 나 도발했다 이거지? 당장 후회하게 만들어줄게.’“대표님 말씀이 지당하시네요. 내가 생각이 짧았어, 지금 마실게.”차설아가 말하고는 잔에 담긴 오렌지주스를 모두 마셔버렸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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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정말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패배를 인정해.”성도윤은 차가운 얼굴로 차설아에게 말했다.그는 단지 차설아에게 교훈을 주고 싶었지, 정말 그녀의 몸을 망가뜨리고 싶진 않았다.하지만 차설아는 입을 삐죽 내밀더니 한껏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여러분들한테 내 성의를 보이면 되는 거 아니야?”‘정말 고집불통이네!’성도윤은 인내심이 바닥나 턱을 치켜들고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시작해.”사람들은 숨을 죽인 채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그들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그들은 말 그대로 손을 넣었다 뺐다 하는 보리보리쌀을 진행했다.성도윤 같은 차도남들은 대체로 게임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그는 아주 가끔 술자리에서 강진우, 사도현과 몇 번 게임을 해본 적이 있긴 했다.성도윤은 자신이 게임을 잘 하는 편이 아닌 건 알고 있었지만 차설아 같은 아마추어는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예상 밖으로 차설아는 그와 몇 번을 주고받았고 승부가 나지 않았다.“보리!”“보리!”“보리!”현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자 성도윤은 미간을 구기며 게임에 더 집중했다.“쌀!”차설아는 재빠르게 주먹을 성도윤의 벌린 손에서 빼냈다. 그녀는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면서 박수를 치고 있었다.“미안, 내가 이겼네. 얼른 마셔!”“내가 졌다고?”성도윤은 어안이 벙벙했다.그는 몇 초 전까지 차설아를 봐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져버렸다니.구경꾼들도 모두 놀란 기색을 보였는데 아무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남자가 여자한테 게임을 지다니, 이보다 더 쪽팔린 일은 없을 것이다.성도윤은 차가운 얼굴로 진무열에게 술 한 잔을 받고는 단번에 마셔버렸다. 그리고 차설아에게 말했다.“한 판 더.”“대표님은 정말 신사시네요. 아깐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부터는 나 안 봐줘도 되니까 실력대로 해.”차설아는 겨우 웃음을 참으면서 성도윤에게 고마운 척 말했다.성도윤의 얼굴색은 흙빛이 되었고 그는 입술을 씰룩거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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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그럼?”차설아는 매혹적인 성도윤의 눈빛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날도 성도윤은 지금처럼 제멋대로 앞을 막아서고는 그녀와 관계를 가졌다.하지만 그 일이 있은 후로 성도윤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무책임하게 굴었다. 그래서 차설아는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승부는 이미 갈렸고, 난 남아서 당신과 있어줄 책임도 없어.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겠으면 처음부터 게임을 안 했어야지.”차설아는 오랫동안 억눌렸던 분노에 싸늘한 얼굴로 말하고는 남자를 돌아보지도 않으면서 룸을 떠났다.성도윤은 제대로 충격받은 듯 무표정으로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잘생긴 얼굴의 그는 차가운 기운을 뽐내며 그 누구도 다가가지 못하게 했다.룸 안에 무거운 분위기가 계속되자 사람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서로 눈치를 살폈다.소문에 의하면 성씨 가문의 사모님이었던 차설아는 얌전하고 단정하기로 유명했다. 마치 교양 있는 집안에서 바르게 자란 아가씨같이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당돌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온 해안시에서 이런 건방진 태도로 성도윤을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그녀밖에 없을 것이다. 혹시 성도윤의 사랑을 받고 있어 두려운 게 없는 건 아닐까?진무열은 성도윤이 이미 취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과거 경험으로 볼 때 술에 취한 성도윤은 상당히 까다로웠고 끔찍한 일을 많이 저지르곤 했다. 그래서 그는 급히 사람들에게 먼저 자리를 뜰 것을 권했다. 아니면 성도윤이 술에 취해 제멋대로 한 말이나 행동이 사람들에게 알려진다면 오히려 다음 날 그만 다른 사람들의 입을 막느라 바빠질 것이다.사람들도 눈치 빠르게 인사말을 나누고는 바로 자리를 떴다.조금 나이 있는 어르신은 심지어 성도윤의 어깨를 툭툭 치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성 대표, 너무 기죽지 마. 아내가 마음이 떴다면 다시 잘 보이면 되잖아. 파이팅!”“X발, 누가 잘 보이겠대요? 돌아오려고 울고불고 사정해도 저는 다시 받아주지 않을 거예요!”성도윤은 큰 몸을 휘청거리면서 잔뜩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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