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151 - 챕터 160

1295 챕터

제151화

검은 캐주얼 차림의 멋진 남자가 위층에서 내려왔다.“바람?”차설아는 놀라 눈알이 빠질 지경이었다.지난번에 바람은 자비를 베풀어 성도윤의 앞에서 차설아의 스파크 신분을 폭로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갑자기 사라졌었다.차설아는 그가 미국으로 간 줄 알았었다. 어쨌든 그곳은 바람의 본거지이니 말이다.그런데 갑자기 차설아의 집에 나타나 부지런하게 청소부 역할을 했으니, 차설아는 그의 목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바람은 계단 중앙으로 와서 차설아를 내려다보며 사악하게 웃었다.“오전 내내 청소를 했더니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 이러다 병이라도 나면 네가 책임져.”“콜록!”차설아는 난처해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소문만 무성하고 지능이 하늘을 찌르는 해커계의 거물이 원래 이렇게 느끼한 사람이었나?“됐어, 까불지 말고 얼른 내려와!”배경수는 바람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쌀쌀맞게 말했다.“누가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래? 못된 꿍꿍이를 갖고 있는지 누가 알아. 내 동생이 굳이 널 데려오지 않았다면, 널 이 집안 근처에 발도 못 붙이게 했어.”“못된 꿍꿍이라!”바람은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고 비웃은 표정으로 배경수를 바라보았다.“경수 도련님은 스파크 주위에서 몇 년이나 공을 들였는데, 대체 무슨 꿍꿍이를 갖고 있으려나?”“내가 너랑 같아? 난 보스의 동생이야. 우리는 생사를 같이 한 사이라고!”“그럼 내가 한 수 위네...”바람은 턱을 치켜들고 완벽한 턱선을 드러내며 득의양양하게 말했다.“나랑 스파크는 해커계의 ‘환상의 커플’이야. 우리는 소울메이트라고. 알기는 해?”“퉷!”배경수는 평소 멋지고 잘생긴 재벌남의 모습을 접고 유치한 표정을 지었다.“소울 메이트는 무슨. 넌 영혼이라는 게 있긴 하고? 보스의 거룩한 영혼에 어울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그건 네가 판단할 일이 아니지. 지금 스파크는 혼자의 몸이 되었으니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기회는 평등해. 네가 자격이 있다면 나도 있는 것이고, 내가 어림없다면, 너도 가망이 없는 거야!”두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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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세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어리둥절해하며 각자의 휴대전화를 확인했다.곧 귀신을 본 듯한 배경윤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헐, 대박. 내가 지금 뭘 잘못 본 거야? 실시간 검색어 1위가 설마 쓰레기 성도윤이랑 언니야?”차설아와 배경수도 실검 내용에 충격을 받고 휴대전화 화면을 노려보고 있었다.검색어 1위, 3위, 5위, 10위가 모두 성도윤과 차설아에 관한 내용이었다.“대박! 성도윤이 무릎 꿇고 전처에게 울면서 매달리는 영상 유출!”“짝사랑의 아픔이라니!”“성 대표도 여자에게 매달리는데 평범한 남자들이 결혼자금이나 따지고 있으니!”“성도윤의 절절한 구애 1화!”모든 검색어를 클릭하면, 성도윤이 차설아에게 끈질기게 매달리면서 가지 말라고 하는 동영상이 있었다. 진심 어린 구애를 아주 코믹하게 하고 있어 확실히... 어메이징했다.네티즌들은 열띤 토론을 펼쳤고, 동영상을 유령과 동물의 각종 패러디로 만들어 열기가 식을 줄 몰랐다.“하하하, 하하하!”배경수와 배경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끝내 웃음을 터뜨렸다.“보스, 이 동영상 진짜야? 아니면 합성이야? 너무 웃기잖아!”“그 냉혈한 빙산 성도윤이 이렇게 비굴해지다니! 너무 통쾌해!”“아무리 잘난체하면 뭐 해.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이 비굴한 모습을 다 봤는데. 아주 절실한 사랑이야, 내가 졌어!”차설아는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공개 처형당한 것 같아 이내 두 사람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보지 마. 술주정 부리고 있는 거야. 술만 먹으면 누구나 끌어 안는대!”“하지만 언니 이름을 부르고 있잖아. 진짜 언니를 놓지 못하고 후회하고 있는 건 아닐까?”배경윤은 눈을 반짝였다. 새드엔딩으로 끝난 커플에게 다시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 관심이 확 생겼다.“불가능해!”차설아는 이성적으로 말했다.“그냥 게임에서 져서 나한테 복수하는 것뿐이야.”“너희 아무것도 못 본 척하는 게 좋을 거야. 이 인간 복수심이 얼마나 강한데. 너희들 보복당할지도 몰라.”두려워할 리 없는 배경수는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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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밤이 되자, 차설아의 강력한 요구에 배경수 등 세 명은 아쉬운 작별을 하고 별장을 떠났다.떠나기 전, 배경윤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차설아의 손을 잡고 거듭 확인했다.“언니, 이렇게 큰 집에 진짜 혼자 괜찮겠어? 들어보니까... 저녁이 되면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안 무서워?”“바보, 아무리 이상한 일이라고 해도 난 안 무서워. 여기는 내 집이고, 그 사람들도 내 가족이니까 날 해치지 않을 거야.”차설아는 태연한 미소를 지으며 안심하고 떠나라고 했다.귀신은 무섭지가 않았다. 차설아는 가장 무서운 사람의 인심을 경험했었고, 그것은 귀신보다 훨씬 더 무서웠다.세 사람이 떠나자, 떠들썩하던 방은 즉시 조용해졌고,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우울한 분위기가 났다.차설아는 오히려 편안하고 자유로웠다.그녀는 콧노래를 부르며 설거지를 마치고, 유리 꽃병에 물을 가득 받아 배경윤이 선물한 해바라기 꽃을 넣어 침실 머리맡에 두었다.4년 동안 별장의 외관은 많이 쇠퇴했지만, 내부는 그녀가 떠날 때와 똑같았다.이 모든 것이 긴 꿈이면 얼마나 좋을까. 꿈에서 깨어나면 할아버지, 아빠, 엄마가 모두 살아계시고.그들은 침대 옆에 앉아 ‘우리 설아 공주’라고 부드럽게 부르고, 해가 중천에 떴다고 빨리 일어나라고 할 것이다.밤은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차설아는 한때 가장 좋아했던 작은 침대에 누워 행복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어느새 잠이 들었다.어렴풋이 안방에서, 즉 부모님의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한 여자가 울고 웃는 듯한 목소리였다. 적막한 밤에 매우 음산하고 처량하게 들려왔다.처음에 차설아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너무 피곤해서 환청이 들린 줄 알았다.처량한 소리는 점점 선명하게 들려왔다. 텅 빈 방에서 침실 문을 통해 그녀의 귓가에 흘러들었다.“흑흑흑, 너무 비참하게 죽었어. 누가 나 좀 구해줘. 너무 아파...”“하하하, 너무 심심해. 누가 좀 내려와서 같이 놀아 줘. 땅속은 너무 추워...”이 소리는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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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설아 아가씨, 혹시 설아 아가씨예요?”음산하고 쉰 목소리는, 설레는 말투로 차설아를 향해 끊임없이 다가갔다.차설아는 제대로 놀라, 두 손을 흔들며 크게 소리쳤다.“경고하는데 나한테서 떨어지는 게 좋을 거야. 내 팔자가 얼마나 단단한 줄 알아! 나한테 함부로 한다면 도사를 찾아가서 너를 거두어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 거야!”“무서워하지 마세요, 아가씨, 저예요. 늘 제 옆에 붙어 계셨잖아요. 민이 이모예요.”뼈만 앙상한 ‘여자 귀신’은 한 손으로 차설아의 손목을 잡아 당기고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검고 긴 머리카락을 양옆으로 넘겨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보였다.“민이... 이모?”차설아는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여자 귀신’의 얼굴을 보고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차설아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이모, 어떻게, 어떻게 지금까지...”민이 이모는 차설아 집의 집사이자, 어릴 때부터 차설아를 키운 유모였다.어떻게 보면 차설아의 엄마보다 더 친한 관계였다.차씨 가문이 파산한 후, 부모님은 투신하여 자살했고, 수많은 빚쟁이가 집에 찾아왔다. 민이 이모는 끝까지 집을 지키려다가, 한 패거리가 휘두른 몽둥이에 맞아 난장소에 던져졌다.물론 이런 소식은 차설아가 성가에 시집와서 들은 것이다.그녀가 차가로 돌아갔을 때, 이미 너무 늦어버린 뒤였다. 차설아는 난장소에 달려가 사흘 밤낮을 뒤졌지만, 이모의 시체를 찾지 못했다.차설아는 돌아가서 몸살이 났다. 거의 보름 동안 흐리멍덩해서 잠만 잤고, 입에서 온갖 귀신에 홀린 듯한 말을 했다.그때부터 소영금은 차설아를 불길한 사람이라며, 주위 사람에게 불운을 가져오는 재수 없는 존재라고 했다.차설아는 언젠가 민이 이모의 복수를 하리라 다짐했다.최근에 마침 민이 이모를 때려죽인 몇몇 사람을 찾아내 손을 쓸 생각이었다.설마 민이 이모는 차설아의 진심을 느끼고 신통력을 발휘한 것일까?“아가씨, 겁먹지 마세요. 전 귀신이 아니에요. 보세요. 체온이 있잖아요.”민이 이모는 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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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그때, 선생님과 사모님이 떠나시고, 어르신도 떠나시고, 아가씨도 성가로 시집을 가니 집안이 텅텅 비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 별장에 눈독을 들였죠. 물건을 옮겨가는 사람, 부수는 사람, 특히 어떤 사람들은 바닥의 타일까지 뜯어서 가져갈 기세였죠.”“전 목숨을 걸고 아가씨를 대신해 이 집을 지키고 싶었어요. 그러다 맞기도 하고, 보복을 당하기도 하면서 상처가 아물 날이 없었어요. 마지막에 온 몇 명의 독한 사람들은 아예 숨이 넘어갈 정도로 때리고, 내가 정신을 잃으니 난장소에 끌고 가 묻어버렸죠.”이 말을 들은 차설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이모, 너무 고생하셨어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이모를 다치게 한 자들을 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아가씨, 화내지 마세요. 전 괜찮아요. 다시 아가씨를 보게 된 것만으로 충분해요.”모녀만큼 깊은 정을 나눈 두 사람은 끌어안고 통곡하기 시작했다. 지난 4년 동안의 서러움을 모두 쏟아냈다.“그런데 어떻게 탈출했어요?”차설아는 눈물을 닦으며 궁금해서 물었다.“운이 좋았어요. 어느 착한 분이 절 시체로 가득 쌓인 진흙 구덩이에서 꺼내주었고, 그 덕에 목숨을 부지했어요.”민이 이모는 과거를 회상하며, 공허한 두 눈에는 깊은 두려움과 고마움이 가득했다.“절 구해준 그 분은 신분이 범상치 않았어요. 어떤 큰 인물의 부탁을 받았다고 했고, 저보고 해안을 떠나라고 했어요.”“신비로운 큰 인물이요?”차설아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누가 이렇게 선심을 베풀었는지 짐작하려했다.그 당시 차씨 가문은 완전히 나락했고, 전 세계인의 미움을 받고 있었다. 누가 그때 선뜻 도움을 줄 수 있을까?“저도 잘 모르겠어요. 생명의 은인에게 꼭 보답하고 싶은데 말이에요.”“혹시 도윤 도련님이 아닐까요? 그때 차씨 가문을 나서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건 성가네 뿐이었어요. 그리고 아가씨가 그 집안에 시집을 갔고, 저는 아가씨의 유모이고, 그러니 아가씨를 위해 절 구한 게 아닐까요?”“불가능해요!”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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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민이 이모는 말을 마치고, 서둘러 지하실에서 4년 동안 간직해 온 유서가 담긴 낡은 상자를 가져왔다.“아가씨, 이 유서는 사모님께서 임종 직전 저에게 주신 거예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만약 아가씨의 결혼생활이 행복하다면 절대 이걸 보여서는 안 되고, 이혼하면 이 유서를 전하라고 하셨어요.”민이 이모는 정중하게 봉투에 담긴 유서를 차설아에게 건네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사모님이 투신하기 전 절망하고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사모님의 유일한 걱정은 차설아였다. 차설아가 성도윤과 결혼해서 행복하기를 바랐을 것이다.하지만 이 결혼이 4년 만에 깨질 줄은 누가 알았을까?차설아는 고개를 숙인 채 봉투를 바라보니 ‘설아 아가에게’라고 적혀 있었다.그 누구도 모사할 수 없는 어머니의 글씨였다.눈물이 핑 돌며 시야가 흐려졌다.4년 전, 부모님이 투신했을 때 차설아는 실험실에 웅크리고 앉아 다양한 행성에서 전자파의 작동 속도를 연구하고 있었다.과학 천재로서 그녀는 데이터에 대한 집착에 사로잡혀 있었다. 실험 결과를 얻기 위해 한 달 이상 실험실 문을 나서지 않았으며 외부와 연락하지 않았다.가족들은 줄곧 그녀의 연구를 지지해 왔으며, 실험을 할 때 방해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그녀가 마침내 실험에 성공하여 이 기쁨을 부모님에게 나누려고 했을 때, 들려온 건 집안의 파산과 부모님의 비보였다.그때, 차설아는 가문의 사람이 미웠다. 자신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떠난 부모님이 더욱 미웠다.그녀는 복수를 원했고, 원수가 누구인지 알아내기도 전에 할아버지는 강하게 반대하더니, 성도윤과 결혼시켰다.4년 동안, 그녀는 말없이 갑자기 떠나 버린 부모님 때문에 고통에 빠졌다. 심지어 일부러 그들의 제사를 지내지 않고, 가문의 모든 것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엄마 아빠는 말없이 절 떠난 게 아니었네요. 내가 너무 어리석고, 고집스러워서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어요!”차설아는 울면서 봉투를 뜯었다.유서는 몇십 자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 자 한 자 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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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민이 이모의 추측에 차설아는 생각에 잠겼다.차설아는 눈썹을 가늘게 찡그리고, 부모님이 남긴 유서를 되새기며 입을 열지 않았다.민이 이모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바로 자기 뺨을 때리며 말했다.“늙은이 입방정이니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성씨 가문이 어떻게 차씨 가문을 해칠 수 있겠어요? 만약 사실이라면 선생님과 사모님도 아가씨를 그 집으로 시집보내진 않았을 거예요.”“그렇긴 하지만, 이혼하면 이 유서를 주라고 하셨고, 저한테 성씨 집안 사람들을 탓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하셨어요. 분명 그 집안과 말 못 할 사연이 있는 거예요.”차설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이미 사건의 대략적인 맥락을 분석했다.“성씨 가문이 우리 집안을 해친 게 아니더라도, 뭔가를 알고 있는 건 틀림없어요. 게다가 우리 집안을 해친 가문은 세력이 아주 클 거예요. 그러니 다들 나에게 복수하지 말라고 하고, 자존심을 내려놓으면서 성씨 가문에 시집을 보냈죠.”차씨 가문은 결코 겁쟁이가 아니다.부모님을 자살하게 하고, 할아버지가 임종 전에 손녀를 맡길 정도라면 분명 차씨 가문보다 세력이 크고, 성가와 필적하는 가문일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차설아는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해안 전체에서 성가와 필적하는 가문은 오직 하나뿐이었다.“아가씨, 그럼 어떻게 하시려고요? 복수하실 생각이에요?”“당연하죠!”차설아는 살짝 눈썹을 찡그렸고, 눈 밑에 살기가 어렸다.“우리 부모님을 죽게 한 사람들, 절대 가만두지 않아요!”성도윤의 아내로 살 때는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다. 할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세상의 일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복수를 잊은 채 폐인으로 살아왔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성도윤과 이혼을 했고, 성가와 아무런 관련도 없다. 절대 차씨 가문이 이대로 무너지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고, 부모님의 원한도 꼭 갚아야 한다.이제부터 그녀는 모든 정력을 복수에 쏟아부을 예정이다.이튿날, 차설아는 듣기 좋은 새소리에 잠에서 깼다.“잘 잤어? 아가들.”차설아는 몸을 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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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차설아는 소리를 듣고 서둘러 달려갔다.이모가 파놓은 깊은 구덩이 안에 청록색의 옥패가 보였다.차설아는 서둘러 옥패를 주워 위의 흙을 깨끗이 닦고 자세히 살폈다.옥패는 불순물 한 점 없이 순수한 색상으로 손바닥에 올려놓으니 윤택하고 약간 차가웠다. 위에는 정교하고 기발한 도안이 새겨져 있어 보기에도 가치가 있는 물건이었다.민이 이모는 옥패를 쳐다보며 이해가 되지 않아 말했다.“이상하네요, 우리집 마당에 언제 이렇게 귀한 옥패가 묻혔을까요? 전에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나요?”“혹시 가문이 파산당하고, 누군가 몰래 들어와 묻은 건 아닐까요?”차설아는 이맛살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 옥패의 도안에 시선이 쏠렸다.이 도안을 왠지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그건 불가능해요.”민이 이모는 곰곰이 회억했다.“가문이 파산당하고 나서 전 한 발자국도 이 집을 떠난 적이 없어요.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틈을 타서 누군가 집에 들어와 이 물건을 정원에 묻었다면 제가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리도 없고요.”“그리고, 누가 이런 귀한 옥패를 남의 집 정원에 묻을까요?”차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민이 아주머니는 꼼꼼한 분이셨다. 만약 누군가 정원의 흙을 건드렸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그러니 이 옥패는 오래전 정원에 묻혔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가장 컸다.“이모, 이 옥패의 도안을 전 어디서 본 것 같아요. 그런데 어디서 봤는지는 도저히 생각이 안 나요. 이모는 본 적이 없나요?”“봐봐요.”민이 이모는 자세히 보기 위해 돋보기 안경을 썼다.한참 동안 자세히 본 후, 민이 이모는 갑자기 생각난 듯했다.“아, 본적이 있어요. 아가씨가 태어났을 때, 아가씨를 감싼 포대기 안에 수놓은 것이 바로 이 도안이었어요. 보아하니 봉황과 피안화의 결합이네요.”“그러고보니 저도 생각이 나는 것 같아요.”차설아는 기억력이 뛰어나서 한 번 본 것을 절대 까먹지 않는다.엄마 유품을 챙길 때 그 포대기를 본 적이 있었다. 부모님의 다른 유품과 함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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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성도윤은 여전히 키가 크고 꼿꼿하며 잘생긴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마치 차설아를 보지 못한 듯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차설아는 턱을 치켜들고 무시하려 했다.하지만 술에 취해 남자들과 KTV에서 울부짖고, 가지 말라고 자신을 붙들고 억지를 부리던 모습이 떠올라 ‘푸’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성도윤은 멈칫하더니 빙산처럼 차가운 기운을 뿜으며 물었다.“왜 웃어?”차설아는 애써 표정을 가다듬고 차갑게 말했다.“그냥 기분이 좋아서.”성도윤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흥, 너한테 뭔 기분 좋은 일이 있다고. 생각보다 긍정적이네.”“이혼했잖아. 불구덩이에서 드디어 탈출을 했으니 기분이 좋지!”차설아는 희고 예쁜 얼굴을 들고 활기찬 얼굴로 말했다.“누구처럼 밤늦게 술 마시고 통곡하고, 또 남자들을 불러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거나, 또 뻔뻔스럽게 전 부인에게 매달리지 않지. 세상 사람들이 당신의 그 비굴한 모습을 다 봤어. 부끄럽지 않아?”성도윤의 차갑고 도도하던 모습은 무너졌다.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화를 내고 싶었지만 반박할 길이 없어 미칠 지경이었다.빌어먹을, 술에 취한 동영상이 성도윤 인생의 오점이 되어버렸다. 앞으로 차설아 앞에서 얼마나 차갑고 도도하게 굴든 간에, 전보다 위협감이 떨어질 건 사실이다.성도윤은 이미 거금을 들여 그 창피한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완전히 내렸고, 기회를 틈타 이슈몰이하던 플랫폼도 여러 개 차단했다.하지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셈이다. 어쨌든 네티즌의 기억을 지울 수는 없었다.지금 전 세계 사람들이 성도윤이 무릎을 꿇고 차설아에게 매달리는 동영상을 보았으니,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차설아는 웃음을 참고 계속 남자를 놀렸다.“날 그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네, 성도윤 씨? 왜 진작에 말을 안 했어?”“역시 나 차설아는 매력이 있다니까. 까다로운 성 대표님이 이성을 잃고 내 앞에서 통곡하고 말이야...”차설아는 자존심을 버리며 이 남자만 4년을 바라보았다. 이제 드디어 역할이 바뀌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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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화

성도윤은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다.그는 긴 다리를 내딛고 창문 앞으로 가서, 창밖의 푸르고 탁 트인 바다를 보며 넋을 잃었다.이런 뷰는 이 아파트에서 꼭대기 층에 사는 성도윤과 차설아의 집에서만 볼 수 있었다.이런 우연의 일치는 마치 두 사람을 암암리에 엮어주고 있는 것 같았다.그들은 얼마나 많은 밤을 같은 바다를 바라보며 지냈을까. 서로의 고민을 전혀 알지 못한 채...“왜 이사 가는 거야?”한참 뒤 성도윤은 몸을 돌려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포대기를 찾느라 거실 서랍을 열어보던 차설아는 성도윤의 갑작스런 물음에 어리둥절했다.“이사 가고 싶어서.”그녀는 건성으로 대답하고 한마디 덧붙였다.“성 대표님이 날 싫어하는 걸 너무 잘 알아서 말이야. 맞은 편에 살고 있으니 오다가다 마주치면서 성 대표님 기분을 상하게 하면 어떡해.”성도윤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똑똑한 척하면서 사실은 아무것도 몰라!”“그래, 성 대표님이 얼마나 바쁘신데. 임채원이랑 성가 저택에서 알콩달콩할 시간도 모자란데 언제 여기에 오겠어. 내가 괜한 걱정을 했네.”햇빛 속에 서 있는 차갑던 성도윤의 얼굴에는 갑자기 흥미로움이 번졌다. 그는 차설아를 한참 바라보더니 말했다.“질투하는 거야?”차설아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더니 즉각 부인했다.“김칫국 마시지 마! 당신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왜 질투해?”“질투하는 거 맞네.”성도윤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확신에 차서 말했다.그를 좋아하는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이 정도 쯤은 당연히 느낄 수 있었다.갑자기 성도윤은 그 영상이 폭로된 후, 마침내 자존감을 회복한 느낌이 들었다.영상에서는 성도윤이 차설아에게 끈질기게 매달렸어도,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차설아가 자기에게 마음이 남아있다는 걸 확신하고 있었다.햇빛이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왔고, 성도윤은 빛을 받으며 마치 아이돌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차설아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뭐 하는 거야?”남자가 가까워지는 것을 보자 차설아는 무의식적으로 방어 자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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