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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이 아주머니의 반응으로 봤을 때 차설아의 기억은 틀림없었다. 포대기가 담긴 상자를 확실히 성씨 가문 본가에 두고 온 것이 분명하다.

“왜 말을 더듬어요? 상자는 어디에 있냐고요?”

차설아가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

이 아주머니는 난감한 기색을 보이더니 주위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서야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모님,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사모님 물건은 모두 그분께서 치우셨어요. 정확히 어디에 뒀는진 저희도 잘 몰라요.”

“저분이 얼마나 유난을 떠는데요. 요 며칠 사모님 방에 있는 물건을 모두 치우고 다시 인테리어를 하겠다고 하질 않나, 또 화원에 사모님이 심어놓으신 화초를 모두 뽑아버리겠다고 하질 않나... 아무튼 이 별장에 사모님의 그 어떤 물건도 허락하지 않았어요. 얼마나 까다로운지!”

이때 임채원이 큰 배를 내밀면서 들어오더니 이 아주머니에게 귀싸대기를 날렸다.

“감히 내 험담을 해요? 입 안 다물어요?”

이 아주머니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에 이 아주머니가 차설아를 괴롭혔을 땐 그렇게 기고만장하더니 지금 주눅이 든 모습을 보이는 건 그렇게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하나님은 공평해.’

차설아는 더는 말을 하기도 귀찮았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임채원을 보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내놔.”

“뭘?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셋 셀 때까지 내 물건 내놔. 아니면 무슨 일이 생겨도 나 탓하지 마.”

“어디서 협박질이야? 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

임채원은 양팔을 감싸 안은 채 건방진 태도로 말했다.

“내가 설아 씨 물건을 가져갔다는 증거 있어? 그리고 내가 가져갔다고 해도 돌려주지 않는다고 하면 뭐 어쩔 건데?”

‘흥, 나는 지금 성씨 가문의 핏줄을 이어받은 아이를 임신하고 있어, 내 최강의 호신 부적이라고. 아무리 차설아라고 한들 날 어쩌지는 못할 거야!’

“하나...”

“둘...”

차설아는 그저 차가운 목소리로 숫자를 세고 있으면서 임채원을 압박했다.

그녀는 단지 자기 물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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