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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성도윤은 여전히 키가 크고 꼿꼿하며 잘생긴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마치 차설아를 보지 못한 듯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차설아는 턱을 치켜들고 무시하려 했다.

하지만 술에 취해 남자들과 KTV에서 울부짖고, 가지 말라고 자신을 붙들고 억지를 부리던 모습이 떠올라 ‘푸’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성도윤은 멈칫하더니 빙산처럼 차가운 기운을 뿜으며 물었다.

“왜 웃어?”

차설아는 애써 표정을 가다듬고 차갑게 말했다.

“그냥 기분이 좋아서.”

성도윤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흥, 너한테 뭔 기분 좋은 일이 있다고. 생각보다 긍정적이네.”

“이혼했잖아. 불구덩이에서 드디어 탈출을 했으니 기분이 좋지!”

차설아는 희고 예쁜 얼굴을 들고 활기찬 얼굴로 말했다.

“누구처럼 밤늦게 술 마시고 통곡하고, 또 남자들을 불러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거나, 또 뻔뻔스럽게 전 부인에게 매달리지 않지. 세상 사람들이 당신의 그 비굴한 모습을 다 봤어. 부끄럽지 않아?”

성도윤의 차갑고 도도하던 모습은 무너졌다.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화를 내고 싶었지만 반박할 길이 없어 미칠 지경이었다.

빌어먹을, 술에 취한 동영상이 성도윤 인생의 오점이 되어버렸다. 앞으로 차설아 앞에서 얼마나 차갑고 도도하게 굴든 간에, 전보다 위협감이 떨어질 건 사실이다.

성도윤은 이미 거금을 들여 그 창피한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완전히 내렸고, 기회를 틈타 이슈몰이하던 플랫폼도 여러 개 차단했다.

하지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셈이다. 어쨌든 네티즌의 기억을 지울 수는 없었다.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이 성도윤이 무릎을 꿇고 차설아에게 매달리는 동영상을 보았으니,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

차설아는 웃음을 참고 계속 남자를 놀렸다.

“날 그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네, 성도윤 씨? 왜 진작에 말을 안 했어?”

“역시 나 차설아는 매력이 있다니까. 까다로운 성 대표님이 이성을 잃고 내 앞에서 통곡하고 말이야...”

차설아는 자존심을 버리며 이 남자만 4년을 바라보았다. 이제 드디어 역할이 바뀌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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